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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acie_Orrico - Stuck
괴물들과의 기막힌 동거 06
가끔 난 후회를 기반으로 한 반성을 한다.
그때 그를 만나지 않았다면,
그때 그의 눈빛을 외면했다면,
그때 그에게 반하지 않았다면,
이따위 미친 동거 시작도 하지 않았을 텐데. 시발.
#26 씨바
눈을 번쩍 떴다. 씨바. 씨바. 씨바.
욕 밖에 안 나오는 상황이었다. 그러니까, 어제 최뱀파 방에 간 것까지가 기억이 난단 말이다. 실제로 난 지금 최뱀파의 방에서 눈을 뜬 것이 확실했고 내옆에 최뱀파가 자고 있었다. 천장을 가만히 올려다보다가 이불을 확 걷었다. 갑자기 이불이 걷히니 놀란 최뱀파가 번쩍 일어나 앉았고 다행히 옷을 입고 있는 그 모습에 안심하다가 나를 내려다보았다. 미친.. 나는 왜 속옷 바람이야..?
"죽고 싶어요?"
"왜 일어나자마자 하는 말이.. 왜 그것만 입고 있어?!"
"내가 묻고 싶은 말이지 그건!!!!!"
"이, 이, 이,"
"뭐요!!"
"일단 가려!!!"
...? 얼굴이 새빨개져가지곤 이불을 다시 덮어주는 그를 빤히 보았다. 내가 속옷만 입고 있다는 건, 어제 뭔가 했다는 거잖아. 근데 왜 저렇게 부끄러워 해?
"옷, 옷 입어. 나가 있을게."
"우리.. 어제 아무 일도 없었어요..?"
"일단 내 기억 상으론 없었어. 그리고 나 술 먹은 애랑 할 만큼 변태는 아니야."
"변태 맞으면서!"
"그대, 지금은 술 깼는데?"
"......"
"나갈게. 옷 입어."
후다닥 나가버리는 최뱀파를 보고 다시 이불을 걷어보았다. 근데 난 왜 이것만 입고 있는 건데..?
#27 등신
옷을 갈아입고 나오자마자 최뱀파에게 따질 거였다. 아니 어떻게 된 게 그래도 성인 남녀 둘인데! 심지어 서로 마음도 있는 것 같은데! 어째서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은 거냐며 따질 거였는데, 최뱀파가 내 눈에 보이지 않았다. 이리 저리 봐도 보이지 않는 최뱀파를 찾고 있는데 전여우가 나를 부르더니 자신의 옆자리를 톡톡 쳤다. 옆에 앉으라는 거지? 일단 부르니까 가서 앉았다. 내가 앉자마자 또랑또랑한 눈으로 귀까지 푱푱 나오며 묻는 거였다.
"어제 무슨 일 있었어?♡"
"아뇨."
"아무 일도? 숨기지 말고."
"없었어요!! 없었다고!!"
"오오, 그래서 그 등신은 어디 갔어?♡"
"에?"
"줘도 못 먹는 그 등신은 어디 갔느냐고♡"
히히 웃으면서 하는 말에 가시가 돋쳐있었다. 줘도 못 먹는.. 그러니까.. 준 게 전여우라는 거지..? 어쩐지. 한솔님이 상황에 딱 맞게 소주를 들고 왔다 했지. 그걸 어디서 구했겠어. 밖으로 절대 못 나가는 게 한솔님인데(흉한 자국들 때문에 외출을 절대 안한다). 와, 근데 나 진짜 술이 고팠구나? 이정도로 사리분별 못하고 술에 달려들고. 아니 근데 전여우 얜 간 상한다 어쩐다 하더니 술은 왜 준거람?!
"...간이 어쩌고 하시면서 술을 왜 줬데요?"
"찍찍이가 불쌍하니까. 나름 같이 산 정이 있지♡"
"그래서 날 팔았어요?"
"말은 바로 해줘, 인간. 판 게 아니라 준 거야♡"
뭐가 다른 거냐, 이 전여우새끼야.
#28 내려앉다.
"먹이야."
"네에."
"뱀형은?"
"왜 나한테 물어요."
"네가 부르면 올 테니까. 벌써 10시 넘었어."
"됐어요. 어디서 자빠지든 코 깨지든 나랑 뭔 상관이야."
그런가, 라며 으쓱한 김늑대가 뭔가 생각난 듯 박수를 짝 치더니 개 섬뜩한 말을 했다.
"먹이야! 너를 먹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야!"
