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출 예약
호출 내역
추천 내역
신고
  1주일 보지 않기 
카카오톡 공유
https://instiz.net/writing/474816주소 복사
   
 
로고
인기글
필터링
전체 게시물 알림
사담톡 상황톡 공지사항 팬픽 만화 단편/조각 고르기
혹시 미국에서 여행 중이신가요?
여행 l 외국어 l 해외거주 l 해외드라마
〈colgroup>〈col width="100%">〈/colgroup>



* BGM ; 이루마 - 회상



"첸, 아니 종대는…, 잘 갔어."


차오르는 감정을 억누르느라 아랫입술을 꽉 깨문 크리스가 말했다. 정적이 흘렀다. 눈을 감고 제 감정을 컨트롤하느라 바쁜 백현을 찬열이 옆에서 주먹을 꽉 쥐며 다독였다. 종대가 마지막까지 보고 싶어했던 경수는, 크리스의 마지막 말을 듣자마자 발갛게 올라온 눈시울을 하고는 밖으로 뛰쳐나갔다. 아마 믿을 수 없어서였는지도 몰랐다. …경수한테는 말하지 마. 고통을 이기기 힘들면서도 제 친구를 걱정하는 종대의 표정은 걱정이 가득 담긴 표정이었다. 말하지 말라고 했는데, 말했으면 화낼거야? 이왕 화낼거면 직접 네가 와서 나 혼내라. 


"…형."
"…?"
"종대는."
"…"
"마지막에…,"
"…"


표정이…, 어땠어요? 뭐라 형언할 수 없는 감정이 북받쳐 차마 뒷 말을 잇지 못한 백현이 털썩 주저앉았다. 그런 백현을 아무도 달래줄 엄두를 내지 못했다. 아마 다 똑같은 감정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리라. 

마지막까지 너네 걱정하다가만 갔어. 무덤덤하게 내뱉는 크리스의 말에 겨우겨우 참고 있던 울음이 잇새를 비집고 흘러나왔다. 그 바보는…! 왜 아무한테도 말도 안하다가…. 울음에 묻혀 이어질 수 없었던 말들이 울음 군데군데 묻어나왔다. 

솔직히 말하자면 크리스도 울고 싶었다. 모두들 눈물을 흘리는 그 곳에서, 자신도 묻혀서 같이 슬퍼하고, 울고, 종대를 그리고 싶었다. 하지만 그럴 수 없는 이유는, 마지막으로 세상에 남을 제 하나뿐인 연인에게 남긴 종대의 한 마디 때문이었다. 


'나 없는 곳에서 절대 울지 말고…, 나처럼 속썩이는 애인도 만나지 말고…, 결혼해서 애기도 낳고…, 그러다가 올라 와. 그럼 그 때 내가 찾아갈게.'


그 때는 그게 도대체 무슨 말이냐며 종대의 옷자락을 부여잡고 고개를 숙이며 눈물을 흘렸던 크리스였다. 하지만 종대가 없는 이 곳에서는, 저를 놔두고 떠난 제 작은 연인의 부탁을 들어주어야만 했기에 터지려는 울음을 겨우 참아내고만 있었다. 손바닥에는 울음을 참느라 꼭 쥐고 있는 탓에 손톱자국이 진하게 남아있었다. '아프지 말구.' 항상 하던 말이 귓가를 스쳤다. …응, 나 안 아플게. 울음을 참느라 꼭 쥔 손의 힘을 살며시 풀어냈다. 

마지막으로 부를 내 작은 연인, 첸. 직접 전해주지는 못하지만 많이 사랑했어.


-

'크리스!'

뒤에서 부르는 듯한 종대의 목소리에 크리스가 환하게 웃으며 뒤돌았다. 그 순간 자신에게 폭 안기는 종대에 휘청거린 크리스가 첸한테는 당할 사람이 없네, 하며 웃음을 흘렸다. 그렇게 서로의 손을 꼭 잡고 집 뒷편에 있는 작은 산을 올라가 그냥 풀썩 누워서 하늘을 하염없이 보기도 하고, 어떤 날에는 같이 자전거를 타고 경기를 하기도 하고. 그러다가 조금 지치면 집에 돌아가 자신이 해주는 밥을 먹고, 종대는 뒤로 다가와 백허그를 하고. 그런데 그런 일상이 무너져 내림에 따라 이제 이 모든 것은 자신만 아는 추억이 되어버렸다.

