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O PLANET
" 아니, 찬열아 넌 그런 뷰웅신같은 능력으로 어떻게.. "
" 백현아 좀 닥칠래? 오빠 집중 좀 하자, 시발. "
어따대고 오빠래? 저게 돌았나.. 백현은 제 머리 옆에서 손가락을 빙빙 돌리며 미쳤다는 제스쳐를 취했다. 그런 백현의 도발에도 불구하고 찬열은 지금 제 손 끝, 그리고 머리 속 어느 한구석에 끊임없이 집중했다. 피어올라라.. 피어올라라.. 입 밖으로 중얼거리는 모양새가 제법 간절하고 비장하기까지 해서 방정맞게 중얼거리던 백현도 어느새 입을 꾹 닫고 찬열의 손 끝에 집중했다. 그리고 이내 찬열의 손 끝에서 불이 피어올랐다.
아싸!! 저도 모르게 흥분해 크게 소리지르던 백현은 스스로가 깜짝 놀라 입을 꾹 막았고 찬열도 그 타오르는 불꽃을 보며 선이 고운 입술을 한껏 끌어올렸다. 시발 백현아 봐라. 이게 바로 퐈이어다 퐈이어. 뿌듯한 마음과 동시에 스스로가 대견해진 찬열은 이제는 눈까지 찡그려가며 웃어댔다. 그러나 이내 귓가에서 들려오는 욕짓거리에 마음을 다잡고 무전에 집중했다.
" 야 백현이한테 닥치라고 좀 해줄래? 아니 마이크를 차고 그렇게 소리지르면 귀가 터지라는 행동밖에 안되지? "
" 오케이, 미안해 대장. 언제 불 붙혀? "
" 기다려, 변백현 들었으면 대답해. 쫄아서 닥치고 있지 말고. "
" 대장 미안.. 내가 일부로 그런게 아니ㄹ... "
" 빛이나 쏴서 신호부터 보내, 그래야 종인이랑 크리스가 들어갈꺼 아니야. "
백현은 보이지도 않을 준면에게 고갯짓까지 하며 바깥으로 통하는 환풍구에서 빼꼼히 얼굴만 뺀 뒤, 손을 내밀어 저만치 멀리 숨어있을 크리스와 종인에게 빛으로 신호를 보냈다. 깜빡깜빡, 백현의 손바닥에서 나오는 밝은 빛이 어두운 새벽 상공을 잠시 반짝였고 가만히 신호를 기다리며 하늘을 바라보던 크리스와 종인이 빛을 보자마자 서로를 바라보며 씨익 웃었다.
찬열과 백현은 항상 같이 다니며 그저 밑밥만 깔아주고 나오면 임무가 완료되니 무전기를 항상 착용하고 있었다. 그러나 크리스와 종인. 그리고 현재 진행중인 작전에는 투입되지 않은 종대와 민석, 타오는 주로 위험한 임무를 맡고 있기 때문에 혹시라도 적들에게 잡혔을때를 대비해 신변이 노출될 수 있는 무전기나 자체개발한 무기들은 최대한 가지고 있지 않다. 그렇기 때문에 작전 중인 임무가 모두 끝이나 그 현장에 남아있는 흔적들을 대비해 불을 지르는 찬열의 옆에서 작전의 시작 그리고 끝을 알리는 백현은 언제나 집중을 요할 수 밖에 없다.
깜빡깜빡, 다시 빛이 반짝이자 크리스는 팍하고 웃음이 터질 수 밖에 없었다. 백현은 귀여워. 두번만 해도 된다니깐 꼭 저러네.. 고개를 좌우로 꺾으며 비행 준비를 하던 크리스가 먼저 강한 이륙음을 내며 위로 날아오르자 종인은 언제 지루했냐는 듯이 눈을 반짝였다. 이거 끝나면 민석이 형한테 팥빙수 만들어 달라고 할꺼야. 중얼거리던 종인은 눈 깜짝할 사이에 사라졌고, 이내 도착한 곳은 상공에 떠있는 거대한 비행선의 3번 출입문 안쪽 경비병의 바로 뒤였다.
뿌득
격하게 목이 꺾이는 소리와 함께 경비병이 몸에 힘이 빠지며 주르륵 무너졌고 종인은 보안장치의 버튼을 재빨리 내리고 나서 출입문을 열었다. 그 때문에 밖에서 문에 기대있던 크리스는 중심을 잃고 잠깐 비틀거리다가 무안한듯이 웃으며 다시 둥둥 공기 위를 걸어 비행선 안으로 들어왔다. 그리고 위에 설치되어 있는 CCTV를 향해 날아가 선을 끊고 가지고 있던 다른 기계장치와 연결해 아무도 없는 복도처럼 거짓영상을 틀고 유유히 바닥으로 착지했다.