"예?!"
"뱀형이 없잖아!"
"에?!!! 미쳤나 봐!!!! 전원우님!!"
"괜찮아, 인간. 잠깐 아플 거야. 뭐, 찍찍이가 나한테 뒤진다고 말해서 그런 건 아니고♡"
귀와 꼬리가 나온 김늑대의 눈이 살기를 띄었다. 웜메 시발. 갑자기 이게 무슨..! 언제든지 달려들 듯이 낮게 으르렁 거리는 소리에 진심 지릴 것 같았다. 믿을 건 최뱀파 뿐인데 이 새끼는 지금 어딜 쳐 가가지고 이 위험한 집에 날 홀로 둬?! 언제든지 피하기 위해 그를 뚫어지게 보면서 뒷걸음질 쳤다. 그런 내 소매가 잡혀 화들짝 놀랐는데 바로 들려오는 목소리에 더 놀랐다.
"그만 둬."
"...좀비?"
뭐.. 뭐야.. 한솔님..? 자연스럽게 한솔님 뒤로 숨어서 김늑대를 보았다. 자신보다 아래라고 생각했던 한솔님이 이렇게 나오니 장난이었던 김늑대도 기분이 상했나보다. 분위기가 차갑게 내려앉았다.
#29 하극상
김늑대가 가소롭다는 듯이 한쪽 입꼬리를 당겨 비웃더니 천천히 걸어와 한솔님 앞에 섰다. 키가 꽤 큰 편이라 자연스럽게 우리를 내려다보게 된 김늑대가 날카로워진 손톱으로 한솔님의 볼을 콕콕 찌르며 말했다.
"가만 안 있으면?"
그 자존심을 깎아 내리는 듯한 표정, 말투, 행동에 내가 다 빡치는 거였다. 이 상황에, 김늑대에게 내 승질을 부리면 안 되는 거 나도 안다. 근데, 이건 좀 아니지. 한솔님의 볼을 콕콕 찌르던 그 손을 잡아 내리며 말했다.
"같이 사는 괴물들끼리 이러지 마시죠."
"오오, 인간 힘내♡"
"괴물이란 말 참, 거슬린다."
"그럼요. 거슬려야죠. 일부러 엄선해서 말한 건데."
"돌았니?"
"원래 막다른 길에 부딪히면 돌아서서 무는 것이 또 인간이죠."
이거에 대해선 할 말이 없어 입을 꾹 다무니 잡혀있던 손을 털어 나에게서 벗어난 김늑대가 이번엔 내 볼을 콕콕 찔렀다. 아, 또 자존심 상하게 하네. 승질 더러운 거 알면서도 이러는 거 보면 이 새끼가 변태인가.
"뱀형 없을 때 까부는 건, 뱀형 앞에서 내숭부리고 있다는 건가?"
"내숭 부릴 거였으면 이미 부렸겠죠."
"그래 뭐 곧 죽을 애한테 말해서 뭐해. 유언은?"
"매번 왜 이렇게 유언을 들으려하시는지. 어차피 곧 죽을 애한테."
"넌 진짜, 뱀형이 데려왔던 여자 중에 제일 골 때려."
기가 차다는 듯 웃는 김늑대를 보다 내가 잘못 들었으면 하는 말이 껴있어서 자동적으로 미간이 좁혀졌다. 여자 중에..? 중..? 한 명이 아니었어?!!!!
#30 뱀파이어 본능
"여자 중에요?! 하나가 아니었어요?!"
"응. 몰랐냐?"
"알리가 있나. 말해주는 분이 없는데. 와, 나 유언 말고 부탁 하나만요."
"뭔데?"
"최뱀파, 내 손으로 죽이고 죽을래요."
"오, 괜찮네. 그래, 그럼."
김늑대가 단순한 건지 죽일 듯한 싸움이 생각보다 빨리 끝났다. 다행이긴 한데, 하여튼 최뱀파 오기만 해. 죽여 버릴 거야, 진심으로. 화가 끝까지 뻗쳐있어서 진짜 최뱀파 얼굴 보이면 죽빵 날릴 수 있을 것 같았다. 이왕이면 내 화가 가라앉을 만큼 최대한 늦게 들어왔으면 했는데, 문이 열리고 곧바로 최뱀파가 들어왔다. 심각한 표정으로 어느새 내 앞까지 온 최뱀파가 내 오른쪽 손목을 잡는 거였다. 그런 최뱀파에게서 벗어나려 손에 힘을 줬지만 벗어나지지 않았다. 이럴 괴물은 아닌데.. 곧 최뱀파는 세상 가장 낮고 무서운 목소리로 물었다.
