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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희미한 기억력으로 봐서는 햇수로 2년 전, 서울 가는 버스에 올랐을 때 마지막으로 봤던 뒤통수가 지금 저 뒤통수인 것 같은데. 
빨리 뒤로 돌아라, 진짜 그 변백현인가?




수업은 생각보다 순조로웠다. 한 명씩 일어서서 자기소개를 해볼까, 유치한 장난을 치던 남자 교수는 고지식하고 앞뒤 꽉 막히기보다는 자유분방한 분위기를 더 선호하는 듯싶었다. 물론 그에 대한 학생들의 호응도 긍정적이었다. 앞으로가 기대되는 수업 덕에 공부에 대한 걱정보다는 호감이 더 먼저 앞섰다. 저 교수 뭔가 의심스럽지 않아? 너무 젊어 보이는데. 아무런 근거 없이 불신 가득 한 눈빛으로 교수를 쳐다보는 변백현의 못된 입을 꼬집어 흔들자 아프다며 찰싹찰싹, 내 손을 때려 겨우 떼어놓는다.


˝ 그나저나 머리도 물들이고. 살맛났다? ˝
˝ 수능 끝나자마자 싹 다 내 세상이었지. ˝


예부터 서글서글하게 웃으며 말을 붙여오던 인상이 그대로였다. 저도 나를 알아보는 모양인 지 같은 과 선배인 남자에게서 나로 옮겨지던 시선이 순간 멈칫, 서서히 반가움으로 물들더라. 지호 형, 맞죠? 와. 이게 얼마만이지. 같이 인사 다니던 친구에게 양해를 구한 후 주인 없는 내 왼쪽 자리에 앉아 목을 껴안더니만 반가움의 표시로 등을 두어 번 두드렸다. 남자치고 넘치는 애교를 가진 성격도 아직까지 여전한 모양이었다. 그 때, 남자의 얼굴이 다시 한 번 물음표로 가득차고 나와 변백현을 번갈아 쳐다보았다. 

읍에서 초중고를 모두 나온 나는 과장을 조금 섞어 전교에 있는 모든 아이들과 아는 사이라 하더라도 그 누가 의심할 리 만무했다. 그 만큼 학생 수가 적었고, 동아리 생활을 중시하던 중고등학교는 선후배 간 사이를 돈독하게 만들어줬었다. 초등학교 친구들이 그대로 고등학교에서 같은 반이 되었고, 낯익은 얼굴의 후배들만 점점 늘어갔다. 물론 그 중에서도 나를 잘 따르고, 그래서 따로 더 챙겨주고 싶었던 아이가 있었다. 그게 변백현이었는데, 대학을 가게 된 내가 서울 상경을 한 이후 간간히 엄마에게 소식만 들었지. 거의 연락이 끊긴 상태였다. 폰을 바꾸면서 번호가 싹 사라졌었거든. 


˝ 형, 종대라고 기억나죠? 걔가 무슨 일이 있었냐면. 아, 지금 생각해도 진짜 배째겠다. ˝


약간은 소란스럽기도 한 수업 분위기에 왼쪽에 앉은 변백현은 내가 없었던 시간 속의 이야기를 끊임없이 늘어놓았다. 하지만 그에 비에 오른쪽에 자리 잡은 남자는 이상하리만큼 말이 없었다. 교수에게 지적을 받고 잠깐 숨을 죽이나 싶더니 그새를 못 참고 또 조잘대는 변백현. 그리고 문 앞에서 찍고 들어온 학생증을 손 안에서 이리저리 가지고 놀다가도 들려오는 교수의 농담에 푸스스, 힘 빠진 웃음을 내뱉는 남자. 그러다가 이미 연필 자욱이 빼곡한 전공책을 펼쳐 든다. 

