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코]선후배 2
W.지호야약먹자
"어? 형 어디..."
급한 약속이 있는지 강의가 끝나자 마자 앞쪽의 경이형을 끌고 강의실을 나서는 형을 붙잡으려다 내 소매를 잡아오는 힘에 말을 멈췄다.
소매를 잡은 쪽으로 고개를 돌리면서도 강의 내내 한마디도 안하고 고민이 있는지 뭔지 턱을 괴고 연필만 돌리던 지호형의 모습이 눈에 밟혀 신경쓰였다.
지호형 생각으로 꽉 찬 머리에 신경을 못 썼는데 날 잡은 건 최진리였다.
살짝 올라간 눈매가 뭔가에 화가 났다는 표시같은데, 뭐지. 얜? 지호형을 놓쳤다는 생각에 나 역시 얼굴이 굳어지는 느낌이다.
"표지훈, 나 좀 봐."
충분히 보고있는 것 같은데. 주위엔 선배들이랑 동기들이 신경 안 쓰는 척 하면서도 해도 힐끗힐끗 이쪽을 주목하며 수근댄다.
쟤네 그렇고 그런 사이야? 부터 시작해서 헤어진 거 아님? 그럼 그 유명한 최진리가 매달리는 거? 대박...얼굴값하네.
무슨 쓸데없는 소리만 늘어놓으며 하나둘 강의실을 나간다.
내일 저 사람들이 질문하면 좀 시달리겠네, 내일 생각에 벌써부터 어지러운 것 같다.
"그래, 다 나갔네. 무슨 일인데?"
왜 날 잡았는지 알아나 보자, 싶은 마음에 잡혀있던 손을 빼서 팔짱을 끼고 내려다봤다.
내 모습에 당황했는지 뭔지 아까의 당당함은 사라지고 우물쭈물 말을 못 한다.
"나 가봐야 할 것같은데, 오래걸리면 문자로 할래?"
"너!"
가방을 집어들며 노트를 넣으려하자 다급해졌는지 입을 뗀다.
너, 내가...그러니까 저번주 쯤에..데이트, 신청도 했는데. 아무말도...
아, 그러니까 저번주 밥먹자는 말에도 내가 반응없이 똑같이 대해서 불만이다? 썸이라도 탈 줄 알았나보네.
자신이 데쉬만 하면 다 아이구, 감사합니다. 하고 넙죽 절만 하던 사람들만 만난건지 단순한 사고의 최진리에게 질리기 시작했다.
그래도 전엔 그냥 이쁜애긴 했는데, 가만히 있지그랬어. 이대로는 괜히 입이 험하게 나갈까 싶어 최대한 얼굴을 피며 최진리와 눈을 마주쳤다.
"아, 그거...음, 데이트 신청해준 건 고마운데.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 있거든. 진짜 미안"
미안하다는 투로 얼러가며 말을 했더니 거절도 처음인지 좀 충격받은 얼굴이다.
그럼 볼 일 끝난거야? 그럼 나 먼저 갈게. 할 일이 있어서.
집어넣다가 멈췄던 손을 다시 바삐 움직여 가방을 마저싸고 강의실을 빠져나왔다.
나오면서 곁눈질로 본 최진리의 모습은 꽤나 볼만했다. 넋이 빠진게 인형같긴 하네. 아, 형한테 전화해야겠다. 왜 그렇게 서둘렀지?
주머니를 뒤져 나온 핸드폰에 지호형의 번호를 눌렀다.
[지호형]
하트를 붙이는 성격도 아니고 붙였다가 괜히 들킬까 간단하게 세글자인 이름이 떴다. 언제쯤 지호형이 내사람으로 바뀔까.
숨 쉴때마다 하얗게 나오는 입김이 사라지기가 무섭게 나온 한숨으로 또 다시 얼굴 주변이 하얀 입김으로 가득 찼다. 으으 추워.
익숙한 통화연결음이 들렸다. 통화연결음 설정이 어렵다며 나한테 맡긴 형 덕분에 형이랑 나는 같은 노래의 컬러링이였다.
She will be loved...흥얼흥얼 허밍을 맞추며 걸었다. 잘 이어지던 노래가 갑자기 뚝- 끊겼다. 내 걸음도 멈췄다.
아직 일분이 되려면 많이 남았는데. 이건 직접 끊은거다. 뭐지, 형이 내 전화를 거부한 적은 없었는데. 갑자기 드는 불안감에 그 자리에 멈춰서 다시 전화를 걸었다.
