닭+순영=대환장파티10
<원우와의 대화+가축친구들>
"여주야 진짜야?"
"진짜겄지 뭐. 그래서 어디까지 간 건데?"
"저 야생토끼새끼가 진짜!!!"
"말이 심하네. 난 야생토끼가 아니야. 키워졌으니 애완토끼라고."
"저게 어딜봐서 애완토끼냐고ㅠㅠㅠㅠㅠ 너 앞으로 한번만 더 말하면 진짜 내쫒는다."
토끼의 1차 방해.
"현기증날 것 같아.. 진짜 뽀뽀한 거구나."
"라면 끓여주세요?"
"이 친구는 뭐지..? 말인가?"
"워누.. 석민이는 소야"
"미안.."
가축들의 기나긴 방해로 인해 방으로 들어와 대화를 나눠야했다.
조용하니까 한결 낫긴 한데.. 오늘따라 왜 이렇게 어색하냐..
"어떻게 된 거야?"
"아.. 이게 말하자면 되게 긴데.."
"너가 한 거 맞아?"
"응. 맞긴 한데. 이게 진짜 애매하거든."
"마음 담아서 한 거야? 그냥 실수로 한 거일 수도 있잖아"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라 마음을 생각할 수도 없었는데.."
내 애매한 대답에 원우는 고개를 갸웃하며 이 상황을 이해하려 애쓰는 듯 보였다.
브로마이드에 뽀뽀하려다가 순영이 입에 뽀뽀했다고 어떻게 말하니.. 나 아이돌에 살고 아이돌에 죽는 그런 우먼 같잖아..
"그래서 감정은?"
"감정?"
"어땠는데?"
"음.. 허헣헣ㅎㅎ 아, 아니 웃음이 왜 나오지..? 광대버섯을 먹었나..?"
절로 올라가는 입 꼬리에 입을 찰지게 때렸다.
잊으려고 했는데 또 생각났어. 하..
"하.."
양과 같이 사는 게 맞는 건지 벽에 머리를 박는 원우를 보며 놀라 막아주자 박던 걸 멈추고 도개걸윷쪼처럼 앉아서 명상에 빠졌다.
원우를 보며 눈치를 보는데 방문을 열고 순영이가 들어오며 손을 꿈지럭 대면서 내 앞으로 와 눈치를 본다. 아니 이게 눈치주고받기야 뭐야..
"짐씅.. 내가 잘못한 거야..?"
"아니야. 가서 애들이랑 놀고 있어."
"다들 뒤에이써.. 나 노라줄 머쨍이..?"
순영이 뒤로 펼쳐진 일렬로 서있는 아이들의 모습에 뭔 구경났냐며 내쫒으려는데 이어지는 순영이의 말에 입틀막하고 귀여워했다.
놀아줄 멋쟁이래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정적)"
아무도 대답해주지 않자 순영이는 쓸쓸하게 말했다.
"혼자 놀아야게따.. 짐씅 나 혼자 노라.."
그렇게 다시 시작된 정적이다.
정적을 깨고 뜻밖에도 원우가 말했다.
"나도 닭이 되볼까?"
"닭보단 호랑이가 낫지. 아, 아니 낫죠.."
원우의 비장한 말에 참새가 반말하려다 급 존댓말을 했고 원우는 꾹 참는 듯 입꾹꾹이를 했다.
"준휘야 친구들 데리고 나가봐."
"응.. 워누 화이팅."
다 데리고 나간 준휘 덕분에 방 안은 한층 더 조용해졌다.
어색한 분위기에 식은땀까지 나려고 할 때 원우가 입을 열었다.
"오늘 진짜 고마웠어."
"응? 아니야.. 뭐 이런 걸 가지고.."
"다음엔 우리 둘이 만나서 놀자."
"그, 그래!"
"피곤하지? 준휘랑 가축들 다 데리고 나갈게. 아 맞다."
"응!? 말해!"
"내가 아는 가축 중에 돼지가 있는데 같이 사는 건.. 역시 안 되겠지?"
"원우야 차라리 너가 날 키워줄래?"
"그럴래?"
"역시 잘 받아주는 구나ㅋㅋㅋㅋㅋ"
"진짠데."
"...응?"
"순영이 입 말고 여기다가도 좀 해주지."
자기 입술을 가리키며 말하는 원우에 의해 절로 멍이 때려졌다.
