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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cm - 너에게 닿기를

 

 

 

 

 

 

Please Be My color!

A

 

 

 

 

 모든 사람들은 세상 모든 피조물들을 사랑할 수 있고 피조물에게서 사랑 받을 수 있다. 난 전자와 후자 중 고르자면 전자에 지금 있는 상태이고. 얼마 전 순영이의 행동에 난 사랑을 하고 있다는 것을 느꼈고 인식했다. 순영이를 사랑한 후로 내 일상들은 무언가가 아주 사소한 무언가라도 뒤바뀌기 시작했다. 전엔 정말 사소한 거라도 예민해 짜증을 내기 일 수 였지만 이젠 그런 것들은 아무렇지 않게 넘기게 됐다. 어느 한 권의 책에서 본 구절이 있다.

 

 '널 사랑한 이후에 난 매일이 즐겁다.'

 

 그 구절이 이젠 이해가 간다. 사랑한다는 것은 일상이 즐거워진다는 것이고 무색이던 내 삶에 채색이 하나, 둘씩 되어가는 중인 것이다. 일방적인 외사랑이라도 그저 함께만 있어도 무채색이던 내 삶에 색이 채워진다는 것. 매일이 즐겁고 신이난다. 아무것도 아닌 일에 웃고 볼에 열이 달아오른다. 물론 이건 순영이가 근처에 있다는 가정하에. 같은 공간에서 숨만 쉬어도 난 축복받았다고 생각한다.

 

 오늘도 난 세상에서 제일 아름다운 창조물과 함께 같은 나라에서 숨 쉰다는 것에 감사한다.

 

 

 

 

 

Please Be My color!

A

 

 

 

 

 그렇게 며칠이 지났다. 내 말처럼 내 무채색이던 내 세상에 색들이 나타났다. 그리고, 확실히 달라진건 색의 명칭도 알아 보일 수 있는 색들은 어느정도 구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맑고 탁 트인 푸르른 하늘은 자신의 이름처럼 색도 하늘색, 내가 순영이와 함께 보았던 벚꽃잎의 색은 보면 괜히 설렘을 가져다 주는 분홍색. 그렇게 내 수첩에 색이 하나씩 적혀지는 동안에 순영이 역시 내 궤도 속에 크게 자리 잡았다. 

 

 

 

[세븐틴/권순영] Please Be My Color! A | 인스티즈

 

 

 

 

"색이 보인다고?"
"응. 그랑 접촉이 있을 때마다 색이 점점 보여..."

"잘 됐네. 엄청 걱정했다고."

 

 

 석민이는 나와 고등학교를 같이 다닌 동창이다. 그리고 나도 기억은 안 나지만 내가 속시원히 내 비밀을 털어놓은 유일한 존재이기도 하다. 네가 대학교 가서 놀림 받음 어떻게 하나... 하고. 석민이는 시원히 웃으며 자신이 시킨 커피를 들이마셨다.

 

 

"그래서, 언제 고백할거야?"
"고백은... 이른 거 같아."
"나도, 순영이도 아직은 서로를 잘 모르거든."

"응, 차차 알아가. 서로에 대해 많이 알고, 서로의 삶 속에 상대방이 물들여져 있을 때에."
"1분 1초만 못 봐도 애가 탈 때에 그 때에 고백해."

 

 

 석민이는 그 말을 뒤로 진동이 오는 자신의 휴대전화를 황급히 받더니 나에게 그만 가 보겠다고 말했다. 그리곤 자신의 짐들을 챙긴채 나에게 마지막 말을 덧붙히며.

 

 

"전처럼 연인에게서 상처 받지 말고 살아." 

"무채색인 내 삶에 흑백이 더 더해지지 않게, 밝게 살라고."

 

 

 그 말을 듣고선 카페에 홀로 앉아 독백을 했다. 석민이가 마지막에 한 말을 혼자 곱씹고 내 학창시절을 되새겼다. 일부분이 나에겐 없긴 해도 내가 상처받았던 적은 색과 관련된 것 빼고는 없었다. 그리고 중요한건, 내가 다른 누군가와 사귄 적이 생각이 안 나는게 문제였다. 나는 누구와 사겼고, 누군가의 색이 됐는지 전혀 기억조차 나지 않는다. 아려오는 머리에 창문 밖을 하염없이 쳐다봤다. 그러자 카페 근처를 지나가는 순영이를 우연치 않게 보았다. 다급히 음료와 가방을 맨 채 순영이한테 따라갔다. 왜인진 모르지만 따라가졌다.

