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다고 말해 下
written SOW.
13.
그냥 리포트로 대신한다고 교수님께 부탁드려볼걸. 지금 엄청나게 후회 중이다. 전정국이 애초에 나와 짝을 한다고 하지 않았으면
그래도 대충 영화보고 로맨스 소설을 적어 내면 됬을텐데, 전정국과 데이트라니. 사귀는 사이도 아니고, 친구 사이는 더더욱 아닌
이런 애매한 관계에서 과제로 인한 강제 데이트는 절대 사양이었다.
교수님은 영화든 뭐든 연인들끼리 할 만한 짓(?)을 해서 둘이 합쳐서 리포트를 작성해오라고 하셨다. 차라리 조별과제를 하는게 나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에 입술을 앙 다물었지만 내 책상을 손가락으로 톡톡 두들기더니 뭐할까? 라며 묻는 전정국은 전형적인 남친 상이었다.
보면 볼 수록 알 수가 없었다. 대체 저런 애가 나같은 평범한 애를 왜? 다른 사람과 조금 다른 점을 꼽자면 부모님 모두가 대학교수님이라는 것
외엔 내세울 게 없었다.
"네가 하고 싶은거 해. 난 데이트같은 거 해본 적이 없어서 모르겠다."
"나도, 데이트 안 해봤는데."
"어?"
사람을 얼굴로만 판단하는 건 좋은 습관이 아니지만 사실 전정국의 얼굴로만 봐서는 예쁘다는 여자애들을 골라서 사귀었을 법한 얼굴이었다.
보통 잘생긴게 아니었다. 대체 저 얼굴로 왜 건축을 할까라는 의문점을 지닐 정도였다. 전정국을 알기 전에는 그냥 잘생겼는데 공부도 잘하는 애.
정도였는데, 전정국의 성격을 알고 나니까 전형적인 훈남이었다.
"왜, 못 믿겠어?"
"응."
"나 여자친구 한 번도 안 사귀어봤는데?"
"말도 안돼."
"넌?"
"당연히 나도 안 사귀어봤지. 남자친구라는게 쉽게 만들어지는거냐."
"너한테는 이제 쉬울텐데."
"어?"
"그냥 나한테 좋다고 말해."
"‥."
"그럼, 남자친구가 생길텐데."
14.
전정국이 싫냐고? 그건 절대 아니었다. 오히려 좋으면 좋았지, 절대 싫지는 않았다. 하지만 내가 우려하는 점은 혹여 나의
미숙한 감정으로 인해 전정국이 상처를 받을까봐- 였다. 전정국은 저번에 내게 나를 4년이나 좋아하고 있다고 했다.
4년 전의 나를 어떻게 알게 되었는지는 모르겠으나 4년의 감정은 가벼운 감정이 아니다. 나의 섣부른 판단으로 인해
전정국의 4년이 망쳐질 수도 있다 이 말이다. 전정국을 보면 두근거리는 이 감정이 그냥 잘생긴 남자를 봐서 그런 것이라면
나는 절대 전정국의 마음을 받아줄 수가 없다. 연애는 일방통행이 아니기 때문이다. 아무리 한 쪽에서 애정을 주더라도
받는 사람의 마음에 구멍이 나 있으면 헛수고일 뿐이다.
"이 영화 볼까?"
"아, 그래."
무슨 영화인지 자세히 보진 못했지만 나는 팝콘을 사러가자는 전정국의 말에 그저 발을 옮기고 있었다. 그가 가자고 하면 가고,
사자고 하면 사고. 나의 시큰둥한 반응에 기분이 상하지도 않는지 전정국은 여전히 웃는 표정으로 나를 내려다 보고 있을 뿐이었다.
전정국이 내게 붓는 애정의 양이 많아지면 많아질수록, 나는 점점 작아져만 갔다. 그가 붓는 애정의 양에 비해 나의 그릇은 너무
작은 것 같아서.
"네가 보자고 했던게, 공포영화였어?"
"응. 좋다며?"
"좋다고는 안했는데 말이죠."
"응?"
"아니야. 가,가자!"
