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탄소년단/박지민] 오늘도 차였습니다 02 | 인스티즈](http://file2.instiz.net/data/cached_img/upload/2016/10/14/1/1bb09ece3b2d839a838c36c5e9d8f500.gif)
오늘도 차였습니다.
-그리고 내일도 차일 예정입니다.
*브금필수
어서 이어폰을 가지고 오세요.
"쓸데 없는짓 좀 하지마, 쪽팔리니깐."
지민이는 교실을 박차고 나갔다. 많은 아이들의 눈동자는 모두 나를 향해있었다. 뭐가 잘못 된 걸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냥 단지 나는 좋아한다고 표현 했던 것뿐이었다. 정말 좋아하니깐. 그 아이가 잘되길 항상 바라니깐. 나보다 너를 먼저 생각하게 되니깐 그러니깐 난 항상 을의 입장이 되어도 좋다고 생각했다. 그것만이 내가 너를 좋아할 수 있는 방법이라면 말이다. 그런데 내가 그 아이를 좋아하는 것이 이렇게 잘못되고 큰 문제 인 것일까? 내가 네게 짐이 되었던 걸까 하는 생각들이 휘몰아쳤다. 하지만 너도 너무했다. 내가 널 좋아하기 이전에 너와 난 친구이기도 했으니깐 그래서 더 나빴어 너.
"오, 살벌하네. 복도가 왜 이렇게 어수선한가 해서 봤더니, 다 여기 구경하느냐고 그랬나보네."
"..."
"아, 이게 그 유명한 다이어리구나. 진짜 온통 엑스 뿐이네"
특유의 능글거림으로 살벌한 정적을 깨뜨린 건 민윤기 선배였다. 매번 나와 지민이에 대해 뭐가 그렇게 관심이 많은지 꼬치꼬치 캐묻기도 했었다. 쓰레기통 옆에 떨어져 있는 다이어리를 주워 펼쳐보곤 이게 그 유명한 다이어리냐며 이 분위기를 풀어보려는 듯 했다. 바로 오지랖이었다. 그냥 지나가 주길 바랬다. 지금 이 순간은 그 다이어리마저 창피한 순간이었으니깐. 그런데 그런 내 마음을 모르는지 민윤기 선배는 먼지가 묻은 다이어리를 손으로 툭툭 털며 내 책상 위에 올려주었다.
02
누군가를 좋아하는게 잘못이라면 얼마나 큰 잘못일까요?
민윤기 선배는 나를 매점으로 이끌었다. 마음 같아선 혼자 있고 싶었지만 나로 인해 분위기가 어수선해진 이 반에 내가 있는 건 민폐이기도 했고 나로서도 불편한 일이었다. 결국, 이 반에 있는 것 보다 선배를 따라가는 게 훨씬 나을 거라 판단이 되어 억지로 끌려 나왔다. 민윤기 선배와 내가 알게 된 것은 선도부 때문이었다. 조를 나눠 팀장을 뽑고 돌아가며 선도를 서는 편인데 내가 배정 받은 조의 조장이 민윤기 선배였다. 나와 민윤기 선배가 지금처럼 몇 마디를 나눌 사이가 될 거라곤 생각도 못 했다. 낯을 많이 가리는 나는 누군가 먼저 내게 인사를 건네지 않는 이상 먼저 건네는 것에 어색함을 느끼고 그 작은 용기도 못 내는 찌질이이기도 하니깐. 그래서 내 평생 나와 말하는 남자는 박지민이 전부일 거라고 생각했다. 특히 나는 말주변도 없는터라 다른 여자아이들과 달리 얘기를 먼저 주도 하는 편이 아니었다. 결국, 내 인생에 남자라곤 박지민 하나가 다였다. 그런데 자꾸 선도를 설 때마다 작은 농담들을 던지는 민윤기 선배에 나도 모르게 조금씩 웃음이 나왔고, 어느샌가 박지민 다음으로 아는 남자가 되어버렸다. 윤기 선배는 날 매점 의자에 앉혀놓고 이온음료를 사가지고 왔다.
"그나저나 오늘은 또 왜 그런 건데? 시도 때도 없이 좋아한다고 고백했어도 오늘 같은 날은 없었잖아."
"모르죠, 제가 잘못한 거에요? 아니면 내가 죽도록 싫은 건가?"
"왜? 죽도록 싫다고 그러면 포기하려고?"
"그건 아니죠, 그렇게 금방 포기할 거였으면 이렇게 얼굴에 철판 깔고 고백 안 했을 거에요."
