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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루한이 교실에 들어서자

자신의 자리에 앉아있는 백현.






"안녕."



"루한!"



"응?"







학교에 도착 한 후 가방을 가방걸이에 걸던 루한을

반갑게 부르는 경수.






"우리 너희 집 가보고 싶어!"



"우리 집?"



"응! 오늘 부모님 계셔?"







동그랗게 눈을 빛내며 말 하는 경수의 옆에

백현 또한 루한을 물끄러미 쳐다보고 있었다.




"부모님..이랑 같이 안 살아."


"아 정말? 왜 말 안해줬어! 그럼 자취 하는거야?"





응.



멋쩍게 웃으며 말 하는 루한.

환하게 웃은 경수가 그럼 오늘 놀러가도 되냐고

조심스레 물어왔다.





"상관없어. 놀러와"



"아싸!! 재밌겠다!"






치아를 드러내며 웃는 경수에

옆에서 아빠미소를 짓고 바라보는 백현.






화장실을 다녀 온다는 백현에

루한과 경수가 앉아 1교시 수업을 준비했다.






"부모님은 어디 계시는 거야?"



"한국 오고나서 바로 할머니 만나러 갔어.

만나는거 아니다. 같이 살거래."




"넌 어쩌고?"



"난 서울에서 학교 다녀야지.

부모님은 부산으로 갔어."




"부산? 나 저번 여름에 부산 다녀왔는데!"



"정말? 좋아?"




"응! 바다도 엄청 커! 너 중국에서 왔으면

바다 자주 못 봤겠다..아닌가?"





바다가 엄청 크다는 말을 하며

양 팔을 넓게 벌려 설명하는 경수.

그 모습이 귀여워 입가에 미소를 달고

경수를 바라보는 루한.




"응. 바다 한번도 못 봤어."


"정말? 다음에 같이 부산 가자.

너희 부모님도 만나고 같이 바다 구경도 가고~"



벌써 부산 바닷가에 도착 한 듯

들떠서 말 하는 경수.




"그래. 같이 가자. 다음에"









응. 다음에.


경수가 작은 손을 들어

루한의 머리를 슥슥- 쓰다듬었다.




















"루하안~ 우리 배고파!"





집으로 향해 걸어가던 길에,

배고프다며 징징거리는 경수.







"배고파? 우리 집 가서 뭐 먹자."



"그래! 빨리 가자!"









자신을 반짝반짝 거리는 눈으로 쳐다보는 경수를 보다가, 

이내 피식- 웃어버리곤

집으로 가는 걸음을 재촉하는 루한이다.




















"야, 백현아.. 저 남자애."





묵묵히 길을 걷고 있는데 경수의 말에 고개를 드는 루한.




"저거. 우리 학교 교복 아니야?"



"뭔 소리야?"






그에 경수가 가르키는 곳을 보자, 

웬 남학생 한명이 골목길 구석에 앉아 있었다.


자세히 보니, 우리 학교 교복을 입은 남학생이 

심하게 구타를 당한 듯,

얼굴 여기저기 상처를 달고 쓰러져 있었다.








"뭐..뭐야? 저거.. 어떡해?"



당황스러운 표정으로 그 광경을 보는 경수.





"도와줘야 하는 거 아냐? 어떡하지.."



"가만히 있어봐라 쫌"






안절부절 못 하며 그 쪽으로는 가지 못한 채, 

백현과 루한을 쳐다보는 경수.


그에 루한은 당황한 채 서있는 백현의 옆을

비켜가, 그 쪽으로 걸어갔다.







"저기.. 정신 좀 차려봐."



그 남학생의 어깨를 툭툭 치며 말 하는 루한.

그러다가 한 손으로 턱을 잡아 치켜 올렸다.





"... 김.. 민석? 맞나? 민석?"









들어 올린 얼굴은 루한에게 꽤나 낮익은 얼굴 이였다.







"루한..쟤 아는애야?"



"...조금."






루한이 그 남자의 얼굴을 잡고 뚫어져라 

쳐다 보고 있자, 경수가 물었다.


