이게 무슨 일이야
w. 체리상
11
(부제: 싸운날)
전에도 말했지만 권순영은 인기가 많다. 잠시 잊고 있었는데, 갑자기 권순영의 인기가 확 와 닿았다.
권순영은 이동수업이 있을 때를 제외하고는 거의 모든 쉬는 시간마다 우리 반에 오는 편인데, 그게 너무 미안해서 한 번은 내가 순영이 반에 찾아갔다.
선생님이 수업을 조금 일찍 마쳐주셔서 종 치자마자 뛰어갔다. 창문으로 살짝 봤는데 순영이 반이 모둠수업을 하고 있었다.
그런데 문과 특성상 성비가 너무 안 맞는 거다. 거의 뭐 우리 순영이 청일점 수준이었다. 내가 걱정하는건, 권순영은 매너가 좋아서 무심코 하는 행동이 설레서 죽을 것 같은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이야기할 때 꼭 눈을 마주친다거나, 필요한 게 있어서 일어나려고 하면 -내가 갈게 하면서 먼저 일어서거나, 입에 들어간 머리카락 빼주기, 말 끝마다 그랬어? 하는 뭐 그런 것들) 근데 이게 또 너무 몸에 밴 습관이라 자연스럽게 나오는 게 문제다. 그걸 내가 너무 잘 알아서 뭐라고 말도 못 꺼내고.
내 남자의 비즈니스지만 너무너무 질투가 나서 바들 바들 떨었다.
또, 축제 장기자랑 이후로 자꾸 성수고 이무일남이 회자되는데 가만히 듣고 있으면 이렇게 멋진 권순영이 내 남자친구라 뿌듯하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불안하다.
가끔 여자애들 사이에서 권순영 이야기라도 나오면 심장이 철렁한다. 이제 내꺼지만 언제 뺏길지 모른다. 순영이 인기가 너무 많아서 내가 다 피곤하다.
많을 만도 하지만 그래도 안돼. 나만 보고 싶다. 그래서 순영이한테 말했다.
"순영아 네가 너무 멋있어서 불안해. 8ㅅ8 왜 그렇게 멋진 거야. 여자애들한테 잘해주지 마.
그리고 누가 물어보거든 OO가꺼에요. 이렇게 대답해야 돼 알겠지?" 하니까
권순영은 "그랬어? 내가 못 미더운가. 내가 미안해"하면서 꼭 안아줬다.
그래서 좀 잊고 살았지만.
또, 하루는 조용한 카페에 나란히 앉아 순영이는 책을 읽고 나는 쎈을 풀었다.
순영이가 빨대를 가지러 갔는데 순영이 전화벨이 울렸다.
순영아 전화왔어!
-오혜인
오혜인? 음... 여자이름이네. 마침 전화가 부재중으로 바뀌고 곧이어 카톡 알림이 뜨더라. 역시나 오혜인인가 뭔가 하는 사람이었다.
제 3자의 등장에 당황하고 있는데, 순영이가 자리에 돌아와 내 눈치를 본다. 궁금한건 못참는다.
순영아 오혜인이 누구야? 물었더니 순영이가 방싯 웃으며 말한다. 오혜인? 혜인이? 유치원때 부터 친했던 친구야.
그 말에 표정이 굳으니 순영이가 내 옆으로 자리를 옮겨 앉아 아기 달래듯이 말한다.
OO가 또 불안해? 불안해 하지 말라니까.
순영이에게 말했다 근데 순영아 나는 걔랑 연락 안하면 좋겠어. 친군거 아는데...몰라... 안하면 안돼? ㅠㅠ
쿨하지 못해 미안해. 근데 순영아 원래 남녀간에 친구는 없대.
*
연인사이에 제일 민감한 사안은 현남친의 구여친 정도 일것이다. 열여덟해동안 로맨틱이라는 장르를 모르고 살았던 나와는 달리 권순영은 연애에 능했던 모양이다.
한번도 그의 구여친에 대해 생각을 안해봤었는데. 그래서 더 충격인건가. 그 동안 권순영에게 집중하느라 잠시 친구들에게 소홀해졌는데, 그게 서운했는지 시험전에 한번 모였다. 얘네도 엄마랑 똑같다. 학교에서 맨날 보는데 얼굴 보면 할말이 넘쳐난다. 마침 우리집이 비어서 하루 밤 자러왔는데, 역시 권순영 이야기가 빠지지 않는다.
한참 이야기를 하던 도중, 홍지연이 뭔가 생각난 듯 붙이고 있던 팩을 떼면서 말했다.
