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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데 전체글ll조회 226l 1

 
전원우. 
원우야, 사랑해. 
 
그가 중얼거리듯 말했다. 못 들은 척 그의 어깨에 머리를 기댔다. 나는 영원히 그 말 뜻을 모른 채 살고만 싶다. 
 
"상처는 왜 냈어. 바보같이." 
 
그의 손목엔 불그죽죽한 띠가 둘러져 있었다. 나는 우둘투둘한 그 감촉을 잊지 않으려 몇 번이고 흉터를 쓸어본다. 
 
"그러게." 
 
그는 무덤덤하게 대답하고는 내게 팔을 둘렀다. 어느샌가 그의 더운 숨결이 내 목에 끼얹어졌다.
젖은 입술이 목에 와닿으면 나는 그의 목에 팔을 두르고 끌어당긴다. 우리는 그의 입술처럼 물기 어린 풀밭으로 쓰러졌다.
그의 숨을 삼킬 듯 성급하게 입을 맞췄다. 그 결에 머스크가 그의 품에서 맴을 돌다 내 폐부에 깊게 스몄다. 
 
"우리 사랑하는 거 맞지." 
 
"아니." 
 
나도 몰라. 민규야.
이걸 사랑이라고 그러니. 이렇게 아픈 줄 알았더라면 지독하게 빠지지 말 걸.
그의 눈빛은 퍽 아프다. 서운한 걸까. 지친 걸까.
둘 다임을 알지만 나는 어떤 말도 해줄 수가 없다. 잠이 나를 삼킨다. 그 어둠의 저편으로 나는 넘어간다. 

눈을 뜨니 새하얀 병실 침대 위였다. 그가 웅크린 채 자고 있었다. 흰 베개 위로 그늘진 얼룩이 점점이 짙게 드리웠다. 내가 울고 있다는 걸 알아차리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렸다. 한참 후에야 손을 뻗어 그의 몸에 나의 팔을 감아 끌어당겼다. 그는 한 줌의 온기가 도는 대리석 조각 같았다. 셔츠를 한 겹 들추면 서늘한 그의 갈비뼈가 보일 것만 같았다. 
그가 내 쪽으로 천천히 돌아누워 나를 껴안았다. 그는 깨어 있었을까. 그렇다면 눈물방울이 떨어질 때 시트가 바스락거리며 조금씩 사그라드는 소리도 들었을까. 
일부러 그의 품속으로 깊숙히 파고들어 얼굴을 부볐다. 지금 나에겐 그가 필요했다.
그가 낮게 웃으며 나의 등을 토닥인다. 내가 살면서 이렇게 어리광을 부린 적이 없었는데.
그는 가만가만 내 머리카락을 손가락으로 빗어 어찌 해보려다 그냥 푸흐, 웃어버린다. 나도 안다. 꼴사나운 내 머리를. 
그가 메마른 내 입술을 핥아 온다. 더없이 외로운 오아시스를 나는 거부할 수가 없다. 입안에 그를 새기던 서러운 혀끝이 내 목젖을 건드린다. 그를 밀치고 일어나 치미는 기침과 숨을 뱉고 입술을 닦았다. 그의 눈에는 사디스트의 묘한 광기가 감돈다. 나의 눈가는 그가 원하는 대로 붉게 젖었을 것이다. 그는 불그스름하게 물든 내 눈가를 사랑했다.
아니, 내가 그렇게 물드는 순간을 사랑했다.
다시금 그가 입을 맞춘다. 나는 부족해져가는 산소를 여실히 느끼며 그가 날 정말로 죽이려는 걸 거라고 생각한다. 
 
"형." 
 
"왜?" 
 
"그렇게 사랑스럽게 보지 마요." 
 
"내가 그랬나." 
 
"착각해버리니까." 
 
"무슨 소리야." 
 
"그래, 이게 전원우지." 
 