공포라니, 호러라니. 영화관 의자에 파묻히는 건 아니겠지. 공포영화를 마지막으로 본 게 언제더라. 중학교 2학년 때 친구들과 보러갔다가
스크린을 거의 10분도 쳐다보지 않고 친구의 등에 파묻혀있어서 친구들이 다신 나랑 공포영화 보러 안 온다고 했었다.
이런 내게 공포영화라니. 그것도 전정국이랑.
"못 봐?"
"아니야, 나 잘 봐."
허세로 정도껏 부려야 허세로 쳐주지. 지금 내가 부리는 건 억지 수준이었다. 귀신은 물론이고 으스스한 분위기 마저 싫어하는 주제에
공포영화를 잘 본다니. 박지민이 들으면 아마 자신이 아끼는 양배추를 건네주면서 힘내라고 위로해줄수도 있다.
광고를 보는 동안 팝콘만 우걱우걱 씹고 있던 내 쪽으로 손을 뻗는 전정국에 구석으로 몸을 구기자 작게 웃은 전정국이
입술 옆에 팝콘 가루가 묻었다며 다정히 털어주었다. 와, 순간 심장이 부서지는 줄 알았다.
아직도 전정국이 만진 입술 옆이 따뜻해서 기분이 미묘했다. 내가 전정국을 좋아하는건가, 아닌가.
여태 내가 살아오면서 해본 사랑이라곤 부모님이랑 친구에 대한 사랑밖에 없는데. 이성에 대한 사랑이 내게 익숙할리 없다.
전정국과 하는 모든 것이 내겐 처음인데, 분명 전정국도 나와 하는 모든 게 처음일 터 인데 왜 이렇게 익숙해보이는지 모르겠다.
"야, 너 여자친구 안 사귀어봤다는거 다 뻥이지?"
"어?"
"아니, 그렇잖아! 나랑 영화보는게 왜 이렇게 자연스러워? 아주 아까도 팝콘 털어주는데 한 두번 해본 솜씨가 아니던데?"
"아니, 야 잠깐 ‥."
"공포영화 보는 것도 여자 꼬시는 스킬이지? 와, 전정국 무섭네 무서워."
"너 지금 질투해?"
"‥어? 아닌데?"
"맞네, 질투. 너 내가 여자 많이 만나본거 같아서 질투하는 거잖아. 맞지?"
전정국의 말을 듣고 보니 그게 맞는거 같기도 하고 ‥ 아 그래도 내가 질투같은 걸 했을리가 없어. 암, 그렇고 말고.
15.
아, 공포영화는 소리 빼면 시체라더니. 그 말이 딱 맞다. 이렇게 눈을 감았는데도 크게 들리는 소리 때문에 무서운 건 필시 그 이유 때문이리라.
공포영화 음소거 버전이면 나도 볼 수 있으려나.
"여주야, 무서워?"
"정국아 ‥ 나 죽을지도 몰라."
정말이었다. 이러다간 정말 죽을지도 몰랐다. 두려움에 심장은 평소보다 8배는 뛰고 있었고, 얼굴은 이미 새하얗게 질렸을 거다.
손하고 등에는 식은땀이 줄줄 흐르고 있었고, 그래도 나름 데이트라고 입은 원피스자락을 구기며 간신히 참고있었다.
"나갈까?"
"너 보고 있잖아 ‥."
"너 보는게 더 재밌어. 나가자."
전정국의 손에 이끌려 억지로(?) 나간 영화관은 나와 전정국이 있던 7관을 제외하곤 전부 평화로워보였다. 저런 영화를 돈 주고 보는 사람이
존경스러워지기 시작했다. 비난하는 건 절대 아니지만 앞으로 나는 절대 공포영화를 돈 주고 보지 않을 것이다. 맹세코.
"그, 미안해 나 때문에 다 못보고 나와서."
"괜찮아, 배 안고파? 뭐 먹을래?"
"‥고파."
팝콘을 거의 내가 다 먹었는데도 배가 고팠다. 역시 팝콘배와 밥배는 따로 있는 법이지! 근거가 1도 없는 얘기지만 오늘만큼은 트루로 믿고 싶다.
내가 돼지라는 걸 아무에게도 들키고 싶지 않았다. 아, 이미 전정국에게 들켰겠지만.
