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조각글 <제목없음> 두번째 :: 홍정호
written by. 랄라
“ 아-! ”
“ 뭐야 뭐야!! ”
“ 아 그냥…. ”
가까운 카페에서 아르바이트를 시작한지 한 달 쯤 됐나. 그래도 여전히 실수투성이인 나. 그리고 내가 실수를 할 때 마다 짠-하고 나타나는 카페 알바 8개월 차 홍정호. 아까 전 손님이 깨버린 유리조각을 버리다 흘린 조각이 있나. 긁혀버렸다. 순간 너무 따가워 작게 소리쳤는데도 어떻게 들었는지 빠른 걸음으로 다가오는 정호. 상처도 소리지른게 민망할만큼 보일 듯 말듯 작고 그래서 손을 뒤로 내빼는데 끝까지 놓치지 않고 잡아 상처를 찾아냈다. 그리고 정호는 그대로 손을 잡고 카운터 뒤로 가 나 때문에 항상 대기중인 연고를 바르고 밴드를 붙여줬다.
“ 야… 피도 안나는데 뭘 그렇게 진지해. ”
“ 넌 좀 다치지나 마. 칠칠맞게 진짜. ”
“ 치이- 너가 있는데 내가 걱정이 어딨냐? ”
“ 너 때문에 내 심장이, 어? 벌렁벌렁하다 진짜. 어디가서 사고치고 다니는 건 아닌가 몰라. ”
조그만 상처에도 저렇게 과민 반응 하며 어쩔 줄 몰라하는건 한 달이 지나도 익숙해지지 않는다. 알바 첫 날 다른 카페들보다 배는 큰 카페여서 할 일도 많고 외울 것도 많고 요구하는게 많았다. 내가 쩔쩔댈 때 마다 8개월이나 일했다고 엄청난 자부심을 느끼는 정호가 와서 알아서 척척 다 해줬다. 홍정호는 매우 친절했다. 누가 보면 너한테 관심 있는거 아니야? 하고 물어 볼 정도로. 그러나 홍정호는…
“ 야 민아, 넌 남친 아직도 없냐? ”
“ 없어 없어! 왜요, 남친 없으면 어쩔껀데! ”
“ 그냥 묻는거지. 너 예쁜데 왜. ”
“ 농담도 참…. ”
나말고도 모든 여자한테도 다 친절하다. 민이라는 이름을 가진 두 살 어린 여자애와 장난 치고 있는 정호의 모습을 보면 답답하다. 그래 난 홍정호를 좋아한다. 누구를 좋아하는데는 얼마 걸리지 않았다. 나한테 잘해주거나 연락을 많이하거나 자주 보면 누구나 그렇듯이 호감이 생겼고, 잘생기고 키 크고 성격까지 좋은 정호에게 호감 그 이상의 감정을 느끼게 되었다. 시선을 거두고 방금 들어온 손님에게 주문을 받고 커피를 내리려고 뒤로 돌아서는데 누가 내 뒤에 서있었는지 그만 부딪히고 말았다. 고개를 들어 이름표를 보니 홍정호가 살짝 놀란 표정으로 날 쳐다보고 있었다.
“ 괜찮아? ”
“ 어… 미안. 너 있는지 모르고. ”
“ 미안은 무슨. 너나 안다치면 되는거야 알겠냐? ”
그리고 내 머리를 한 번 부비적거리고 가는 홍정호. 두근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혹시 누가 들을까 싶어 더 분주하게 준비했다. 그래서였는지 또 실수를 하고 말았다. 뜨거운 커피를 그만 손에 쏟고 말았다. 너무 놀래서였을까 소리도 나오지 않았다. 손만 멍하니 쳐다보는데 옆에서 민이가 소리를 지르며 차가운 물을 틀어 내 손을 물에 적셨다. 차가운 물이 닿자 정신이 번쩍 들었다. 손이 너무 아팠다. 작게 신음만 내고 있는데 정호가 성큼성큼 다가왔다. 너는 진짜!! 하…아니다. 일단 너 올라가있어.
화를 내려다 말고 참는 정호. 2층 휴게실로 올라가 다시 차가운 물에 손을 담그고 있는데 정호가 들어왔다. 그리고 표정을 굳힌 채 얼음 주머니를 내 손등에다 대고 고정시켰다. 아무 말도 오가지 않았다. 다 끝난건지 정호는 날 빤히 쳐다봤다. 또 뭐라 잔소리를 할까 싶어 시선을 손등으로 내렸다.
“ 야 나 너무 화나. ”
“ 니가 왜…. ”
“ 그러니까. 내가 왜? ”
“ 내가 어떻게 아는데- ”
“ 응, 넌 모르지. 근데 난 곧 알꺼같다. ”
곧? 응, 곧. 곧 언제? 음……이제 알아. 뭔데? 내 물음을 끝으로 정호는 대답하지 않았다. 계속 물어보는데도 대답을 피했다. 그리고 자리를 뜨더니 싱크대 쪽으로 가 손을 씻었다. 내가 정호의 등만 쳐다보고만 있자 아는지 모르는지 다시 입을 여는 홍정호.
“ 너가 다칠 때 마다 심장이 쪼그라들더라. ”
“ 아 말 돌리지마!! ”
“ 그래서 너한테 엄청 신경썼어. 또 다칠까봐. ”
“ … …. ”
“ 일 할때만 신경 쓰면 되는데 집에 가서도 신경이 쓰였어. ”
내가 안보이는데서 다치면 어떡하지 싶더라. 그 말을 끝으로 등만 보이던 정호가 얼굴을 보여줬다. 그리고 환하게 웃으며 다시 말했다. 무슨 뜻인지 알지?
* * *
이 제목없음 시리즈들은 국대 하나 정해서 그 주제로 계속 이어지게...하는 그런 식으로 써볼려구요
이게 뭔소리지
만약 제목없음 세번째에 기성용이 나오면 첫번째 내용과 이어지게 뭐...그렇게 쓸께요!!
그러니까 우리 독자님들은 요리조리 빙의 잘해주심 됩니다^♡^
암호닉은 항상 받구요 댓글 많이 써주세요!!!! 댓글 써주시는 독자님들 제 사랑 머겅ㅋ두번 머겅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