정말 지민이가 좋은 사람이 생긴다면 그러면 말이 달라질지도 모르죠. 진짜 내가 포기할지 그건 아무도 모르죠 헌데 아직 그런 사람이 없다면 조금은 내가 그 자리를 탐내도 되지 않을까요? 자리의 주인이 온다면 비켜주면 되니깐 그러니깐 주인 없는 지금은 탐내도 되는 거잖아요 혹시 그 자리가 내가 될 수도 있겠다 하는 그 정도의 망상은 자유니깐. 민선배는 이온음료를 마시는 나를 빤히 보더니 내게 또 물었다.
"그래도 창피는 한가보네."
"그럼요 당연히 창피하죠, 장난으로 하는 고백 아니에요. 나도 맨날 용기 내면서 하는 고백이라고요"
그것도 매번 얼굴을 붉히면서요.
내가 지민이에게 셀 수도 없는 수백 번의 고백을 해오는 동안 지민이가 항상 솔로 였던건 아니었다. 내가 아는 공식적인 여자친구는 3명이었지만 아마 더 있을지도 모른다. 처음 지민이가 여자친구를 사겼을때 누군가 내 뒤통수를 힘껏 가격한것만 같았다. 며칠 동안 앓아눕기도 했었다. 엄마는 그런 나를 보며 왜 그러냐고 병원 한번 가보는 게 좋을 거 같다며 날 걱정 했었다. 그런 엄마에게 차마 엄마 지민이가 여자친구가 생겼대- 라며 울 수도 없었다. 결국 며칠 동안 고민한 결과 난 내 방식대로 나가기로 했다. 얼굴에 철판을 깔고 꽁냥꽁냥 거리는 지민이와 그 여자애 앞에 가서 매번 하는 고백을 했다. 지민이의 여자친구는 황당한 눈빛으로 날 바라보았고 지민이도 기가 막혀 말이 안 나오는 듯 보였다. 어떻게 보면 여자친구가 있는 지민이에게 고백을 한다는 건 그 여자친구에게도 민폐고 지민이에게도 민폐가 되는 일이었다.
"좋아해"
"방해는 안 할게. 그냥 내 마음 전하러 온 거야"
"..."
"그럼 계속하던 거 해"
쿨한척. 괜찮은 척. 난 신여성이다. 이 세 가지의 컨셉을 하려고 했지만, 마음은 그게 아니었다. 뒤를 돌아 다시 내가 왔던 길을 돌아가려고 한발을 뗐을 때 뒤에서 작게 지민이의 목소리가 들렸다. '진짜 골 때린다 너.' 그 말이 뭐가 틀렸다고 난 눈물이 나왔을까 그날은 집에 가서 하루종일 울었다. 쉬는 시간이 끝날 때가 다가오자 민선배는 우리 반까지 데려다 주었다. 매우 불편한 매너였지만 아까 반을 그렇게 뒤집어 놓고 나가버렸는데 조용히 다시 교실로 들어오는 건 내가 봐도 이상했다. 차라리 민선배가 데려다주면 자연스럽게라도 들어갈 수 있으니깐 조용히 민선배 옆을 걸었다. 그때 복도에서 지민이와 마주쳤다. 아까 일은 잊어버렸는지 친구들과 장난을 치며 걸어오는 지민이었다. 지민이를 보고 멈칫하는 나와 걸어오는 날 발견하고 굳은 얼굴로 날 보는 지민이를 흥미롭게 쳐다본 건 민윤기 선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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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런 상황들이 흥미로운지 걸음을 늦춰 우리 둘을 번갈아 보는 민윤기 선배였다. 아까도 말했지만, 오지랖이 참 넓다. 빨리 이 상황을 넘어가고 싶은데 그럴 수가 없었다. 난 민선배만 들리게끔 '아 빨리 좀 와요..' 걸음을 재촉하길 부탁했지만 내 말은 들리지도 않는지 걸음의 속도는 변하지 않았다. 굳은 표정으로 빤히 날 쳐다보는 박지민을 피하기 위해 난 민윤기 선배의 새끼손가락을 잡아 이끌어 걸음을 재촉했다. 무표정으로 날 쳐다보던 지민이의 시선은 내 손과 민선배의 손으로 옮겨졌다. 지민이와 멀리 떨어졌을 때 난 살짝 잡은 새끼손가락을 놓을 수가 있었다.