일상을 정리하려 하나 둘씩 짐을 싸던 크리스가 종대의 책상 위에 놓인 사진첩을 꺼내들었다. 꽤나 두꺼운 사진첩이었다.


-130213. 크리스랑 같이 눈싸움을 했다. 추운데, 그래도 괜찮았다. 크리스는 눈을 너무 잘 뭉친다. 조금 아프긴 한데 내가 더 세게 던졌다. 아마 크리스도 지금쯤 아플거다.


종대의 생각과 추억이 담긴 우리의 사진첩. 살짝 웃으며 조심스레 하나하나 사진들을 넘기던 크리스가 마지막 사진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다른 사진들보다는 좀 더 길게, 뒷장까지 쓰여져 있는 글들에 크리스가 찬찬히 손으로 사진을 훑으며 읽어내려갔다.


-140204. 크리스가 옆에서 잔다! 이 사진은 간호사 누나한테 인화해달라고 했다. 사실 지금도 좀 아픈데, 진통제가 있어서 그런지 괜찮다. 그리고 크리스도 있어서 괜찮다. 사실 이제 이걸 언제 쓰게 될 지 모르겠다. 매일 진통제가 떨어져 가면 아파서 못 쓰고…. 그것보다도 크리스를 볼 날이 얼마 남지 않은 것 같은 예감이 든다. 정말 내가 살면서 엄마 다음으로 좋아했던 사람. 크리스 못 보면 진짜 슬플 것 같은데, 아. 하늘에서 나는 크리스를 보면 되니까 상관이 없는데 크리스가 날 못 보니까 그것도 그거대로 좀 걱정이다. 그리고 내가 가면 남은 크리스는 행복해야 되는데. 울지 말고 아프지도 않았으면 좋겠다. 아, 크리스가 움직인다. 깨려나? 마지막으로, 내 사랑하는 크리스.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시간동안 고마웠어. 내 사랑.


그리고 크리스는 오열했다. 종대, 네가 울지 말라고 했는데 딱 한 번만 더 울게. 나 네가 너무 보고 싶어. 보고 싶어서 지금 죽을 것 같아. 내가 좀 더 잘할걸, 이렇게 될 줄 알았으면 더 아껴주고, 내가 다 양보하고. 그렇게 살 걸. 왜 그러게 아프면서도 나한테 말 안했어. 왜 그렇게 미련하게 혼자 버텼어, 왜. 이제는 울음이 되어 흘러나오는 말들에 손에 쥐여진 사진이 조금씩 구겨져 갔다.


"나는…, 종대가…. 아픈지도… 몰랐는데."


제 연인의 아픔도 알아차리지 못한 미련함에 크리스가 고개를 숙였다. 전화가 와서 가 보니 종대는 이미 위험한 상태라고 했다. 제 병을 지금까지 모르고 있었던 건가, 싶어서 물어봐도 쭉 지금까지 병원에서 통원치료를 받고 있었다고 했다. 약도 받고, 간신히 목숨만 부여잡고 살아가는 상황이었다고. 어제 종대가 나보고 놀이공원 가자고…, 그렇게 말했는데. 아픈데 왜 말을 안했어, 왜! 소리치는 크리스의 외침이 병동에 울렸다. 

그 날로부터 4개월이 지났다. 종대는 이제 깨어있는 시간보다는 산소호흡기에 지탱해서 의식을 잃은 채 겨우 삶의 줄을 겨우 붙잡고 있는 것에 불과했다. 그런 종대를 지켜보는 크리스의 눈에도 슬픔이 어렸다. 그런 크리스를 지켜보던 백현이 기도하듯 꼭 맞잡아진 크리스의 손에 작은 종이를 쥐어주었다.


"뭐야…?"
"보면 알아."
"…?"
"종대 가면 봐. 종대가 그렇게 하랬어."


종대가 떠난 지금, 크리스는 백현의 말이 생각나 제 바지 주머니에 꼬깃하게 구겨져 보관되던 종이 한 장을 꺼내들었다. 노란색 색종이. 참 종대와도 어울리는 색이다, 하며 종대를 떠올린 크리스가 씁쓸한 웃음을 지었다. 정말로 구깃하게 구겨져있던 종이 탓에 최대한 찢어지지 않게 끙끙대며 펼친 크리스가 몇 자 쓰여지지 않은 종이의 내용을 읽어내려 갔다.