너 공부 좀 했나보다? 등급 별로 안 높았던 걸로 기억하는데ㅡ. 일부러 깐족대며 말하니 전에도 그랬던 것처럼 내 어깨를 치며 머쓱하다는 듯이 마구 웃는다. 저 버릇 좀 고치라니까, 남 아픈 건 생각도 안한다니까. 그래도 열심히 공부했다는 변백현이 기특해서 이마를 덮은 앞머리를 쓰다듬어줬다. 대화에 끼지 못하고 힐끗, 우리 둘을 쳐다보기만 하는 남자. 조금은 시무룩한 표정이다. 변백현이 눈치 하나는 빠른 놈이라 마치고 점심이나 먹자며 선배도 함께 드시지 않겠느냐, 제안한다. 우물쭈물, 망설이다 대답을 내뱉은 남자가 그제야 웃기는 웃는데 그 모양새가 약간 떨떠름한 게 영 찝찝하다.


˝ 어디 불편해요? 아니면 아파요? 감기라도 걸린건가? ˝
˝ … ˝

오줌 싼 강아지마냥 낑낑대는 게 아무래도 신경이 쓰여서 여러 질문을 던졌다. 열이라도 있나, 싶어 이마에 손을 대려 하니 고개를 내저으며 뒤로 물러나는 남자. 아까까지만 해도 오물오물, 잘도 말하던 남자가 갑자기 왜 이러는 지 의문이다. 지난 번, 나에게 했던 남자의 행동을 봐서는 처음 보는 사람에게 낯을 가리는 성격도 아닌 것 같고, 변백현의 당부 인사에 고개를 끄덕이며 저도 잘 부탁한다고 대답까지 해줬던 사람인데. 한순간에 내성적으로 변해버린 남자가 이상했다. 뾰로통한 얼굴로 말을 않는 남자에게 뭔가 단단히 일이라도 생긴 모양이다. 아니면 둘이서만 얘기해서 삐쳐버린건가. 갑작스럽게 달라진 남자의 태도에 괜히 식은땀이 주륵, 흐를 것만 같았다. 

그러니까, 지금 여기 이 남자가 조금 이상하다.






-


몇 주만이죠... 도덜이에게 소홀했던 저를 용서하세요ㅠㅠ
미리 조금 써놨던 거라 내용 추가해서 올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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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아이고 작가님 ㅠㅠㅠㅠㅠㅠㅠㅠㅠ도덜이 오랜만이네요ㅠㅠㅠㅠㅠㅠ소소한일상도 좋지만 도덜이도 좋아요ㅠㅠㅠㅠㅠ잘보도 갑니다!!
1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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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니기리
감사합니다ㅠㅠㅠㅠㅠㅠㅠㅠㅠ 제가 너무 늦게와버려서 아이고ㅠㅠㅠㅠ
1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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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2
작가님아리에여!!!왜이렇게오랜만이에여ㅠㅠㅠㅠ도복이들고오셨네여!!!!백현이는역시쫑알쫑알대는게 참어울려요 ㅋㅋㅋㅋ귀여워ㅠㅠㅠㅠ 준면이도지호도핡.....1편부터 다시 재탕하러가야겠네요ㅕ!!!!ㅋㅋㅋㅋ다음편도 기대할게요!!
1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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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니기리
이런 분위기의 글에서 백현이를 떠올려보면 쫑알쫑알 대는 게 제일 어울리는 거 같죠?ㅋㅋㅋㅋㅋ 귀여워귀여워
1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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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3
아아ㅏㅏ라아 도덜이계속기다렸어요! 진짜! 거짓말하나도안치구ㅠㅠㅠㅠㅠ으으분위기랑케미보소.....진짜좋아해요...무슨글이중독성도강하고계속계속보게되는거같슴당....ㅎ...ㅋ..힣...ㅋ.......^♡^ 다음편도 음..가능한한 빨리 올려주세요! 기다릴께요!
1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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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니기리
중독성이라니.. 핳........ ^♡^ 독자님을 봐서라도 굉장히 일찍 와볼게요 노력하겠습니다!
1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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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4
ㅜㅜㅜㅜㅜ너무기달렿어요..근데기다린만큼 설레네요!! 다음편도기대하겠습니다ㅜㅜ잘보고가요!
1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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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니기리
ㅠㅠㅠㅠㅠ너무 죄송해요ㅠㅠㅠ 앞으로는 이렇게 늦지 않도록 할게요!
1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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