" 형, CCTV가 저거 한대만 있는건 아닌데 이제 다른건 어떻게 해요? "
" 준면이가 저것만 우선 장치해놓고 들키기전에 빨리 나오랬어. "
" 그 형은 좀.. 미친거 같아요. 지가 작전하는 것도 아닌데 맨날 빨리하래.. "
" 그러게나 말이다.. 근데 어쩌겠어. 그냥 빨리하고 나가자. "
네네- 빈정거리듯이 대답하는 종인을 귀엽다는 듯이 쳐다보던 크리스가 앞으로 재빠르게 발을 옮기며 품안에 가지고 있던 총과 소음기를 연결했다. 뒤를 따라오던 종인도 손목을 빙빙 돌리며 몸을 풀다가 다시 한번 크리스의 등 뒤에서 순식간에 사라졌다.
그리고 저 앞에서 아악하는 소리와 함께 경비음이 울리기 시작했다. 빨간 등이 꺼졌다 켜졌다를 반복하며 비행선의 위험을 알렸고 잠시 후 크리스의 앞에 대여섯명의 경비병들이 우르르 몰려와 크리스를 향해 총을 겨누기 시작했다. 두개의 총을 쥐었다 폈다하며 마치 무게를 가늠해보이는 행동을 하던 크리스는 몸을 띄워 경비병들의 위에서 총을 쏘기 시작했고 정확히 다섯발로 크리스를 막고 있던 경비병들이 전멸했다.
그러나 몸의 찟부둥함을 느끼던 크리스는 머리를 굴려 그 원인을 찾았고 이윽코 그 원인이 어젯밤 루한과 마셨던 맥주라는 것을 알아채곤 저도 늙었다며 고개까지 절래절래 저어댔다. 비행의 속도를 늘려 앞으로 날아가던 크리스는 근근히 내비치는 병사들을 사격했고 좀 더 빨리 날아서 왜 자신의 앞에 이렇게 적들이 없는 것인가 의문하다가 빠른 속도로 앞에 포진해있던 군사들을 베고 있는 종인을 보자 고개를 끄덕이며 소리쳤다.
" 종인아 오늘 빨리하고 가자! 형이 피곤해! "
" 네~ "
마지막 한명까지 베고 나서야 얼굴에 묻어있던 피를 손등으로 닦으며 웃어보이던 종인은 자신의 복장에 붉게 묻어있던 피자국을 보고 인상을 찢부렸다. 아 경수 형한테 진짜 혼날꺼야... 핏자국을 없애보겠다고 손가락에 침까지 묻혀 문질거려봤지만 더 크게 번져버려서 망했다는 표정도 잠시 크리스가 어깨를 툭툭 치자 종인은 고개를 끄덕이며 앞을 향해 뛰어갔고 이내 자신들의 목표인, 제 2 실험실이란 팻말이 걸린 철문 앞에 도착했다.
종인아 이거 제 2 실험실이라고 써진거 맞지? 한국말에 서툰 크리스가 팻말을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뒤를 돌아보자 종인은 마치 칼춤을 추는듯한 형태로 격하게 군사들을 베고있었다. 아 형! 맞다니깐! 빨리 장치나 설치해!!! 종인은 다급한 마음에 반말까지 써가며 끝도 없이 밀려오는 군사들을 베고 또 베었다.
" 그러길래 니가 여기 안쪽도 보고왔으면 좀 좋아? "
" 준면이 형이 여기 사진은 안 찍어온걸 어떻게!!! "
" 자꾸 반말하면 죽어 너. "
크리스는 폭탄장치를 설치하며 인상을 찢부렸다. 은근히 맞먹으려고 한단말이지..
종인은 자신이 직접 보지않은 장소는 순간이동으로 갈 수가 없다. 그래서 준면이나 경수가 작전 전에 작전지로 침투해 몰래 사진이나 동영상을 찍어와 종인에게 보여주면 그 장소를 기억하고 떠올려서 이동하는 것이다. 이번 작전에서는 준면이 비행선으로 침투해 잘 수행하는 듯 하다가 결국은 걸려버리고 말아 하늘 위에서 한바탕 물난리가 났었다고 했던 것을 종인은 기억했다. 이 밑에 있는 지역에 비가 왔었다지.. 군사들을 베고있는 동작과는 다르게 종인은 자신도 모르게 상큼한 웃음을 지어버리고 말았다.