루한이 난감하다는 표정으로 민석을 잡고 섰다.







"..."









얘가 진짜...



어제 걱정하지 마라고 그냥 그렇게 가버리더니

이런 모습으로 또 내 앞에 나타나면 어쩌라는거야..



저번에도 불량배들한테 걸려서 안절부절 못 하고 있더니..

친구라는 사람들은 뭐 하는건지. 애 하나 보호 못 해주고.










"내 친구야."







친구..?




의아한 표정의 경수와 백현을 뒤로 한 채,

민석을 들어 업고는, 걸어가는 루한.






"있어. 얘 우리집에 데려가야 겠다.. 괜찮지?"



"안 괜찮을 건 없는데.."





전학 오고 난 후 자신들 외에

따로 반 밖으로 나가거나 한 것을 못 본 백현과 경수는

친구라고 민석을 소개하는 루한의 모습에

궁금한 것이 한 두개가 아니였다.














































고등학교 들어와서 친해진 경수와 백현도 한번도 

자신의 집에 초대 한 적이 없던 루한이였다.


물론 친해진 지 얼마 되진 않았지만,



몇일 사이에 벌써 2명이나 모르는 녀석을 우리 집에 들였다.













집에 도착 한 루한이 민석의 신발을 벗기고, 

거실로 데리고 와, 소파로 눕혔다.





"너너, 나랑 백현이 몰래 언제 친구 사귄거야!"



"그게.."



"와아, 어쩐지! 요즘따라 너가 약간 달라졌다 했는데, 저 녀석 때문이였어!"






할 말이 없어 그저 웃기만 하는 루한.



그러다가 이 녀석을 어쩌면 좋지.. 하고 

난감하게 민석을 내려다 본다.


일단 상태가 심각해 보여서 데려오긴 했는데 뭘 어떻게 해야 할지 ..





"으으, 대체 어떤 놈 들 한테 이렇게 맞은거래? 심각한데..?"


 






얼굴 여기저기 피 딱지가 져서 몰골이 말이 아니다.


팔이나 바지를 걷어보니, 다리도 온몸 여기 저기를 

두들겨 맞은 듯, 피멍이 들어있다.






일단 치료를 해주자는 생각에, 

루한은 소독약과 연고를 챙겨왔다.








"근데 얘 어디서 본 것 같은데?"




이제 와서야 기억이 난 듯, 

루한에게 민석을 바라보며 말 하는 백현이다.






"응??"



"얘!! 그때 그 애 아냐?"








민석을 마구 삿대질 하며 말 하는 백현.






뭐?? 누군데?


그! 전에 루한한테 부딪혀서 사과하고 간 애!

흔하게 생긴 인상은 아니여서 기억하고 있었어!



루한은 솜에 소독약을 발라 민석의 

얼굴에 난 상처에 두드리듯 발랐다.



정신을 잃은 와중에도 아프긴 아픈지, 

미간을 살짝 찌푸리는 민석.







"아으으, 다 했다."






치료를 하느라 숙이고 있던 허리를 피며, 말 하는 루한.





"근데 얘 이제 어떻게 하려고 ?"






옆에서 티비를 보던 백현이 어디서 찾아 낸 건지 

과자를 먹으며 루한에게 말 했다.


그에 잠시 생각에 빠진 루한.




"그러게. 얘 이제 어쩔까"







깨어 날 때 까지 기다려야 하나..





민석을 그저 바라만 보며 루한이 머리를 데구르르- 굴린다.




"여기, 핸드폰 있네."







그에 민석의 교복 바지 주머니를 

뒤적거리더니 핸드폰을 찾아 꺼내는 경수.


루한이 핸드폰을 받아들어, 화면을 키자 

그 흔한 패턴하나 걸려있지 않은 핸드폰이 

손 쉽게 잠금해제된다.






핸드폰을 여기저기 뒤적 거리던 루한이, 

카카오톡을 켜서 가장 최근에 연락을 주고받은 사람에게

전화를 걸었다.









"근데 뜬금없이 전화 거는건 좀 아니지않냐?"



"그럼 뭐 방법이 없잖아."