이번엔 더 빨리 끊어지는 전화, 끊어진 전화에 벙쪄서 전화기만 쳐다보다가 이번엔 경이형에게 전화했다.
아까완 달리 꽤 신나는 음악에도 아무 소리도 안들리는 것처럼 멈춰서서 목소리가 들리기만을 기다렸다.
-지훈이야?
다행이도 연락이 됐다. 아까 지호형이랑 같이 나갔으니까 같이 있겠지.
-형? 뭐하세요? 지호형이랑 같이 있죠?
경이형 안부를 묻기보다 형이 먼저라는 생각에 다급하게 형의 존재를 물었다.
어? 아, 응... 말을 살짝 더듬는게 지호형 눈치를 보는 것 같다.
어딘데요? 지호형 무슨일 있어요? 왜 내 전화를 피해? 따발총처럼 질문을 쏟아냈다. 원래 이렇게 성급한 성격이 아닌데, 지호형때문에 자꾸 내 페이스가 흐트려진다.
"어...여기 우리 맨날 오는 부침개집 알지? 거긴데...아 진상 떨지말고 가만히 좀 있어. 니 취하면 난 니 책임 못져. 도착하자마자 한 병 반을 그냥 털어넣냐....아무튼 여기 알지? 우지호 이 새끼 너한테 뭐 화난 것 같은데 니 뭐 잘못함? 내 옆에서 존나 진상 쩔어. 십년친구만 아니면 진짜. 얘 지금 한병 거의 마신다. 빨랑 와 빨랑"
경이형의 말을 듣고 가게까지 거리를 짐작하다가 희미하게 지호형의 목소리가 들렸다. 아 존나 박경! 왜 부르는데 우리끼리 먹자고 새끼야. 살짝 실갱이하는가 싶더니 경이형이 다시 말을 이어간다. 별로 걸리지도 않았는데 벌써 반이나 먹으면 금방 취할텐데. 술이 쎈 것도 아니면서 마시긴 왜 마셔.
살짝 들렸던 왜 전화했냐는 말의 의미를 해석하기 두려워 한 편으로 치워두고 지호형의 걱정만 하려했지만 어쩔 수 없는 듯 계속 지호형의 희미했던 말이 생각난다.
오지 말라니,진짜 뭐에 화가났니? 아닌데 어제..아니, 어젠 못만나고 그제만 해도 둘이서 잘만 붙어다녔는데?
일단 지금 생각해봐야 소용없다. 느려졌던 발걸음을 재촉했다. 거기까지 5분정도. 금방 도착하겠지.
헉...너무 뛰었는지 숨이 가빴다. 아직 이름 시간에 얼마 없는 손님덕에 금방 형들이 있는 테이블을 찾았다.
어, 지훈이다! 여기여기! 날 보고 반가워하는 기색인 경이형과는 달리 지호형은 이 쪽은 쳐다보지도 않고 술잔에 술을 기울인다.
"형, 벌써 얼굴 빨개졌는데. 그만 마셔요."
상처받은 것보단 내일 숙취로 힘들 형 걱정에 우선 형의 손을 잡아 입가로 가던 술잔을 멈췄다.
난 흘겨보는 형의 눈이 잔뜩 심통이 나있었다. 뭐에 뒤틀린 건지 속 좀 시원히 말해요. 강의 끝나고 물어보려니까 휑하니 가버리고.
도로 술 잔을 내려놓는 형의 손을 확인하자마자 매고있던 가방을 옆에 놓고 겉옷도 벗어 자리에 앉았다.
"와, 우지호 봐라? 내가 그렇게 먹지말라할 때는 들은 척도 안하더니. 치사한 놈!
난 오늘 안재효가 클럽가자고해서 거기 간다. 지호 집에다 잘 모셔놔라 표지훈, 고생이 많다.
우지호, 너도 그만 퍼마시고 집에가! 오랜만에 과제도 없는데 좀 쉬어라!"
이러니 저러니해도 십 년 친구라고 걱정때문에 자리를 못 뜬 거였는지 내가 자리를 잡자마자 벌떡 일어나서 간다. 한 층 더 홀가분해진 얼굴이다.
심통난 상황에서도 경이형이 가는 것에 가라고 손짓을 해준다. 아닌척해도 둘이 아끼긴 겁나 아껴요.