종인아, 슬슬 몸 피하자 30초 뒤에 터지는데.. 군사들을 경계하고 있던 종인의 등 뒤에 맞대고 중얼거리던 크리스가 총을 빙빙 돌리며 고개를 까닥이자 종인이 고개를 얕게 끄덕였다. 그리고 크리스가 날아오르는 발동작을 시작으로 다시 싸움은 시작됬고 재빠르게 총을 장전한 크리스가 사격을 시작하자 종인은 몸을 돌려 제일 커다랗게 보이는 군사 한명의 복부에 깊숙하게 칼을 박았다.
10..9..8..7..6..5..4..3..2..
총질을 하던 크리스가 조용히 숫자를 세다가 이미 죽어버린 군사 하나를 등에 지고 크게 나머지 하나를 외치자 종인도 아까 벤 커다란 군사를 등에 지고 몸을 굽혔다.
펑!!!
커다란 폭발음과 함께 아무것도 모르고 있던 군사들은 전멸했고 대비를 하고 있던 크리스와 종인은 격한 기침을 내뱉으며 몸에 뭍은 검은 재들을 털어냈다. 아 씨.. 이거 누가 만들었어요? 시체들을 넘어가며 짜증을 내는 종인의 위에서 유유히 날던 크리스가 모른다는 표정을 지었다.
" 뭘 몰라, 형이 만들었구만 이거.. "
" 오, 똑똑해 종인- "
그리고 인상을 쓰며 실험실에 입성한 종인과 크리스의 시선은 한 곳으로 꽂혔다. 그곳에서는 언제 인질이었냐는 듯한 표정을 지어보이는 세훈이 껌을 짝짝 씹어대고 있었다. 어우, 형 쟤 표정 좀 봐요.. 한대 때려버릴까? 저 방탄유리를 어떻게 깨부셔야할지 고민하던 종인이 혐오스럽단 표정으로 세훈을 바라보자 크리스는 고개를 끄덕이며 등에 매고있던 가방에서 마지막 폭탄을 꺼냈다.
그것도 형이 만든거면 나 안해.. 종인이 방패막이 할 것을 찾고 있자 크리스는 태연하 표정으로 유리에 폭탄을 달고 타이머를 맞추고 있었다. 다행이네 종인, 이거 레이가 만들었어- 안도의 한숨을 쉬며 종인이 책상 하나를 벽에 세로로 기대에 공간을 만들곤 씩 웃었다.
" 종인, 세훈이 뭐라고 막 하는데? "
" 씹어요, 그거 욕하는거야. 지 어디에 피해있냐고 지랄하는거지.. "
종인의 말은 정확했다. 두꺼운 방탄유리에 막혀 말이 들리지않아도 세훈은 격렬하게 방방 뛰며 입에 담지도 못할 속히 말하는 ' 쌍욕 ' 을 하고 있었다. 세훈이 방패막이 할 수 있는 물건은 의자밖에 없었고 저 의자로 몸을 막기에는 세훈은 너무나도 커다랬다. 그런 세훈을 뒤로 한채 어깨를 으쓱하며 천장에 달려있는 환풍기를 향해 날아서 그 안으로 동그란 공 같은 것을 굴렸다. 그리고 타이머의 시작을 누른 뒤 유유히 종인이 만들어놓은 바리게이트 뒤에 숨었다. 뒤에서 세훈이 이제는 유리까지 쳐대기 시작했지만 솔직히 그건 좀 상관없었다.
" 아 왜 여기 숨어요.. 안그래도 좁은데.. "
" 여기는 민석이랑 왔어야 했는데.. 종인은 너무 커.. "
" 민석이 형이 순간이동 할 수 있어요? 난 몰랐네~ "
" 종인 좀 때리고 싶으니까 닥치고 이제 터진다. "
크리스와 종인이 몸을 좀 더 둥글게 말고 귀를 꽉 막자 곧이어 펑 하는 소리와 함께 실험실 안에 연기가 자욱해졌다. 손으로 부채질하며 바리게이트 뒤에서 종인과 크리스가 나오자 거지꼴이 된 세훈이 힘없는 걸음으로 유리방 안에서 빠져나왔다. 물론 입 안에서는 시발 개발 소발.. 욕이란 욕은 다 나오고 있었다.