당황하는 날 보며 머리를 헝클이고 방 밖으로 나가는 원우를 보며 마이 헐트가 쿵쾅쿵쾅 댔다.
<오랜만에 찾아온 행복>
"짐씅 워누가 화내써..?"
"응? 왜?"
"토끼가 그랬는데 화내쓸 거래. 내가 둘 사이를 방해한 거래.. 아닌데에.."
"토끼 말 들으면 안 돼. 토끼는 내 머리 갉아먹은 파렴치한 놈이라고."
"그러며는 토끼 말 들으면 아니 돼?"
"응! 안 돼!"
"..그러며는 짐씅 방해한 거 아니야?"
"아니지! 어떻게 보면 원우보다 너랑 더 가깝지 않나..?"
점점 작게 말했으나 용케도 들은 건지 신나게 웃는 순영이를 보며 엄마미소가 절로 지어졌다.
어쩜 이렇게 귀여운 생명체가 지구에 존재하지?
"우와!!! 나 짐씅이랑 가깝다아!!! 워누보다!!!!"
이게 행복의 끝 아니겠어요?
오늘도 흡족한 인생을 보냅니다
<바깥 산책>
"명상해?"
"나 저기 저 반짝이처럼 환해질래!! 짐씅한테 더 잘 보이 꺼야!"
"더 안 보일 텐데.."
"응? 왜??"
"자외선 차단제 발라야 되는데.. 순영아 오골계가 되고 싶어?"
"오골계가 될 수 있어!? 나 될래! 될 거야!!!"
"....뭔 말을 못 한다니까."
추울까 패딩 지퍼를 끝까지 올려주는데 생각해보니 너무 가깝다.
뽀뽀했던 게 새록새록 떠올라서 올려주다 말고 슬금슬금 멀어지자 갑자기 내 팔을 잡고 자기 쪽으로 당긴다.
"짐씅 나랑 가깝다고 해짜나."
"응.. 가깝지."
"그런데.. 왜 멀어져?"
"...그게.. 그러니까.."
"짐씅 미워.."
"순영아 그거 누가 알려줬어??? 우는 척을 누가 감히 알려줬어!?"
"이거 토끼가 알려줘써. 이러며는 짐씅이 뭐든 다 해줄 거래!"
"토끼 이놈의 자식을 그냥!!!!!"
"하지만 저나니 조아"
"저나니? 그게 누군데?"
"토끼! 토끼 이름은 저나니야."
혹시 저나니면 아노.. 나니? 아니야?
그 토끼는 나니가 어울릴 것 같아. 그냥 보기만 해도 뭐야? 가 절로 나오거든.
"짐씅 우리 소원 들어주기 하자!"
"또 뭔 소원 들어달라고 하려고..?"
벌써부터 두렵기 시작한다.
순영이의 속마음은 정말 꿰뚫어보기가 어려워서 어려운 부탁을 할 게 뻔했다.
"간다!"
"아직! 가면 어떡해! 아직 이라니까!!!!"
금방 따라갔지만 아무래도 닭이 아니라 치타인 것 같다.
닭인 척 하는 치타 아니야?
"순영아 너 치타 아니야?"
"치타.. 무서워.."
"본 적 있어?"
"응!!"
"너 대체 어디서 살다 온 거니..?"
"티비에서 봐써!"
"난 또 실제로 본 줄 알고 동물의 왕국에 출연해봤냐고 물어볼 뻔했네. 맞다, 그래서 소원은?"
"기싱보자!!!"
"기싱..?"
"기싱 나오는 티비 보고시퍼."
"링 보고 싶다는 거야??"
"아니!!"
갑자기 몸으로 말해요를 하는 건지 나를 가리키고는 어디에 앉아서 소리를 지르며 무서워 하는 걸 표현한다.
아.. 무서운 거!!!!
"무서운 영화?"
"그게 뭔데?"
"신세계가 열리겠군. 무서워 하는 순영이 아주 옳을 것 같아. 귀신 본 적은 있어?"
"본적업써. 티비에서 어떤 암컷이 소리 지르는 거 보구 짐씅도 그러면 귀여울 것 같아서ㅎㅎ"
"나 무서운 거 엄청 잘 봐. 너 보고 울지나 마."
위풍당당하게 왔으나.. 포스터부터 너무 무서워보이는데..?
상세히 읽어보는데 와.. 그냥 읽어도 지릴 것 같아.