"그래도..쫌.."






신호가 가는 핸드폰을 귀에 대고 

상대방이 전화를 받기를 기다리는 루한.








-"...어 민석아."




곧 이어, 어떤 남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여보세요? 민석아?"



"저기..혹시 김민석 아세요?"






뭐라고 말 할지 우물쭈물 하다가 상대방의 재촉하는 말에,

말을 꺼낸 루한.






-"네? 누구세요?"




"음.. 누구라고 해야 하는거지."




-"누군데 민석이 핸드폰으로 전화 건 거야? 너 누구야"




갑자기 말을 사납게 하는 상대방에, 기분이 약간 상하는 루한.







"죄송한데 누구..."




-"그러는 당신은 누구냐고. 김민석 한테 무슨 짓 했어!"








황당함에 귀에서 핸드폰을 잠시 떼어놓고 

통화 화면을 보더니 허- 하고 헛웃음을 내뱉는 루한.






"저기요, 제 말은 좀 듣고.."






-"듣고 말고 할 게 뭐 있어! 지금 거기 어디야!!"






"여기 한빛타워 B동 302호인데."








제 말이 끝나자마자, 일방적으로 끊겨버린 전화.















"...뭐야"





"뭐래?"





"몰라.. 민석이한테 무슨 짓 했냐면서 지랄하는데."




"왜 너한테 지랄이다냐."



"루한!! 그런말은 어디서 배웠어!"







루한의 입에서 나온 욕설에 경수의 눈이 동그랗게 떠지며, 

비명에 가까운 소리를 지르더니 괜히 옆에있는 백현을 걷어찬다.





"아!! 내가 가르쳐 준거 아니라고!!"



"너 말고 또 누가있어 그런 말 알려 줄 사람이!"



"난 그냥 말 한건데 루한이 배운걸 어떡해!!!"










다시 투닥거리는 백현과 경수를 두고 루한이 생각했다.



하긴. 민석이라는 아이를 몇번 본 적은 없지만

그때마다 처해있는 상황을 보니 오해 할 만도 하다.


그 남자가 자신의 집에 와서 김민석의 상태를 본 뒤에 할 행동에

벌써부터 머리가 지끈거리는 듯한 느낌을 받는 루한.










"야 루한. 라면 좀 끓여봐."





소파에 김민석의 다리를 밑으로 내리더니 

건방지게 앉아서 말 하는 변백현.








"너 지금 무슨 말 버릇이야."



경수가 다그치듯 말 한다.




"루한이 와서 밥 준다 했잖아!"
















"너가 끓여 먹어. 난 민석이 좀 보고"





민석이 누워있는 소파 끄트머리에 걸터앉아, 

소독약과 연고를 정리 하며 말 하는 루한.





딱 잘라 말 하는 루한에 어이없는 표정을 짓는 백현.

전학 온 지 얼마 안 됬을때는

천사같이 웃으며 자신들을 대하던 루한이

오늘따라 무심해지는 것 같았다.
















더 말을 잇지 못하고 부엌으로 향하는 백현.




루한이 얼굴에 상처를 가득 단 채 

누워있는 민석을 바라봤다.




눈을 감고 있지만, 가로로 길게 찢어진 눈매와 오똑한 코,


그리고 약간 튀어나온 입술 까지도 귀엽게 보였다.







"...응?"




귀엽다니. 미쳤네.













-쾅쾅쾅!





문 열어 !!










이제 왔나보다.








"아, 루한. 온 것 같은데?"





부엌에서 라면 냄새를 솔솔 풍기며 

경수와 백현이 루한에게 말 했다.






-쾅쾅!!!!





"아, 어지간히도 차대네."





멀리서 궁시렁 거리는 백현의 소리와 함께


집 문이 부숴져라 쳐 대는 녀석에 문을 열어주러 갔다.


밑 층에서 안 찾아오려나 몰라..









"좀 기다려"





-딸칵.







문이 열림과 동시에, 반대 편 에서 문을 잡아 당기더니


루한의 멱살을 잡아 올렸다.





"김민석 어딨어"







"이 손 좀 놓고 말 하지?"





