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릭남, 웬디 - 봄인가 봐 (Spring Love) (Inst.)
브금도 함께 들어주시는 센스 ♥
"휴."
"왠 한숨이야. 과제때문에 그러냐?"
"몰라. 그냥 힘들다."
"원래 인생이 그렇지 뭐."
며칠 째 잠을 안자고 에너지 드링크만 마셔대며 학교에 박혀있던 나는 화장실 거울을 보고 소스라치게 놀랐다.
몇 달 전만 해도 대학에 입학 할 생각에 들떠 풋풋했던 파릇파릇 새내기는 어디가고 어느 새 적응해 야작을 주구장창 하고 있는 과제에 찌든 거지꼴을 한 대딩이 서있었다.
못 감아 떡진 머리를 위로 말아올리고 후줄근한 복장에 다크써클이 턱 밑까지 내려온 것이 정말 나 스스로도 봐주기 힘든 모습이었다.
3월 초만 해도 꾸미느라 바빠 예쁜 옷 모으기에 목 맸던 나는 나를 버린지 오래였다.
작곡과 민윤기 02 : 선배님? 후배님!
W. 꽃비누
카톡-
므쨍이 태형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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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점 앞임 어여 튀어와라] 11:37 pm
"어, 뭐야."
밤 늦게 까지 과제하느라 시간이 매우 늦었구나라고만 인식하고 있던 나는 정적을 깨는 카톡 알림에 폰을 확인했다. 시간은 벌써 11시 반을 넘어가고 있었다. 상단바에 떠 있는 노란 말풍선을 확인하고 카톡을 들어가보니 톡이 하나 와 있다. 오랜만에 김태형한테 톡이 왔다. 평소에 하루도 빠짐없이 톡하는 사이지만 요즘 둘 다 바빠 한동안 못했다. 솔직히 얘기는 김태형이 다하고 나는 가끔 말하고 맞장구 쳐주는 정도랄까? 내가 먼저 선톡하는 일이 거의 없다 보니 둘 다 바쁜 요즘에 톡이 오갈 일이 없었다.
내용을 보니 매점 앞으로 나오란다. 오랜만에 장난섞인 톡을 받아 반가운 마음에 금방 나간다고 답장을 보냈다. 그런데 위를 보니 나를 다시금 빡치게 만드는 이름명은 무엇인가? 언제 저런 해괴망측한 하트까지 붙히고 이름명을 바꿔버렸는지. 아까 낮에 까페에서 핸드폰을 켜놓고 화장실 갔다 온 사이에 저 새끼가 바꿔놓은게 분명하다. 나는 토가 쏠리기 전에 다시 이름을 '또라이자식'으로 바꿔놓았다.
***
"여기, 여기!!! 얼굴 상태 왜 그러냐, 죽어갈려 그르네, 우리 탄소."
"와, 진짜 우리 교수님 너무하신다고. 어떻게 새내기한테 이렇게 이렇게 과제폭탄을 내주시는지."
"풉, 너 꼴이 지금 장난아니게 꾀죄죄한건 알지?"
"알거든 임마. 진짜 이러다가 얼마 안 있다 돌아가버리시겠다."
오자마자 사이다 한 캔을 건네며 자리에 앉으라 하고 내 몰골을 넌지시 언급하는 김태형에게 그동안 쌓아뒀던 불만과 스트레스를 봇물 터지듯 풀어냈다. 오늘따라 왜 이러는진 모르겠지만, 옆에서 공감해주고 맞장구쳐주는 김태형 때문인지는 몰라도 그 말들에 힘입어 나는 이야기보따리들을 마구마구 쏟아냈다.
그렇게 몇 십분이 지나고 나서야 말 많던 김태형이 여태까지 자기 말을 한마디도 안하고 내 말을 들어주고 있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뭔가 이상한 점을 느껴 말을 멈추고 김태형을 쳐다보자 당황한 눈치로 도로로록 눈동자를 굴려 내 눈을 피한다. 어쭈 이 자식 봐라?
"...김태형 너..."
"...라면 먹을래 탄소야? 내가 사줄게.."
".....야, 너 바른대로 말해라."
"...내, 내가 뭘....(동공지진)"
"내가 널 몇 년이나 봐왔는데, 너 나한테 숨기는거 있지. 후딱 안 말하냐? 확, 마."
주먹으로 때릴려는 시늉을 하자 꼬리를 내리며 시무룩해지는 김태형이다. 내 눈치를 보며 그..그게 하며 어물어물거리다 또 한번 눈총을 주자 세상에서 제일 불쌍한 표정과 함께 대뜸 조용히 '미안해 탄소야...' 스킬을 시전한다. 뭔가 불안한 기운이 급습해오는 걸 느꼈다.
