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O/찬백]악마가 악마에게 총을 겨누고 2/3
W.김빙수
백현의 핸드폰은 핸드폰같지가 않았다. 전화번호부에 저장된 번호는 없었다. 가족은 있을 법한데 가족조차 없었고, 메세지함도 이상한 스팸문자들과 몇몇 친구와의 대화처럼 보이는 개 끝이었다. 이런 사람을 죽여달라니. 당황스러움에 찬열이 마지막으로 카톡을 눌렀다. 잠금이 걸려있지않아 쉽게 친구를 볼 수 있었는데, 친구가 10명. 받지 않은 사람이 300명이었다. 그 중에는 백현의 아버지나 어머니로 보이는 사람이 있었다. 카톡내용은 더 가관이었다. 사랑해. 누구한테 보낸건지 사랑해라는 말이 도배되어있었다. 집착인 걸까. 찬열이 찬찬히 위까지 대화를 올렸다. 카톡대화방에서 남자의 말은 딱 하나였다. 헤어져. 거기에 백현이 매달린 것이었다. 당황한 기색이 역력한 찬열이 백현의 핸드폰을 다시 테이블 위에 놓았다. 솔직히 핸드폰을 돌려주어도 연락할 사람이 없어보였다. 똑똑. 방문을 두드리는 소리에 찬열이 방문을 열었다.
"이 아이의 아버지를 데리고 오세요."
상아의 말에 경찰들이 술렁였다. 상아가 어디서 난건지 꽤나 크고 날카로운 식칼을 백현의 목에 대고 잠시 열었던 문을 다시 닫고 잠궜다. 대외적으로 보이기위해 숨겼던 표정을 다시 꺼내어 백현을 흔들었다. 제발.. 제발 일어나. 살인자가 될려던 것도 아니었는데 일이 자기 마음대로 흘러가지 않았다. 미약하게 숨을 쉰 백현이 콜록콜록댔다. 상아의 얼굴에 생기가 돌았다. 그와 동시에 똑똑 백현의 아버지가 창고의 문을 두드렸다.
"...허튼 짓은 하지 말아요"
"알겠으니까 백현이는..백현이는 어딨습니까"
"여기있으니까 진정해요"
백현이 감았던 눈을 살며시 떴다. 아빠!! 백현이 순식간에 뛰쳐나가려하자 백현의 목에 닿아있던 칼날이 백현의 목을 파고들었다. 피가 나오고 깊게는 들어가지 않았지만 백현이 놀라며 울음을 터뜨렸다. 그 모습을 안타깝게 바라보는 백현의 아버지가 한숨을 쉬었다. 아이는 일로 보내. 문이 닫히자 반말을 하기 시작하는 모습에 상아가 코웃음쳤다. 정말 뻔뻔한 모습이었다.
"내가 왜 당신을 불렀는지 알죠?"
"....내가 다 미안하니까 백현이는..백현이는 건들지 마"
"뭐가 미안한지 말하면 돌려줄게요"
찬열이 방문을 열자 반쯤비운 밥그릇과 반찬들이 있었다. 말랐던데 안 먹네. 찬열이 밥그릇과 반찬그릇을 가지고 나가 싱크대에 넣었다. 싱크대 위 서랍에는 포스트잇이 붙여져있었다. 찬열의 글씨체인지 남자치고는 정갈한 글씨체였다. '변백현(23). 5일'
"변백현"
"...왜요"
"난 지금 널 죽일 수 있다고 분명히 말했어"
"..."
"씨발. 왜이리 반응이 없어졌어"
찬열이 백현의 머리를 내리쳤다. 백현이 멍하니 바닥을 주시했다. 머릿속이 복잡해져왔다. 그래. 분명히. 데자뷰였다. 모든게 다. 아니지 데자뷰는 아니겠다. 전과 똑같거나 비슷한 상황이었다. 소름돋는 상황에 백현이 목을 만졌다. 자신의 아버지는 없다. 자신의 어린시절과 모든걸 망친 상아도 없다. 그게 더 문제였다.