루한을 찢어져라 노려보며 말 하는 녀석.


자신보다 약간 여리여리한 몸으로 

멱살을 잡아 올리는데, 기분이 나빠짐을 느낀 루한.


상당히 불쾌 하다는 표정을 여과없이 드러내며, 

남자를 본 루한이 그 손을 잡아 떨궈낸다.




루한의 얼굴을 훑어 보듯이 살피더니, 

집 안으로 무작정 들어가는 남자.


그리고, 소파에 누워있는 민석을 보고는 

깜짝 놀란듯, 눈을 크게 뜬다.






"미,민석아!"







곧바로 민석에게 달려가 민석을 안아 들어올리는 남자.






"민석아..얘, 얘 상태 왜 이래"






"핸드폰으로 내가 전화 했는데. 

김준면 이라고 했나.."





"김민석 얘 왜이래?"







"내가 민석이 구해줬는데 

생명의 은인 한테 고맙다는 말 한마디 없어?"






멱살이 잡혀 구겨진 교복 셔츠 깃을 만지작 거리며, 

준면에게 말 하는 루한.


그에 루한을 쳐다보는 준면은 잠시 미간을 찌푸린다.






"너..어디서 본 것 같은데.."



"길 가다 민석이 저 꼴로 쓰러져 있길래 

데리고 와서 상처치료 해 줬어."



"...민석이가 이러고 쓰러져 있었다고?"







민석의 얼굴을 뜯어 살피며 말 하는 준면의 모습에,


무슨 김민석의 엄마라도 되는 양 행동하는 모습이 

웃겨서 피식 웃은 루한이 말을 이었다.





"전에도 김민석 한번 불량배들한테 둘러싸여있던데. 

넌 너 친구 하나 못 챙겨?"






"..."




세모꼴로 뜬 눈을 루한을 향해 치켜뜨며 말 했다.





"일단 고마운데, 김민석은 내가 데리고 갈게."



"그러든지."






기껏 치료 다 해줬는데 민석이를 냉큼 데리고 간다니.


약간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민석을 엄청 챙겨주는 가장 친한 친구인 것 같아서

그냥 그러려니 하는 루한.





"이야기 다 끝났어? 루한! 라면 다 끓였.."




젓가락을 들고 입에 우물우물 거리며 거실로 걸어나온 백현이,


준면과 민석의 모습을 보고 걸음을 멈췄다.









"그래. 수고했다 고마워"





"응."





"그리고 방금 너 기억 났는데. 

민석이랑 너랑은 동갑일지 몰라도, 

난 너보다 한살 형 이거든? 

형이라고 불러라. 버릇없는 새끼야"










내가 그 쪽 형인거 알고 반말했나. 

어이없다는 표정을 지어 보이는 루한.









전화로 고래고래 소리 질러대던 

김준면 이라는 사람은 어디로 갔는지,


상황을 눈으로 확인 하고 나서는, 

차분해진 모습으로 민석을 챙겨 나간다.






느릿느릿한 행동으로 나가는 

준면을 따라 고개가 돌아가는 백현.








"루한. 표정이 왜 그래. 저 사람이 뭐라 하든?"




내가 혼 내줄까??





젓가락을 양 손에 들고는 다부진 표정으로 말 하는 백현.

그에 고개를 설레설레 저으며 말 하는 루한.





"라면 다 불겠다, 바보야!"



"아아, 미안."













그때 다 끓여진 라면을 들고 거실로 내어 오는 경수.



약간 허기졌던 루한은, 들고 온 라면을 먹기 시작한다.











"야, 근데.. 방금 그 사람 그때 걔 맞지?"



"누구. 김민석?"



"아니.. 방금 김민석 데리고 나간애. 아, 형이라고 했나."







그 있잖아, 이렇게 피부 막 하얘서! 눈 땡그란 사람!



라면을 먹던 젓가락을 내려놓고는, 

양손으로 눈 꼬리를 잡고 밀어넣으며 설명하는 백현.


그에, 루한이 한손으로 그 손을 제지하며 말 한다.





