널 짝사랑해온지 어느덧 4년이 지났다.
잘생긴 외모에 성격도 좋고 부족한 거 하나 없는 네가
나에겐 너무 벅찬 사람인걸 알기에 내 마음을 쉽게 표현하지 못했다.
***
작년 겨울, 심한감기에 걸려 열이 펄펄 끓었던 날이 있었어.
쉴 수도 있었는데 굳이 학교를 가야했던 이유가 뭘까.
왜겠어.
“어디 아파?”
말없이 고개만 절레절레 하는 내 행동에
너는 내 이마에 손을 올리며 낮은 목소리로 말해.
“너 열나.”
작게 말한 괜찮다는 내 대답에 넌 그럼 다행이고. 하며 제 자리로 갔어.
쓸 때 없이 아픈 와중에 너와 접촉했다는 게 너무 좋았었어.
그렇게 네가 가고 나도 모르게 자 버렸는지 반 친구의 큰 목소리에 움찔하며 잠이 깨버려.
“이번시간 강당으로 오래!”
움직이기도 힘든데 하필 이동수업이라니.
최악이다.
할 수 없이 자리를 뜨는데 아픈 탓인지 중심을 못 잡고 비틀거려.
간신히 벽을 짚고 한 걸음 걸어 나아가는데 뒤에 있던 네가 내 어깨를 잡으며 말을 걸어 와.
“아픈 거 맞잖아.”
“…….”
“보건실가자. 데려다줄게.”
너 때문에 할 수 없이 간 보건실.
너랑 있을 때 시간은 왜 이렇게 빨리 가는 건지 3층이었던 보건실이 이렇게 가까웠나 생각을 해.
침대에 누운 나에게 이불을 어깨까지 덮혀주고는
“선생님한테는 말씀드릴게. 푹 자.
점심시간에 다시 올게.”
라며 말을 끝으로 보건실을 나섰어.
***
점심시간을 알리는 종이 치기 2분전, 네가 오기 전에 내가 먼저 깨버려.
널 기다리며 눈알을 굴리는데 갑자기 무언가 스쳐지나 가.
내일이 발렌타인데이라는 것.
올해 20살인 너와 내가 곧 졸업을 앞두고 있으니
정말 기회가 없겠다 싶어서 마음속으로 다짐을 해.
내일이다.
내일 밖에 없다.
***
오늘 하루, 너의 챙김을 받아서 그런지
아픈 와중에 기분은 참 좋았어.
약을 먹고 잔 덕분인지 방과 후에는 열도 내리고 어지럽지도 않았어.
집에 가는 길, 잠깐 마트에 들려 초콜릿 만들 재료들을 사서 양손가득 들고 와.
난 집에 오자마자 옷도 갈아입지 않은 채, 앞치마를 두르고 초콜릿 만들기를 시작했어.
처음 만들어보는 탓에 손도 베이고 데일밴드도 참 많이 붙였지.
5시간에 걸쳐 만든 널 위한 초콜릿은 꽤나 그럴 듯 했어.
마음 한 구석엔 과연 네가 내 초콜릿을 받아줄까 걱정도 했지만 널 향한 기대감이 터 컸던 것 같아.
다음으로, 초콜릿과 함께 전할 짤막한 편지를 쓰는데 편지는 의외로 막힘없이 적혀지더라.
갑작스럽지만 이번 발렌타인데이를 핑계 삼아 너에게 표현 해보려해.
좋아해.
쓴 편지를 두 번 접어 초콜릿과 함께 상자에 담아 넣었어.
드디어 4년 동안 숨겨왔던 내 감정을 너에게 표현하구나. 괜히 부끄럽고 설레 해.
다음 날,
쌀쌀한 바람을 맞이하며 학교를 도착했을 땐
네 책상엔 예쁘게 포장되어있는 초콜릿들이 쌓여있었어.
아, 내가 잠시 잊었었구나.
네가 권순영이란 걸.
잘생긴데다 성격도 좋고 부족할 거 없는 아이란 걸.
왠지 모르게 초라해져선 내 초콜릿을 너에게 전하지 못했어.
너에겐 그저 널 좋아해주는 수많은 여자들 중 하나일 뿐이니까.
방과 후, 큰 쇼핑백에 자신이 받은 초콜릿들을 담으며 친구들과 웃으며 말하는 네가 괜히 얄미웠어.