"그, 내가 찾아봤거든?"
"응?"
찾아봤다며 내게 핸드폰을 들이미는 전정국에 1차 당황, 찾아본게 쑥쓰러웠는지 얼굴이 홍당무가 된 전정국에 2차 당황,
그런 전정국을 보며 귀엽다고 생각한 나에 3차 당황을 해버렸다.
이제야 깨달았다. 왜 전정국이 익숙하게 보였었는지. 그만큼 다 찾아봤던거였다. 나랑, 그, 데이트를 하려고.
속에서 무언가 펑! 하고 터지는 기분이었다. 이미 다 져버린 벚꽃이, 내 마음 속에, 그리고 나의 추측이지만 전정국의 마음 속에도
폈을것이다. 나도, 너를 좋아했구나.
"정국아, 나 궁금한게 있는데."
"어? 나한테?"
"응, 너한테."
"와, 김여주가 나한테 궁금한게 있다니. 영광이네."
홍당무가 된 얼굴을 가라앉힌 전정국이 능글맞게 내게 말했다. 아까와는 180도 달라진 전정국에 당황한 것도 잠시,
전정국이 나와는 같은 고등학교를 나오지 않았다는 것을 암에도 한 번더 물어봤다. 왠지 그래야될 것 같았다.
4년 전이면 내가 17살 때니까. 고등학교 때가 아니면 전정국과의 접점이 없었다.
"‥아, 사실 나 졸업한 건 XX고이긴 한데, 전학가기 전에 다녔던 고등학교가 OO고야."
"왜 말 안했어?"
"네가 나 좀 기억해주길 바랬나봐. 아, 쪽팔려."
"아, 미안해. 나 2학년 때 자퇴했는데, 1학년 때 친구 하나도 없었거든. 좋은 추억이 딱히 없어서 그랬나봐."
"알아, 너 공부만 했잖아. 너 우리학교에서 되게 유명했어. 독하다고."
"아니 근데 왜 말을 안 했어! 나도 고등학교 때 친구 좀 만나보고 싶었는데."
"나만 너 기억하는거 같아서."
입술을 삐죽 내밀며 툴툴대는데, 그게 왜 그렇게 귀여워보이는지. 바람에 날린 전정국의 머리카락을 정리해주며 말했다.
미안하다고, 이제부터라도 알고 지내면 되지 않냐고. 그러자 전정국이 입꼬리를 슥 올리더니 내 양 볼을 콱 잡았다.
제 딴엔 살살 잡은 것 같은데, 사실 좀 얼얼했다.
"친구로?"
"어?"
"우리 이제부터 친구로 알고 지내?"
"‥."
"오늘 나랑 데이트 해보니까 어땠어."
"아니, 정국아?"
"좋았어요, 싫었어요."
"‥좋았어요."
"그럼 우리 친구로 지내는 건 무리인거 같은데, 그래도 친구로 지낼래요?"
"아, 전정국!"
"내가 저번에도 말했잖아. 너는 그냥 좋다고 하면 된다니까?"
"‥."
"여주야, 나 좋아요, 싫어요."
"‥좋아요."
나는 보았다. 전정국의 입꼬리가 엄청나게 올라가는 것을. 발 끝에서부터 차오르는 부끄러움에 숨어버리고 싶었으나, 지금이 아니면 말하지 못할 것 같았다.
손을 쥐었다 피며 결심했다. 이제, 피할 수 없다. 이미 나는 전정국에게 죽을만큼 설레고 있었으며, 전정국이 내게 이렇게 하는게 싫지 않았다.
친구로 ‥ 지내자고 해도 싫을거 같았다.
"그럼 우리 사귈까요, 사귀지 말까요."
16.
나와 전정국은 리포트에 이렇게 작성했다. 저희 그 날부터 사귀게됬습니다. 감사합니다 교수님.
그리고 그 위에도 빼곡히 적어서 냈더니 A+를 받아버렸다. 이거 참, 사랑도 잡고 학점도 잡고! 일석이조네.
"근데, 1학년 때부터 나 알았다고 했잖아."
"같은 반이었으니까."