 

 

[세븐틴/권순영] Please Be My Color! A | 인스티즈

 

 

 

"어, 너봉이네."

"아, 안녕... 어디 가는 중이었어?"
"그냥 머리가 아파서 바람 쐬려고 하는 중이었어."

 

 

 그럼 너는? 순영이의 크고 투박한 손이 내 머리로 와 천천히 내려간다. 으으, 이러면 온 몸이 굳어져 아무 말도 못하는데... 주먹만 꼬옥 쥔 채 순영이를 보자 순영이는 바람 빠지게 웃으며 말했다. 너, 얼굴 되게 빨개. 얼굴에 밀집해있는 열을 식히려 얼음이 든 음료를 얼굴에 가져다 됐다. 나도... 머리가 아파서... 입을 오물거리며 말했다. 부끄러워서 말도 제대로 안 나왔지만.

 

 

 "어, 단 거 좋아하는 구나. 나도 좋아하는데."

 

 

 순영이와 취향이 같다. 뭔지 모를 희열감이 올라온다. 전혀 다른 둘에게서 같은 점을 발견해낸다는 건 어렵지만, 하나 발견 될 때마다 벅차오르는 희열감은 어쩔 수 없는 거 같다.

 

 

 "이거 한 입만 주라."

 

 

 순영이는 웃으며 말했다, 아무렇지 않게. 덕분에 얼굴은 더 뜨거워졌고. 나도 모르게 끄덕인 고개에 내 손에 쥐어진 음료를 뺏더니 한 입 마신 순영이가 어린 아이처럼 웃어왔다. 여기 진짜 달달하다, 그치. 누가보면 연인 사이인줄 알겠는 것처럼 우리 둘 사이엔 어느 순간부터 미묘한 감정이 흐른다. 근데, 이거 간접키스 아니야? 아무 생각 없이 내 입에서 나온 말에 순영이의 얼굴이 보였다.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순영이 얼굴의 색이 희미하게 보였다고 해야지.

 

 

 

 

[세븐틴/권순영] Please Be My Color! A | 인스티즈

 

 

 

 

 

 

 무언가가 상기 된 거 같은 얼굴을 띄고선 부끄러운 듯 얼굴을 감추는 모습이 영락없는 어린 아이였다. 그의 행동에 나도 웃음이 올라갔다. 아, 아니... 간접 키, 키스... 순영이는 말을 더듬으며 손으로 얼굴에 부채질을 하였다.

 

 

"그, 그런 말하면 어떻게 하냐..."
"왜?"
"부끄럽잖아..."

 

 바람이 불어 벚꽃잎이 휘날렸다. 정말로, 아름답다는 말이 자연스레 나올 것만 같았다. 흩날리는 벚꽃잎 중 하나가 그대로 순영이 머리 위에 떨어졌다. 손을 올려 머리에 달린 벚꽃잎을 떼어주려 발을 들었을까 순간 균형이 무너져 그대로 순영이 쪽으로 넘어졌다. 쪽팔림이 몰려와 눈만 꼬옥 감고 있었을까, 무언가가 내 허리에 닿았다.

 

 

 

[세븐틴/권순영] Please Be My Color! A | 인스티즈

 

 

 

 

 "다칠 뻔 했잖아. 조심하지..."


 

 위를 올려보니 순영이의 얼굴이 보였다. 상기된 얼굴과 함께 걱정어린 눈빛을 내게 보내고 있었다. 입만 오물오물거리고 있었다. 부끄러움에 얼굴도 뜨거워지고. 허리에 올라가있는 순영이의 손이 괜히 자꾸 의식이 되었다. 상체를 펴 순영이의 윗도리 끝부분을 꼬옥 쥐었다. 고마워... 개미 기어가듯 작은 목소리로 고마움을 얘기했다. 그래도 진심이 닿은건지 아님 내 목소리가 들린건지 순영이의 바람빠지는 웃음소리가 들렸다.

