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영] 끝점과 시작점 | 인스티즈](http://file.instiz.net/data/cached_img/upload/4/d/9/4d99e34c9c9139cfcc8abf4e921c7c19.jpg)
- 밥운 잘먹고있는거지?
그만 응. 이라고 답장을 보낼뻔했다.
도대체 이게 몇번째지? 이불속에서 계속 너와 함께한 문자들을 보며 일어날수가없었다.
먼저 끝내자 한것도 나고. 헤어지자고 한것도 난데.
왜 내가 널 그리워하고 보고싶고 힘들어 해야하는지.
계속 보고있다간 진짜 문자를 보낼것 같아 그만 씻으러 일어났다.
보고있던 문자를 닫지 못한채.
친구가 그런 나를 소개팅시켜준다해서 나름 신경써서 화장도하고, 머리도 했지만
오늘따라 아이라인이 안그려지고 머리도 뻗치는게 하루종일 저기압이다.
그러니까 왜 아침부터 그 문자를 다시 또 봐서...
카페에서 만난 남자는 나름 괜찮았다. 말하는것도 괜찮고, 생긴것도 괜찮고. 그냥 괜찮았다.
같이 밥을 먹고, 영화를 보고. 다시 카페를 가고.
날 잡고 집까지 데려다 주려는 남자를 몇번씩이나 죄송하다 거절을 하고 다음에 만나기로했다.
남자가 가자마자 자연스레 한숨이 나왔다. 남자한번 만나는게 이렇게 힘들었다니.
녹초가 된 몸을 지탱하는 발이 하이힐에 의해 쓰렸다.
간신히 버스에 올라타 자리에 앉아 숨을 돌렸다
2인용자리가 텅텅비어 나혼자 창에 기대어 있는데 유난히 오늘따라 텅텅 빈 버스안에 내맘을 알기라도 하는지 저녁라디오에서
옛날 팝송이 흘러나왔다.
사람이 없나? 하고 고개를 돌리는 순간, 제대로 볼수가 없었다.
그 익숙한 인영이 내눈이 맞다면 그였다.
맞을까? 아닐까? 떨리는 마음반. 아려오는 마음 반으로 차마 아무 곳도 보지 못하고 결국 창에 머리만 기대어 빨간 하이힐만 뚫어져라 쳐다봤다.
가슴에 물이 찬듯 답답하게 떨려왔다.
내 마음이 또 너에게 반응하는구나. 후회와, 그리고 이미 우린 끝이란 사실에 먹먹해졌다.
정류장이보이고, 버튼에 빨간 불이 들어왔다.
다시 만났던 것도 20분이란 짧은시간뿐이였구나. 바를 잡은채 미련스럽게 다시 돌아보지도 못했다.
너는 이곳에서 안내릴까? 그냥 뒤도 보지 않으채 우리집을 향해 걷고, 또 걸었다. 버스는 이미 떠난건지 소리가 점점 멀어갔다.
"OO씨?"
날 부르는 목소리에 당연한듯 고개를 돌리니, 난 그자리에서 움직일 수가 없었다.
나보다 큰 키로 날 보며. 머리를 긁적이며 살풋웃는 너. 너의 시선이 나에게로 향해져있고. 넌 나에게 다가온다.
핸드백을 잡은채 난 아무것도 할수 없이 서있다. 당연하듯 네가 이끄는 손에 난 앞으로 향한다.
"OO맞네."
"........."
"잘지냈어?"
"응...뭐.."
"카페에서 너인가 싶었는데. 너였네."
"봤었어?"
응. 짧게 웃은 그가 고개를 숙였다.
봤구나. 그남자랑 같이 있던 나를. 니 마음은 어땠을까?
"보고싶었어."
"............"
"오늘 정말 예쁘다."
어느새 우리집앞에 다온 네가 말한다. 분명히 전에는 그말이 지겨웠는데.
지금은 미치도록 선명하고 포근해 가슴이 설렌다.
내눈에 네눈을 맞추고 함께 쳐다보던 우리는 다시 원래대로 멀어진다.
손 흔들며 멀어지는 널보며 가만히 문앞에 서서 문을 열 생각을 못했다.
나는 사실 널 그리워하고있었구나, 널 .. 널....... 윤석영 너를,
참았던 눈물이 결국터지고 마스카라에 번진 눈물이 닦은 손등에 검게 번져새겼다.
그리곤 흐릿한 눈으로 반짝이는 휴대폰 바탕화면을 켰을땐,
'사실 널 못잊었었어.'
나는 다시 울음을 터트렸다.
모든 시리즈
아직 시리즈가 없어요
최신 글
위/아래글
공지사항
없음

인스티즈앱
현재 sns에서 난리난 눈쌓인 포르쉐 낙서 박제..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