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ㅋㅋㅋㅋ

어쩌다보니 하루에 한번씩 단편같지도않은 단편 들고오는 사람입니다 ㅋㅋ...

오늘도 막 갑자기 폭풍아련 아이디어가 떠올라서...

또 끄적끄적 하고 갈게요 ㅋㅋ

악!! 오글거려 ㅜㅜ ㅋㅋㅋㅋ

무단배포 완전 환영이구요 대신 내용수정/커플링수정/작가수정 하지 말아주세요


[바로/산들] 미안해 널 미워해 

한 달동안 정말 거의 폐인처럼 지낸 것 같다. 밥도 잘 챙겨 먹지 않았고, 자주 씻지도 않았다.

오늘도 정말 의욕 없이 집 안 구석구석을 비틀거리며 걸어 다녔다. 아무런 목적 없이 그저 흐느적대기만 했다.

그러던 중 우연히 거울 앞을 지나가게 되었고 정말 거울 속에 비친 내 꼴을 보고 한동안 거울 앞에 멍하니 서 있었다.

머리도 헝클어질 만큼 잔뜩 헝클어져 있었고, 얼굴과 손 몸 구석구석에 때가 끼어있었다.

식사도 제 때 하지 않아서 양 볼도 흉측하게 들어가 있었다.

거울속 의 내 모습은 정말 충격적이었다. 그 충격이 너무 강했던 것 같았다.

나는 당장 욕실로 들어가서 욕조에 물도 받아놓지 않은 채로 그저 섣불리 욕조에 들어가기만 했다.

욕조에 있는 하수구 구멍도 막지 않은채로 물을 틀었다. 수도꼭지에서 나온 물이 내 몸을 지나쳐서 하수구로 빨려 들어가기 시작했다.

내 몸을 지난 물은 정말 탁한 구정물이 되었고, 악취도 났다.

그 악취에 다시 한 번 정신을 차리고 정식으로 씻기 시작했다. 옷도 벗고, 몸 구석구석을 깨끗하게 씻었다.

다 씻은 뒤에 수건으로 물기를 없애려고 했지만, 수건도 제때에 빨아놓지 않아 대부분이 썩은 내가 나고 있었다.

어찌어찌해서 겨우 깨끗한 수건을 골라잡았고, 옷도 겨우 깨끗한 것을 골라서 입었다.

나를 이렇게 피폐하게 만든것은 차선우 그 녀석이었다.

 

한 달 전쯤 그 녀석에게 항상 오던 대로 우리 집으로 놀러 오겠다고 문자가 왔었다. 
왜 그랬을지는 몰라도, 나는 그 녀석을 놀려주고 싶었고 그 녀석이 우리 집에 도착해서 애타게 초인종을 눌러대면서 문을 열어달라고 했을 때 
"배고파 간식이나 사와 간식 사오면 열어줄게" 
라며 일명 똥개훈련을 시키기 시작했다. 그 녀석은 하는 수 없다고 생각했는지 마트로 간 모양이었다. 
10분 정도 후에 그 녀석이 돌아왔다. 나는 그것만으로는 만족할 수 없었다. 
어떻게든 그 녀석이 사오지 않은 것을 찾아내었고, 그것을 꼭 사와야 한다며 다시 마트로 보냈다. 
그것이 그 녀석과 나와의 마지막 대화가 될 줄 몰랐다. 
많이 다급했는지 마트까지 뛰어갔고, 커피를 사서 우리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도 역시 우리 집으로 달려오고 있던 모양이었다. 
하지만 그 녀석은 지나가던 버스와 사고가 났고, 과다 출혈로 세상을 떠났다. 
버스 기사는 당장 내려 선수를 응급실로 데려가려고 했지만, 버스에 타고 있던 승객들이 빨리 출발하지 않고 뭐하냐는 식으로 보챘고, 
결국에 기사는 죽어가던 선우의 가슴 위에 자신의 명함 하나를 놓고 가버렸다. 
달리기도 빠른 녀석이 이상하게 많이 늦는 것 같아서 마트까지 마중을 나가던 도중, 선우가 도로 위에 처참하게 누워있는 모습을 봤다. 
당황할 시간도 없었다. 그 즉시 구급차를 불러서 근처의 대학병원으로 갔다. 
하지만 너무 늦었었다. 선우의 가슴 위에 놓여있던 명함에 있는 전화번호로 아무리 전화를 걸어도 받지를 않는다. 
가끔 '그때 내가 그 녀석에게 심부름을 시키지 않았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하는 부질없는 생각도 해본다.

 

내 몸이 깨끗해지니까 그 전에는 보이지않던 집안 구석구석의 때가 보이기 시작했다.

나 혼자서 그것들을 모두 치우기에는 힘도 시간도 여유롭지 않았다. 나중에 청소만 전문으로하는 사람들에게 부탁하기로하고,

가슴속 한군데가 공허하게 느껴져오기 시작했기때문에 공허함을 달래기위해 컴퓨터의 전원을 켰다.

