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랑 형태는 왜 늘 이 모양일까, 정말 우리 둘은 인연이 아니었던걸까.
울적한 마음으로 생각을 하고있으려니 브래드가 먹을 것을 바리바리 싸들고서는 연습실로 들어선다.
“Beomjun!”
“브래드!”
울적한 마음을 달래려 형태생각을 지우고 비닐봉지를뒤적댔다.
사과에 요구르트에...치킨도 있다!그리고..파인애플? 파인애플은 대체 어디서 사온걸까.
형태가 없는 게 이상했는지 브래드가 비닐봉지를 뒤지고 잇던 나에게 형태는 어디있냐며
형태에게 주려고 당근도 사왔다며 자랑했다.
“히즈 곤..”
“Why not?”
“아이 갓 힘 크라이..”
“Oh, the form would not have good minds.”
브래드는 안쓰럽다는 표정을 짓고는 내 울적한 마음을 눈치챘는지
한나절동안이나 풀죽어 있는 나를 위해 같이 곁에 있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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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보가 제대로 눈에 들어오지도 않았지만 겨우겨우 연습을 끝마치고 집앞에 다다랐다.
제발..이 문을 열고 집에 들어가면 날 반기며 환하게 웃어주는 형태가 있기를..
얼마나 바랬는지 모른다. 하지만 내가 기대했던 장면은 온데간데 없고,
불이꺼진 차갑고 쓸쓸한 거실만이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쇼파에 털썩 주저앉아 형태를 찾으러 나가볼까 생각도 했지만 막상 찾아서
그의 얼굴을 마주보며, 무슨 말을 해야할지, 도저히 생각나지 않아 결국 포기해버리고말았다.
겨울바람은 살이 에이도록 추운데 나의 가여운 토끼는 대체 어디서 헤메이고 있는걸까.
쇼파에 드러누워 별별 생각을 다하다 자꾸 무거워지는 눈꺼풀을 이기지못해 결국 잠들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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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도 몰라주고 변함없이 따사로운 아침햇살을 맞고 자꾸 감겨오는 눈을 가까스로 떠보니
정말 마법같이 빨간토끼가 충혈된 눈이며 턱 끝까지 내려올듯한 다크서클이 있는 초췌한 얼굴로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아 깜짝이야!! 하지만 놀란 것도 잠시, 지금 나에게 중요한 건 형태가 지금 내 앞에 있다는 것이다.
“형태야아...”
눈물을 찔끔거리며 형태의 이름을 부르자 그제서야 형태는 굳어있던 얼굴을 풀고 환하게 웃어준다.
“나 많이 보고 싶었어여?”
“응...!”
“근데 그런 사람이 그런 얘기를 해여?”
“아 진짜 정말 내가 미쳤었나봐!!너무너무 미안해!!손목은 괜찮은거야?”
내 말에 형태가 옷 소매를 걷어올려 손목을 보여줬다. 부어오르다 못해 멍까지 들어버렸다.
너무너무 미안한 마음에 진짜 눈물이 흐를 것만 같다, 행복하게 해줘야하는데...
난 언제나 왜 이렇게 형태를 아프게만 할까..
“울지마여”
“...미안, 미안해 너무너무 미안해애...”
“아니에여 그런 말했던 내가 더 미안하져”
내 머리를 살며시 쓸어주며 형태가 힘없는 미소를 지어보인다.
그 웃음이 금방이라도 바스러져 버릴 것 같아서, 그를 내 품에 꼭 안았다.
“미안해, 다시는..다시는 너 아프게 안 할거야...”
“응, 고마워여. 아 잠 못 자서 어지럽다. 형, 나 무릎베개해줘여!”
내게 내 무릎베개가 제일 잠이 잘 온다며 칭얼대던 그의 모습이 떠오른다.
형태에게 무릎베개를 해주자 많이 피곤했던지 금방 잠에 빠져든다.
그러고보니 나는 형태가 뭘 좋아하는지, 뭘 싫어하는지도 잘 모르는구나.
앞으로는 그에게 좀 더 신경쓰며, 그를 위해서 시간을 보내며 살아야겠다.
살며시 그의 이마에 입맞춤을 해주고는 벽에 기대 그와 함께 잠에 빠져들었다.
다시 내게 돌아와서 나의 작은 토끼에게 감사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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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완결이 다가오고 있네요 두근두근!
언제나 읽어주시고 댓글 써주시는 분들께 감사하며 열심히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