"기억하기 싫다"
갈라진 목소리가 조심히 방바닥을 타고 기어갔다. 어린시절의 기억을 똑똑히 되새겨지는 방 안이었고, 백현이었다.
"내 잘못이야. 그래. 내 잘못이라고"
"뭐가 잘못인지. 이 아이앞에서 말해요."
"...그럴려던 게 아니었어"
백현이 눈을 꾹 감았다. 그 다음대사를 듣고 싶지 않아 귀를 막았다. 하지만 어린 백현은 그럴 수가 없었고 아무것도 몰랐다. 그저 눈물맺힌 눈으로 자신의 아빠를 바라보았다. 나 좀 구해달라고. 백현의 아빠가 할 말이 자신을 망가뜨릴 말인지도 모른 채.
"임신시켜서 미안해"
어린 백현은 아무것도 모른채 아빠에게 손을 뻗었다. 상아는 그 모습에 백현을 거칠게 내동댕이쳤다. 자라면 자랄수록 얼마나 끔찍한 상황이었는지 체감할 수 있었다. 불륜. 그것도 질나쁜. 상아가 자신의 엄마였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 적 있긴 있었지만 이런 걸 바란 게 아니었다. 그리고 정말로 짜증나게도 상아와 찬열은 묘하게 닮아있었다. 그래서 더 끔찍했다.애써 침착하려 한 것도 소용없어졌다. 9살의 변백현을 벗어날 수 없었다. 자신을 집어삼키려하는 그 손을 떨쳐낼 수 없었다.
"....그게 다에요?"
"뭘 더 바래"
"하. 기분 더럽네 진짜"
"뭘 더 바라냐고!! 백현이나 줘"
"내 배에 있는 것도 니 새끼야!!!"
"어떻게 처리해야하지"
[새삼스레 묻고 그래. 죽여]
"죽이면 안될 거 같아서 그러잖아"
찬열이 신경질적으로 머리를 헝클었다. 전화기 건너편에서 이야기하는 경수가 짜증난다는 듯 한숨을 쉬었다. 살인자새끼. 경수가 장난스레 웃었다. 찬열 또한 실소를 터뜨렸다. 씨발새끼. 정말 점점 묘했다. 그냥 재미없어진 줄로만 생각하다가 생각이 바뀌고.
[그거 의뢰한 사람이 누군데?]
"..아빠"
[어?]
"내가 죽여야할 애 아빠!!!"
찬열이 신경질적으로 소리질렀다. 경수가 당황한 표정을 지으며 클릭질을 멈추었다. 인터넷 첫화면을 메인으로 장식한 웬만한 가십거리보다 쎈 듯한 말에 경수가 웃었다. 뭐 그런 아빠가 다있냐.
[EXO/찬백]악마가 악마에게 총을 겨누고 3/3
W.김빙수
"..."
백현이 조용히 방을 둘러보았다. 생기잃은, 초점잃은 눈동자 라고 해야하나 마치 혼이 나간 사람같은 눈동자가 멈추었다. 슬그머니 조용히 움직이는 백현이 방문에 귀를 대었다. 찬열의 인기척이 크게 느껴지지 않는 걸로 보아 방에서 통화하는 듯 보였다. 슬쩍 방문을 열고 백현이 조심스레 걸어나왔다. 식은땀이 흐르는 발바닥이 바닥에서 떼어지는 소리가 조용히 울렸지만 찬열의 목소리가 더 컸다. 싱크대 주변을 요리조리 살피던 백현이 움찔했다.
"내가 죽여야할 애 아빠!!"
백현이 주춤하며 찬열이 있는 방문으로 시선을 돌렸다. 손이 미칠듯이 떨려왔다.달달 떨리는 손으로 싱크대 밑 서랍을 열었다. 드르륵하는 소리와 함께 보이는 큰 식칼에 백현이 떨리는 손으로 집어들었다. 찬열이 드르륵 하는 소리에 급하게 방에서 뛰쳐나왔다.