"아아, 김준면? 근데 너 그렇게 하지마. 정말로 못 생겼어."



"그게 문제가 아니지. 아, 이름이 김준면이였어?"



"어. 왜?"




그냥. 기분 나빠서.




푸슬푸슬 멍뭉이마냥 웃으며 라면을 마저 먹는 백현.


요즘 백현도 상태가 안 좋은 것 같다.

















라면을 다 먹고 집에서 자고 가겠다고 방 침대에 

진드기마냥 드러누워 일어나지 않으려고 하는 백현을


경수와 함께 잡아 끌어내려, 

집으로 보낸 후 루한 또한 잠을 청했다.



자기전에 민석의 모습이 자꾸 떠올라, 

고개를 마구 휘젓다가, 이러고 있는 자신의 모습이

진짜 정신 나간 것 같다 생각되서, 

혼자 피식- 웃다가 이내 잠에 드는 루한.








































-♪♪♪






아침부터 쉴 새 없이 울려대는 핸드폰.





그 소리를 무시하고 계속 잠을 청하다가, 

계속해서 울려대는 전화 벨 소리에


짜증이 나서 대충 손만 휙휙- 저어 

핸드폰을 잡아 낸 루한이 전화를 받는다.







"왜 아침부터 전화야.."



"루한, 너 방금 일어난거야?"



"아직 안 일어났어."






전화를 받아보니, 상당히 시끄러운 소리에, 

경수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빨리와! 지금 벌써 3교시나 지났어!"






그에 잠시 핸드폰을 귀에서 뗀 루한이, 액정을 보았다.









AM 11:54.













"뭔 시간이 벌써 이렇게 됬어."





"지금 한가하게 그런 말 할때야? 

너 지금 담임 엄청 화났어. 빨리 와!"




"응"







아직도 잠이 채 가시지 않아, 

반만 눈을 뜬 루한이 전화를 끊고, 침대에서 일어난다.


요즘들어 자주 지각을 하는 탓에, 

담임이 이번에는 절대 가만 안 둘텐데..








대충 화장실로 들어가서 머리를 감고, 

세수와 양치를 한 후에,


교복을 꿰어입고는 학교로 향하는 루한.





시간이 시간 인지라, 원래 정상 등교 시간에는 

여기 저기 여러가지 교복을 입은 학생들이

각자의 학교로 가기 위해 돌아다니는데, 

지금 시간에 교복을 입고 거리를 활보하는 학생은

루한 뿐 이였다.






더운 여름 하늘 아래, 

울창하게 핀 푸른 나뭇잎을 달은 나무아래 그늘 진 길로


걸어가는 루한. 이내 보이는 학교 정문.



교문에는 선도부들도 수업을 들으러 들어간 후 였다.


엄청 제대로 지각이다.
















-드르륵






"죄송합니다."






아까 경수가 3교시 쉬는 시간에 

전화를 걸어 왔으니, 지금은


4교시 수업이 거의 끝마쳐 가는 시간 이였다.







"이제 학교 온거냐, 루한?"




"네. 죄송해요."



"빨리 들어가 자리에 앉아."






뭐라 한소리 할 말도 없는듯, 그냥 빨리 

자리로 들어가 앉으라는 선생님의 말에,


지루한 수업에도 굴하지 않고 

뿔테 안경을 쓴 채, 펜을 들고 앉아있는

경수의 옆 자리로 가 앉았다.








"경수."



경수를 툭툭 치는 루한.





"어..어?"



"고마워 깨워줘서."




"별걸 다."





할 말이 없어진 루한이 경수를 향해

조용히 웃어보인 후, 책상 서랍에서 

과학책을 꺼내 올려놓는다.








"루한. 점심시간에 매점이나 가자."






고개를 대충 끄덕인 루한이 

선생님이 칠판에 쓰는 내용을 따라 공책에 필기한다.










"수고하셨습니다!"






수업이 마친 후, 선생님에게 인사를 한 교실 학생들이


미리 책상 밖으로 발을 빼 놓고는, 

인사가 끝나자 마자 미친듯이 밖으로 질주했다.