그는 입술로 낙인을 찍는다. 낙인은 번져가고 어느새 말 대신 그의 손끝이 더 많은 것을 전한다. 힘줄이 도드라진 그의 손이 눈먼 사람처럼 나의 이목구비를 더듬는다. 그가 내 손목을 꽉 쥐고 끌어당기면 짓눌린 손목이 시큰거린다. 나는 찡그리지만 결코 피하지 않는다. 그가 단단한 팔로 나를 둘러 품 속에 가둘 때 나는 환희에서 기인한 죄책감을 느낀다.
민규야, 내가 도망가기라도 할까 봐 그래?
난 도망가지 않아. 대신 너를 파멸로 이끌겠지. 
 
"형, 어제 같은 말은 하지 마. 응?" 
 
"...왜?" 
 
"모르겠거든. 형이 말하면 거짓도 진실이 되어버리거든." 
 
"민규야. 아팠어?" 
 
그는 눈을 조금 크게 뜬다. 그의 시선이 내 것과 겹쳐 잠시 붉은 줄 위를 떠돈다. 그는 이내 아무렇지 않은 듯 씩 웃고서 나를 힘껏 끌어안는다. 내 몸은 부서질 듯 힘겹다. 그는 울고 있다. 허물어져 가는 그의 어깨가 들썩인다. 나는 그 떨림을, 쓰라리고 아릿한 통증을 누구보다 잘 안다. 
 
"아팠어. 많이." 
 
"왜 그랬어. 그러지 말지." 
 
"이렇게 아파할 만큼 형을 사랑해서." 
 
그의 입술에서 새어나온 미풍에 파도가 철썩인다. 나는 감정의 물결 한가운데서 그를 끌어안는다. 그러면 그가 살기라도 할 것처럼. 알 수 없는 목소리가 눈물처럼 뚝뚝 흐르다 멎다 끝내 터져나온다. 
눈을 꽉 감는다. 우리가 봤던 불꽃놀이를, 여름 밤바다를, 열대의 숨과 우리가 속삭이던 것들을 잊어보려 한다. 
밤하늘에 퍼지는 불꽃이 눈 앞에 번진다. 나트륨은 노란색, 구리는 초록색.
흘러넘치는 빛이 내 안을 덥히고 불길처럼 강렬한 열기가 나를 채운다. 홧홧한 해일이 나를 송두리째 집어삼켜 나는 온통 그로 잠겨간다. 세찬 물살 속에서 서러운 것들이 뜨겁게 전율하며 피어난다. 

사랑이라 할까.
그를 끌어안는 것만으로도 그가 겪어내야 했을 감정이 와락 쏟아진다면, 그를 향한 마음이 잎잎이 이토록 절절히 만개한다면, 그래서 그로 인해 세상이 눈부신 빛으로 화한다면, 이게 사랑이라는 걸까.

그렇다면 우리는 사랑해서는 안 된다.
나를 사랑할수록 너는 이렇게 아파하다가 기어이 죽을 테니. 그의 등을 더 이상 쓰다듬어 줄 수가 없어 갈 곳 잃은 손끝이 허공을 헤집다 힘없이 툭 떨어졌다. 
그의 상처가 계속 어른거린다. 어쩌면 그가 칼로 그어버린 것은 내 마음이었는지도 모른다.
그가 물기어린 숨을 삼키는 나를 쓰다듬는다. 그의 세심하고 다정한 손길이 척추를 따라 움푹 팬 선을 문지를 때면 나는 모든 슬픔의 분자를 그에게 떠넘기고 싶었다. 그 성분은 오로지 그를 향한 원망이리라.
이제 나는 그를 기어이 울리려 시퍼런 칼날을 속삭인다. 
 
"민규야, 우리 사랑하지 말자." 
 
그의 숨이 멎는다. 철렁 떨어지는 그의 심장이 내 것인 양 생생하다.
시계의 초침이 우리 사이의 틈을 잘게 조각낸다.
나는 손가락으로 그의 등에 전원우, 세 글자를 써 본다.
넌 내 거야.
그렇지? 
 
"우리가 같이 울고 웃고 서로에게 미치는 한이 있더라도." 
 
침묵 속에서 네 심장에 흐르는 피만이 내 귓가에 울린다.
팔딱거린다. 따뜻하다. 김민규다. 
 