"야!!"
"...아빠가. 그랬다고요?"
"칼 내려놔"
"...아빠가 그랬냐고 묻잖아요!!"
백현에게 아빠라는 존재가 도대체 무엇일까. 찬열이 당황스러워하며 통화종료 버튼을 조심히 눌렀다. 걸리적거리는 핸드폰을 바닥에 던졌다. 씨발. 개기냐. 찬열의 낮은 으르렁거리는 음성에 백현이 덜덜 떨던 손을 멈추었다. 굳게 잡고 있는 흰 손에 찬열이 백현을 바라보았다. 차분한 눈빛으로 백현이 찬열을 바라보았다.
"빌어먹을 놈의 핏줄"
백현이 중얼거리며 살기를 내뿜었다. 갑자기 얘 왜이래. 찬열이 뒷걸음질쳤다.
"이년이 진짜!!!"
푸욱. 칼이 정확히 배를 찔렀다. 백현의 얼굴에 피가 튀었다. 9살 백현의 얼굴에는 상아의 피가. 현재의 백현의 얼굴에는 찬열의 피가. 백현의 아버지가 덜덜 떨리는 손으로 칼을 떨어뜨렸다. 아니다. 이러면 안된다. 백현의 아버지가 자신이 쥐고 있던 칼을 상아에게 쥐어주었다. 칼 손잡이에 지문을 남기려는 듯 시체임에도 불구하고 상아의 손을 칼 손잡이에 비볐다. 백현은 그모습을 똑똑히 바라보며 기억했다. 자신의 아버지가 사람을 죽였다.
"...윽..씨발"
찬열이 백현의 머리채를 잡고 벽에 밀어붙쳤다. 백현의 흰 피부가 벽에 쓸리고 피부가 벌게졌다. 찬열이 꽃힌 칼을 거세게 뽑았다. 씨발. 꿀렁이며 피를 토해내는 모습에 찬열이 백현의 머리채를 잡고 그대로 패대기쳤다.
"씨발년이.."
백현이 움츠라들었다. 백현의 아버지는 뒤늦게 백현을 발견하고서 흔들리는 동공을 제대로 가누질 못했다. 백현의 아버지는 덜덜 떨리는 손으로 백현의 어깨를 잡았다. 백현이 떨리는 눈으로 자신의 어깨를 잡은 아버지의 손을 바라보았다.
"선생님이 스스로 칼을 찌른거야"
"..."
"그런거야. 기억해. 백현아"
백현이 눈을 꾹 감은채 고개를 숙였다. 자신의 어깨에 얹어진 손의 무게가 자신을 짓눌리는 거 같았다. 상아의 비명소리와 함께 조용해지자 경찰들은 창고안으로 들어왔다.
"괜찮으십니까?"
"...살려줘..읍"
백현의 아버지의 손이 백현의 입을 막았다. 백현의 아버지가 백현의 귀에 속삭이고 백현은 아무말을 할 수 없었다. 무조건 스스로 찔렀다 하지 않으면 널 저리 만들거다. 살인을 한다는 것부터 미친 거였다. 백현이 소름이 돋아 고개를 끄덕거렸다.
"5일동안 살려주는 건데 씨발"
찬열이 욕을 읊조리며 백현의 머리를 들었다. 씨발. 기분 잡쳤으니까 기어. 백현이 비웃었다. 핏줄은 속일 수 없었다. 악마의 자식이 천사일 리가 없다. 꿈틀거리는 악마에 백현은 기분이 더러웠으나 나쁘지는 않았다. 찬열의 손에 잡혀있는 건 아무것도 없다.
"백현아. 어떻게 된 일인지 말해줄 수 있어?"
"선생님이 갑자기 칼을 드셨어요. 아..버지께서 말리시려고 칼을 잡았는데 그 순간..선생님이 칼을 스스로 자신의 배에 푹 찔렀어요."
