늑대와 미녀 06 : 믿음, 마음, 오해
한가로운 주말 아침, 눈을 떴다. 왠지 평상시와 다르게 몸도 뻐근하고 눈도 잘 떠지지 않았다. 한참동안 눈을 이리저리 굴리다가 겨우 조금씩 눈이 떠지기 시작하였다. 그런데 눈을 떠도 앞이 보이질 않았다. 어두컴컴했다. 마치 누군가가 나를 안고 있는 것처럼 어두웠다. 나를 안고 있는 사람의 향기는 태형과 같았다. 태형의 향을 맡으면서 조금씩 정신이 돌아오기 시작했고 어제의 일이 기억나고 말았다.
" ... 이 미친 늑대새끼가 진짜! "
다짜고짜 태형의 가슴을 주먹으로 쳐댔다. 그러자 얼마 안 지나 태형이 잠에서 깼는지 정말 여유롭게 아침 인사를 하였다.
" 응... 주인 일어났어? "
" 지금 일어난 게 문제냐고! "
아직도 천하 태평한 태형에게 마구 발길질을 하였다. 아침부터 또 뭐가 문젠데. 시원하게 스트레칭을 마친 태형이 정신을 차렸는지 똘망한 눈으로 나를 쳐다보며 다시 껴안았다. 그리고는 볼에 두 번, 입에 세 번 뽀뽀를 해주는 태형이었다. 서슴없이 이런 행동을 하는 태형에 나는 괜히 부끄러워져 먼저 자리에 일어나려고 했다.
" 나, 나 먼저 씻을게. "
" 왜? 주말인데 더 안고 있자. "
" 오늘 알바... 알바! 알아봐야 해! "
재빨리 태형의 품에서 벗어나기 위해 몸을 일으키려는 순간 엄청난 허리 고통에 나는 다시 누울 수밖에 없었다. 아파하는 내 모습을 본 태형은 어리둥절한지 고개만 갸웃거리기 바빴고 정말 모르는 눈치인 것 같았다.
" ... 왜 그래 주인? "
" 으... 진짜 몰라서 그러냐... "
" 아! 알겠다! "
주인 마법 걸렸구나!
이 썩을 놈을 그냥
" 잘못했습니다 "
어젯밤에 있었던 일을 하나하나 이야기 해주니 그제서야 태형이 곧바로 무릎을 꿇고 사과했다. 너 오늘부로 일주일 간 나랑 접촉 금지야 다가오지도 마. 그렇게 태형과 합의한 뒤 태형은 일주일간 나와 거리를 두게 되었다. 스킨십을 금하는 게 태형에게는 힘들었는지 가끔가다 낑낑 대는 모습이 보였지만 애써 외면하며 태형을 피하니 태형도 자포자기한 상태로 묵묵히 거리를 두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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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부터 바로 일 하시면 되겠네요. 먼저 테이블 정리부터 할까요? "
" 네! "
일주일만에 구한 카페 알바였다. 너무나도 간절하고 절실했는지 마지막이라고 생각해 들어간 카페에서 드디어 알바를 하게 된 것이다. 지저분한 테이블들을 보며 앞이 막막했지만 그래도 알바를 구했다는 것에 나는 중점을 두었기에 신이 나 있었다. 저 쪽으로 가시면 테이블 치우는 분이 계실 거예요. 탄소씨가 가서 도와주세요.
카페 사장이 가리킨 곳으로 가니 한 남자가 테이블을 열심히 치우고 있었다. 나는 남자를 도와주기 위해 다가갔다.
" 제가 도와줄게요! "
" 감사합... 어? 김탄소? "
" 전정국...? "
" 우와 여기서 일 하게 된 거야? "
" 어, 어쩌다 보니까 그렇게 됐네 "
어색하게 웃으며 정국에게 답했다. 내가 좋아하던 사람과 함께 알바라니... 꿈만 같은 곳이였다. 아, 이젠 좋아하지 못하는 상황이지만. 그래도 아직 설레는 감정은 조금 있었다. 정국도 내심 반가웠는지 나를 보며 환하게 웃어주었고 그에 내 심장은 또 콩닥콩닥 뛰기 시작하였다.
" 오늘 일 끝나고 밥 먹을래? "
" 응? "
" 설마 또 약속 있는 건 아니지? "
정국이 저번과 같이 한 번 더 권유했다. 태형이가 좀 있다 데리러 온다 했는데... 그렇다고 또 한 번 거절할 수도 없고... 나는 결국 정국에게 허락을 해 버리고 말았다. 뭐 어때 친한 친구랑 밥 한 번 먹는건데! 애써 긍정적이게 생각을 하며 태형에게 문자를 남겼다.
