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BGM ; 전수연 - Smile Smile Smile"형, 오늘은 저랑 놀러 가요. 오늘 약속 없죠?""너 되게 내가 맨날 약속 없는 사람이라는 듯이 말한다?""맞잖아요, 항상 주말엔 나랑 놀면서."맞잖아요, 하면서 해사하게 웃어보이는 세훈의 얼굴에 따뜻한 봄이 겹쳐보였다. 그러는 너는, 왜 친구도 많으면서 꼭 주말엔 나랑 놀려고만 하는데? 되물어진 준면의 질문에 세훈이 조금 고민하는 제스처를 하다 뭐 그런 걸 궁금해 하냐며, 형이랑 나랑은 같이 있는게 당연한 게 아니냐며 말을 건넸다. 그런가?준면은 가끔씩 자기가 너무 과대망상을 하는 게 아닐까, 하고 간혹 생각했다. 세훈이 별 생각 않고 건넨 말에 자신은 뒤돌아서 곰곰히 다시 되짚어보곤 했기 때문이다. 지금도 그렇다. 자신이 세훈에게 되물었던 질문에 세훈은 바로 답을 못하고, 결국엔 형과 같이 있는 것이 내겐 '당연하다', 고 치부해 버렸다. 준면은 또 거기서 생각이 멈췄다. 세훈은 과연 어떤 생각을 저 모르게 하고 있었을까. 또 다시 깊은 고민의 나락으로 빠지려던 준면을 구한 것은 세훈이었다. 형, 안가요?"어?아, 어…,가야지, 가!""오늘따라 이 형이 왜 이런대."다 너 때문이야, 이 자식아. 차마 겉으로는 드러내지 못하고 툴툴대던 준면이 제 손을 잡아 춥다며 자기 주머니에 같이 넣어오는 세훈에 입이 쏙 들어갔다. 아, 좋다. 언제까지나 이랬으면 좋겠다."형, 그런데…, 우리 어디로 가요?""…그러게.""우리 되게 무모하다. 그것도 안 정하고 가려고 했나봐."재밌다는 듯이 옆에서 킥킥 웃는 세훈을 빤히 바라보던 준면이 제 얼굴에도 웃음꽃이 피어오르는 걸 느꼈는지 풉, 하고 웃어보였다. 그러게, 우리 되게 무모하네. 음, 어디로 갈까? 형이 좋아하는 곳으로 가요. 내가 좋아하는 곳? 준면은 눈을 데굴데굴 굴려 갈 만한 곳을 생각했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갈 곳은 떠오르지 않았다. 생각해 보면, 자신은 주말마다 꼭 세훈과 함께 어딜 갔기에 서울의 왠만한 곳은 다 가봤다고 해도 모자랄 지경이었기 때문이다. 우리, 이번엔 좀 색다른 데로 가볼까? 어디요? 지방으로. 준면의 말을 듣던 세훈이 엑? 하고는 눈을 동그랗게 떠서 준면을 바라봤다. "차는요?""내 차 몰고 가면 되지."와, 드디어 형 차 타보네. 회사에 취업하고 나서 좀 지나고 조그만 중형 차를 샀던 준면이었다. 하지만 매번 오르는 기름값에 감당을 하지 못한 준면이 보다 못해 매일 아침 세훈과 함께 대중교통을 이용해 출근을 하는 일이 벌어졌고, 그로 인해서 세훈은 어쩔 수 없이 준면의 차를 한 번도 타 볼수가 없었던 것이었다. 나 그동안 얼마나 기다렸는지 알아요? 서운하다는 듯 찡찡대는 세훈을 보던 준면이 한 번 웃더니 가자! 하고서는 세훈의 팔을 끌었다. 어디로 가 볼까? 꽃 구경이나 갈까? 남자끼리 무슨 꽃 구경이냐며 질색하는 세훈이었지만 뭐든 괜찮다는 듯이 일관하는 준면에 세훈도 고개를 절레절레 젓고는 체념했다. 그래, 형 가고 싶은 대로 가요. -"…세훈아.""네?""생각해 보면…, 꽃 구경은 서울에서도 할 수 있는 거였는데.""그러게요. 우리 오늘따라 왜 이러냐."아무렴 어때, 그래도 좋다! 세훈과 함께라면 어디라도 좋다, 마인드인 준면은 고개를 끄덕이며 웃었다. 그래도 서울보단 사람 적으니까 좋다, 그치? 