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듀서님은 너무해
ep.00
~당신은 누구야?~
_
진짜 취직했다.
버키트 건물을 올려다보며 침을 꼴깍 삼켰다.
그니까 내가 꿈을 이뤄냈다.
방년 23세 김탄소 전문대 졸업 뒤
그렇게 바라던 엔터테인먼트에 취직을 해냈다.
사실 이름, 기업의 크기 다 상관없고 내 손으로
아이돌을 만들어내는 것. 그게 나 김탄소의 꿈이라고 보면 된다.
어릴 적 좋아했던 보통소년단을 보며 꿈을 키웠다.
저렇게 멋있는 세계적인 아이돌, 내 손으로도 키워낼 수 있을까?
그생각 하나만으로 이를 갈고 대학을 갔다.
비록 전문대였지만 내가 배우고 싶은 것은 차근차근 알게 되었고
바로 일주일전 받은 메일.
' 귀하에게 알립니다.
김탄소님 버키트 엔터테인먼트 면접 합격을 축하드립니다! '
맞아, 여러분 나 이제 직장인이라고!
이따까지만해도 몰랐다.
직장 안에서의 끔찍한 일들을.
_
" 탄소님 자리는 여기에요. 기대만큼 크지는 않죠?
사실 대기업은 아니라 .. "
"아뇨! 자리 넓은데요?!"
마케팅 업부는 2층 왼쪽 이였다. 2층에서 칸막이 등으로
부서를 나누어 사용한다고 한다.
1층은 흡연실, 작은 카페가 있고 지하에는 연습실과 작업실.
3층은 사장실. 작지만 (그렇게 작지도 않았다.) 체계적인 회사.
아, 꿈일까 이거?
[어이 백수 탈출 소감은 어때? - 또라이]
김태형에게 카톡이 왔다.
허 , 이게 아직도 백수 타령이네.
김태형은 고등학교부터 친했던 친구다. 대학교도 같이 나와서
학식 프렌드로 많이 붙어다녔지만 먼저 졸업하고 이미 직장에 다니고 있어서 최근들어는 만나지 못했다. 취업 소식을 알리자마자 기프티콘을 쏴대며 축하해주는게 친구 하나는 잘뒀다고 생각을 하는 찰나 또 이런 카톡을 보낸다. 초치는 데에는 뭐가 있다. 얘.
[ 완전 좋음. 누나가 밥 사줄게 ㅋㅋㅋㅋㅋ]
[어쭈ㅋㅋㅋ 칼퇴는 신입에게 무리니까 끝나면 문자 ㄱㄱ - 또라이]
[ㅇㅋㅇㅋ 누나 일해야돼 카톡 ㄴ]
[오빠 바쁘다 - 또라이]
[ㄷㅊ]
핸드폰을 내려놓고 주위를 둘러보았다. 다들 일에 집중하는 것이 말을 걸기에 겁나는 분위기였다. 나도 오늘 받은 간단한 업무에나 집중해야지 하는 순간.
"뭐야. 여기 내 자리,"
바로 옆에 커피를 타먹는 부스에서 부스스한 머리와 함께
나타난 남자가 나를 멀뚱이 쳐다보며 말했다.
에...? 분명 여기 내 자리라고 했는데?
어찌해야 할지를 몰라 눈을 굴리자니 나와 똑같이 눈을 굴리며 있는 남자였다.
근데 대체 뭐하는 사람이지? 내 자리? 직원인가..?
" 박지민. 정신차려, 또 헛소리 좀.
탄소씨? 신입 맞죠? 죄송해요. 애가 잠을 자고 일어나면
정신을 반쯤 놔서 자기 자리도 못찾아요.
전 회계팀 정호석이에요. 편하게 선배라고 하면 좋겠다!"
일단 박지민이라는 사람은 모르겠다만
정호석이라는 선배는 좋은 사람이라는 건 정확했다.
뭐지. 이 옆집 오빠같은 사람은 ..?
갑자기 일어나는 상황들에 흔들리는 내 동공을 보곤 배를 잡고 웃더니 이따 회의때 다시 보자며
박지민이라는 사람을 데리고 가버렸다.
뭐지 대체.
절대 평범하지 않은데?
