惡夢
ep. 마지막 이야기
아타나시아 공작에게 속아 사랑하는 사람과 아이를 자기 손으로 죽인 가해자 이면서도 피해자인 남자.
하! 이 믿을 수 없을 만큼 불행한 이야기에 모든 원인은
전생의 여자도 내 눈앞에 있는 이 남자도 아니기에 화가 나고 미치도록 억울했다.
내가 겪어야 했던 모든 불행이 한 남자의 오해로 시작 됐다는 사실과 그 남자마저 피해자라는 사실에 내 원망은 갈 곳을 잃었다.
'이게 뭔지 알아?'
남자가 꺼내 든 것은 낡은 칼 한 자루였다.
'네가 나를 찌른 바로 그 검이야.'
자 돌려줄게.
남자가 이끄는 대로 칼을 손에 쥐자 남자가 짙은 웃음을 짓는다.
꿈속에서 봤던 남자를 찌른 그 섬찟한 감각이 느껴지는 것 만 같다.
불쌍한 남자.
미련하게 속은 가여운 남자.
당신은 당신의 손으로 자신의 아이와 사랑하는 여인을 죽였다는 것을 알지 못 하겠지.
"당신 참....불쌍해."
남자의 얼굴이 한 순간에 일그러진다.
그런 남자를 보며 비릿하게 웃었다.
"모든 걸 알면서도 정작 알아야 할 건 모르다니. 불쌍한 사람."
'그 입!! 으득.....닥쳐!'
"당신. 당신이 알고 있는 진실이 거짓이라면 어떨 것 같아?"
'.......뭐?....'
"사실은 당신이 알고 있던게 잘 꾸며진 거짓이라면?"
'.....말해. 네가 알고 있는 게 뭐야?'
웃었다.
살면서 이렇게 까지 기뻤던 적이 있을까.
민윤기.
이제 당신이 알아내야 할 차례야.
그 진실은 아주 지독하고 아프기만 할 테니 당신도 한 번 겪어봐.
내가 아팠던 것처럼.
다정한 연인에게 하듯이 남자의 얼굴을 손으로 매만졌다.
지독히도 차갑다.
이번에는 남자의 손을 잡았다.
역시나 차갑다.
그가 살아있는 사람이 아니라는 걸 알려 주 듯 차갑기만 하다.
당신이나 나나 결국은 피해자 일 뿐인데
왜 피해자인 우리만 이렇게 아파야 하는 걸까.
모든 걸 돌려놓기에는 서로가 너무 어긋나 버렸다.
아니 내가 너무 지쳐버렸다.
전생의 나는 아무것도 몰랐기에 이용당하고 그렇게 죽은 것 처럼 당신도 아무것도 몰랐기에 나를 죽이고 웃겠지.
한 손으로 차가운 그의 손을 붙잡고 다른 한 손에는 검을 강하게 움켜쥐며 환하게 웃었다.
안녕. 이제 정말 마지막이에요.
검을 쥔 손 위에 남자의 손을 얻고 그대로 스스로를 강하게 찔렀다.
"허억!!"
뚝...뚝....
피가 쏟아져 내리는 모습을 보며 웃었으며, 또 울음을 참았다.
아프다.
지독히도 아파서 눈물이 난다.
그런 나를 남자는 마치 놀란 사람처럼 멍하니 쳐다봤다.
"....흐으.....어....어때요? 나를.......죽이는 기분이?"
남자는 또 말이 없다.
기뻐할 줄 알았던 남자는 딱딱하게 굳은 얼굴과 텅 빈 눈으로 나를 보고 있을 뿐이다.
목구멍으로 올라오는 뜨거운 피를 뱉으며 그림책을 가리켰다.
이번엔
"내....가 헉.......헉.....주는....선...물...ㄲ..."
이에요.
숨이 멈춰간다.
무섭고 두렵고 또 원망스러운 마음을 담은 채 남자를 보며 그렇게 나는 죽어가고 있다.
당신도 아파봐.
당신도 괴로워해.
당신도 나만큼 억울해하고 미안해하고 또 그렇게 미쳐가 봐.
파멸. 당신과 나의 끝은 결국 당신 말대로 파멸일 뿐이다.
***
*
과거 자신과 비슷한 죽음이 눈앞에 놓여 있다.
이상하지?