조용히 묻는 준면에 세훈이 …네, 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한동안 차에는 적막이 감돌았다. 조금 전 연분홍빛이 맴돌던 작은 차 안에는 조용한 공기만이 둘을 감싸 돌고 있었다. …세훈아."네.""학교는…, 괜찮아?""네. 뭐 좋죠."서로 다른 시선으로, 주고받는 대화. 이것이 참 아이러니하다고 생각했지만 아랑곳하지 않았다. 이렇게 서로 생각을 정리해 보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 라고 생각하는 준면이 이내 열리는 차 문 소리에 고개를 휙 돌렸다. 어디가? 마실 것 좀 사러 갔다 올게요. 쿵 닫힌 차 문을 멍하니 바라보던 준면이 두 손으로 마른 얼굴을 쓸어내렸다. 꼭 생각이 많아지면 이런 분위기가 발생한다. 자신은 이런 게 참 싫었다. 나도 다른 사람들처럼 활발해지고 그런 분위기가 있었으면 좋겠는데, 준면을 보고 다른 사람들은 참 침착하다, 사람이 참 성실하네, 등의 말을 내뱉었다. 속으론 자신도 그러지 않고 싶다고 생각했는데, 사람의 본성은 어쩔 수 없나 보다. 그러고 보면 세훈과 있을 때도 세훈은 대체적으로 말을 하는 타입이었고, 자신은 들어주는 쪽이었다. 그래서 세훈이 할 이야깃거리가 다 떨어지면, 둘 사이에는 정적이 흐르곤 했다. 나도 좀 바뀌어야 하나, 하고는 준면이 차 문을 열어 밖으로 나왔다."어, 추운데 왜 나왔어요! 나 다 도착했는데.""바람 좀 쐬려고.""아…, 형 버블티 좋아해요?""무슨 맛이냐에 따라서.""…형 그러면 피치 좋아해요? 복숭아.""응. 복숭아 좋아하는 건 또 어떻게 알고."형이 복숭아 닮았거든요. 속삭이듯 건네 오는 말에 준면은 봄바람에 살랑이듯 제 마음이 흔들리는 걸 느꼈다. 어린 애가 이런 말은 또 잘 배워와서, 형 마음 떨리게 그러냐. 나 녹아서 여기서 없어지면 네 책임이야. 살풋 웃던 준면이 세훈이 건네는 버블티를 받아 쪽 들이켰다. 생각해보면, 버블티도 너 때문에 처음 먹었었는데. 맛있었죠? 글쎄.아, 그런게 어딨어요! 나름 자신이 버블티 '성애자'라며 자부심을 가지고 있는 세훈에게 준면의 발언은 그야 충격과도 같았다. 내가 그때 얼마나 고심해서 추천해 준 메뉴였는데! 방방 뛰던 세훈을 진정시키려 준면은 터져나오려는 웃음을 꾹 참고는 세훈의 팔을 잡아 끌어내렸다. 아냐, 맛있었어. 버블티 중에 안 맛있는 게 어딨어. 그쵸? 맛있었죠? 어떻게 그런 말을 할 수가 있냐며 성을 내던 때는 또 언제고 이렇게 달래주면 또 폭, 하고 풀어지는 게 솜사탕 같다. 복숭아와 솜사탕, 그렇게 봄이 깊어갔다.::오늘은 매우 짧은 게 함정. 나중에 또 써야지. 복숭아와 솜사탕. 사실 세훈이를 솜사탕에 비유하게 될 줄은. 저도 상상도 못했는데 ㅋㅋ 참.... ㅇ>-< 이렇게 하얀 아이들이 세상에 있다니 세준 평생 행쇼해라~ <3 wouter l 작가의 전체글 신작 알림 설정알림 관리 후원하기 모든 시리즈아직 시리즈가 없어요최신 글최신글 [EXO/클첸] 작은 연인 611년 전위/아래글[EXO/클첸] 작은 연인 611년 전[EXO/세준] Spring Symphony op.0311년 전[EXO/루민] 그 개씨발호로게이새끼 때문에 내 대학생활을 망쳤다 1411년 전현재글 [EXO/세준] Spring Symphony op.02 1011년 전[EXO/세준] Spring Symphony 1512년 전공지사항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