뭔데 이거!!
김태형에게 여기 좀 이상하다며 전하기위해 핸드폰을 들고 복도로 나갔다.
살려줘. 여기 이상해.
화장실을 향해 코너를 도는 순간 누구와 부딪혔다.
"아.. 저 죄송합니다."
내 핸드폰은 둘째치고 부딪히는 순간 떨어진 상대방의 핸드폰에 딱 금이 갔다.
금이라고 하기에는 조각이 떨어진 것같기도..
진짜 .. 첫날부터 ..X됐다..
그것을 보고 바로 표정을 굳힌 뒤 고개를 천천히 들었다.
검은 모자 밑으로 보이는 하얀 얼굴 얇은 입 그리고
"..."
싸늘한 표정.
진짜 큰일이다 싶어서 황급히 핸드폰을 주워 소매로 닦아 낸 뒤 앞에 서 있는 남자에게 건냈다.
"진..진짜 죄송해요. 제가 수리 꼭 해드릴게요! 진짜 죄송합니다.. 그.."
남자는 핸드폰을 받기는 커녕 내 손을 멀뚱히 쳐다보며 입뻥긋 하지 않았다.
정적이 흐르고 다시 말을 하려고 할때 남자에 입에서 드디어 소리가 들렸다.
" 버려. "
순간 내가 잘못들은 건가 고개를 들어 남자를 쳐다 보았다.
까만 눈동자는 흔들림이 하나 없고 오히려 눈꺼풀이 느긋하게 떴다 감겨서
실수로 말한 것 같지도 않아 보였다.
"네..?"
"버리라고. 필요 없으니까."
남자는 이내 할말이 없다는 듯 내 어깨를 스쳐 복도를 지나쳤다.
얼굴이 빨개지며 알 수 없는 수치심이 들었다. 그렇게 빌듯 사과했는데 버리라고?
핸드폰이 누구 개껌 값이야?
"저기요."
뒤를 돌아 남자를 불렀다.
검정색 워커는 멈추지 않고 가던 길을 갔다.
저게 진짜..
"야!"
소리를 지르자 드디어 남자의 발이 멈췄다.
참을 수 없는 감정에 빠른 걸음으로 남자에게 가 손목을 잡고 내 쪽으로 돌렸다.
순순히 뒤로 돌리더니
"아..!"
내 손을 내쳤다.
" 손대지마. "
내 몸에.
진짜 뒷통수를 쎄게 얻어 맞은 기분이였다.
얼굴이 빨게지는 것이 온몸으로 느껴졌다.
완전 무시 당하고 있다. 내가 더러운가, 뭐하는 짓이지?
어처구니 없는 남자의 행동에 아랫입을 꾹 물었다.
화가 날때 마다 나오는 습관이 무의식 적으로 튀어 나왔다.
"제가 사과 했잖아요. 수리도 해드린다하고요.
핸드폰이 껌값이에요? 적어도 받는 예의라도 보이시던가,
지금 뭐하시는거...!"
" 예의없는 건 그쪽도 마찬가지지."
부글부글 끌어오는 분노에 말이 나오질 않았다.
가만히 쳐다만 보자 남자는 말을 이어 나갔다.
"사람 한명 죽이고 미안하다 해봤어?"
"네?"
"미안하다는 말 한마디면 용서 해줘?"
"지금 무슨말 하시는 거예요?"
"미안하면"
회사를 때려치던가 해.
남자는 자리를 떴다.
한참을 그 자리에 서있는데 남자의 핸드폰에 진동이 울리기에 손을 들어 확인 했다.
[ 프로듀서님 곡 보낸 거 확인 했습니다.]
[이번에도 잘부탁드려요.]
[민윤기 프로듀서님 덕분에 항상]
[히트 치네요 ㅋㅋ]
민윤기.
민윤기.
프로듀서 민윤기.
황급히 내 핸드폰을 들어 노래 차트를 확인 했다.
1위곡을 눌러 앨범 정보를 누르니.
| 프로듀싱 : 민윤기 |
빅히트 소속 프로듀서 민윤기.
요즘 제일 핫한 작곡가 민윤기.
2017년 영향력 있는 인물 TOP 5 민윤기.
아 김탄소
X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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