[ 태형아 오늘 나 안 데려와도 돼! 늦을 거 같으니까 기다리지 말구 먼저 자고 있어. ]
알바를 끝내고 정국과 함께 술을 마셨다. 한 컵 한 컵 들이킬 때마다 몽롱해지는 기분이 좋아 계속 마셨다. 반면 정국은 두어컵만 마시더니 더 이상 마시지 않는 듯 했다. 나는 금방 술에 취했고 제정신이 아니였다. 그 때 정국이 나를 불렀다. 정신이 희미해져 잘 들리진 않았지만 정국의 목소리에 최대한 귀를 기울였다.
" 탄소야. "
" 으응 정구가... "
" 아직도 나 좋아해? "
" 으음... "
" 왜? 다른 사람 생겼어? "
" 아니야! 누가 그래... 없어 없어~ "
" 그럼 왜 대답 못 해? "
" 으응 그건... "
" 김탄소. "
" ... "
" 나랑 사귈래? "
끝으로 나는 정신을 잃고 잠에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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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에서 깨니 속이 엄청 메스꺼웠다. 계속되는 헛구역질에 약을 찾으려고 몸을 일으키려하자 강하게 미는 누군가의 손길에 다시 침대에 눕혀졌다. 태형이었다.
" 누워있어. 약은 여기 "
" 응... 응? 내가 왜 여기 있지 "
" 아무 기억도 없으신가봐요 주인님은. "
" ... 내가 뭐 실수했어? "
" 차라리 실수를 하지 그랬어요 "
도통 알아들을 수 없는 말들을 내뱉는 태형에 괜히 심장만 쫄려왔다. 낯선 남자 등에 업혀서는 아주 헤벌레 잘 자고 있더라 주인? 아. 정국을 이야기하는 건가. 분명 술집에서 쓰러졌고... 그렇다면 정국이 나를 업고 데려 왔을 거다.
" 헐! 어떡해 정국이한테 미안해서 어떡해 빨리 전화 전화! "
" 전화는 무슨, 헛소리 말고 자기나 해. "
" 안 돼! 전화해야한다고! "
발버둥 치는 나를 한 손으로 제압한 태형이 나에게 입을 맞춤으로서 상황은 종료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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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날, 모르는 척 해주는 정국 덕분에 알바를 잘 끝맞췄다. 사복으로 갈아 입고 나오자 나를 기다린 건지 테이블에 앉아 있던 정국이 일어서며 내 앞으로 다가왔다.
" 탄소야 잠깐 나랑 말 좀 하자. "
" 미안, 오늘은 약속이 있어서... "
" 잠깐이면 돼. "
어쩔 수 없이 정국을 따라 카페 뒷길로 나갔다. 한참동안 무언가를 말할려고 고민하는 정국이 보였다. 고민 끝에 드디어 말을 할 참인지 정국이 내 이름을 부를려고 하자 때마침 전화 벨소리가 울렸다. 확인해보니 태형이었다. 눈치 보지 말고 받아 봐. 정국의 흔쾌한 허락으로 나는 조심스럽게 태형의 전화를 받았다.
" 여보세요... "
[ 주인 어디야? 나 카페 앞인데. ]
" 아 잠깐 일이 생겨서 카페 뒷길에 와 있어. "
[ 그래? 그럼 그 쪽으로 갈게! ]
" 자, 잠깐만! "
내가 말할 틈도 주지 않고 끊어버린 태형에 발을 동동 굴렸다. 혹시라도 내가 정국과 단둘이 있는 모습을 보면 어쩔까 걱정이 되었다.
" 이제 통화 끝났으니까 말 해도 되지? "
" 으응... "
" 너가 나 유학가기 전부터 좋아하기도 했고 나도 이제 너한테 마음 생겼으니까 사귀자 우리 "
" 어? "
정국은 내 의사와 상관없이 그대로 내게 입을 맞추었다. 그런 정국에 당황스러워져 고개를 반대로 피했다. 고개를 돌린 내가 마음에 안 들었는지 다시 두 볼을 잡고선 더 깊게 입을 맞추는 정국에 나도 모르게 눈물이 한 두방울씩 떨어지기 시작했다. 정국이 무서웠다. 강압적으로 입맞춤이 계속 이어졌고 얼마 안 지나서 정국과 나는 서로의 입을 겨우 뗄 수 있었다.
" 싫어하잖아요 "
정국과 나의 사이를 떼어놓은 태형이 나를 자신의 뒤로 보내고선 정국을 무섭게 노려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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