손짓을 하다가 문득 자신이 지금 나랑 둘밖에 없는 걸 깨달았는지 당황하는 빛이 스친다.
"표지훈, 너도 가. 나 혼자 마실겨"
입술을 삐쭉 내밀고는 옆에있는 나를 슬쩍 민다. 그래서 날라가겠어요? 능글맞게 대꾸하며 더 몸을 붙이니 꾸물거리며 좀 떨어진다. 귀엽기는.
아이-진짜? 너! 그, 뭐냐...그 최진리랑 밥먹을 때잖아. 왜 여기와서 이래.
아! 머리가 맑아지는 느낌이였다. 그것 때문이였어? 근데...왜? 형은, 형도 나 좋아하는 거야?
머리에 물음표를 잔뜩 달고 형을 봤다. 아까의 새빨갛던 얼굴은 잠깐 사이에 가라앉았지만 여전히 발그레했고 급히 먹은 술 탓에 벌써 술기운이 도는지 말도 살짝 꼬여있다.
아, 귀여운 건 귀여운 거고...근데 누가 그랬지? 형은 분명 우리가 말하기 전에 나가버렸는데.
"형? 근데 최진리랑 밥먹는다고 누가 그래?"
"누구긴 누구야...최진리지..."
잘못한 건도 없는데 뭐에 꿀리는 건지 고개를 푹 숙이고 웅얼거린다.
그 와중에도 확실히 들리는 말들, 최진리가? 형한테? 왜?
"몰라...전화가 와서, 음...받았는데, 내일 자기랑 지훈이랑 데이트? 한다고..선배가 후배한테, 맨날 붙어다니면서 연애나 방해한다고 나한테 그러더라?
내가 막! 욕을 하려다가 못 했어...여자잖아... 그리고 말도 되는 것 같았다고...그래도 바꽈주긴 했지. 헿...."
푹 숙인 고개에 잘 들리지 않아 귀를 가져다 댔더니 웅얼웅얼 할 말은 다 한다. 술을 먹여서 그런가, 다른 때보다 고분고분해졌다.
최진리가 그랬다고요? 응, 최진리가...
최진리고 뭐고 이젠 웅얼웅얼조차 안들릴만큼 옹알이를 한다. 과음하셨네, 과음하셨어. 우리 형.
보기완 달리 몸을 일으키자 의외로 잘 선다. 그래도 버스보단 택시가 낮겠지? 형 집으로 데려가야 되나? 몇 시간 있으면 일어날 텐데 그냥 우리집으로 가야지
"어이구, 형 좀만 더 제대로 서봐요, 응?"
잘 서는가 싶더니 금세 휘청이는 몸에 손을 뗄수가 없다
"누나! 여기 이거 안먹었는데 좀 싸주세요. 빨리요~"
지호형 녹두전 좋아하니까 싸가지고가야지, 돈도 내야하는데 버리면 아깝지, 암.
자꾸만 흘러내리는 형의 팔 한쪽을 어깨에 걸치고 나한테 기대게했다. 길기는 더럽게 길어서 컨트롤하기 힘들다.
난 작은 게 좋은데...마음속으로 되뇌이며 지호형의 머리를 살짤 낮춰봤다. 눈을 찌푸리면서 머리를 흔드는 모습이 귀여워보인다.
키가 커도 어떻게해서든 이렇게 위에서 보면 됐지, 뭐. 키 커도 귀엽기만 하네...순간적으로 든 생각들에 웃음이 또 났다.
와, 표지훈 콩깍지 씌여도 단단히 싀였어. 남들은 다 쎄보인다고 하는 우지호를, 대단해 나도.
혼자 웃는 내가 이상한지 음식집 아줌마가 이상한 눈을 하고는 녹두전을 내민다. 계산도 경이형이 했다던데, 지호형을 잠시 앉혀두고 가방에 전을 넣었다.
인사불성은 아닌데 그냥 정신을 놨는지 아예 주저앉는게 갈 길이 멀어보인다.
택시를 타고 왔더니 금방 도착했다. 언제오나 걱정했는데 다행이네.
여전히 축 쳐져있는 지호형의 얼굴이 내 어깨에 파묻혀져 있다. 나는 좋은데 기사아저씨가 자꾸 쳐다보시네. 술취한 사람 처음 보시나요.
