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면 이토록 한 사람 생각으로 이 밤이 이다지 팽팽할 수 있느냐 -이병률 '몸살 中'
1. 운명?
"안녕하세요, 교사 권순영입니다"
와. 꿈인가?
볼을 한번 꼬집었다. 눈 앞에 있는 저 남자. 버스에서 그 남자. 말도 안 돼. 이런 일이 있을 수 있나? 생각해보면 내가 저 사람한테 반했던 거 같기도한데, 어떡하지? 운명? 운명인가 이게?
생각이 꼬리를 물고 늘어져, 저- 운동장 끝까지 갔을 때 쯤 각자 반으로 이동하라는 주임 선생님의 말이 들려왔다.
네... 가야죠... 6반. 6반이네. 혹시, 혹시 담임 선생님일까. 아아 어떡해 말도 안 되는 기대를 하고 있잖아 내가.
아냐, 1시간 전까지만 해도 처음 본 남자였지만 이젠 선생님이야. 아닌 건 아닌거지. 정신차리자 성이름.
"담임 윤정한이에요. 잘 지내보자 1학년 6반!"
와 오늘 무슨 날인가. 다 잘생겼어...
"아, 그리고 보조 선생님이 계신다. 여러모로 도움 많이 주실거고 또 받으실 거야. 초임하신 젊은 선생님이시니까 너무 괴롭히지는 말고. 교무실 내려갔다 올게요."
초임... 젊은... 남자... 그 사람이면 좋겠다... 권순...여...
"권순영이에요."
권순영...
미친, 미친, 미친, 미친, 미친. 할렐루야, 아멘. 감사해요.
숨기고 싶은데 숨겨지지 않는 입꼬리가 씰룩씰룩하자 괜히 고개가 숙여진다. 아, 미쳤나봐. 너무 좋아.
아깐 강아지 마냥 귀여운 대학생이거니 했는데 선생님이라니, 그거 약간 발림 포인트인거 같다. 심지어 그 귀여운 모습은 어딜 갔는지. 아까 입고 있던 패딩, 그거 벗으면 저런 정장 차림일 줄 알았나 내가? 세상에. 나대지마 심장아. 진짜.
쑥쓰러운지 간단히 자신을 소개하고는 머쓱하게 하하- 웃으며 넥타이를 한번 고쳐 맸다. 혹시 질문 있어요? 하는 쌤의 말에 아이들이 웅성웅성해진다. 아, 나도 묻고 싶다. 혹시 우리 아파트에 사는지, 여자친구는 있는지, 몇살인지도 말 안 했잖아. 질문들이 쏟아져 나를 덮쳐버린다. 꾹꾹 눌러 숨겼다. 내 감정은 들키지 않았으면 좋겠다. 아니, 들켜도 쌤만 알아야지. 다른 아이들이 다 알아버려 내 진심이 누군가의 입에 오르내면서 가치가 매겨지고, 판단 되는 건 진짜 싫어. 숨겨야지. 다짐했다. 내 감정 많이 숨겨봤으니까, 괜찮아.
"과목 뭐에요?"
"여자친구 있어요?"
"어디 사세요?"
"몇살이에요?"
거봐- 내가 하고 싶던 질문들 다 나오네. 괜찮아. 숨기면서도, 좋아할 수 있어. 분명 아까 이젠 선생님이라고, 좋아하지 않을 거라고 다짐했는데. 이미 난 저 남자한테 쾅 치였다. 이거 완전 대형사고. 생각하면서 너무 빤히 쳐다보고 있나 내가... 내가 너무 빤히... 아, 눈 마주쳤다.
"어?"라고 했다.
나 말고, 순영쌤이.
어?... 어? 뭐지. 분명 나 봤는데. 여기 몇명 없는데. 안 돼. 포커페이스 유지, 포커페이스.
"우리 버스 정류장에서 보지 않았어요? 그치!"
미쳤다. 알아봤어. 나 봤었나봐. 어떡해. 광대가 춤 춘다. 뇌세포들이 벌써 파티를 준비한다. 손을 꽉 쥐고, 발을 꾹 오므리고. 나는.
"아... 그래요...? 죄송해요, 전 못 본 거같은데"
라고 말한다. 입술을 꾹 물고. 참는다.
"그래? 못 봤나봐. 아쉽다! 맞는데 분명히. 다음에 보면, 인사하자!" "미안미안, 질문 다시 받을게"
입술을 꾹 물고, 손을 꽉 쥐고, 발을 꾹 오므리고. 마음이 찡하면서 입술을 파-하고, 손을 피고, 발에 힘을 뺀다. 나, 계속 이래야 돼? 좀 힘들 거 같기도 하고, 아플 거 같기도 하고. 그렇다.
반은 시끄럽다. 아이들이 질문을 퍼 붇는다. 순영쌤은 당황해 아까처럼 강아지마냥 쩔쩔매고 있다.
"아, 알겠어요! 정리하자. 쌤은 체육쌤이구, 27살, 116번 버스 타고 내려가면 있는 제주아파트 정류장있지? 거기 근처에서 자취해."