/♡/님 소재
<무서운 영화>
콜라와 무서울 때 한눈 팔만한 팝콘도 사서 영화관 안으로 들어왔다.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광고를 보고 영화관 불이 꺼지며 영화가 시작됐다.
무서운 장면 나올 때마다 움찔거리니 순영이도 느꼈는지 내가 들고 있던 팝콘을 가져갔다.
감동받은 눈으로 쳐다보고 있는데 작게 말한다.
"짐씅 다 흘려서 빈털터리 되게써.."
이러다 내 심장이 빈털터리 되겠어. 왜 설렘으로 안 채워주니?
아니 그리고 왜 1도 안 무서워하지? 순영이를 째려보다가 무심코 앞을 봤는데 귀신이 튀어나왔다.
눈을 빠르게 감고 심장을 다독이며 눈을 뜨는데 앞이 안 보인다. 설마 너무 놀라서 눈이 안 보이는 건가 싶어 슬슬 걱정될 때 옆에서 순영이의 목소리가 들린다.
"짐씅도 역씌 암컷이여써."
자존심이 굉장히 상한다.
팝콘이나 먹자 생각하며 안으로 손을 넣는데 갑자기 순영이도 손을 넣어서 강제 손잡기가 이루어졌다.
"짐씅 손 따듯해."
가까이 다가와 귀에 속삭이는 순영이를 보고 깜짝 놀라 손을 빼려는데 꽉 잡고 안 놔주는 덕에 설레는 마음 반, 무서운 마음 반으로 영화를 봤다.
말이 무서움 반이지 무서울 수도 없게 순영이가 손으로 내 눈을 가려줬고 영화를 본 건지 순영이의 손을 본 건지 착각이 들 정도다.
<놀림거리>
"짐씅 워!"
"악!.. 아.. 악기가 치고싶어지네. 악! 기!"
"무서운 거 엄청 잘 봐. 보고 울지나 마."
"...???"
"짐씅이 이랬짜나ㅎㅎ"
"놀래라.. 순영아 내가 항상 생각하는 건데 너 닭 아니지?"
"아니지!"
"응???"
"꼬꼬야. 닭은 너무 멀어보이자나. 꼬꼬라고 해주라.. 응?"
그냥 아무 말도 안할게.
"워!"
"아아악!!! 아 진짜 그만해ㅠㅠㅠㅠ 나 진짜 무섭단 말이야ㅠㅠㅠㅠ"
"짐씅 놀라는 거 기여워서 그래써.. 미아내.."
"놀려놓고 쩔쩔매는 건 뭐람ㅠㅠㅠㅠ 착해빠졌어ㅠㅠㅠㅠㅠ"
"짐씅 우는 거야?"
"우는 척 바보야ㅠㅠㅠㅠㅠ 이러면 너도 다 해줄 거야?"
"아니지."
"겁나 단호박이야ㅠㅠㅠㅠ 순영이! 미!워!"
본격적으로 우는 척을 하니 보고 배운 건지 나를 안고는 누가 그랬어!? 짐승 누가 그런 거야!? 내가 호온내주께!! 라고 한다.
더 서글프게 우니 수녕이가 그래찌!? 혼나야 돼! 라며 자기의 몸을 살살 때린다.
"순영아."
"응?"
"집에 가자."
"머야아 짐씅.."
환하게 웃으며 앞장서는데 빠르게 달려와 내 앞을 막더니 내 눈 주위를 조심스럽게 손으로 만져본다.
놀라 올려다보자 한숨을 쉬며 웃는다. 안도의 한숨이니?
"깜짝이야.. 진짜 운 줄 알았네."
"저, 저리가. 얼른 집에 가야지. 춥다."
다시 발걸음을 빨리하니 빠르게 뛰어와 내 손을 꼭 잡는 순영이를 보며 심장이 또 나대기 시작했다. 하심또..
오늘도 우심방은 불꽃놀이를 시작했고 좌심방은 옆에서 말리지 않고 태평하게 구경을 하는 중이랍니다.
내 심장은 관종인듯싶다.
여러분들 한계가 해결됐어요..
이제 다음편부터 쓸 게 생겼서 너무 좋네요ㅠㅠ
다들 왜 이렇게 머리가 좋으세요? 소재 감사합니다ㅠㅠ
곧있으면 찬이 생일이네요.
찬이 생일 편도 12시에 올리겠습니다. 구독료는 무료니까 부담 없이 보실 수 있어요.
좀 이따 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