항상 익숙하게 봐왔던 컴퓨터 부팅화면이 모니터에 떠올랐다. 얼마 가지 않아 바탕화면이 떴고, 내가 바탕화면에 깔아놓은 아이콘들이 하나 둘 채워지기 시작했다.

나는 그저 아무것도 하지 않고 모니터에 바탕화면의 구성이 하나 하나 채워지기를 기다리고만 있었다.

마지막으로 자동 로그인으로 설정해놓은 네이트온이 켜졌고 , 온라인 상태인 친구목록을 보고 소름이 돋았다.

차선우가 접속해있었다. 믿을 수 없었다. 하지만 선우가 직접 접속했다는 확신은 없었다.

선우의 가족들 중 선우의 컴퓨터를 사용하고 있는 사람이 있다면, 선우의 접속은 충분히 가능한 일이었다.

정확한 확인을 위해 선우의 집에 전화를 걸었다. 아무런 변화도 없는 기본 통화연결음이 수화기를통해 전달되었다.

 

"여보세요"

"어.. 윤지니? 나 정환이..."

"아.. 오빠.. 네 .. 그런데 갑자기 전화는 왜..."

 

통화연결음이 끝난 뒤 전화를받은건 선우의 여동생 윤지였다. 용건만 먼저 말하고 전화를 끊고싶었지만, 내 용건은 그들에게 말하기 민감한 내용이었다.

그렇기에 더 조심스럽게 얘기를 꺼냈다. 혹시 선우컴퓨터를 쓰고있는 사람이 있냐고 물어봤다.

윤지는 약간 당황한 것 같았지만, 곧 선우의 방은 사고가 난 뒤로는 아무도 들어간적이 없고, 혹시 몰라서 확인해봤지만 아무도없었다고 얘기해주었다.

그런데 그런것을 왜 물어보냐고해서 대충 아니라고 하면서 감사를 전하고 전화를 끊어버렸다.

선우가 실제로 접속해있는건지 점점 더 의문이 들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솔직히 말도 안된다는 생각이 절반을 넘었지만,

이제 내 머릿속은 정말 선우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거의 다 채우고 있었다. 나는 다시한번 소름이 돋았다.

선우가 대화를 걸었다. 어떻게 반응해야할지 몰라서 일단 대화방에 들어가기는 했다.

 

차선우 님의 말 :

·뭐야 이제서야 접속하는거야??

·반응좀 해!!!

·내가 널 한달동안이나 기다렸다고!!!

 

솔직히 반가운 마음이 가장 앞서서 여러가지대화를 나누고 싶었지만 그럴 수 없었다. 이게 정말 선우인지 확신이 들지 않았다.

무엇보다 정말 선우라면 죽었는데 어떻게 접속을 한건지, 혹시 나에게 복수하려고 접속한건아닌지 가장 걱정이 됬다.

 

이정환 님의 말 :

·너.. 정말 선우야???

차선우 님의 말 :

·그래!! 보고도 모르겠냐??? 왜 이제서야 접속한거야

·내가 너 때문에 가지도 못하고 이게 뭐하는 짓이냐

이정환 님의 말 :

·뭔데... 왜 니가 아직 여기있는데

·솔직히 나 너 무섭다..

 

조심스럽게 정말 선우인가 확인해 봤다. 선우가 맞다고 한다. 말이 되지않는다 죽은 선우가 어떻게 다시 채팅에 접속한거지?

이건 분명누가 나에게 장난을 치는게 분명했다. 아니면 내가 선우생각을 너무 많이해서 보이는 환상일 수도 있다.

 

차선우 님의 말 :

·뭐야~ 나 선우라고 ㅋㅋ 무서워하지마

이정환 님의 말 :

·그래... 일단 내가 너 믿어줄게...

·근데 너 어디야?

차선우 님의 말 :

·니 뒤에

 

대충 환상이라고 단정지어놓고, 선우와 이상한 채팅을 이어나가기 시작했다.

내가 어디있냐고 물어보자 내 뒤에있다는 선우. 으... 이자식이 무섭게 왜이러는지 모르겠다

내가 거짓말치지 말라고 내뒤에 아무도 없다고 하자 선우는 잔뜩 실망해버렸다.

선우는 어떻게든 자신의 존재를 알리려는 것 같았다. 선우가 자신이 내 뒤에 있으니까 나는 채팅하지 않고 그냥 말을해도 들을 수 있다고 했다.

 

"정말 들리는거 맞아?"

차선우 님의 말 :

·ㅇㅇ 쫌 말을 하면 들어라

 

어차피 내가 허공에 말을해서 선우가 듣지 못해도 나는 손해를 보는게 없었다. 그래서 정말로 선우가 내 말을 들을 수 있는지 시험해봤다.

내가 허공에 말을 하자, 채팅창에서는 선우가 대답을 하기 시작했다. 내가 말할 때 마다 컴퓨터에서는 메세지가 도착했다면서 요란한 알림음을 내보냈다.

이로써 나는 내 주변에 선우가 있다는 것을 확실하게 믿게 되었다. 믿을 수 없었다. 선우가 정말 내 뒤에 있는 것 같았다.