"왜 점점 내가 쓰레기 같지? 난 아무것도 기억이 안나는데."
"그럼 그것도 기억 안나? 왜, 우리반 놀이공원갔었잖아."
"‥기억이 날랑말랑."
동방에 단 둘이 앉아 만화책을 사이에 두고 얘기 중이었다. 가장 궁금했던 전정국의 얘기도 듣고 싶었고, 내가 기억 못하는
학창시절의 좋은 기억이 있다면 그것도 듣고 싶었다. 알다시피 나는 학창시절에 대한 기억이 없어서.
"네 옆자리에 승현이가 앉아있었는데."
"아, 그 친구?"
승현이라면 도움반 친구였다. 무슨 이유인지는 모르겠지만 8살의 기억만을 가지고 살아서 정신연령이 8살인 친구.
그제야 하나씩 떠오르는 과거의 기억에 전정국의 얼굴이, 우리반 남자아이의 얼굴 중 하나였다는게 떠올랐다.
"걔가 너한테 사이다 부었었잖아. 버스 안에서."
"맞아, 어떻게 그걸 기억해?"
"내가 그 때부터 너 좋아했으니까."
"내가 사이다 맞은게 좋았어..? 특이한 취향이구나 너?"
"아, 아닠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런게 아니라."
전정국은 내 말에 벌써 옆에 있던 베게를 세게 내려치며 웃는 중이었다. 아, 저 베게 윤기선배가 아끼는건데.
윤기선배가 알게 되면 정국이가 썰릴 수도 있기에 슬쩍 베게를 내 쪽으로 끌어 당기니 그걸 귀신같이 알아챈 전정국이
베게를 잡아챘는데, 그게 자세가 좀 요상해졌다. 마치 내가 전정국 가슴팍에 안겨있는 자세랄까.
민망함에 몸을 뒤로 빼려고했지만 제 가슴팍에 파묻혀 있던 내 얼굴을 잡아올린 전정국이 내 눈을 맞추며 조곤조곤 말했다.
"네가 아무렇지도 않게 네 옷에 묻은 사이다를 털면서 그러는거야, 괜찮아?"
"‥."
"너도 분명히 옷 젖어서 짜증났을텐데, 승현이 먼저 챙기더라. 승현이가 너한테 미안해서 어쩔 줄 몰라하는거 알고."
"그, 그야 ‥."
"아무나 못하는 일이지."
"‥근데 정국아, 일단 이것 좀."
"나는 네가 승현이 챙기는 모습이 그렇게 예뻐보이더라."
자세는 둘째치고, 고백보다 더 진지하게 말해오는 탓에 심장이 부서져라 뛰고 있었다. 전정국하고 절교해야할까봐 ‥ 심장에 진짜 무리온다.
아니면 전정국한테 마스크라도 씌워야하나.
나름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었는데, 내 볼 위로 낯선 감촉에 왔다갔다. 민망한 소리와 함께 떨어지는 전정국의 입술에 이상한 소리와 함께 소파 쪽으로 엎어졌는데,
그걸 또 받아주려는 전정국의 손을 뿌리치는 바람에 아예 바닥으로 넘어져버렸다.
"괜찮아? 안 다쳤어?"
"아니, 야, 너! 어? 아주 고단수네 고단수야."
"용기있는 자는 기회를 놓치지 않는 법이지."
"이상한거만 배워왔어 전정국."
"그래서, 싫어?"
"‥아니여."
내 말에 환하게 웃은 전정국이 날 소파로 끌어당김과 동시에 제 품에 안았다. 곧 수업이 끝나갈 시간이라 동방식구들이 - 동방신기아님- 들이닥칠텐데,
아직 전정국과의 교제 사실을 알리지 않은 터라 후폭풍이 두려웠던 나는 전정국의 품에서 빠져나오려 애를 썼으나 남자는 남잔지 꿈쩍도 않는다.
"정국아, 선배들 온다고! 선배들!"
"응?"
"잠깐 떨어져 ㅂ ‥."
"하, 하던거 계속해!"
"아, 아니 호석슨배! 호석오빠!"
씨발. 이제 학과는 무슨 학교에 소문나는 건 시간 문제다.