"저 새끼 되게 웃긴 새끼네. 눈 한번을 안 피해"
"아니 왜 이렇게 천천히 와요? 진짜. 그리고 새끼가 뭐에요..."
"얼씨구 편드는 거냐?"
'제가 선배한테 새끼라고 하면 좋아요?' '너 내가 되게 편해졌나 보다? 그래도 내가 너보다 나이가..' 예예 알겠습니다 선배님 안녕히 가십시오- 비꼬는 톤으로 양손을 배꼽에 얹고 인사를 하니 민선배는 어이가 없는지 헛웃음을 지으며 반으로 돌아갔다. 교실 문으로 돌아갔을 땐 다행히 아무 일 없던 것처럼 모두 자기 하던 일을 하기 바빴다. 조용히 자리에 앉아 아까 민선배가 책상에 올려놔준 다이어리를 봤다. 누군가를 열렬히 좋아하는 건 정말 좋은 일이라고 생각했다. 그게 짝사랑이어도 상관없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조금씩 지쳐가는 건 사실이었다.
오늘도 차였습니다.
-그리고 내일도 차일 예정입니다.
정말 거지 같은 상황이었다. 너와 이렇게 마주 보고 밥을 먹을 거라곤 생각도 하지 못했다. 왜 엄만 내게 지민이도 같이 먹을 거라고 말을 안 해준 것인지 원망스러울 뿐이었다. 내게 학교가 끝나고 오랜만에 밖에서 외식하자는 말에 학교가 끝나자마자 바로 간 것이었는데 그 자리엔 나 말고 지민이도 앉아있었다. 매우 어색한 자리었다. 며칠째 지민이와 나는 한마디도 나누지 않았다. 항상 먼저 말을 건 것은 나였지만 이번만큼은 먼저 걸기 힘들었다. 처음엔 너 참 너무 하다라는 생각을 갖고 있었지만 점차 시간이 지날수록 내가 점점 잘못한 것만 같은 느낌을 받았다. 난 너 앞에선 한없이 작아지기 때문이다. 이런게 짝사랑인가보다. 그래서 먼저 말을 걸기 어려웠다. 자숙을 하는 것 처럼 우연히 지나가다 마주치면 난 눈동자를 굴리기 바빴다. 그리고 사과를 하려고 마음을 딱 먹고 지민이를 찾았을 땐 이미 지민이는 그 자리를 떠나고 없었다.
"지민아 탄소 학교생활은 잘하니?"
"아 엄마는 왜 그런 걸 물어봐"
"네, 그럼요. 탄소는 뭐든 잘하잖아요. 또 열심히 하기도 하고"
거짓말쟁이.
나한테 분명 쓸데 없는 짓 하지 말라며 핀잔까지 줬으면서.
"지민이가 같은 학교라 아줌마가 다행이야. 근데 요새 탄소가 통 집중을 못 하더라고 혹시 왜 그런지 아니?"
엄만 자꾸 지민이에게 나에 대한 것을 묻기 시작했다. 나와 지민이가 많은 이야기를 나누는 사이였다면 아마 엄마가 저런 질문을 했을 때 불안했겠지만 우린 그정도로 말한적이 없었으며 또 지민은 우리 엄마 앞에선 나에 대해 나쁜 얘기를 한 번도 한 적 없기에 엄마의 물음에 먹던 음식을 계속 먹으며 힐끔힐끔 지민이의 대답을 기다렸다.
![[방탄소년단/박지민] 오늘도 차였습니다 02 | 인스티즈](http://file2.instiz.net/data/cached_img/upload/2016/12/26/13/cc7bce03ebaf69c0a465f42973a540c8.gif)
"글쎄요, 그건 잘.. 근데 탄소가 어떤 선배랑 자주 붙어 있더라고요. 윤기라고 했나..?"
넌 굳이 하지 않아도 되는 이야기를 엄마에게 했다. 왜 굳이 꺼내도 되지 않는 윤기 선배의 이야기를 꺼낸 것일까 하는 의문이 들었다. 그리고 윤기선배의 이름을 부르며 날 한번 쳐다 보는 것도 덤으로 말이다.
-누군가를 좋아하는게 잘못이라면 얼마나 큰 잘못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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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암호닉 확인 |
윤기윤기/븅딩/주허니소스/청아/메르치보끔/얄루얄루/민슈가/늉기/남준의꽃게긴장해라/체리체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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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호닉 아무도 안 신청해주실줄 알았는데.. 신청해주셨더라구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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