惡夢
ep. 4
그것은 아주 우연한 발견이었다.
부쩍 내 꿈에 자주 등장하는 붉은 여인과 그녀의 가문에 대해 알아보기 위해 책방을 뒤지던 중 발견한 낡은 책 한권.
누군가의 일생이 담겨져 있는 그림책이었다.
아름다운 여인과 어린 아이가 나오는 그림책, 그 속의 아이는 한 결 같이 무표정한 것과 달리 여인은 아주 매혹적인 미소를 짓고 있다.
그리고 그 여인은 내 꿈속의 붉은 여인과 제법 닮아 있었다.
‘저 아이가 좋겠구나.’
여인이 손짓한 곳에는 꾀죄죄한 몰골의 여자 아이가 있었다.
몽롱한 눈으로 여인을 바라보고 있는 아주 작은 아이....
아이의 눈에는 동경 같은 것으로 가득했기에 여인이 만족스러움에 웃는다.
자신의 머리카락처럼 붉게 칠한 입술 끝이 매혹적으로 올라가 있는 미소에 아이의 시선이 한 층 더 멍해져만 갔다.
도대체 그 여인과 무슨 사이기에 자꾸 내 꿈에 나타나는 걸까
“붉은 여자. 그 여자 누구에요?”
잠이 덜 깨 흐릿한 눈으로 남자에게 물었다.
“말해 줘요. 누구에요 그 여자?”
‘왜? 뭐라도 떠올랐어?’
“아니니깐 묻잖아요. 그 여자랑 당신 무슨 사이였어요?”
‘글쎄?’
“아아 됐어요.”
남자는 한 결 같이 말해 줄 듯 말 듯 애매하게 군다.
짜증스레 이불을 뒤집어쓰는 내 곁으로 남자가 다가 왔다.
그런 그를 모르는 척 가만히 있자 내 머리를 쓰다듬는 남자의 손길이 느껴진다.
나를 죽일 듯 달려들다가도 한 번씩 이렇게 다정하게 구는 남자 때문에 내 기분도 오르락내리락 했다.
“하나만 해요. 잘해주든....”
‘너는 그 여자를 어머니 라고 불렀어.’
“!!”
일관되게 행동 좀 하라고 타박하려는 내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나온 남자의 말에 몸이 굳었다.
뭐.....?
여전히 내 머리를 쓰다듬는 남자의 손을 움켜잡고 몸을 일으켰다.
“뭐라 그랬어요? 다시 말해 봐요!!”
‘여자의 유일한 딸. 그게 바로 너였어.’
어린 딸이 있다고 하기에는 지나치게 젊고 아름다운 여인이었다.
피를 머금은 듯 붉은 입술로 나에게 속삭이는 여인의 모습이 떠오른다.
‘살리고 싶다면 그를 죽이 거라.’
“ㅇ...왜...당신을....”
죽이라고..
차마 말을 끝내지 못 했다.
미소 띤 남자의 얼굴이 붉은 여인이 지었던 나른하고 매혹적인 웃음과 너무나 닮아 있기에 숨 쉬는 것도 잊은 채 쳐다봤다.
‘고개를 들고 이 아름다운 저택을 좀 보렴.’
다시 꿈속으로 들어 온 것처럼 선명한 목소리가 들려온다.
저택은 여인의 말대로 무척이나 웅장하고 아름다웠다.
매혹적인 음성으로 명령을 내리는 여인과 그 여인의 발밑에서 벌벌 떨고 있는 어린 아이 하나.
이것은 꿈일까 나의 환각일까?
‘이제부터 넌 나의 딸이 되는 거다. 사랑스러운 나의 아이야.’
십자가 모양의 나무를 호위하듯 두 개의 검이 교차해서 꽂혀 있는 문양이 곳곳에 새겨진 저택.
바로 이곳으로 난 입양이 되었던 거다. 지금의 나처럼...어떠한 이유로.
**************
똑같은 꿈을 꾸는게 싫어서 며칠째 잠을 설쳤다.
끔찍하게도 나와 전생의 나는 무척이나 닮은 인생을 살아왔다.
나는 부모가 돈에 눈이 멀어 나를 팔았고, 전생의 그녀는 부모에게 버림을 받았다.
그렇게 입양 되어 간 곳이 이런 거대한 저택이라는 점까지
비참할 만큼 똑같은 인생이다.
‘오늘도 안 잘 생각이야?’
“꿈이라면 이제 지긋지긋 해요.”
진심으로 한 말에 남자는 별다른 대꾸가 없다.
괴이치 않고 붉게 충혈 된 눈을 비비며 그림책을 들었다.
잠을 자면 꿈속에서 고통을 받고 깨어 있으면 때때로 보이는 환각에 스스로가 미쳐 가는 것 만 같다.
‘차라리 잠을 자. 이상한 짓 하지 말고.’
“내가 뭘요?”
‘정말 몰라서 묻는 거야?’
남자는 한심하다는 듯 내 손에 들려 있는 그림책을 가리킨다.
어린애들이 볼 법한 아기자기한 그림책은 확실히 내가 보기에는 위화감이 드는 것이었다.
하지만.
그림책 속 내용은 아이들이 보기에는 지나치게 잔인하고 애틋한 사랑이야기가 담겨져 있다는 것을 남자는 모른다.
‘그런 낡아빠진 책은 도대체 왜 산거야?’
“글쎄요?”
퉁명스러운 대답에 남자가 내 손에 있는 그림책을 빼앗아 갔다.
낡디 낡은 그림책 한권.
내 의도를 알아내기라도 하려는 듯 겉표지를 노려보는 남자의 시선이 집요하다.
“보물찾기 해본 적 있어요?”
뜬금없는 물음이 이해가 안 가는지 남자가 인상을 쓴다.
답을 듣고자 했던 것이 아니기에 나는 연극을 하는 것처럼 과장된 몸짓으로 말을 이었다.
“이건 보상과도 같은 거예요. 보물을 찾은 것에 대한 보상.”
숨겨 놓은 종이를 찾으면 그에 따른 보상을 주는 보물찾기 게임.
난 그 보물을 찾은 것이다.
‘그 보상이라는게 뭔데?’
“이야기요. 내가 꼭 알아야만 하는 진짜 이야기.”
더 이상 꿈을 꿀 필요가 없어졌다.
진실이 담긴 판도라 상자를 얻었으니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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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슈크림빠앙 입니다!
오늘의 이야기와 노래는 괜찮으셨나요?
제가 많이 늦었죠? 죄송합니다 ㅠㅜ
한국은 지금 태풍이 왔다고 들었습니다. 다들 괜찮으신가요?
모두 아무 피해가 없기를 바랍니다.
제 글을 읽어주시는 모든 분들과 신알신을 신청해주신 분들 모두 감사합니다! ♥♥
암호닉을 신청해주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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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연 현지 인기 많은 거 보면 동탄 미시룩 어쩌고 해도 예쁜게 최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