17. 여주의 친구 지민이 보는 그들의 연애사.
안녕하세여, 저는 박지민입니다. 생명을 전공하고 있고 양배추를 많이 키워여. 아, 사실 제 관심사는 오직 양배추였는데
하이큐를 보고 반해버렸어요. 그래서 만화동아리에 들어가게 되었는데여 2년째인 이 칙칙한 만화동아리에 커퀴벌레들이 꼬이기 시작했어요.
"아, 전정국! 그거 내꺼라고!"
"여주 이거 좋아하는데, 이거 하나만 주시면 안되요?"
"그놈의 김여주! 주고 싶으면 니가 사서 주면 되잖아 임마!"
"여주 수업 끝날 시간이란 말이에요. 이거 사러 언제 일본 갔다옵니까."
지금도 호석이 형의 로이X 초콜릿을 든 전정국이 김여주 줘야한다며 땡깡을 피우고 있네요. 전정국이 저럴 때마다 정말 이해가 안됩니다.
맨날 트레이닝 복만 입고다니는 김여주가 어디가 예쁘다고.
"다들 여기 있었네요!"
"여주야, 이거 봐 전정국이 내 초콜릿을 ..! 헐."
"‥."
"미쳤냐?"
"왜, 왜요. 이상해?"
누가 저렇게 예쁘게 화장을 해줬는지. 오늘은 평소답지않게 화장도 하고 치마도 입은 여주의 모습에 모두 넋이 나가있네요.
아, 저는 빼주세요. 저는 양배추뿐이니까요. 그리고 예쁘게 화장을 한거지 원래 김여주가 예쁜건 절대 아니랍니다.
제 3자인 양배추 전문가 제 기준엔 말이죠.
"별로에요? 이상한가?"
"예쁜데? 평소에 그렇게 좀 입고다녀라."
"형, 그럼 평소에는 안 예쁘다는겁니까?"
"예쁘지."
"예쁘다고요? 형, 여주 좋아해요?"
윤기 형의 뒤로 순간 사신이 보였어요. 적당히하라는 윤기 형의 눈빛이 보이지도 않는 건지 전정국은 자기 과잠을 앉아있는 여주의
다리에 덮어주머 김여주에게 예쁘다는 형들에게 모두 시비를 걸기 시작했어요. 사스가, 전루살이.
아, 전루살이라는 건 여주가 붙여준 별명이에요. 하루살이 + 전정국 = 전루살이. 너무 나대서 하루만 사는 줄 알았대요.
이런 일이 한 두번이 아니거든요. 저번엔 여주한테 칸타Ta 한 번 사줬다가 한 달 내내 시달렸어요.
"정국아, 너 이제 공강이야?"
"어? 어."
형들의 눈빛을 읽었는지 전정국을 회유시키려는 김여주에 사실 안심했어요. 전정국 저거 밑도 끝도 없이 대들어서
형들한테 혼날거 같았거든요. 형들한테 안 혼나는게 형들이 좀 봐주는 것도 있지만 여주가 항상 제지하기 때문이에요.
저러고 나가선 전정국한테 그러지말라고 잔소리 하긴 하는데, 제가 그 장면을 봤거든요? 그냥 강아지와 주인의 관계였어요.
"정국아, 선배한테 그러면 안돼."
"응."
대충 이런식? 그래도 김여주가 자기 좋아하는 남자를 만나서 다행이라고 생각해요 전. 낯을 워낙 가리는 편이기도 했고,
자퇴했었다는 과거 때문인지 인간관계에 대해 두려움을 가졌더라고요 여주가. 근데 전정국 만나고 친구도 많이 생겼고,
성격도 밝게 변했어요. 자존감도 높아졌고요. 근데 문제는 친구가 많이 생겼는데, 그 친구들을 질투하는 전정국 때문에 여주가 피곤해 죽겠대요.
근데 뭐, 솔로인 저한테는 행복하다고 투덜거리는 거 같아서 그냥 도망쳤어요. 아, 눈에 흐르는 이거 눈물 아닙니다.
完. 여주가 말하는 그들의 연애사.
누가 그러더라고요. CC하는건 자살행위라고. 같은 과에서 사귀면 그냥 미친 짓이라고. 저는 그래도 미친 짓 한 번 해보려고요.