"아, 맞다. 권순영 걔랑 사귀지 않았나? 그 문과반에 걔 이름 뭐더라...
앞머리 있고 칼 단발한 예쁜 애, 쌍커풀 있고 좀 모찌 같은 애. "
"임해나?"
"맞음. 걔 ㅇㅇ"
가만히 듣고 있던 한수민이 덧붙였다.
"걔네 엄청 오래 사귐. 중학교 때 부터 사귀기 시작해서 작년 여름에 깨졌을 걸?"
"왜 깨졌대?"
"둘 만의 시크릿 아닐까"
"ㅇㅇ 그런걸로."
딱히 권순영에 대한 나쁜 이야기가 나온 것도 아닌데, 기분이 꽁기하다. 뭐랄까, 내가 몰랐던 내 남자의 과거라니.
사귄 지 오래된 것도 아니지만 아직 권순영에 대해 모르는 게 너무 많다. 그렇다고 이런 걸 물어볼 수도 없지 않나!
요즘 계속 내가 작아지는 기분이다. 너무 대단한 사람을 좋아한 것 같은 이런 기분.
쿨해지고 싶은데, 또 막상 그게 안되니까 마음이 울적하다.
며칠 사이에 권순영의 여사친과 전여친들에 대한 이야기를 들으니 권순영 옆에 있는 여자애들에 대해 예민해 질수 밖에 없다.
과하다 싶겠지만, 원래 좋아하는 만큼 그런거야.
아마 그럴걸?
야자가 끝나면 순영이는 문과층에서 항상 나를 기다리고 있고, 나는 종소리가 울리자마자 뛰어나간다.
그러면 항상 계단 앞에서서 윗층을 올려다 보고 있는 순영이가 보인다.
열시의 공기는 상쾌하다. 낮에 비가 와서 그런지 하늘도 깨끗하다.
달이 참 밝은 날이다.
"순영아, 오늘 달이 참 밝네요."
"응 나도 사랑해"
한참 걷다가 말했다.
"순영아 나는 네가 다른 여자애들이랑 있으면 질투나. 그러니까 나랑만 일케 해야 돼."
깍지 낀 손을 흔들면서 말했다.
*
요새 권순영이 이상하다. 자꾸 일찍 잔다. 아무리 피곤해도 12시 전에 잠드는 일이 없었는데, 요즘은 뭐 집 도착하자마자 잔다.
진짜 자는 건지는 잘 모르겠지만. 어쨌든 야자를 마치고 권순영이 나를 데려다 주고 집에 가고, 권순영이 집에 가는 동안 나는 씻고 나오면
[OO야 미안 나 먼저 잘게 요새 왜 이렇게 피곤하지 잘 자고 내일 봐 사랑해]
꼭 이렇게 카톡이 와있다. 내가 싫어진 건가 8ㅅ8. 밤새 고민을 하고 학교에 가면 또 그대로다.
쉬는 시간마다 우리 반에 오고 그 꿀 떨어지는 눈빛으로 봐주고. 단순한 나는 또 '아 진짜 피곤한가 보다' 하면서 넘긴다.
*
오늘 권순영이랑 싸웠다. 일방적으로 화낸건가?
아니다. 이건 진짜 권순영이 잘 못했음.
짜증나 권순영.
그게 3교시 쉬는시간이었나, 점심시간이었나. 양치를 하고 있었으니 점심시간이었나 보다.
양치를 끝내고 화장실에서 나오는데, 익숙한 이름이 들리는거다.
걔네는 아마 날 못봤는지 열심히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어제 권순영이랑 카톡하는데 진짜 개 쩔었음"
"권순영 OOO랑 사귀잖아. 카톡 왜 함?"
"들어봐봐. 어제 나 학원 마치고니까 새벽이잖아..."
새벽...까지만 듣고 나왔다. 이건 뭐지. 순영이가 그럴 애가 아니라는 건 알고 있다.
어제 나한테는 열시 조금 넘어서 잔다고 했지만, 그럴만한 이유가 있겠지.
저런걸로 전체를 판단하면 안된다. 원래 오해가 오해를 낳는거다.
근데 마음이 조금 아프다. 뭐, 수행평가 했겠지! 그 때 봤던 그거.
집 갈 때 물어봐야지
그리고 석식을 먹고 급식소를 나오는데, 또 문자한통이 와있는거다.
[OO야 나 오늘 야자 못해. 혼자 가야겠다 미안해. 나중에 전화해]
부승관이랑 이석민도 권순영 야자 빠지는걸 본적이 없다고 했다.