-크리스, 내 처음이자 마지막 연인. 
가는 날까지 내 품속에 안고 갈 연인.
많이 사랑했어, 내 사랑.


그렇게 또 한 번 더 크리스는 눈물을 삼켰다. 내 사랑, 내가 꼭 나중에 찾아갈게. 그때 반겨줘. 고마웠어, 내 작은 연인.


설정된 작가 이미지가 없어요
대표 사진
독자1
이런아련한 클첸같으니라규ㅠㅠㅠ 혼자서 너무 챙겨주고만 가니까 남겨진 사람들이 더 마음 아파보이케요ㅠㅠ잘읽고갑니다 클첸 아련하뮤ㅠㅠ 죵대 쥬그지마ㅠㅠㅠ
11년 전
대표 사진
wouter
읽어주셔서 감사해요! :)
11년 전
대표 사진
독자2
헝헝ㅠㅜㅠ재밌게잘읽었어용ㅠㅜㅠㅜㅠㅜㅠㅜㅠㅜㅠㅜㅠㅜㅠㅜㅠㅜㅠㅜㅠㅜㅠㅜㅠㅜㅜㅠㅜㅠㅜㅠ하먹먹하네요ㅠㅜ
11년 전
대표 사진
wouter
항상 남겨진 사람이 슬픈 법이니까요...ㅜㅜㅜㅜ...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11년 전
대표 사진
독자3
남겨진사람이라니ㅠㅜㅜㅠㅜ
11년 전
대표 사진
독자4
으아..슬프네요ㅜㅜ아련아련..
11년 전
비회원도 댓글 달 수 있어요 (You can write a comment)

확인 또는 엔터키 연타


이런 글은 어떠세요?

전체 HOT댓글없는글
[배우/주지훈] 시간 낭비 _ #016
12.03 00:21 l 워커홀릭
[김남준] 남친이 잠수 이별을 했다_단편
08.01 05:32 l 김민짱
[전정국] 형사로 나타난 그 녀석_단편 2
06.12 03:22 l 김민짱
[김석진] 전역한 오빠가 옥탑방으로 돌아왔다_단편 4
05.28 00:53 l 김민짱
[방탄소년단] 경성블루스 十一3
01.14 01:10 l 도비
[김선호] 13살이면 뭐 괜찮지 않나? 001
01.09 16:25 l 콩딱
[방탄소년단] 경성블루스 十2
12.29 20:51 l 도비
[방탄소년단] 경성블루스 九1
12.16 22:46 l 도비
[방탄소년단] 경성블루스 八2
12.10 22:30 l 도비
[방탄소년단] 경성블루스 七2
12.05 01:41 l 도비
[방탄소년단] 경성블루스 六4
11.25 01:33 l 도비
[방탄소년단] 경성블루스 五2
11.07 12:07 l 도비
[방탄소년단] 경성블루스 四
11.04 14:50 l 도비
[방탄소년단] 경성블루스 三
11.03 00:21 l 도비
[방탄소년단] 경성블루스 二
11.01 11:00 l 도비
[방탄소년단] 경성블루스 一
10.31 11:18 l 도비
[김재욱] 아저씨! 나 좀 봐요! -024
10.16 16:52 l 유쏘
[주지훈] 아저씨 나 좋아해요? 174
08.01 06:37 l 콩딱
[이동욱] 남은 인생 5년 022
07.30 03:38 l 콩딱
[이동욱] 남은 인생 5년 018
07.26 01:57 l 콩딱
[샤이니] 내 최애가 결혼 상대? 20
07.20 16:03 l 이바라기
[샤이니] 내 최애가 결혼 상대? 192
05.20 13:38 l 이바라기
[주지훈] 아저씨 나 좋아해요? 번외편8
04.30 18:59 l 콩딱
/
11.04 17:54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
11.04 17:53
[몬스타엑스/기현] 내 남자친구는 아이돌 #713
03.21 03:16 l 꽁딱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 7
03.10 05:15 l 콩딱


12345678910다음
전체 인기글
일상
연예
드영배
0: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