전정국이 워낙 좋아야죠. 사귀기 전에야 좀 아리까리했지, 지금은 제가 전정국보다 더 좋아하는거 같아요.
"근데, 나 요즘 살찐거 같지 않아?"
"어 ‥ 그런거 같기도 하고."
"‥진짜? 나 살 많이 쪘어?"
"볼살."
벌써 정국이랑 사귄지 3달째에요. 근데 그 동안 저한테 얼마나 먹이려고 하는지. 제가 좋아하는 거만 골라서 사와서 못 먹을수도 없게
만든다니까요. 그렇게 자기가 다 먹여놓고선, 살쪘다니. (억울) 물론 답정너 같을 수도 있지만, 그래도 남자친구가 살 안쪘다고 해주면 좀 좋아요?
게다가 살쪘다며 제 양 볼을 주물럭 거리는데, 그게 묘하게 자존심 상한다 이거죠. 저도 볼살이 많은건 인정합니다.
근데 살이 찌면 찔수록 허벅지랑 볼에만 살이 가는건 대체 왜죠? 왜냐구요! 그리고 왜 전정국은 제가 이 모양이 될 때까지 먹인겁니까!
청문회라고 하고 싶지만 전정국이 제 남친인 관계로 살포시 접어두기로 할게요. 짜증나긴 짜증났지만 그래도 제 볼살을 만지며
헤헤 웃는 정국이를 보면 귀여워서 풀려버리는 저도 짜증나네요. 아, 더 좋아하는 사람이 지는거라더니. 항상 제가 지는거 같네요.
"변했어, 전정국."
"뭐가?"
"예전엔 나 살쪘냐고 물어봐도 하나도 안 살쪘다더니."
"옛날보다 지금이 더 쪘으니까."
"와, 보여? 나 마음에 스크래치났어."
"귀엽게 쪘어. 괜찮아."
"그래도 찌긴 찐거잖아!"
"니가 찐빵이야? 뭘 쪄."
"‥ 석진 오빠한테 배웠지."
"너 왜 석진이 형한테 오빠라고 해? 윤기 형이랑 남준이 형한텐 선배라고 하면서 석진이 형이랑 호석이 형한텐 오빠라고 하더라?"
"그야, 호석오빠랑 석진오빠는 편하니까."
"나도 편해?"
"응? 응."
"그럼 나한테도 오빠라고 불러야겠네."
뭔가 개소리인데 맞는 말같아서 어느 순간 고개를 끄덕이는 나를 볼 수 있었어요. 정국이가 남준 선배랑 친해지더니 갑자기 똑똑해졌거든요.
그리고 석진오빠랑 자주 놀러다니더니, 결국은 저런 몹쓸 아재개그를 치고 말았네요. 석진오빠랑 좀 떨어뜨려 놓을 필요가 있겠어요.
"넌 동갑이잖아."
"근데 편하다며."
"아니! (답답)"
"정국오빠."
"뭐?"
"해봐, 정국오빠."
"미쳤냐?"
"어허이! 오빠한테 미쳤다니!"
"정국아, 혹시 오빠소리 듣고 싶은거야?"
"‥."
"맞네, 맞아. 아니, 남자들은 왜 그렇게 오빠소리에 집착을 하지?"
"‥그래서, 안 해줄거야?"
"해줘?"
"응."
강아지마냥 고개를 끄덕이는데, 귀엽기도 하고. 이번 한 번만 해주자는 식으로 불러줬습니다. 정국오빠.
"‥."
아, 이럴 줄 알았으면 안 부르는건데요. 이젠 다시는 ‥ 아, 그래도 가끔은! 불러도 되겠죠?
.
.
.
.
.
.
.
좋다고 말해가 드디어! 끝났습니다! 원래 단편이었는데 갑자기 上, 下편이 되고 ..... 또 中편이 끼게 되어서 3편으로 마무리가 되었네요!
좋다고 말해는 나중에 연상이 좋아? 처럼 텍파로 찾아올지도 몰라여. 희희 항상 봐주시는 분들 감사합니다!
아직 시리즈가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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