"...왜 뭔데..."
"너가 2주 전에 이제, 그, 커피 갖다드린 작곡과 사람 이짜나."
2주 전이라면 민윤기 일을 말하는 건가? 벌써 그게 2주나 됐나. 날짜나 시간 감각따윈 잊어버린지 오래라. 그 후의 일을 물어본다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정말 아무 일도. 우리 과방으로 찾아오지도 않았고 김태형에게 따로 연락이 온 것도 아니고, 지나가다 마주친 것도 아니다.
그 일이 있자마자 바로 과제폭풍이 휘몰아쳐 나도 그 일을 어느새 기억 깊숙이 묻었다. 나,김태형, 아마도 민윤기도 아무렇지 않게 평소처럼 생활했더란다. 그렇게 바쁜 일상에 묻혀 사느라 민윤기 생각을 할 틈도 없었는데 이렇게 갑작스럽게 언급되니 묻었던 기억이 되살아났다.
불안한 예감이 든다. 그것도 엄청. 저 입에서 무슨 말이 나올까 매우 두려웠다.
"어, 왜...."
"그 사람 이짜나....
23살, 13학번이시래...."
23살, 13학번이시래...."
23살, 13학번이시래...."
????????????
?????????????????
미안,미안 내 앞에 김태형은 머리를 박으며 주구장창 똑같은 사과만 해댔다. 난 제대로 충격을 받았다. 완전 패닉. 뭐지 이 상황? 상상도 못했던 전개라 너무 어이가 없어서 멍을 때렸다. 이윽고 헛웃음이 났다.
도대체 무슨 일을 저지른 거냐
나년아.....
미친년아......
......그러니까 난 아는 척을 했다. 반말을 깠다. 그것도 초면에. 13학번 23살 2학년, 복학생에게.
아.
학교생활 망했구나.
마주치면 난 그냥
뒤졌구나.
***
정신줄을 잡는데 생각보다 오랜시간이 걸리지는 않았다. 한 40분 정도? 사람이 너무 충격을 받으면 냉정해지기는 한가보다. 이성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내가 이렇게 빡치는 일을 당하고도(?) 가만히 있다니. 침착하게 김태형에게 물어보니 덜덜 떨면서 이야기를 해준다. 어떻게 알아냈냐는 내 물음에 얼마 전 한 선배와 친해졌는데 그 선배가 민윤기 아니 민윤기 선배님과 친하단다.
문예창작과 김남준 선배님이라고, 어쩌다 수다를 떨다 민윤기 선배님 이야기가 나왔는데 그 선배가 민윤기를 형이라고 말하는 걸 보고 자기도 놀랐다고 한다. 그리고 그러고는 자기도 안 지 얼마 안됬다며 미안하다고 주절주절 변명을 늘어놓는다.
"진짜 미안해. 김탄소....진짜 머리박을게."
"와... ㅋㅋㅋㅋ이젠 웃기다, 그냥."
".....이제 어떡해?"
"......좀 힘들더라도 피해다녀야지 뭘 어떡해. 학교생활 망할일 있냐, 임마."
시작도 못해보고 끝나는구나. 내가 그렇지 뭐. 제대로 되는게 없네. 걸리는 순간 제대로 찍힘과 동시에 전교에 소문 퍼지는건 정말 시간문제다.
'어머 쟤가 1학년 주제애 작곡과 민윤기 선배님한테 초면에 반말 까고 사과도 안하고 쌩깐 년이래ㅎㅎ~^ㅁ^'
'헐 걔가 쟤야? 대박 철판 엄청 깔았네~대단하당ㅎㅎ~^ㅁ^'
아 생각만으로도 지옥같은 일상이 될거다.
그런데 좀 의아한게 왜 아직 소문이 안퍼진걸까. 거기 있던 사람들은 민윤기가 나보다 선배인건 다 알았을텐데. 혹시 음대 쪽 사람들만 알고 있는게 아닐까. 아직 미대 쪽으로 아직 안 넘어 왔을지도, 절대 안된다. 앞으로 음대 건물 근처로 지나가지도 말아야지. 김태형 입막음도 철저히 해야겠다. 아 저 자식 진짜. 추석 귀성길 같은 새끼.
***
"탄소야! 밖에서 누가 너 찾더라. 빨리 나가봐."
"네? 누군데요?"
