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금 들으면서 읽어줘여
![[국대/윤석영] 되돌리다 | 인스티즈](http://file.instiz.net/data/cached_img/upload/3/8/c/38ce1725c29c5bb0dbd2b3f0b3d24dfd.jpg)
겨울이 바짝 다가오긴 한건지 제법 차갑게 불어오는 바람에 옷깃을 여매쥐고는 걸음을 서둘렀다. 이렇게 추운 날이면 옆에서 손을 따스히 잡아주며 맑게 웃던 그가 생각난다. 집으로 가는 골목의 낡은 가로등에도, 그와 처음으로 입을 맞추던 담벼락에도, 그저 날아가는 낙엽마저 그와 함께한 추억이 보이는 것만 같아 고개를 저어내고는 집으로 향했다. 집으로 가는 내내 괜시리 떠오르는 그의 생각에 나도 모르게 고개를 살짝 돌려 그와 함께 가던 집 앞 공원에 시선을 돌렸다. 피곤할텐데 집에서 쉬래도 집 앞 공원까지 나와 날 기다리던 그가 또다시 날 기다리진 않을까. 버릇처럼 고갤 돌려 확인하게 되었다. 그 땐 추운줄도 모르고 항상 나란히 앉아 얘기를 도란도란 나누던 그 벤치에 그와 헤어진 후 처음으로 사람이 앉아있는 것을 보고 천천히 다가갔다.
그 익숙한 뒷모습에 절로 입술을 꾹 깨물고 다가가던 발걸음을 멈췄다. 내가 지금 뭘 보고 있는건지, 내가 왜 그를 보고 있는건지, 두 눈을 감았다. 숨을 한번 들이쉬어보고 천천히 떠봐도 눈 앞에 선명한 그 모습에 코 끝이 찡해져온다. 목울대가 떨려오는게 눈물이 날것만 같아 고갤 돌려 참아내고는 그가 잘보일만한 가까운 벤치에 가 앉았다. 혹여나 날 보고 가버리진 않을까 숨소리마저 죽여가며 가만히 그를 바라봤다. 무슨 생각을 하는 건지 고갤 숙이곤 운동화 끝으로 땅을 툭툭 차는 모습에 그의 동선을 가만히 눈으로 쫓았다. 흙이 묻은 운동화를 다시 땅에 쳐내 털어내고는 그륵그륵 소리내 바닥에 무언갈 써내려가다 다시 다리를 쭉 끌어 지워낸다. 그렇게 다시 썼다 지웠다를 반복하고 있는 알 수 없는 모습에도 다가가지 않고 그를 눈에 담아냈다. 이렇게 가만히 보고 있는게 얼마만인지 기억이 안나서, 이렇게 보는 것만으로도 그리움이 채워지는 것만 같아서...
"어-..."
그 때 고갤 들던 그와 눈이 마주쳐버려 얼른 고갤 돌려 눈가를 쓸어내고 표정을 지웠다. 다시 고개를 돌려 바라보자 내 모습에 놀란 듯이 멍한 표정으로 날 바라보는 모습에 자리에서 일어나 다가가 그의 앞에 섰다. 내가 다가가자 따라 일어나 날 바라보는 그의 시선을 받고 있기가 힘들어 고개를 숙이자 그 곳엔 그가 썼다 지웠다 반복한 글씨가 새겨져 있었다. 그 글자를 바라보다 그가 원망스러워져 고갤 올려 쳐다보자 그는 무슨 말을 해야할지 모르는 듯 그저 입만 달싹이며 아무 말도 하지 못 했다. 고작 이런거나 쓰려고 여기까지 온건가 설움이 북받쳐올라 나도 모르게 몸을 돌려 그에게 등을 보였다.
'보고싶다'
그는 헤어지던 그 날처럼 날 붙잡지도,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 대신 그 날처럼 날 따듯하게 끌어안았다. 뒤에 다가온 그 온기에 참았던 눈물이 터져버려 울음을 참으려 끅끅 거리며 어깨를 들썩이자 그가 더 힘을 주어 끌어안는다. 그러곤 손을 뻗어 내 눈물을 닦아준다. 닦아줘도 계속해서 흐르는 눈물때문에 연신 삼켜보려 노력했지만 한 번 터진 눈물이 멈추질 않는다. 손등으로 닦아내고 참아보려해도 자꾸 흘러내려 손바닥을 올려 얼굴을 감싼 체 마음을 진정시키려 노력했다. 이런 모습을 보여선 안된다고 속으로 되뇌이고 또 되뇌였다.
"울지마..."
오랜만에 듣는 그의 낮은 목소리가 가슴을 울리는 것만 같아 울음이 터져나와 더이상 참지 못하고 더 크게 울어버렸다. 이렇게 찾아 올거면서 왜 그 때 날 붙잡지 않았는지, 보고 싶어 할거면서 왜 날 놓은건지, 잊지도 못 하고 이렇게 서로 그리워 할거면서 왜 헤어진건지... 물어보고 싶은 것들 투성인데 울음에 가로막혀 말이 나오지 않아 뒤 돌아 그의 가슴을 내려쳤다. 엉엉거리며 서럽게 내리치는 내 손에 그는 손을 올려 내 주먹을 잡아쥐었다. 손을 잡아 내리고는 안쓰럽게 바라보는 시선에 고갤 올려 그를 바라봤다.
"왜 울어... 네가 헤어지자고 한거잔아.."
"이럴거면서... 왜 안 잡은건데, 평생 함께하자고 해놓고 왜 안 잡는데-!"
꽉 막힌 목소리로 그에게 소리치자 그의 눈썹이 살짝 내려갔다 이내 눈을 천천히 감았다 뜬다. 날 바라보는 그 시선이 헤어지던 날 같아서 가슴이 더 먹먹해지려 하는데 그가 내 눈가에 번진 눈물을 닦아주고는 살짝 입꼬리를 올려 힘겹게 웃는다. 그 웃음에 그동안 나와 같이 힘들어한 그의 마음이 보이는 것만 같아 더이상 아무 말도 못하고 그를 바라보았다. 천천히 입꼬리가 내려가고 그의 눈시울이 붉어져오더니 그는 느릿하게 내게 말해왔다.
"아프다며... 나때문에 아프다며... 근데 내가 널 어떻게 잡아..."
밥촤하하하... |
공부하다가 이 노래가 나오는데 갑자기 요런게 생각나서 짧게 썼어요...ㅋㅋㅋ 그냥 노래 옮기기...^^;; 밥차는 달달도 어울리고 아련도 어울리고ㅠㅠㅠㅠ 밥차땜에 제가 쥬금요ㅠㅠㅠㅠㅋㅋㅋㅋㅋㅋㅋㅋㅋ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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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택 3까지 나온 마당에 이나은은 진짜 불쌍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