소란스러운 와중에 책정리를 하던 루한은

옆에서 작게 노래를 흥얼거리며 

운동장 밖을 구경하는 경수를 잠시 힐끗 본다.





"와... 저것 봐 루한."




이내, 창밖에 급식실로 이어지는 길에 

개미떼를 연상시키는 학생들 무리가 미친듯이 뛰어가는게 보인다.







"점심시간의 명장면은 바로 저거라니깐."


"재밌어 저게?"


"웃기잖아"





매점이나 가자.




학교급식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루한은 

항상 매점을 이용했다.


그마저도 약간 늦게가면 학생들이 터지므로, 

빨리 가야 빵이 모두 매진되는 상황을 면할 수 있었다.




"잠시만, 백현이는?"


"아 백현이 오늘 아파서 못 왔어. 

내가 그래서 너 애타게 찾은거잖아."


"어쩐지."







경수의 말에 대답하며 책상에서 일어나는 루한.


창밖 풍경을 구경하던 경수도 눈길을 거두고, 

루한을 따라 자리에서 일어나 매점으로 향한다.
















매점에 들려 빵과 우유를 산 루한과 경수가 근처 벤치에 앉아 

축구하는 아이들을 구경하며 빵을 먹기 시작했다.






"아 맞다 루한. 너 담임선생님이 

학교 도착하는대로 교무실로 오래."


"왜?"



담임의 호출 사실에 약간 미간을 찌푸리며 되묻는 루한.



"왜긴 왜겠어. 너 오늘 지각했으니까 그러겠지."


"아..."





이거 참 교무실에서 된통 혼나게 생겼다.




급격히 입맛이 사라진 루한이 

우유만 벌컥벌컥 마시며 운동장을 바라본다.


그러다가 경수를 힐끗 보더니 

우유와 빵을 쓰레기통에 넣고는 자리에서 일어섰다.





"왜?"



"교무실 다녀오게. 매도 빨리 맞는게 낫다는 말이 있었어."


"그건 또 언제 배웠대... 알겠어. 나 여기 있다가 교실 가 있을게."


"응. 다녀올게"




그리고는 휙 돌아 운동장 가 쪽으로 해서 

학교 건물로 들어가는 루한.



그런 루한의 뒷 모습을 바라보다가 

다시 운동장으로 시선을 고정하는 경수.











크림빵을 입 가에 묻혀가며 먹으면서, 

멍하니 축구를 하며 뛰노는 아이들을 응시하는 경수.










































-드르륵.





교무실 문을 열어 안을 힐끔 들여다 본 루한.


다행히 모든 선생님들이 식사를 끝낸 건지, 

자리에 앉아 업무를 보는 선생님과

양치질을 하는 선생님들의 모습이 보였다.






"선생님. 불렀다고 하길래 왔어요."




자신의 담임 선생님 자리로 가서 업무중이던 선생님에게 말을 거는 루한.


그에 눈썹 한쪽을 치켜올리며 루한을 보던 선생이, 

하던 일을 저장하여 끄곤,


의자를 루한쪽으로 돌려 앉았다.







"내가 왜 불렀을 것 같니."



"그거야 지각해서요."






맞는말을 한 건데, 기분 나쁘다는 듯, 표정을 일그러트린다.






"지금 그걸 말 이라고 하냐?"



"예."






한국어에 서툰 루한이,

악의없이 정말 순수하게 내뱉은 말에

욱 하고 올라오려던 선생이,

이내 포기하곤 서랍에서 반성문 종이를 

손에 잡히는 대로 꺼내고는

루한에게 내밀었다.





"오늘까지 써서 내."




대충 봐도 대 여섯장은 되어 보이는 종이에 

약간 울상을 짓던 루한이,


그냥 묵묵히 종이를 받아 들었다.





"가 봐."



다시 의자를 돌려 컴퓨터 모니터로 시선을 고정하는 선생님.









"네. 죄송합니다."




꾸벅- 인사를 하고 교무실 밖으로 나서는 루한.















반성문을 대충 오른손에 말아쥔채 교실로 향하던 루한이

갑작스레 무언가 생각 난 듯, 2학년 교실을 하나씩 기웃거린다.