"모르겠는데? 미대 쪽 사람은 아닌 것 같다."
"아...네"
몇 주뒤 강의가 끝나고 수업내용을 잠깐 정리하고 있었는데 같은과 선배님이 와서 누가 밖에서 나를 기다린다고 한다. 누구지? 의아해 하고 있는데 선배가 나만 들릴만큼 작게 말하며 툭 치고 지나간다. '남자더라 탄소야~ 잘생겼던데?'
? 남자? 미대사람도 아니라면..... 나는 덜덜 떨면서 문밖을 조심스레 나섰다. 그리고 보이는 폰을 만지고 있는 한 남자. 워 저 사람 기럭지 봐 설마 저 사람이 날 찾나? 라는 생각과 동시에 눈이 마주치고. 말을 건네온다.
"안녕, 너가 탄소 맞지?"
헐 뭐야 웃는게 스윗하다. 순간 설렜다. 이름을 모르니 스윗 씨라고 하겠다. 네.. 맞는데요 내가 낯을 가리며 말하자 갑자기 나를 끌고 어디론가 간다. 아니 이건 뭔 상황?
"..저기요? 누구신데 그러세요?"
"아 이름은 이따가 말해줄게요. 나 태형이랑 친해요. 초면에 진짜 미안한데 탄소 후배를 기다리는 사람이 있어서 어디좀 같이 가줘야 할 것 같아요."
예? 아니 나를 기다리는 사람이 또 있다고? 그렇게 나는 영문 모르게 모르는 사람에게 끌려와(?) 어딘가에 도착했다. 카페다. 도착하자마자 스윗 씨는 스윗하게 이름만 알려주고 나를 남겨두고 홀연히 떠났다.
" 여기에요. 갑작스럽게 데리고 와서 미안해요. 저도 부탁받은거라. 탄소 후배랑 얘기 하고 싶은 사람이 있다고 해서. 아 제 이름은 김남준이에요. 문예창작과 2학년. 다음에 또 볼 일있으면 봐요."
예???? 순간 내 귀를 의심했다. 김남준이라면 김태형이 말한 그 선배가 아닌가? 세상에 스윗씨가 김남준 선배라니.... 대박. 앞으로 자주 봤으면 좋겠구먼 자네. 그렇게 놀란 마음을 진정시키고 카페를 둘러보았다. 여기 어딘가에 있단 말이지. 다들 수다를 떠느라 바쁜 얼굴들을 샅샅이 살펴보았다. 나를 알 것 같은 사람들을 찾아보았지만 눈이 마주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그렇게 여기저기 눈길을 돌리다 구석 자리에 눈길이 꽂힌다. 저 익숙한 실루엣은....
민윤기다. 망했다. 여기서 마주치다니 어쩐지 잘 피해다닌다 했다. 구석 자리에 여유롭게 앉아 폰을 보는 민윤기가 보인다. 얘기고 뭐고 당장 나가야겠다는 생각이 제일 먼저 들었다. 문제는 저 자리를 지나가야한다는 거다. 설마 기다리는 사람이 민윤기겠어? 아니겠지. 아직 날 안 봤으니 괜찮을거다. 몰래 잘 지나가면 된다.
그래 잘 지나가면...... 오 성공......?
"......어디가?"
".......예?"
"너 말야, 내 앞에 등보이고 뻣뻣하게 서있는 너요."
"허허허 누,누군지 모르겠네요, 전 바빠서 안녕히..."
턱-
손목이 잡히고 내 몸이 힘없이 돌려졌다. 어느새 나는 뒤를 돌아 민윤기의 얼굴을 마주했다.
"....."
"사람이 불렀으면 돌아봐야지. 우리 할 얘기 많잖아."
"....."
전에 본 적없는 표정의
"......안 그래, 후배님? "
잔잔한 미소도 아닌 설레게 웃던 얼굴도 아닌, 정말 살벌한 표정의 민윤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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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이에요!!! 드디어 윤기와 여주가 다시 만났네요!!! 이제부터 본격적입니다!! 음하하하하ㅏ하ㅏㅏ
앞으로 윤기 분량 넘칠 예정이니 다음화도 잘부탁드려요! 봐주시는 독자님들 사랑합니다! 댓글 달아주면 더 사랑해요!♥
3화에서 만나용
♥♥♥♥♥그리고 우리 벙글씨 생일 너므너므 축하해요ㅠㅠㅠㅠㅠㅠㅠ 알라뷰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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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군부인) 이것마저 대군쀼 코어임ㅋㅋㅋㅋ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