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쑨환]배웁니다.평화로운 금요일이었다.지금은 종례 시간이고 내 책상위에 한국어 자습서가 쌓여있다.벌써 다래에게 한국어를 배우는 것도 몇주가 지나간다.이제 간단한 회화는 충분히 가능한 수준이므로 얼른 태환과 대화하고 싶어 오랫동안 근질거렸다.그와 간지러운 대화들을 나눌 상상하며 습득하는 한국어는 다래도 놀랄정도로 빠른 속도였다.무엇하나에 꽃히면 무섭게 해치워내는 내 성격이 참 고마웠다."우선 전달상황은-"오랜만에 담임선생님이 종례시간을 가졌다.고3인 우리학년에겐 시간이란 아주 소중한 것이었기 때문에 중요한 공지가 아닌이상 담임선생님은 20분이나 되는 종례시간을 자주 자습으로 바꾸셨었다."이제 다음주부터 시험 시작이다.고3인 만큼 정신 차리고 제 실력을 모두 끄집어내서 시험에 쏟아 부거라.""..."듣고보니 이때까지 시험기간이었다.다들 공부할때 나는 한국어를 공부하고 있었으므로 완전히 잊고 있던 시험이란 두글자가 머릴 때렸다."양양 잘가~오늘 과외하는 날이지?시험공부 열심히 해."학교를 마치고 모두 반을 빠져나갈때에 다래가 내 팔을 툭치며 말했다.그녀는 작게 키득거리면서 나를 응원하는 건지 놀리는 건지 헷갈리게 했다."너도 얼른 잘가."그녀의 인사를 받아주고 나는 달리다싶이 빨리 걸었다.일주일에 딱 한번 보는 태환을 어서가서 맞이하고 싶었기 때문이다.주말에 벼락치기 시험공부를 하겠다고 가방에 마구마구 넣어온 책따위 무겁지 않았다."다녀왔습니다.""아들,어서와."집에 도착해 인사를 하니 받아주는건 어머니였다.거실에서 티비를 보고 계셨나 보다."가방 내려놓고 여기와서 엄마가 만든 과자 좀 먹어보렴."집안에서 달콤한 냄새가 난다 했더니 탁자위로 어머니가 만들어 놓으신 과자가 올려져 있었다.나는 쇼파에 가방을 놔두고 탁자위 과자접시로 손을 들었다.씹히는 호두가 맛있는 쿠키였다."맛있어요."행복한 진심을 말했다.그러자 어머니는 웃으며 목메인다고 우유도 밀어줬다."맛있지.어때 요즘?공부 열심히 하고 있지?""눼.."아들이 벼락치기로 공부해야 한다는 사실을 모르시겠지."이번시험 꼭 잘쳐서 저번의 실수를 만회하렴.엄마는 우리 아들이 시험을 잘치길 바래."먹었던 쿠키가 식도로 넘어가다 막힌 듯 우유를 아무리 마셔도 내려가지 않았다.내가 콜록거리자 어머니와의 대화는 이것으로 끝났고 나는 어머니의 걱정을 받으며 방으로 갔다.태환은 언제나 처럼 친절하고 상냥하게 잘 가르쳐줬다.억울하게도 그와 공부할때는 전부 잘 배운 것 같이 답이 척척나오는데 어째서 그게 학교수업시간엔 전혀 적용되지 않을까.작은 소리로 투덜거렸다.그러자 그가 들었는지 웃으며 말했다."쑨양.그건 복습이 필요하단거야.내가 가자마자 책덮지 말고 한번씩만 더 봐 알겠지?""네.."내 대답이 시원치 않았는지 그가 한번 더 말했다."-모르는거 있으면 문자보내고."아,문자.하고 깨달았다가 나는 상기했다.저번의 허무했던 기억이,그땐 정말 그에게 문자하나 보낸다고 설레서 글자한자한자도 신경썼었는데 답장이..허탈한 웃음이 나왔다.지금 내 표정은 얼굴반쪽이 그늘지고 있을 것이 분명했다.