너를 죽이고 나면 기쁠 줄 만 알았는데.
텅빈 눈으로 입꼬리를 올려 웃어보지만 억지로 짓는 그 웃음은 괴기스럽기만 하다.
자박...자박....
피 웅덩이 속을 걸어 나와 여자가 가리킨 그림책을 들었다.
손에 묻은 그녀의 피로 자국을 남기며 한 장 한 장 천천히 읽어 내려 갔다.
*********************************
진실. 잔혹하기만 한 그 날의 이야기.
그림책 속, 소녀는 청년과 아주 달콤하고 행복한 사랑을 나눴다.
건조하기만 한 소녀의 삶에 청년은 아주 달디 단 설탕물과도 같았으며,
그가 있음에 하루하루가 기쁨과 환희로 가득 찼다.
그러던 중, 모든 걸 방관하기만 하던 붉은 여인이 소녀를 찾아와 말했다.
'나와의 약속을 어겨서는 안 된다 나의 사랑스러운 딸아.'
소녀는 문득 겁이 났다.
자신의 행복한 나날이, 남자와의 사랑이 한 순간에 깨질 까봐.
그래서 소녀는 남자와의 관계를 숨기기로 했다.
'네 어머니. 절대 약속을 어기지 않을게요. 이 세상에서 저 자신을 숨기겠습니다.'
붉은 여인이 웃는다.
붉디 붉은 입술로 매혹적이게...
그렇게 시간이 흐르고 아무것도 알지 못 한 채 남자가 된 청년이 여자가 된 소녀에게 말했다.
'네 곁에 남겠다고 말씀 드리고 오는 길이다.'
'뭐...라고 했어요 지금?'
수줍게 웃고 있던 여자의 얼굴이 한 순간에 굳어졌다.
그에 남자가 더 환하게 웃으며 대답한다.
'사랑하는 여인이 생겼으니 그녀와 결혼을 하고 싶다고 말씀 드렸다.
당신의 기사로 충성과 명예를 바치겠지만 내 마지막은 네 곁에 남겠다고 하였어.'
'....나와 혼인을 ...하겠..다구요?'
'곧 기사단장 취임식이 있을 예정이야. 수많은 사람들이 보는 그곳에서 너에게 청혼을 할까 하는데....허락해 주겠니?'
여자는 울었다.
행복에 겨운 듯 슬픔에 겨운 듯 그렇게 남자의 품에 안겨 펑펑 울었다.
이제 그만 사실을 밝혀야겠다고 여자는 생각했다.
자신이 붉은 여인. 아타나시아 여 공작의 숨겨진 딸임을.
그 뒤로 모든 사실을 알게 된 남자는 그럼에도 사랑하기에 함께 떠나지 않겠냐고 물어왔다.
아타나시아 공작과의 약속 때문에 스스로의 존재를 숨기고 살아왔을 자신의 연인을 더 이상 숨어 살게 하고 싶지가 않았던 거다.
그런 남자의 진실 된 마음에 여자도 남자와 함께 떠나기로 결심 했다.
기사로써의 모든 명예를 버리고 남자는 여자를 택한 것이다.
그는 무척이나 충성스러웠으며 명예를 지킬 줄 아는 남자였지만, 자신에게 있어서 여자는 그 모든것을 버려도 아깝지가 않다.
그리고 그 모든 것을 지켜만 보고 있는 붉은 여인. 그 여인이 다시 자신의 딸을 찾아 온 것은 남자가 병에 걸려 죽어 가고 있을 때였다.
한적한 시골 마을에 정착 한 여자와 남자는 넉넉하지는 않지만 서로가 있기에 늘 행복하기만 했다.
언제까지 이어지리라 믿어 의심치 않은 그런 행복의 나날....
그러던 어느날. 일을 나갔다가 돌아온 남자가 조금 이상해 졌다.
달콤한 술을 발견했다며 함께 찾으러 가자는 남자는 시간이 갈 수 록 그 정도가 심해져만 갔다.
정신도 못 차리고 헛소리만 하는 남자를 간호하던 중 여자는 느끼게 된다.
자신의 뱃속에 아이가 있음을.
알 수 없는 병에 걸려 정신을 놓은 남자를 간호하면서도 여자는 견딜 수 있었다.