"이거, 누가 그랬어? 어떤 새끼야?"
그 말에 오른손을 내려다보니 손바닥에서부터 피가 새어나와 바닥에 뚝뚝 떨어지고 있었다. 언제 이런 거야..? 아까 김늑대님이 내 손 내칠 때 그런 건가..? 아까는 빡치고 정신없고 지릴 것 같아서 몰랐는데 막상 상처를 보니까 굉장히 아픈 거였다. 내 피가 내 손바닥에서 뚝뚝 새어 나가는 걸 나는 처음 보니까.. 정신도 나가는 거 같고. 아무튼 그 와중에 이거 김늑대가 그랬다라고 하면, 이 자리에서 김늑대 피도 보겠지..? 그래도 3개월 간 같이 산 정이 있는데..
"아, 이거.. 요리 하다가."
말은 이렇게 했다만, 아파서 눈물이 막 고이는 거였다. 거기에 또 핀트 나간 것 같은 최뱀파에 나란 착한 인간, 김늑대가 걱정이 된다. 씨발. 김늑대 넌 나 만난 걸 천운으로 생각해.
"늑대야? 늑대지?"
"아니요오. 요리 하다 칼에.."
"칼에 베이면 이렇게 안 지저분해."
"...찍찍아. 로맨틱한 대화중에 미안한데, 너 위험하지 않을까?"
"뭐?"
"피야. 피. 그것도 쟤 피. 인간이 다쳤다는 것 보다, 네가 이성을 잃는 게 난 더 위험하다 보는데."
어.. 정말인 거 같았다. 초점이 완전히 나가 나를 보는데, 점점 눈이 붉어진다. '아이씨,' 김늑대가 욕을 하더니 나를 자신의 뒤로 감추며 말했다.
"호형이 뱀형 맡아. 난 잠깐 얘랑 나들이 다녀올게."
나를 들쳐 업은 김늑대가 눈물이 휘날리도록 달렸다. ...음, 나 이제 누굴 믿고 깝치지..? 보니까 최뱀파도 그렇게 안전한 것 같지는 않아..
***
우리 인간♡님은 잘 때 더우면 옷을 벗는 잠버릇이 있습니다.
그걸 어떻게 아는지 모르겠는 전여우께서 한 건 하려 했지만 순수보이 승철이가 발로 까다 못해 윈드밀을 하며 차버렸네요^^ 망할^0^/
심지어 간사랑 나라사랑 원우가 술까지 먹였는데!!!
10시가 되도록 뱀형이 들어오지 않자 나름 걱정이 되는 동거남 김늑대입니다.
물고 뜯고 맛보고 즐겨도 걱정은 하나 봅니다^0^/
아, 매일 인간을 놀리는 거 보면 놀리는 것이 거의 습관성인가 봅니다.
짜식. 좋으면 좋다고 해. 초딩도 아니고(응 그거 아니야)
좀비가 생각보다 훨씬 인간을 좋아하는 거 같죠?
아직은 좋아하는 것보다 멍멍이가 주인을 섬기는 그런 느낌이지만.. 뭐, 그게 좋아하는 거지.
+
저는 작은 양초불도 간신히 킵니다, 그대들..
음마 봐 아주.. 응큼하긴^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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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호엔젤, 오솔, 다콩, 홍당무, 숭영잉, 자몽소다, 급식체, 귀여워더, 꽃화, 콜드브루,
희망찬, 에블데이붐붐, 프리지아, 봄봄, 사랑둥이, 문홀리, 수녕텅이, 으헤헿, 마릴린, 민뀨:,
세맘, 뿌랑둥이, 밍키, 예에에, 돌하르방, 치자꽃길, 지하, 꼬솜, 바이오리듬, 자몽몽몽,
워더, 쭈꾸미, 겸디, 뱃살공주, 1122, 세병, 헕, 전늘보, 쎕쎕, 연이, 코코몽,
저기여, 우양, 렌지, 어흥, 노랑, 쏘요, 스타터스, 메뚝, 늘부, 일게수니
<2차>
김민규, 채이, 더쿠, 착한공, 최좀비아내, 르래, 쁌쁌, 찬아찬거먹지마, 한드루,
쑤뇨, 뿌뿌, 애정, 흥부, 여우야, 호찡, 순영맘, 쿱뜨, 마들렌먹자, 1978
<3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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