신경쓰이는 눈초리를 애써 무시하고 돈을 지불했다. 집은 깨끗할까 모르겠네.
삑삑삑삑-
꽤 경쾌한 소리와 함께 문이 열렸다. 다행이 도우미분이 오셨었는지 아침과 달리 깔끔하다.
으아-형, 진짜 무거워...차마 내던지지는 못하고 방까지 끌고들어가 침대에 고이 눕혔다. 꼼꼼히 이불까지 덮어주고 나오니 어깨가 뻐근하다.
키에 비하면 진짜 마른 몸이긴해도 남자다보니까 뼈무게만도 만만치 않다. 어깨를 주물르며 고개를 돌렸다.
겉옷을 벗으니 얇은 티때문에 몸이 떨렸다. 형 감기 걸리겠네. 보일러나 틀자.
꽤 따뜻해진 방에, 가방도 다 정리하고. 편해져서 그런지 지호형의 핸드폰에 눈이간다. 잠금을 풀어보니 잠겨있지도 않고.
내 이름만, 그래, 내 이름 궁금해하는 건 죄가 아니지! 내 번호대로 다이얼을 눌렀다.
[헷갈리는 놈]
헷갈리는...놈? 안 어울리게 귀여운 걸 좋아하는 형덕분에 동글동글한 글씨체로 써있는 헷갈리는 놈. 이라는 다섯 글자에 마음이 심란했다.
형, 나 이러면 자꾸만 더 기대하는데. 왠지 우리가 같은 마음인 것 같아서 그래서, 진짜 기대한단 말이야.
지호형의 핸드폰을 원산태로 돌려놓고 소파에 몸을 눕혔다. 괜히 실실 나오는 웃음에 입을 한 번 가리다가도.
괜한 희망일가하는 두려움에 뜨거워지는 눈가를 가렸다. 몸이 더 깊숙히 눞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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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진짜 피곤해. 어떻게 과제가 이러냐고...벌써 2년째지만 과제는 진짜 적응이 안됀다. 정의란 무엇인가? 지금 장난해?
정확한 범위를 알려주던가, 아 진짜 교수님때문에 내가 미쳐. 좋아하는 교수님이라서 교양이라고 무시할 수도 없고. 머리아파. 머리아파...
아잇-
[망고오이]
우죠, 표지훈 번호 좀 알려줘라. 오늘 찾는데 없네. 저번에 삭제됐나봐
표지? 아, 오늘은 못봤네 이 놈? 맨날 붙어다니다 하루 못 봤다고 또 보고싶네. 아, 내가 생각해도 닭살돋아. 크크큭
키패드를 꾹꾹 눌러서 표지훈의 번호를 보냈다. 얘는 대세에 안맞게 문자만 쓰더라. 뭐, 남아돌아서 상관은 없지만.
이번에 표지훈한테 문자나 할까 해서 표지훈번호를 누르려는데 익숙한 노래가 흘러나온다.
She will be loved...좋아하던 노래는 아니지만 표지훈의 컬러링이 좋길래 벨소리로 설정했다. 항상 진동으로 해놨어서 표지훈은 아직 모르겠지.
가사를 흥얼거리며 확인해 본 폰 화면에는 이름이 없었다.
모르는 번호, 누구지? 통화 버튼을 누르고 전화를 받았다.
"여보세..."
"우지호 선배 핸드폰이죠?"
처음 듣는 여자 목소리에 귀에서 수화기를 떼어냈다.
선배? 내 후배라는 건가? 항상 낮은 목소리의 선배소리만 듣다가 오랜만에 듣는 높은 여자 목소리에 왠지 소름이 돋았다.
소름이 돋아난 팔을 슬슬 문지르며 대답했다.
"그런데요? 누구?"
"저 진리에요. 국문학과, 아시죠?"
아, 표지훈 썸녀.
조그맣게 중얼거리는게 들렸는지 아,네 라는 소리가 들린다. 인정? 쿨한건지. 쉬운건지.
이런게 표지훈 타입이였나? 아닌가?
이리저리 표지훈 타입에 최진리를 재보는데 갑작스럽게 표지훈이랑, 그만 좀...같이 다니셨으면 좋겠어요.
예상치 못한 말에 이리저리 방을 움직이던 발을 멈췄다.
"뭐?"
"그러니까, 제가 지훈이한테 데이트 신청한 거 선배님도 보셨잖아요. 그런데 그 후로 아무리 다가가려고 해도. 선배님이 항상 붙어계셔서 말도 못 걸겠구요.