너무나 사랑했기에 자신을 위해 모든 것을 버린 남자와 그 남자 사이에 생긴 아이를 위해서 여자는 기꺼이 스스로를 희생했다.
시간이 흘러 여자는 건강한 남자 쌍둥이 아이를 낳았고, 병든 남자와 아이들을 키우며 하루하루를 힘겹게 버텨나갔다.
그렇게 점점 지쳐가는 그녀 앞에 기다렸다는 듯이 붉은 여인이 찾아왔다.
'저런. 곧 죽게 되겠구나 저 아이.'
붉은 여인이 퍽이나 안타깝다는 듯 남자를 쳐다본다.
확실히 남자는 눈에 띄게 기력이 없어 보였다.
초췌한 몰골로 남자를 품에 안고 있는 여자에게 붉은 여인이 말했다.
남자를 살릴 방도를 알려 줄 테니 자신의 저택으로 데리고 오라고.
여자는 한치의 망설임도 없이 곧 바로 아이들을 맡겨두고는 남자를 데리고 붉은 여인의 저택으로 떠난다.
이렇게 그림책 속 이야기는 끝이 난다.
그리고 그 이야기의 마지막 장에는 한 여자의 염원이 담긴 글이 쓰여져 있었다.
당신과의 사랑이 부디 이번 생으로 끝이 아니기를.....
빛바랜 한 줄의 글귀 안에는 여자가 남자를 얼마나 사랑하고 사랑했으며 또 그렇게 사랑하기만 했는지를 보여주고 있다.
그리고 그 글귀 밑에는 이 그림책을 만든 사람의 말이 남겨져 있었다.
어머니가 남기신 유일한 유품인 당신의 일기장을 이렇게 그림책으로 남깁니다.
사랑하는 어머니. 당신을 그리워하며.......
아타나시아 공작에 의해 아무것도 모른 채 피의 제물이 된 여자와 아무것도 모른 채 뱀파이어가 되어 사랑하는 여인을 죽인 남자.
그리고 모든 걸 오해한 남자가 꺼내든 칼에 죽게 된 아이와 살아남은 다른 아이.
살아남은 아이는 어미가 남긴 일기장을 읽고 또 읽으며 그렇게 부모님에 대한 그리움을 삼켜야만 했을 것이다.
시간이 흘러 노인이 된 아이는 넘치는 그리움을 담아 어머니의 일기장을 그림책으로 만들었고,
그림책 그 끝에는 자신의 어머니가 그토록 바랐던 염원을 담는 것으로 끝이 났다.
아아. 진실은 늘 잔혹하기만 하다.
지독하고 비릿한 피비린내만이 가득한 진실에 그 어떠한 말도 할 수 가없다.
그림책이 채 담지 못 한 이야기에는 이토록 불행한 이야기가 담겨져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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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떤 말로도 표현할 수 없는 감정이 휘몰아친다.
슬픔인가 증오인가 혹은 원망이던가....
아니 모든 감정이 흘러 넘쳤다.
사랑했으며 미안했고, 그리고 견딜 수 없을 만큼 가여웠다.
이것은 알지 말았어야 할 진실이다.
도대체 난 무엇을 위한 복수를 했단 말인가.
결국 자신이 한 것은 스스로를 파멸로 이끌었을 뿐임을 알게 됐다.
으득!!
이를 악 물고 빛바랜 글들을 손으로 매만졌다.
너는 이토록 나를 사랑하기만 했는데 나는 너에게 그런 끔찍한 불행만을 주었다니.
당신과의 사랑이 부디 이번 생으로 끝이 아니기를.....
그리고 빛바랜 그 글 바로 밑에 새롭게 적혀있는 또 다른 글에 마음이 무너져 내렸다.
두 번 다시 우리 만나지 말아요. 나는 당신을 사랑했으며 또한 증오 했기에 우리의 악연은 이렇게 끝을 내요.
부디 나의 죽음이 당신에게 속죄가 되었기를.......
이 얼마나 완벽한 복수란 말인가.
사랑하는 여자가 자신에게 주고 간 지독하고도 끔찍한 복수였다.
모든 것을 파멸로 이끈 자기 자신에 대한 견딜 수 없는 혐오와 분노에 치가 떨린다.
'.....제......발......'
그녀를 붙잡고 울었다.
'거짓말. 거짓말이잖아......이러면 안 되잖아!!!!!'