난 진짜 글렀구나 생각하며 교실을 터덜터덜 나섰어.
복도를 걸으며 이 초콜릿은 어떻게 할까 생각하는데
네가 내 이름을 부르며 날 불러 세워.
“성이름!”
넌 나를 향해 뛰어오고 어느덧 내 앞에 서있었어.
나보다 훨씬 큰 너의 키에 너를 말없이 올려다 봐.
“너는 초콜릿 없어?
너한테 받고 싶었는데. “
나한테 받고싶었다는 너의 말에 난 다시 되물어.
“…어? 나한테?”
“응. 너한테.”
난 너의 왼손에 들려있는 큰 쇼핑백을 가리키며 말해.
“너 초콜릿 많이 받았잖아.”
“이거 말고 너한테 받은 초콜릿 먹고 싶어.”
너의 말에 당황한 나머지 대답을 하지 못했어.
“없어?”
나에게 없냐고 되묻는 너. 난 너의 눈치를 보며 가방에 있던 초콜릿을 조심스레 너에게 건네.
초콜릿을 받은 넌 미소 지으며 그 자리에서 포장을 뜯어 내가 만든 초콜릿을 먹기 시작해.
“맛있네.
어, 이건 편지야?”
“어, 그거……,”
편지를 뺏을 틈도 없이 넌 접혀있던 편지를 피곤 읽기 시작했어.
넌 내가 쓴 편지를 읽고는 나와 눈높이를 맞춰 서.
“나 좋아했어?”
내 눈을 보며 장난스레 말하는 너의 행동에 괜히 창피하고 부끄러워 눈을 피해.
“눈 피하지 말고 나 봐봐.”
난 고개를 숙인 채 절레절레하며 널 보지 않았어.
부끄러우니까.
“나도 너 좋아하니까 나 좀 봐주면 안 돼?”
“…….”
너의 말에 놀란 나머지 고개를 들고는 금방 다시 고개를 떨궈.
“…어? 못 들었어. 다시.”
“쓰읍- 못들은 척 하지말고."
난 조심스레 널 올려다 봐.
너는 한껏 달아오른 내 얼굴을 두 손으로 천천히 감싸며 말해.
“내가 더 좋아해. 성이름.”
***
“무슨 생각해?”
주문한 커피가 나온 건지 양 손에 커피를 들고 오며 오른손에 있는 커피를 나에게 건네는 너.
이 멋진 남자가 내 남자친구가 되었다는 게 아직도 믿기지 않아.
“작년 발렌타인데이 생각 중.”
“뭐야, 뜬금없이.”
“그냐앙- 안 믿겨서.”
“뭐가 안 믿기는데? 내가 너 좋아한 거?”
“응.”
“그게 뭐가 어때서. 난 너 좋아하면 안 돼?”
“안 믿길 만큼 네가 너무 좋아서.”
마주보며 앉아있던 네가 갑자기 내 옆자리로 와서는 내 손에 깍지를 끼고는 말을 해.
“내가 더 좋아해.”
-
이렇게 고등학교 졸업 후, 아주 보란 듯이 예쁘게 잘 사귀고 있다.
하나부터 열까지 뭐 하나 빠짐없이 잘난 너와 다르게 난 가끔 작아질 때도 있지만
그래도 네가 좋아. 권순영
순영아, 해피발렌타인.
사담 세에상에.. 안녕하세요..
절 신알신 해주신 분들,, 갑자기 알림이 울려서 놀라셨죠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시나리오는 안쓰고 뭐하는건지.. (사실 시나리오랑 권태기
최대한 열심히 적고있어요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사실 시나리오를 처음 연재할 때 이렇게 전개가 될지는 몰랐는데,,
쓰다보니 내용이 산으로가고..글은 안써지고..ㅠ^ㅠ,,
연재를 안한지 어느덧 한달가까이 되어가는데
포인트는 계속 들어오고 ㅠㅠㅠㅠㅠ너무 죄송하더라구요,,
어서빨리 8화를 들고 오겠숴요! ㅠ_ㅠ
정말 죄송하지만 조금만 더 기다려주세요..흑흑
기다리시는분들을 위해 짧게나마 쓴 특집? 이라고 해야하나ㅋㅋ
특별편! 이에요 흐흐
그럼 다음글은 꼭 시나리오8화로 돌아오도록 할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