"여자친구는요? 여자친구!"
있어-
아, 그렇구나.
와- 자취! 여자친구는 몇살이에요? 첫사랑 얘기!! 또 이어지는 질문들이 반을 쩌렁쩌렁 울리고 있다. 그 시끄러운 소리가 내 귀에선 그저 웅- 웅-하고 맴돌기만 하는 거 같다. 쌤만 보인다. '있어'라는 말이 무한 반복된다. 미쳤어 진짜. 아 그래. 포기하자 포기. 근데, 왜 체육쌤이지? 체육은 몇번 들지도 않았고 그럼 맨날 체육복만 입을텐데, 정장보고 싶은데.. 아냐 근데 체육복 진짜 잘 어울릴 거 같다. 자세히 보니까 몸도 탄탄... 한 거 같고... 비율도 좋고... 아... 잘생겼다. 입꼬리가 살짝 올라가는 거 같다. 다시 세상 우울한 생각 다 하며 표정을 관리한다. 여자친구 있댔잖아. 아, 슬프게 벌써 익숙해지는 거 같냐 왜.
아무것도 없이, 첫 만남이 있던 그 날이 지나간다. 아무 것도 없었고, 아무 것도 없을 줄 알았다. 또 내 바람을 금방 깨진다.
다음 날 아침이었다. 두번째 습격.
0편을 올리던 날 함께 올렸었는데, 뒤에까지 더 좀 생각해야 할 부분들을 수정하고 이렇게 저렇게 매만지느라 지웠다 다시 올리게 되었어요ㅜㅜ 두분이나 좋은 말을 써주셨는데 너무 아까워요 죄송합니다ㅜㅜ 지우고 나니 수정을 할 걸 그랬나 하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수정하기엔 또 많이 고쳐야 할 거 같아서 지웠는데 생각보다 그렇지도 않은 거 같고ㅜㅠ 여러모로 죄송하고 감사합니다! 자주 뵐게요:) 0편 끌어올리기?0?.. 해두었어요! 조회수가 거의 500이더라구요! 정말 480분이 보신건지는 모르겠지만 ㅎㅎ 제가 들어간것만 30번은 될 거 같기도 해요 하하하.. 그래도 너무 감사합니다♡ 2편 연달아서 올릴게요!
오타나 맞춤법 지적 감사하게 받아요! +제목은 그냥 '권쌤'으로 하려다 너무 썰렁한거 같아 일단 바꾼건데, 더 좋은 제목이 생각 나면 바꿀 거 같아요! 권쌤만 있다면 이 글이 맞습니다! 혹여 좋은 아이디어 있으시면 나눠주세요!
1. 운명?
"안녕하세요, 교사 권순영입니다"
와. 꿈인가?
볼을 한번 꼬집었다. 눈 앞에 있는 저 남자. 버스에서 그 남자. 말도 안 돼. 이런 일이 있을 수 있나? 생각해보면 내가 저 사람한테 반했던 거 같기도한데, 어떡하지? 운명? 운명인가 이게?
생각이 꼬리를 물고 늘어져, 저- 운동장 끝까지 갔을 때 쯤 각자 반으로 이동하라는 주임 선생님의 말이 들려왔다.
네... 가야죠... 6반. 6반이네. 혹시, 혹시 담임 선생님일까. 아아 어떡해 말도 안 되는 기대를 하고 있잖아 내가.
아냐, 1시간 전까지만 해도 처음 본 남자였지만 이젠 선생님이야. 아닌 건 아닌거지. 정신차리자 성이름.
"담임 윤정한이에요. 잘 지내보자 1학년 6반!"
와 오늘 무슨 날인가. 다 잘생겼어...
"아, 그리고 보조 선생님이 계신다. 여러모로 도움 많이 주실거고 또 받으실 거야. 초임하신 젊은 선생님이시니까 너무 괴롭히지는 말고. 교무실 내려갔다 올게요."
초임... 젊은... 남자... 그 사람이면 좋겠다... 권순...여...
"권순영이에요."
권순영...
미친, 미친, 미친, 미친, 미친. 할렐루야, 아멘. 감사해요.
숨기고 싶은데 숨겨지지 않는 입꼬리가 씰룩씰룩하자 괜히 고개가 숙여진다. 아, 미쳤나봐. 너무 좋아.
아깐 강아지 마냥 귀여운 대학생이거니 했는데 선생님이라니, 그거 약간 발림 포인트인거 같다. 심지어 그 귀여운 모습은 어딜 갔는지. 아까 입고 있던 패딩, 그거 벗으면 저런 정장 차림일 줄 알았나 내가? 세상에. 나대지마 심장아. 진짜.
쑥쓰러운지 간단히 자신을 소개하고는 머쓱하게 하하- 웃으며 넥타이를 한번 고쳐 맸다. 혹시 질문 있어요? 하는 쌤의 말에 아이들이 웅성웅성해진다. 아, 나도 묻고 싶다. 혹시 우리 아파트에 사는지, 여자친구는 있는지, 몇살인지도 말 안 했잖아. 질문들이 쏟아져 나를 덮쳐버린다. 꾹꾹 눌러 숨겼다. 내 감정은 들키지 않았으면 좋겠다. 아니, 들켜도 쌤만 알아야지. 다른 아이들이 다 알아버려 내 진심이 누군가의 입에 오르내면서 가치가 매겨지고, 판단 되는 건 진짜 싫어. 숨겨야지. 다짐했다. 내 감정 많이 숨겨봤으니까, 괜찮아.