" 오- 세훈, 오랜만이야 이틀만인가? "
" 형 닥쳐요. 날려버리고 싶으니까.. "
언제봐도 참 예의를 말아먹었어 그지? 크리스가 깜찍한 목소리를 내어보겠다고 용을 써보지만 그저 종인은 그 목소리가 역겹기만 했다. USB는 어떻게 됬어? 줬냐? 종인이 세훈에게 유니폼을 넘겨주며 묻자 세훈은 이미 다 찢어져버린 옷을 벗어 던지며 유니폼을 입고 껌을 뱉었다. 미쳤어요? 그 새끼들은 지네들이 가지고 있는게 바이러스 덩어린지도 모를꺼야 븅신들.. 세훈이 고개까지 절래절래 저으며 웃자 종인이 세훈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이럴때만 귀엽단말이지..
그 행동이 징그러운 세훈은 종인의 손을 제 머리에서 치우며 손을 탁탁 털었다.
" 빨리 나가자, 찬열한테 신호 보내놨으니까 이제 불 붙혔을꺼야. "
크리스의 예상은 딱 맞았다.
찬열은 크리스가 보내준 동그란 폭탄의 뚜껑을 열고 그 안에 불을 붙혀 자신이 있는 환풍구 밑에 있는 통제실로 백현과 유연하게 내려왔다. 조심조심하게 의자 밑으로 폭탄을 굴리자 굴리는 소리와 함께 뒤를 돌아본 운전사들이 위험버튼을 누르려 시도했지만 제 머리카락에 붙은 불을 보곤 경악하며 그것을 끄기 바빴다.
유유히 통제실의 문을 열고 나온 백현과 찬열은 뛰기 시작했고 곧이어 뒤의 통제실에서 커다란 폭발음과 함께 불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비행선의 추락을 알리는 방송이 시작됬고 안에 머물러있던 군사들과 연구원 경비병까지 찬열과 백현이 지나가든 말든 자신들이 살기위해 이리저리 뛰기 바빴다.
" 어?! 찬열! 백현! 여기야- "
" 아 다행이다, 엇갈린줄 알았잖아!!! "
반가운 마음에 찬열이 크리스를 향해 달려들었지만 그런 찬열을 내팽개친 크리스는 뒤를 이어 달려오는 백현을 품에 꼭 안았다. 시발 뭐야 이 형은!!! 백현은 경기를 일으키며 크리스를 내동댕이 쳤고 세훈과 종인은 그런 모습을 마치 시사프로그램을 보는 표정으로 쳐다봤다. 얼른 가지? 이제 여기 터지거든? 세훈이 새 껌을 씹으며 아까 뚫어놓은 3번 출입문을 가르켰다.
크리스는 엉덩이를 툭툭 털며 백현을 품에 안았고 종인은 온 몸에 닭살이 돋는 것을 꾹 참으며 찬열과 세훈의 손을 꾹 잡았다.
" 나 진짜 다음부터는 크리스 형이랑 작전 안할꺼야, 진짜야 이거. "
" 그게 니 말대로 되냐? 시발 김종인 손 세게 잡지마 드러.. "
" 나는 좋아서 잡고 있어? 존나 닭살.. "
" 이럴 시간에 그냥 빨리 나가죠? 손 놓고싶어서 디지겠네.. "
" 아이들아 형도 있는데 그렇게 욕하면 못 써.. "
서로 한마디씩 주고받다가 크리스가 먼저 빠르게 날아 비행선 아래로 뛰어내렸다. 귀를 찢을듯한 백현의 비명은 아쉽게도 점점 멀어져갔고 고개를 까딱거리던 종인이 눈을 꾹 감고 혀를 입술로 축이기 무섭게 세명의 모습이 사라졌다.
다정
우리 엑소들이 영웅은 아니더라도 각자의 능력을 이용해 저런 요원이 되면 어땠을까.. 하는 망상에서 시작된 이야기 입니다~
크리스가 제가 생각한대로 조금 허당으로 나온건 자랑..
비장하게 시작하려 했으나 작품이 비장하지않은건 안자랑...ㅠㅠ
모든 시리즈
아직 시리즈가 없어요
최신 글
위/아래글
공지사항

인스티즈앱
주사이모 팔로잉목록 보면 햇님말고 40대이상 뼈마름 유지하는 배우들 있던데 설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