표지훈도 선배 뒷치닥거리 하느라 저는 신경쓰기도 힘든 것 같고요. 제가 데쉬한 건 처음인데 진짜 잘 해보고 싶었거든요?"
"허..."
헛웃음밖에 나오질 않는다. 그래, 그러니까 니 썸질에 내가 방해물이 된다 이거지?
니가 표지훈 마음에 안차는 게 아니라 내가 방해물이다?
"그러니까 제발, 따로 있으시면 안될까요?"
"그래? 내가 방해가 됐나봐? 그래...우리 대 여신 최진리가 표지훈 마음에 안찰리가 없으니까, 맨날 표지훈한테 붙어서 뒤치닥거리 할 거나 만드는 내가 문제다?
와...대단하네. 진짜 대단하다 최진리. 그래. 내가 내일은 피해줄게 니네 둘이 딱 달라붙어서 some을 love로 만들어봐라"
"네? 아..저, 선배?....선..."
뚝-
끊은 건 내가 먼전데 왜 이렇게 진 기분이냐...괜히 뜨거워지는 눈가에 침대에 몸을 던졌다.
잠이나 자자. 벌써 12시네. 졸리다...졸리다...눈이 뜨거운 건 졸려서 그런거다...
어제 뜨거웠던 눈가엔 결국 눈물이 훌렀었다.
그 때문인지 조금이지만 눈이 부었다. 안그래도 작은 눈 더 작아졌어. 짜증나...
대충 손으로 문지르고 옷을 껴입었다. 오늘은 경이랑만 놀아야겠네. 씨이...눈이 또 찡해져왔다.
교양시간, 의도치 않게 내 옆에 앉아버린 표지훈에 마음이 심란했다. 괜히 최진리의 눈치를 봤다.
이따금씩 날 흘기는 날카로운 눈초리에 괜히 몸이 위축된다. 잘못한 것도 없는데 괜히 잘못한 것같아서 기분이 상했다.
입술을 물었다. 안그래도 두꺼운데 깨물면 부을텐데...걱정하면서도 깨무는 걸 멈추지 않았다.
강의의 끝을 알리는 교수님의 목소리가 들리자마자 자이에서 일어나 경이의 겉옷 후드를 잡고 끌었다.
그리고는 부침개집에서 소주 반 병을 그대로 원 샷.
빈 속이라서 그런지 좀 띵하다.
자꾸 술을 따르는 내 손을 막는 박경에 짜증나고, 걸려오는 표지훈 전화에 짜증나는데
이번엔 표지훈과 통화하는 박경에게 짜증이난다. 끊게하려고 손을 휘젓는데 술기운이 도는지 잘 움직여지지 않는다.
포기하고 다시 물잔에 술을 따른다. 자꾸 옆에서 뭐라뭐라하는데 거슬린다.
혼자 한 병을 다 동냈을까, 아니면 반 병에서 멈췄을까. 중간에 표지훈이 온 것같기도 한데. 내 정신은 거기서 끝이다.
문득 돌아온 정신 속에서 노래를 들은 것도 같다.
She will be loved 가 아닌 He will be loved....라는 내 꿈인지는 몰라도 그 익숙한 목소리는 귀 아주 가까이에서 들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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헿.........결국 2편을 들고 왔네욤...... 뭔가 뻘쭘...안 올린다더니 다음편을 바로...ㅋㅋㅋㅋㅋㅋㅋㅋ 오늘 학교가 일찍 끝나서 썼어요!! 나름 옴니버스라고 했는데 글쎄요...아닌것같죠? 선후배는 이렇게 진행될 거에요. 저도 피코가 이뤄지는 것 까지는 보고싶어져서...ㅋㅋㅋㅋ 변덕도 심하고 귀도 얇네요...쉬운 작가....ㅋ............. 신알신해주신 분들도, 읽어주신 분들도 다 감사드려요!!! 암호닉해주신 울님 노숙자님 이불님!! 감사드리구요!♡ 그 전부터 읽어주신 암호닉 해주신 분들이 계신데 안나타나심...ㅠㅠ나타나세여...ㅠㅠ 그리고 제가 대학생이 아니라 대학생활이 어떻게 그려질지 모르겠네요...실제 대학이랑은 거리가 있어도 눈감아주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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