"사랑하지는 말자." 
 
나는 마지막 말을 마치고 고개를 조금 들어 그를 본다. 심장이 쾅쾅 울린다. 소리지르는 것만 같다.

아니, 날 내버려두지 마.
날 떠나지 마. 나와 먼지가 되어 버리자. 너는 영원히 나의 민규야. 네가 살든 죽든 넌 내 건데.
그런데 왜 내 마음이 이럴까. 네가 아픈 것이 죽기보다 싫다. 그렇게 내가 널 아프게 한다는 게 싫다. 
 
"그러지 마." 
 
그의 손이 나를 끌어안는다. 덩굴같은 손가락이 내 머리칼 사이로 얽혀들고 굳은살이 박인 손바닥이 덥다.
나는 잔 별이 스며 반짝이는 그의 눈을 피한다. 그의 눈은 금방이라도 비를 쏟을 듯한 우기라서 난 차마 그의 눈을 바로 볼 수가 없다. 
 
"제발 그러지 마." 
 
그가 밤처럼 고요하게 흐느낀다. 젖어든 속눈썹이 눈가에 드리울 그림자를 보지 않아도 알 수 있다.
눈물로 축축할 그의 뺨을, 피가 날만큼 깨문 입술을 만져보지 않아도 알 수 있다.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만큼 난도질당한 그의 심장을, 나는 알 수 있다. 알 수밖에 없다.
그가 우는 것이 아프다. 충분히 아프다고 생각한다. 이만하면 됐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나는 육중한 나무 문인 그를 밀어낸다.
그러니까, 아예 다른 세상으로 나아가려는 것처럼. 애초에 그런 세상 따위는 존재하질 않는데도. 
나를 끌어안고 있던 그의 손이 떨어져 나간다. 그가, 나의 일부가, 나의 전부가 떠나간다.
손을 뻗어 잡고 싶어도 그럴 수가 없다. 민규는 내가 붙잡아서는 안 되니까.
그는 그를 아프지 않게 해줄 사람에게로 가야만 한다.
나는 천천히 뒷걸음질친다. 타인이 된 그를 피해 도망친다. 그가 날 알아보지 못할 만큼 칙칙하고 메마른 아스팔트와 빌딩의 숲으로 숨는다.




그를 떠난 지 며칠 뒤였다.
거실에서 맥주를 마시고 있는데 경쾌한 도어락의 해제 소리가 들렸다.
도어락 키는 또 어떻게 안 거야.
문을 열고 들어올 사람이 누구인지 알기에 냉장고의 바에서 차가운 맥주 캔을 하나 더 꺼냈다.
물방울이 캔의 표면을 따라 미끄러진다. 발소리가 현관에서부터 들려온다. 
 
"왔어? 늦었네." 
 
"응." 
 
내 것을 묘하게 닮은 저 목소리, 가온 도에서 울리는 그의 헤르츠가 겹겹의 침묵을 관통하고 내게로 닿아 온다.
그의 발소리가, 그 뒤를 이어 그의 손이 내게 감겨든다. 내 몸은 삼십 육점 오 도라기엔 더운 그의 체온을 기억한다.
그리워했나보다. 그의 품과 숨과 입술을. 

그의 짙은 머스크가 눈물샘을 자극해서 이를 악물어 보지만 흐느낌이 날숨과 함께 새나간다.
그는 이제 상처입지 않은 채 나를 끌어안는다. 내 몸이 온전히 그의 심장박동에 맞추어 둥둥 울린다. 
팔딱거린다. 따뜻하다. 김민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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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잘 읽었어요ㅠㅠㅠㅠㅠㅠㅠ결말 완죠니 맘에 들어여ㅠㅠㅠㅠㅠㅠㅠㅠ
7년 전
오마데
맘에 드셨다니 감사해요ㅠㅠㅠㅠ
7년 전
독자2
책임져 책임져 작가님 때문에 설레버렸으니까 책임지세요(; Д;)
7년 전
오마데
설레셨나요ㅠㅠ고마워요~
7년 전
비회원도 댓글을 달 수 있어요 (You can write a com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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