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O/백현] 신인가수 너징에게 듣보잡이라고 한 변백현
"야, 로보트."
"……."
"태권 브이."
"…너무 유치하고 썰렁해서 히터 키고 싶으니까 그만할래요?"
"키든지."
우리나라 최정상 보이그룹이자 한류스타라는 엑소. 그리고…그 엑소의 메인보컬 변백현…이, 내 대기실에 와서 이럴지 난 3개월 전만 해도 상상할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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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개월 전, 데뷔한 지 한 달만에 신인이 이례적으로 1위 후보에 오르고, CF가 몇 개씩 들어오고…승승장구하면서 나는 어쩐지 조금 거만해진 것 같다. 그래, 솔직히 좀 많이 거만해졌던 것 같다. 솔로 신인이, 그것도 상대적으로 팬덤이 약하다는 여자 솔로가─ 이러긴 쉽지 않거든. 아무튼, 오죽하면 1년 반만에 보는 오빠마저도 "안 그래도 싸가지 없던 애가 모가지에 힘까지 주니까 진짜 재수없다." ……라고 했을까.
하지만 그렇게 또 모가지에 빳빳이 힘주고 내가 제일 잘났다, 라는 마인드로 다니다가도 선배들만 보면 살랑살랑 꼬리 흔들고─여자 선배에 한해서─ 깍듯하게 예의 차렸으니, 선배들은 나만 보면 예뻐 죽으려고 했고… 그렇게 내 모가지는 하늘 높은 줄 모르고 뻣뻣해져 갔다.
"뭐? ○○○?"
그러던 때였으니, 변백현의 반응은 그야말로 내겐 획기적이다─ 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게 어느 듣보잡이야?"
데뷔 전부터 팬이던 엑소와 같은 대기실이라길래, 그야말로 기뻐서 죽을라던 때였다. 나는 솔로라서 대기실을 같이 쓸 때가 많았지만, 12명인데다가 내 데뷔와 동시에 공백기를 가졌던 엑소는 나와 같이 대기실을 쓸 틈이 없었던 것이다. 그러나 이번에, 엑소의 첫 컴백 무대와 동시에 출연진이 유난히 많았던 터라, 같은 1위 후보에 오른 우리 두 팀이 함께 대기실을 쓰게 된 것이었다. 그야말로 올레! 아싸! 였다.
혼자 기뻐 죽으려고 난동을 부리다, 기뻐 죽을 게 아니라 선배님들 오시기 전에 뭐라도 사다드려서 예쁨 받자─ 싶어 직접 구내 매점까지 가서 음료수 여섯 개를 사서 품에 안고, 들어주겠다는 매니저 오빠의 제안을 거절하고 뒤뚱뒤뚱 대기실 문고리를 잡던 찰나였다.
"야, 백현아. 그래도 걔 꽤 인기 많던데 요새."
"박찬열 넌 조용히 해. 아, 짜증나. 안 그래도 요새 열받는 일 투성인데!"
"너 미나한테 차였다고 스트레스 너무 엄한 데 푸는 거 아니냐."
"씨발, 무슨 스트레스를 풀어! 듣보잡을 듣보잡이라고 하는데."
…설마 저거 내 얘긴가?
"그래도 오늘만 참지. 오늘 출연진이 유독 많아서 어쩔 수 없데."
…나 맞구나.
그래도 나 요새 꽤 유명한데….
댁 소속사 선배 분이 나 이상형이라고까지 해주셨거든?!
변백현의 '듣보잡' 발언은, 인터넷에서 보았던 그 어떤 악성댓글보다도 충격적으로 다가왔다.
"담에도 이런 듣보잡이랑 대기실 배치하면 이 방송 일절 안 나온…!"
더는 못 들어주겠어서, 잡았던 문고리를 홱 돌려 터프하게 문을 땄다. 열두 개, 그리고 플러스 알파를 더한 눈동자들이 내 쪽으로 홱 집중된다.
"안녕하세요 선배님! 듣보잡 인사드립니다!"
씩씩하게 인사하며 음료수를 테이블 위에 올려놓자, 당황한 듯한 사람들의 시선과 함께─ 특히 당황한 듯한 변백현의 속쌍꺼풀이 얕게 진 눈이 보였다. 하, 내 6천 원. 갑자기 돈이 아까워지려고 한다.
"앞으로 욕은….'
"……."
"벤이나 숙소 같은데서 해주세요."
"……헐."
"듣는 듣보잡 열받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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