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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전체글ll조회 1996


 

 

Moonlight Sonata 02
괜찮아
종인 세훈
김종인시점

 

 

 

 

헤어지자. 5년을 알던 사이고 3년을 사귀었던 아이였다. 힘들 때 엄마같이 껴안고 위로해주던 아이도 주연이었고, 아플 때 레이보다 더 많이 찾던 아이였다. 그렇게 내 인생에서 전부 같던 아이와 이별을 하고 나왔다. 뺨이라도 때리고 실컷 욕이라도 했으면 덜 미안했을 텐데, 그냥 미소만 짓던 그 아이 덕에 자꾸 가슴이 먹먹해진다.

시발 … 지금 오세훈이 뭐라고 이러는 거야. 그 날 이후로 다시 눈도 마주치지 않고, 책만 읽기 시작한 녀석이 또 괜히 미워져서 애써 공들여 정리한 머리를 헝클이며 걸어가기 시작했다. 담배라도 필까. 하고선 자켓 안주머니를 살피다 훈련에 방해된다며 수호 형이 뺏어간 것이 생각났다. 아 망했어. 발을 질질 끌며 걷다 그 날 웅크린 채 내게 조곤조곤 말을 걸던 마른 등이 떠올랐다. 뼈대가 앙상하게 들어나는 녀석의 등 위로 진하게 쏟아지던 달빛이, 흐릿하게 퍼져 오르던 녀석의 향과 함께 비릿하게 올라오던 정액냄새. 시발, 점점 아랫도리에 힘이 몰리는 게 느껴지자 고개를 저으며 녀석을 떨쳐내려 했다.

“어, 카이다!”

뭐야, 저 쪽 골목길에서 요란하게 소리를 내며 뛰어오던 백현이 보인다. 그 뒤로 조용히 걸어오는 수호 형도, 양 손에 커다란 마트 로고가 찍힌 봉투를 들고 오던 백현이 그걸 자연스럽게 나에게 넘긴다. 아, 귀찮아… 뭐가 그렇게 할 말이 많은지 쫑알거리는 백현 뒤로 어색한 미소를 짓는 수호 형이 보인다. 밖에선 초능력을 쓰는 새끼들인 거 들키지 말라며 신신당부를 하던 j는 웃기게도 우리의 사무실이자, 숙소인 곳을 굉장히 험난한 곳에 만들어놨다. 동네 산 중턱에 새까만 판자를 가져다 놓고선 집이라고 소개하던 j의 그 뿌듯한 얼굴을 아직도 난 기억한다. 물론 우리들은 가볍게 휘파람을 한 번 불면 징그러울 정도로 큰 성 같은 집이 보이긴 하지만, 20살인 재작년까지 일반인으로 지낸 오세훈은 여기에 어떻게 들어온 건지 … 그냥 막연히 j나 k가 데리고 왔겠구나, 하고 생각하고 있다.

“아, 참 카이야, 우리 일 들어왔어!”

오세훈이 들어오고 두 번째로 맞는 일이었다. 가뜩이나 돈이 부족해서 입에 근근이 풀칠하고 살았는데, 다행인가… 커다란 성 문을 밀고 들어가자 바로 쓸모없이 커다란 거실이 보인다. 볕이 잘 들어오는 창가에 위치한 소파에 몸을 푹. 기댄 오세훈이 천천히 책장을 넘긴다. 얼마전 염색을 해서 약간 회색빛이 도는 머리가 예쁘게 빛에 반사된다. 마트 봉지를 부엌에 대충 내려놓고선 간단히 물 한 잔 급하게 들이키니 어지럽던 머리가 아플 정도로 찡해온다. 내 귀에만 또렷이 들려오는 거 같던 책장 넘기는 소리가 순간 멈췄다가 다시 시작된다. 답답하게 가슴을 짓누르는 느낌에 크게 숨을 들여마셨다.

“주연이는?”

옆에서 바쁘게 움직이던 백현이 툭. 내뱉고선 다시 자기 할 일을 시작한다. 너 주연이 만나러 나간 거 아니야? 이 말을 끝으로 덧붙인 채 마트 봉지의 맨 아래쪽에 자리 잡은 아이스크림을 하나, 둘… 사람 인원 수 만큼 꺼내서 나눠준다. 대충 괜찮다며 백현이 건네는 아이스크림을 내려 놓은채 세훈의 앞에 섰다.