선우가 죽은날 내가 했던 못된 행동이 다시 떠올랐다. 머릿속에는 미안한 마음만이 가득차기 시작했다.

 

"미안해 ... 선우야 미안해 ... 그때 내가 너한테 이상한 심부름만 안시켰어도..."

차선우 님의 말 :

·뭐야 울지마 내가 더 미안해진다 ㅜㅜ

·우리 정환이 울지마세요 뚝!!!

 

나는 그저 소리없이 울었다. 내 무릎에 얼굴을 묻고 그저 소리내어 펑펑 울었다. 친한 친구...

사실은 한편으로 그 이상의 관계까지 생각하고 있었는데, 그렇게 소중한 사람이 한순간에 내 곁을 떠났다.

선우가 죽게 된 원인을 간접적으로 제공한건 나였다. 그렇기에 죄책감이 들고 선우와 대화할 용기가 나지 않았다.

장례식에도 찾아가지 않았고, 벌써 선우가 죽은지 한달이나 되었는데도 선우를 찾아간적이 한 번도 없다.

선우는 항상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내가 자신을 찾아오지 않자 선우가 찾아왔다.

머릿속이 점점 복잡해지면서 아파오기 시작했다.

정신이 없어 잠시 눈을 감고 있으려는데, 또다시 메세지가 도착했다는 의미의 알림이 연속적으로 들리기 시작했다.

 

차선우 님의 말 :

·정환아... 내가 말하는거 잘 들어...

·갑자기 진지해져서 미안한데..

·그날... 니가 나한테 심부름 시켰잖아..

·그거 전해주지 못해서 미안해...

·솔직히 처음에는 너때문에 내가 죽은거니까...

·그런거니까 널 많이 미워했어...

·사실 복수하려고까지 했어... 너도 나처럼 똑같이 당해보라고..

·그런데 내가 너무 멍청했더라...

·나 때문에 니가 점점 망가져가고...

·너 때문에 나도 점점 망가져가고...

·그런 모습을 보니까 이미 복수를 끝낸것같은 기분이 들었어

·그 뒤엔 내가 항상 니 곁에서 널 지켜줘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

·내가 살아있을 때 항상 너에게 해줬던것처럼..

·항상 너에게 친구 이상의 감정을 품고

·누가 보면 너무 과도하다고 생각할정도로

·그렇게 노예처럼 지냈는데... 넌 모르더라

·지금이라도 고백할게

·나 사실 너 많이 사랑했어....

 

그 말을 끝으로 선우는 대화방에서 나갔다.

나는 그저 멍하니 모니터를 바라보며 채팅창에 선우의 말이 하나 하나 올라오는것을 그저 지켜볼 뿐이었다.

선우가 보내는 글자 하나하나가 내 가슴을 후벼팠다.가슴이 너무 아팠다.

눈물을 참을 수 없었기 때문에 또다시 울기 시작했다. 이번에는 그저 소리없이 눈물만 흘렀다.

선우가 내가 울고있는 모습을 보면 또 걱정할까봐 얼른 눈물을 닦았다.

 

"선우야... 듣고있지? 니가 나한테 그런 감정을 품고있을 줄은 몰랐어..

 나도 사실은 너 많이 좋아해.. 친구 이상으로... 그래서 맨날 너한테 틱틱대면서 튕기고 그랬던거야..

 고백해볼까 생각해보기도 했었는데.. 그게 너와 나를 멀게 만들까봐... 그래서 고백하지 못했어..

 조금만 더 빨리 너의 마음을 알았다면.. 그랬다면 우리 더 행복하게 지낼 수 있었을텐데.. 그렇지?

 그런데 어떡하면 좋아..? 나 이제 널 미워할것 같아..

 이젠 니가 없잖아.. 넌 날 볼수 있는데 난 널 못보잖아... 맨날 나만 슬퍼하고... 나만 그리워하고...

 앞으로 이런 생활이 계속될 걸 생각하면 정말 짜증나... 나도 너 보고싶어... 왜 너만 날 보는데...

 너무 불공평하다는 생각 안드니? 내가 널 따라가면 나도 널 볼 수 있는거야..?

 그런데 난 아무래도 너 못따라갈것같아... 용기가 안나...

 너도 내가 천천히 가는게 더 좋지?

 난 여기서 니 몫까지 열심히 살다가 갈테니까, 너도 하늘나라에서 잘 지내고 있어..

 하늘나라에서 바람피지말고 항상 나 기다려줘야해... 알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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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자우림노래가 생각남ㅜㅜ 선우야ㅜㅜㅜㅜ
1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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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그네
오ㅋㅋ 사실맞아요ㅜㅜㅜㅜ
1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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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3
그 발랄한 노래가 이렇게도 될수있군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와 진짜 금손이시다ㅠㅠㅠㅠㅠㅠㅠㅠㅠ 저 울것같아요ㅠㅠㅠㅠㅠㅠㅠㅠ
1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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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그네
억 ㅜㅜ 과찬이세요... ㅜㅜㅜ
1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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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그네
미치겠다진짜 이거 어떡해 ㅋㅋㅋ
13년 전
비회원도 댓글 달 수 있어요 (You can write a com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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