"..어."







뒷자리에서 아이들과 모여앉아, 웃고있는 한 녀석을 보곤

걸음을 멈추는 루한.



그리고는 가만히 서서 바라보다, 그 교실로 들어간다.






"으하핳, 그러니까 그게..."




"민석."









남자아이들에 둘러싸여 헤프게 웃으며 

말을 이어가던 민석이

자신을 부르는 낮선 목소리에 

눈을 동그랗게 뜨고 루한을 바라본다.





"어..어! 너 그 ..이름 뭐더라."



"루한."



"그래! 루한이네. 안녕!"








얼굴 여기저기에 밴드를 덕지덕지 붙이고 웃어보이는 민석.


갑작스레 찾아 온 루한에게 

왜 찾아왔냐는 물음도 없이 그저

반갑다는듯, 웃으며 루한을 반기는 민석에 

루한은 이 녀석은 도대체 뭐하는 녀석인가.

하는 의문이 몽글몽글 솟아오른다.





"지금 잠시 시간있어?"


"응?? 나?"





자신을 바라보고 말 했음에도, 

손가락으로 자신을 가리키며 물어오는 

민석에 재차 확인을 시켜 주는 루한.





"응. 너"



"어어... 얘들아 나 잠시만 

루한이랑 이야기좀 하고 올게!"




예의 그 해맑은 웃음을 지으며 

같이 노가리를 까던 친구들에게 양해를 구하고는,

루한을 따라 나오는 민석.









민석을 데리고 교실 앞 복도 창가에 서서 민석을 바라보는 루한.



아직 점심시간이라 그런지, 복도에서 시끄럽게 돌아다니는 녀석들은

루한과 민석에게 관심따위 없는 듯 해보였다.





"할 얘기가 뭐야??"




의아함이 가득한 표정으로 

자신보다 약간 큰 루한을 올려다보며 말 하는 민석.







"몸은 괜찮아?"





"어..?"





갑작스런 루한의 말에, 얼굴에 붙은 밴드를 만지작 거리며, 

루한을 바라보는 민석.





"..어떻..게?"



"어제 나 집가는데 너 길거리에서 쓰려져있길래 

내가 집에 데리고왔었어."






그에 순간 눈빛이 싸하게 변하는 민석.





"... 어디까지 본 거야."





"뭐?"






갑작스런 민석의 태도 변화에 약간 당황하여 되묻는 루한.






"어디서 부터 본 거냐고"




으르렁 거리는 듯 한 목소리로 묻는 민석의 눈매가 날카롭다.


친한 사이는 아니지만 

본 적 없는 민석의 표정에 당황 한 루한이 말을 했다.







"그냥 집 가다가 너 쓰러져있길래 

집 데려가서 치료해줬었어. 왜, 무슨 일 있어...?"



"..."





경계를 풀지 않은 눈빛으로 루한을 쏘아보던 민석이, 

대답 없이 몸을 돌려 교실로 들어가버렸다.


민석의 행동에 멍하니 그 자리에 얼어붙은 듯 서있던 루한이,


교실안으로 모습을 감춘 민석을 따라 들어가려 걸음을 옮기려던 사이에, 


수업시작종이 울렸다.



민석의 행동에 대한 의문점을 풀지 못한채, 교실로 향하는 루한이다.










//
주말동안 알바때문에 못올 것 같아서
이번화는 좀 길게 올렸어요~.~
그냥 자기만족하려고 올린 글 이렇게
매 화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_ _)
부족한 글이라 창피하긴 한데
그래도 몇몇 여러분을 위해 열심히 쓸게요ㅠ
대표 사진
독자1
ㅠㅠㅠㅠㅠㅠㅠㅠ궁ㅡ금해여ㅠㅠㅠㅠ
12년 전
대표 사진
독자2
비록 비회원이지만 항상 잘 읽고 있어요!
늘 긴 분량 정말 좋아요 bb
다음 편도 기다릴게요 파이팅~

12년 전
비회원도 댓글 달 수 있어요 (You can write a com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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