“헤어졌어. 엄마 같은 아이였는데. 3년을 만났어. 근데 헤어졌어.”

내 말이 끝나자 책장을 넘기던 손이 멈추고 짧게 미소를 짓는다. 그리고 그 날 이후 처음으로 나에게 눈을 마주치며 말을 했다. ‘그래’ 오세훈의 그 짧은 한 마디에 난 모든 맥이 다 풀려버려서 그대로 방으로 들어갔다. 시끄러운 두 형들의 목소리가 온 집 안을 울린다.
어린아이같이 너무 미워진다. 내 속도 모르는 내가 밉고, 그런 날 그저 지켜보기만 하는 오세훈이 너무 짜증난다. 침대에 쓰러지듯이 눕자 열어놨던 창문으로 선선한 바람이 불어온다. 똑똑. 하는 두 번의 노크소리가 정갈하게 들려온다. 일어나서 문을 열어주니 나보다 작은 키의 녀석이 보인다. 그래봤자 2~3cm 차이나지만.

“왜”

나도 모르게 퉁명하게 뱉은 말에 녀석이 방안으로 들어오며 문을 닫는다. 달칵. 그 소리와 함께 내 어깨를 포근히 감싸며 토닥이기 시작한다. 그 작은 입으로 ‘괜찮아’ 이 한마디를 중얼거리며. 울컥하며 차오르는 감정에 녀석의 마른 어깨에 기대자 머리를 쓸어주는 미지근한 손이 느껴진다.

괜찮아.
응, 세훈아

 

 

 


-
이게 마지막으로 김종인이 오세훈한테 세훈아 하고 부르는거라는데 맞나요?
넹 맞습니다.
근데 요 아가들 본명을 써야할까요 예명을 써야할까요...됴르르...
나름 판타지돋는 초능력물이라고 예명을 쓰긴하는데 내가 오글거려서....참을 수가 업서여....
크앙...그리고 댓글에 일일히 답글 달아드리지 못하는 점 죄송스럽게 생각중입니다 ㅠ
짧은 댓글이라도 전부 감사히 생각하고 있습니다 ㅠ 재미없는 글 읽으시느라 수고가 많으세요

사실 1편이랑 2편이랑 합쳐야 진짜 1편 분량이라는건 함정 ...☆

 

설정된 작가 이미지가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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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헐 신알신 하고 갈게요 암호닉 받으시죠?ㅠㅠㅠㅠ 카세라니ㅠㅠㅠㅠ 내 마음으ㅣ 단비ㅠㅠㅜ같은ㅠㅠㅠㅠ카세ㅠㅠㅠㅠㅠㅠ지짜 저 엉엉 울어요ㅠㅠㅠㅠ감스아합니다ㅜㅠㅜㅜ 다음편엔 댓글도 길게 달게요ㅠㅠㅠ아아 암호닉도 다음편에서 꼭 하겠습니다ㅠㅠㅠ
1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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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2
아 너무 재밌어요!!!!!!!!!!!!!!카세라니카세라니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본명도 좋은데 예명이 더 느낌이 있네욬ㅋㅋ 작가님 사랑합니다ㅠㅠ
1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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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3
너무 좋네요ㅠㅠ 오세훈 저 사라질듯 희미한 이미지 발르네여 제가 좋아 죽습니다ㅠㅠㅜ 막 카이나 디오나 수호같은거 평소에는 예명으로 지내다가 진짜 뙇! 사랑하는 사람한테 나 사실.. 이러면서 과거 밝힐때 내 원래 이름은! 하면서 본명 밝혀도 좋을거같아요ㅎㅎ
1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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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4
작가니뮤ㅠㅠㅠㅠ 너무재밌어여ㅠㅠㅠㅠ 저도 암호닉.. 룰루로... ㅠㅠㅠㅠㅠㅠ 사랑해요ㅠㅠㅠ 분위기가 너무 좋아요ㅠㅠ
1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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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5
좋아여ㅜㅠㅜㅜㅠㅜㅜㅜㅠ 세후나ㅠㅜㅠㅜㅠㅠ
12년 전
비회원도 댓글 달 수 있어요 (You can write a com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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