 

 

 "머리 위에 벚꽃잎 있다."
 "요정같아."

 

 

 그리곤 내 머리 위에 손을 올려 벚꽃잎을 때어주었다. 심장이 터질 듯 두근거렸다. 이렇게 가까이 있으면 내 심장 소리가 순영이에게 들릴 것만 같았다. 

 

 

 '두근, 두근.'

 

 

 내 심장 소리가 들린다, 정확히 말하자면 그 누구의 것일지 모를 심장 소리가 서로의 품에서 고동친다. 그저 멀뚱히 1분동안 서로의 상기된 얼굴만 쳐다봤을 뿐이었다. 첫사랑이 이런 느낌일까. 달콤함에 혹해 빠져나오지 못하는 깊은 호수. 아마도 첫사랑이라는 대목의 가제는 권순영이겠지라는 상상을 해본다. 만인의 첫사랑같은 다정한 성격. 꼭 한 번씩 애니메이션에 남자 주인공에 나올 것만 같은 성격이 그의 매력을 더욱 돋보이게 한다.

 

 

 

 너에게 전하지 못 할 말을 오늘도 난 곱씹는다, 좋아해 순영아.

 

 

 

 어쩌면 이게 전해질려면 몇 개월이, 길다면 몇 년이 걸릴지도 모른다. 지금 이 순간처럼 달콤한 순간이 있었다는 걸 잊혀진 채 살아갈 수도 있는 것이다. 하지만, 언젠가는 이런 내 마음이 너에게 닿았으면 좋겠다. 어린 아이처럼 순영이의 옷자락을 더욱 꽉 쥔다. 투정부리는 것처럼 너에게 닿지 못 할 이 말을 마음 속에서 여러번 외친다. 좋아해, 좋아해. 내 별, 온 우주에서 제일 빛나는 순영아. 좋아해.

 

 

 "... 예쁘다."

 

 

 순영이가 내 볼에 손을 얹고 얘기했다. 그와의 접촉에 내 흑백 세상이 채색이 되었다. 순영이가 날 쳐다보는 눈빛은 그 어떠한 것보다 달달하였다. 난 사랑을 갈망한다. 분명하게 말하자면 순영이를 갈망하는게 맞지만.

 

 

 

 

[세븐틴/권순영] Please Be My Color! A | 인스티즈

 

 

 

 

 

 "분홍색이랑 잘 어울려, 너."

 

 

 우리 부모님은 아무리 내가 이렇게 가엾게 태어나도 모든 피조물을 사랑하라고 말씀하셨다. 피조물들을 사랑하면 그 피조물들이 날 사랑할 것이라고. 과연 이 공식이 나와 순영이에게도 성립이 될까? 내가 널 사랑하면 너 역시 마찬가지로 날 사랑해줄까? 이건 그 누구도 모를 일이다. 인연은 정해져있다고 사람들은 꼭 그렇게 말한다. 그렇다면 나와 순영이는 운명적인 인연일까?

 

 

 

 "... 너도 분홍색 어울려."

 

 

 우린 태초부터 성립될 수 없던 관계일까, 아님 어찌어찌하면 이루어질 가능성이 조금이나마 있는 관계일까. 답을 알려줘, 순영아.

 

 

 

 

 "너봉아, 오늘 밤은 달이 참 밝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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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 사진
비회원187.204
무채색인 내 삶에 흑백이 더 더해지지 않게, 밝게 살라고 이말 넘이뻐요 ㅠㅠㅠ 암호닉 받으시나요? [8월의 겨울]로 신청합니다 ㅠㅠ! 진짜 컬러버스 되게좋아하는데 작가님 제 취향 저격 빵야빵야빵야 ...
9년 전
대표 사진
독자1
브금 센스 짱짱맨뿡뿡 ㅠㅜ 글도 넘나 좋고ㅠㅠㅜ 문체도 짱짱맨이세여ㅠㅠ 모든 봉들이 다 이 글 봤음 좋겠는 바람이 들 뿐입니다ㅠㅠ 사랑합니다 작가님,,,
9년 전
대표 사진
비회원152.48
필력이 너무 좋으세요 잘 보고 가요!
9년 전
비회원도 댓글 달 수 있어요 (You can write a com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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