무슨일 있나 싶어 전화를 걸었는데, 전화도 안받고. 아까 어딘가 불편해 보이던게 생각이 난다.
아픈가 우리 순영이ㅠㅠ. 이럴 때 내조를 해야지! 또 언제 해보겠어!
선생님께 그럴싸한 변명을 둘러대고,
순영이는 집이겠지? 석식 안먹고 갔으니까 죽이라도 사갈까. 아픈거 아니면 어떡하지 하는 생각을 하면서 교문을 나섰다.
길을 잃었다 어딜 가야 할까~
어디로 가야 할지 몰라서 길 한 가운데 서있었는데, 어디서 많이 본 사람이 이 쪽으로 오는 거다.
엥 권순영?
근데 권순영 혼자가 아니었다.
옆에는 처음보는 여자가 있었는데, 어이가 없어서 헛웃음만 났다.
권순영과 마주하자 권순영이 놀란다.
"순영아 옆에 누구야? 친누나?"
누나면 봐준다 내가. 근데 그럴리 없음. 왜냐면 쟤는 교복입고 있는데, 순영이 누나 커리어 우먼임.
권순영이 당황하고 왠지는 모르겠는데 코 끝이 찡해지고 시야가 흐려졌다.
솔직히 이거 예민하고, 오해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아니 내가 요즘 권순영 여자 문제로 이렇게 예민한데 너무 한거 아니야? 8ㅅ8
"야, 권순영 너는 내가 만만해? 나는 너 오늘 아픈 줄 알고 진짜 오만 생각을 다하면서 내려왔는데,
뭐야 이게... 내가 맨날 너 좋다고 따라 다니고 그러니까 여자애가 자존심도 없나보다 싶지? 아 진짜 짜증나."
권순영에게 쏘아 붙이듯이 말했다. 뒷말은 듣지도 않고 그냥 보이는 택시를 잡아탔다.
집에 도착하자 마자 침대에 누웠다. 기벡이고 화투고 다 부질없다.
휴대폰이 자꾸 울린다. 부재중이 뜨고 문자도 온다.
시끄러. 폰을 비행기 모드로 바꿨다.
권순영 진짜 미워. 짜증나.
여러분... 저 보고싶었죠... 저 쓰차 168시간 이제 풀렸자나여...(어리광)
힘들었어요... ㅠㅠㅠㅠ
오늘편 너무 쓰기 힘들었네요. 그래도 예쁘게 봐주세요 헷
포인트 때문인지 마지막 암호닉 신청때문인지 아, 내용때문인건가..
어쨌든 저번화에만 댓글이 넘쳤네요. 이상하다 8ㅅ8
기분 좋았습니다!
항상 예쁜 댓글 감사합니다!
꺄 다음화에서 만나요
내 딸기우유상들 ♥♥
♥[자몽타르트] [수녕텅이] [thㅜ녕이][lovely] [껌딱지] [쀼밥이] [심장][신아] [쿱스단무지] [딸귀]
[고양이의보은] [나희] [빨주노초파남보라][요를레히] [밍구리밍구리] [스타일] [현지짱짱]
[늘부] [0105] [순영지원] [쏘요][누리달열닷새][토끼][빨간 당근][초록책상] [남양주] [귤뿌뿌]
[랖랖][반지][냐하][벨리움][밍뿌][ 아령 ] [허니허니][딸기우유상]
[지하] [0226] [마지] [녹차 마루] [벼랑위의 쑤뇨]
[이다][마음을 채우다] [우지소리] [최허그][다뿌셔] [비회원]
[0428] [순주] [채꾸] [호시탐탐][숭][부들부들][기복][지니][레인보우샤벳]
[녹zzㅏ][0619][뿌야][어썸][심쿵][김밍구름빵] [권순영]
[다라미][희망찬][순정] [민세][민슈프림][권뚜][새벽]
[밍블리][고라파덕][꾸엥][호시두] [하금] [승관이랑][김만세][태침]
[까와이][콩][독짜][꼬꼬호시][심장순영대란][분필]
[석민부인][핀젴][밍][봉봉주스][후니][순영이네꼬꼬]
[8월의 겨울][규야][꽃단] [0219][순영희][꺄륵]
[스틴][너라는 꽃][쑨녀][코맛][예쁘다][애를도라도]
[둥이][소규리] [꾸루][스팸] [우왕굿] [다온][건망고][공룡]
[꼬꼬호시][류다][11020719][뿌잇뿌잇츄] [몰몽] [킨][1600][0320]♥
* 꼬꼬호시님ㅠㅠ 암호닉이 겹치는것 같은데 확인 부탁드려요!
암호닉은 당분간 받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