"정말이니?"
손을 꼬물거리던 백현이 형사를 보며 입을 떼었다.
"네."
백현이 다시 고개를 숙였다. 아빠가 사준 사탕을 계속 만지작하던 백현이 아빠가 준 사탕을 주머니 안에 넣었다. 형사가 다시 되물어왔다.
"정말이니? 솔직히 말해도 괜찮아. 백현이 아버지는 괜찮으실거야"
그게 문젠데. 백현이 고개를 끄덕였다. 자신의 얼굴에 튄 피가 아직도 남아있는 거 같아 볼을 스윽 만졌다. 백현의 아버지는 초조한 얼굴로 입술을 잡아뜯었다. 미칠듯이 불안함에 다리를 덜덜 떠는 폼이 정말 살인을 저질른 사람처럼 보였다.
"미치겠네."
백현이 두려움의 대상으로 다가왔다.
글솜씨가 좋은 것도 아닌데 좋아해주시는 분들 있으셔서 정말 행복하고 감사하네요 ㅠㅠ 암호닉은 항상 받습니다아!! :) 아..오늘 학원 9시 40분에 끝나네요.... 이만 내일 뵈요..댓글은 답글달러 자주 올게요!!! ㅠㅠ 도배될까 두편 한꺼번에 올리고 가요 :) 1. 상아를 찌른 백현의 아버지 - 백현이 아버지에 대한 두려움을 느낌. 백현또한 살인자의 자식이 됨. (백현에게 튀긴 피가 백현이 찬열을 찌르는데 별 거부감 없게 만듬) 이때까지의 이야기를 조금 요약해봤어요. 하하..망작돋네요..ㅠㅠ 오타는 지적해주시면 바로바로 고치도록 하겠습니다!!해석이 나와있어요...클릭!!
2. 형사에게 거짓진술을 하며 사탕을 만지작거리는 백현 - 갑자기 사탕이 어디서 나온 지가 포인트. 백현의 아버지가 준 것. 백현이 아버지에 대한 생각을 굳히고 아버지를 스스로 밀어냄.(백현의 아버지가 백현을 두려워하는 건 아버지로 생각하지 않고 진술할까봐. 그런 류)
3. 계속 되는 과거와 현재 씬의 반복 - 데자뷰가 되어 백현의 길에서 벗어나 자신의 아버지의 길에 발을 들인 백현을 나타냄. 하지만 정확한 결과는 나오지 않음. ( 백현이 백현의 아버지와 다르다는 뜻)
4. 백현의 선생님과 백현의 아버지 - 백현의 가정형편을 내비추어줌. 백현의 아버지는 돈은 많으나 여자를 밝히고 백현의 선생님 또한 똑바른 사람은 아니었음. 백현이 자기도 모르게 약간 물들여짐(상아와 찬열을 비슷한 인물로 생각해 수월하게 죽일려 함)
5. 처음의 침착함과 달리 뒤로갈수록의 미친듯한 백현 - 처음까진 겪었던 일과 별반 다르지 않았던 이유도 있지만 자신의 아버지라는 말에 미침. 백현이 방을 나간 것부터가 아버지의 길을 바라보았다. 그런 뜻으로 자신의 아버지가 죽이려 했다는 말에 과거와 함께 백현 또한 아버지의 길을 걷게 됨)
6. 찬열의 납치 - 백현의 아버지의 요구. 그가 같이 한 요구가 하나 더 있는데 5일은 살려라 라는 것. (이유는 밝히지 않을게요.) 찬열과 상아는 전혀 관련된 인물이 아님.
7. 제목의 의미 - 악마는 살인마의 비슷한 급. 찬열과 백현이 싸우면서 백현이 찬열에게 칼을 꽃은 것을 의미하기도 하지만. 백현이 아버지를 더러워할 때. 이미 자신도 아버지와 똑같았다는 뜻도 동시의미. (다른 여러 해석도 나올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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