"과목 뭐에요?"
"여자친구 있어요?"
"어디 사세요?"
"몇살이에요?"
거봐- 내가 하고 싶던 질문들 다 나오네. 괜찮아. 숨기면서도, 좋아할 수 있어. 분명 아까 이젠 선생님이라고, 좋아하지 않을 거라고 다짐했는데. 이미 난 저 남자한테 쾅 치였다. 이거 완전 대형사고. 생각하면서 너무 빤히 쳐다보고 있나 내가... 내가 너무 빤히... 아, 눈 마주쳤다.
"어?"라고 했다.
나 말고, 순영쌤이.
어?... 어? 뭐지. 분명 나 봤는데. 여기 몇명 없는데. 안 돼. 포커페이스 유지, 포커페이스.
"우리 버스 정류장에서 보지 않았어요? 그치!"
미쳤다. 알아봤어. 나 봤었나봐. 어떡해. 광대가 춤 춘다. 뇌세포들이 벌써 파티를 준비한다. 손을 꽉 쥐고, 발을 꾹 오므리고. 나는.
"아... 그래요...? 죄송해요, 전 못 본 거같은데"
라고 말한다. 입술을 꾹 물고. 참는다.
"그래? 못 봤나봐. 아쉽다! 맞는데 분명히. 다음에 보면, 인사하자!" "미안미안, 질문 다시 받을게"
입술을 꾹 물고, 손을 꽉 쥐고, 발을 꾹 오므리고. 마음이 찡하면서 입술을 파-하고, 손을 피고, 발에 힘을 뺀다. 나, 계속 이래야 돼? 좀 힘들 거 같기도 하고, 아플 거 같기도 하고. 그렇다.
반은 시끄럽다. 아이들이 질문을 퍼 붇는다. 순영쌤은 당황해 아까처럼 강아지마냥 쩔쩔매고 있다.
"아, 알겠어요! 정리하자. 쌤은 체육쌤이구, 27살, 116번 버스 타고 내려가면 있는 제주아파트 정류장있지? 거기 근처에서 자취해."
"여자친구는요? 여자친구!"
있어-
아, 그렇구나.
와- 자취! 여자친구는 몇살이에요? 첫사랑 얘기!! 또 이어지는 질문들이 반을 쩌렁쩌렁 울리고 있다. 그 시끄러운 소리가 내 귀에선 그저 웅- 웅-하고 맴돌기만 하는 거 같다. 쌤만 보인다. '있어'라는 말이 무한 반복된다. 미쳤어 진짜. 아 그래. 포기하자 포기. 근데, 왜 체육쌤이지? 체육은 몇번 들지도 않았고 그럼 맨날 체육복만 입을텐데, 정장보고 싶은데.. 아냐 근데 체육복 진짜 잘 어울릴 거 같다. 자세히 보니까 몸도 탄탄... 한 거 같고... 비율도 좋고... 아... 잘생겼다. 입꼬리가 살짝 올라가는 거 같다. 다시 세상 우울한 생각 다 하며 표정을 관리한다. 여자친구 있댔잖아. 아, 슬프게 벌써 익숙해지는 거 같냐 왜.
아무것도 없이, 첫 만남이 있던 그 날이 지나간다. 아무 것도 없었고, 아무 것도 없을 줄 알았다. 또 내 바람을 금방 깨진다.
다음 날 아침이었다. 두번째 습격.
0편을 올리던 날 함께 올렸었는데, 뒤에까지 더 좀 생각해야 할 부분들을 수정하고 이렇게 저렇게 매만지느라 지웠다 다시 올리게 되었어요ㅜㅜ 두분이나 좋은 말을 써주셨는데 너무 아까워요 죄송합니다ㅜㅜ 지우고 나니 수정을 할 걸 그랬나 하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수정하기엔 또 많이 고쳐야 할 거 같아서 지웠는데 생각보다 그렇지도 않은 거 같고ㅜㅠ 여러모로 죄송하고 감사합니다! 자주 뵐게요:) 0편 끌어올리기?0?.. 해두었어요! 조회수가 거의 500이더라구요! 정말 480분이 보신건지는 모르겠지만 ㅎㅎ 제가 들어간것만 30번은 될 거 같기도 해요 하하하.. 그래도 너무 감사합니다♡ 2편 연달아서 올릴게요!
오타나 맞춤법 지적 감사하게 받아요! +제목은 그냥 '권쌤'으로 하려다 너무 썰렁한거 같아 일단 바꾼건데, 더 좋은 제목이 생각 나면 바꿀 거 같아요! 권쌤만 있다면 이 글이 맞습니다! 혹여 좋은 아이디어 있으시면 나눠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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