그는 문자보내란 말을 꽤 무의식으로 말하는 것 같았다.폰을 계속 가지고 다녀서 그런가 보다 생각했다.아마 그런식으로 나같이 몰랐던 여럿사람이 그에게 폰번호를 물어보거나 그는 알려주거나 하겠지."시험 힘내 쑨양."과외가 끝날 시간이다.그는 집에 들어올 때 부터 벗어둔 코트와 크로스 백을 챙겼고 긴 트렌치 코트를 여미는 그의 모습이 정말 멋있었다.슬쩍 보인 고운 손목에 차여있는 시계가 그의 손만큼 하얗다."선생님,어머니께서 차한잔 하다 가시라는데..""어..""손수 만드신 과자가 정말 맛있어요."태환이 눈을 아래로 또륵 굴리더니 시계를 쳐다 봤었다.나는 괜히 그가 거절할까 싶어 과자가 맛있다는 말을 황급히 붙였다."좋아.그럼,내려갈까?"살짝 눈웃음을 지으면서 내려가자는 태환은 내등에 손을 댔다.밀리듯 방에서 나가는 꼴이 되었지만 이런 스킨쉽도 좋았다.우리는 거실 쇼파에 앉아 어머니가 내어 오신 차를 홀짝이고 있다.태환이 차를 식히려 호호 불거나 호록마실때 내미는 입술이 귀엽다 생각했다.어머니랑 그는 즐겁게 대화를 나누는데 나는 그저 듣기만했다.주로 내 성적이나 대학이야기가 중심이었다."아하하 박선생님 여기 쿠키도 드셔보세요."어머니는 접시를 태환의 앞으로 밀며 말했다.아마 그를 시험하려고 본인이 만들었다는 얘기는 뺀 것 같다.죄송하지만 어머니가 만들었다고 이미 그에게 언질했었다.나를 한번 슬쩍보고 그는 어머니께 감사하다,말한 뒤 과자를 집어 들었다."정말 맛있네요."태환은 특유의 예쁜 웃음으로 어머니를 공략했다.어머니가 한창 그에게 빠져들 때에도 나는 그를 봤다.작게 오물거리는 입술을 만져보고 싶단 충동에 쌓일 쯤 그의 입가 옆에 묻은 과자 부스러기가 내 시선을 붙잡았다."선생님.""어?왜?""여기."나는 손가락으로 내 입가를 가르켰다.그가 어머니와의 대화중어서 다급히 입가를 벅벅 닦았지만 과자부스러기가 묻은건 반대쪽이었다.입을 세게 문질러서 그런지 유난히 붉어보이는 입술이었다."어?어?이제 됐어?""여기.."나는 손을 들어 그의 입가를 문질러 부스러기를 털어냈다.아직까지 입술에만 시선을 두고있던 내가 시야를 넓혀 그의 얼굴을 봤다.말랑거릴 것만 같은 그의 입술이며 코와 피부가,처진 눈꼬리 속에 내 모습이 비치는 동그란 눈동자도 모두가 너무 가까이 있었다.확실히 그의 눈동자 속에 비친 내 눈은 위험하게 일렁거리고 있었던 것 같다.정면으로 보고있던 우리는 눈을 마주하기 몇초가 지났을까..이 엄청난 정적을 깬건 어머니가 차를 마시다 홀짝이는 소리였다.나는 그에게서 손을 걷어내고 그는 다시 자세를 바로 잡았다.내 얼굴과 그를 만진 손에 피가 쏠리는 기분이 들었다.고개를 숙여 유리탁자 위에 비춰진 내 얼굴은 이미 시뻘겠다.____세상에 7편까지나 왔어요.노놀랍다ㅋㅋ일년 다갔어유 벌써 마지막달 12월이래요!앗싸 폰 데이터들어온날!가아니라 쑤냥이 생일이 있었죠ㅎㅎ해피버스데이쑨~배웁니다 재밋게 읽어주시면 감사합니다~암호닉 애정플 읽어주시는 모든 분들 고마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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