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관 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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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관 옆 동물원. 하느님이 내 생각을 읽기라도 한듯, 명란젓은 개뿔. 바짝마른 멸치볶음이 반찬위에 올라왔고 김유권은 밥을 먹는 내내 코로 먹는지 입으로 먹는지 계속 불만을 토해냈다. 김유권의 친구들은 예상대로 김유권처럼 물렁물렁 했다. 단, 김유권의 더욱 흐물렁한걸 빼고선. "아 진짜 오늘은 예감이 좋았는데..." "뭔 또 헛소리야. 밥이나머겅." "아니 꿈을 꿨는데 대박. 꿈에 명란젓이 나와서 나랑 왈츠를 췄다니깐," "젖저미친놈..민혁아 내가 이해해라. 김유권이 원래저래." "난 멸치 볶음 싫은데." 반찬투정 즐. 이태일이 짧게 혀를 차곤 다시 조신히 젓가락으로 나물을 헤집었고 김유권의 계속 툴툴대며 멸치들을 국에 하나씩 빠트리고있었다. 명란젓이랑 왈츠를 추다니. 아마 그 명란젓은 황홀했을 것이다. 아마도 김유권보다 아니, 김유권이 더 두루뭉실할지도.신데렐라처럼. 점심시간 종이치자마자 명란젓은 달아났을것이고 신데렐라의 비싼 유리구두 대신 삐쩍마른 멸치 껍데기들만 시간에 던져놓고 갔다.
"민혁아, 넌 어디서 왔어?" "천안. 좀 멀어." "헐 천안? 서울까지? 야 아무리 뺑뺑이라도 서울은 에바다." "야 너도 부산에서 왔잖아. 저 병신이" "아 멸치완전 싫어. 빵이나 사먹어야지. 태일아, 너도 먹을거야?" "나 요즘 살짠거같아... 어제도 짜장면먹고 잤는데." "혹시... 임신 오개월? 야,야야 내가 말 잘못했어."
나도 멸치 싫은데. 모르게 뱉은 말에 김유권이 손바닥을 내민다. '오! 나도! 멸치 존나 싫어! 존나 한 두 단어에 자연스레 눈이 찌뿌려졌지만 어차피 얘랑 내가 깊게 알던 사이도 아니고 싶어서 그냥 넘어갔다. 손바닥이 짝! 소리를 내며 닿자 그제서야 만족한건지 실실 웃으며 손바닥을 실실 뒤로 뺀다. 이태일이 어이가 없는것이 재미가 없는지 안재효랑 식판을 들고서 일어선다. 김유권, 나또한 젓가락질을 멈추고 식판을 들고서 따라 일어섰다. 점심시간이 끝나고, 수학시간이다. 역시 재미없는 공식만 째깍거리다 김유권의 어깨 너머로 듣기는 햇님에 달콤히 잠에 빠져든다. 아, 내일은 뭐할까. 학원도 없는데. 밀린 게임이나 만렙을 시킬까. 내일 점심에도 멸치가 나올까. 웩 무겁게사뿐히 닫기는 눈꺼풀 밑으로 팔의 와이셔츠부분 에선 쇠고기냄새가났다. 그리고 오랜만에 달달한 꿈을 꾸었다. 무슨 꿈인지는 기억이 가물가물하지만 정말로 코에 자리잡은 소고기냄새가 풍겨오지 않을 만큼 달달하게 날 감싸왔다. 짧은 신기루처럼 원래 달달한 꿈은 빨리 잊혀졌다. 그래서 항상 다이어리에 적어놓고했지만 이번 꿈은 기억이 사라질랑말랑한다. 최대한 둥글게 꿈의 내용을 휘갈기지만 수학시간에 잠드는 것처럼 머리는 훵한 백지 로 적혀 있었다. 아, 물론 명란젓과 왈츠의 추지 않았다. 그냥 백프로 에비씨 초콜릿 세 봉지를 통치로 녹인것같은 꿈이였다. 물론 생크림토핑을 한번이라도 더뿌리고. 아아, 어쩜좋아.기억이 하나도 안한다. 결국은 종례시간인 인지도 모르고 꽁꽁 머리만 싸메다 선생님의 말이 끝나서야 가방에 책만 부랴부랴 쌌다. 햇님은 어둑어둑했다 사라지고있었다. 아마 내일은 비가올거 같아. 꿈도 기억 못한 채로.
"같이 갈래?" 아. 아마 난 꿈에서 왈츠를 췄을지도 모른다. |
언제나 짧아요.... 사실 ㄱ더 길게 하려했는데 애매해서.......
댓글 달아주신 분들 너무 스릉해요..... ㅠㅠㅠ 님들 밖에 없음
기대에 모미치게 발글 가꼬 왔어여...발꼬랑내..으잉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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