눈을 떠!!
눈을 뜨고 이 모든게 거짓이라고 말 좀 해봐 제발!!
부정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 선명한 현실에 온몸이 저리듯 아파왔다.
'내가...도대체 너한테 무슨 짓을 한거야.....?'
내 손으로 내 아이를 죽였다고?
아직 어리기만 한 그 작은 아이를 내가 죽였어...?
아......아아!! 어떻게 그럴 수 가 있어!!
어떻게!!!!!
그녀 앞에 무릎을 끓고 애원했다.
차가운 그녀의 손을 붙잡고 처절하게 울부짖으며 그렇게 빌었다.
'.....일...어나.....탄소야.......'
미안해....미안해.....
내가 잘 못 했어...그러니깐 눈 좀 떠봐.
제발 날 버리지마.
그러지마 탄소야.
무슨 수로 너에게 사죄를 할 수 있을까
감히 어떻게 너에게 용서를 구할 수 있을까
너는 너의 죽음이 나에게 속죄가 되었기를 바랐지만 그것은 불가능한 일이기만 하다.
속죄.
모든 죄의 시작은 네가 아니었음을. 속죄는 자신이 했어야 함을 이제서야 알게 됐다.
'.....미안해. 믿어주지 못 해서 정말 미안해.....'
너는 나를 원망하며 죽어 갔겠지.
두 번 다시는 만나지 말자는 너의 말을 나는 지키지 못 할 것 같다.
너를 불행하게만 만드는 악몽일 뿐인 나지만 그럼에도 나는 너를 꼭 다시 만나야만 한다.
사랑하는 여자의 목덜미에 깊은 입 맞춤을 남겼다.
또 한 번의 저주.
그녀와 다시 만나기 위함의 저주를 걸었다.
이번 생에는 지나치게 힘들었을 그녀에게 깊은 안식을 그리고 자신에겐 새로운 형벌을 내릴 것이다.
기다림.
또 다시 시작 된 긴 기다림 그 끝에는 부디 행복한 결말이기를
부디 다음 생에도 당신과 함께 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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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슈크림빠앙입니다!
오늘의 이야기는 괜찮았나요?
제가 이번에 조금 많이 늦게왔죠 죄송해요 8ㅁ8
현생에서 과제로 이리저리 치이느라 정신이 없었어요 ㅠㅠ
드디어 짧다고 하면 짧고도 길다고 하면 길었던 저의 첫 이야기가 막이 내렸습니다 :)
인스티즈에서 글을 써보는건 이번이 처음이여서 모든게 신기했고, 미숙한 점도 많았습니다.
그럼에도 많은 분들이 찾아와주시고, 좋아해주셔서 저에겐 큰 행복이었습니다.
이렇게 떨리고 기쁘고 즐거운 마음을 감사하다는 말로 밖에 표현을 할 수 가 없다는게 무척 안타까워요.
그 동안 '악몽'을 좋아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하지만 여러분! '악몽'은 이렇게 끝이 났지만 완전한 완결은 아니에요.
저는 해피엔딩을 사랑하는 사람이거든요. 윤기와 여주의 행복한 결말을 보고 싶으시다면 외전을 꼭! 정말 꼭! 읽어 주세요. :)
두 사람의 달디단 이야기를 그리고 있답니다!
'악몽'의 외전은 암호닉 분들께 따로 '악몽'의 전체이야기 txt 와 함께 이메일로 보내드릴 예정이에요!
이메일에 관한 것은 제가 따로 공지를 올릴게요.
그 공지에 암호닉과 이메일을 알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아참! 외전은 아직 쓰고있는 상태라서 일주일 후쯤에 보내드릴거 같습니다!
기회가 된다면 또 다른 이야기를 들고 찾아오겠습니다 :)
그때도 많이 좋아해주세요 (수줍)
암호닉을 신청해주신
'슙슙이'님
'난나누우'님
'자몽해'님
'민슉'님
'만개한 망개'님
'캔디'님
'쟈가워'님
'쟈몽'님
'유자청'님
'달려라망개떡'님
'용달샘'님
'청아'님
'꾹이애기'님
'배고프다'님
'1978'님
'chouchou'님
모두 사랑합니다 ♥♥♥
*혹시나 암호닉을 신청하셨는데 제가 추가를 안했다면 말씀해 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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