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늑대의 호기심이 빛을 훔쳤다
03
w.요거
내가 잘못들은거다. 분명히 내가 잘못들은게 맞다. 그러지 않고서야 이럴리가 없다. 애써 부정해보지만 주어진 현실을 타파할 수 없었다. 어디서부터 잘못된건지, 도통 알수가 없었다. 머리속이 온통 아수라장이다. 정리할수도 그렇다고 다 버릴수도 없는 기억들로 가득 차서는 나를 놓아주지않는다. 이게 아니라며 발버둥쳐보았지만 달라지는건 없었다. 수백번을 아니라며 외쳐도 마찬가지, 달라지는건 단 하나도 없었다.
내가 어떤 죄를 지었길래 내게 이런 가혹한 현실이 주어지는지 나도 알길이 없다. 문득 아까 태형이와 있을때 신의 존재에 대해 긍정의 대답을 했던것이 후회가 되기 시작했다. 나에게 신은 여전히 없었다. 감당할수없는 상황들을 내게 이렇게 많이 줄리가 없었다. 그러니까, 지금 전정국이 뱉은 말로 보아선 정국의 아버지와 우리엄마사이에서 내가 생겨난거다, 이말을 하고있는것같은데, 그건 말이 안된다. 이럴수는 없다.
"이제 이해가 된 모양이네 여주야. 네가 생각하는게 다 맞을거야. 너네 어머니랑 우리아버지랑 눈맞아서 생긴게 바로 너야"
"근데 좀 아깝다. 너네어머니가 우리어머니보다 좀 빨랐으면 네가 내대신 우리집에서 살고있었을텐데. 이상하게 꼬였네, 너랑나랑."
"역시, 신은 없어. 그지?"
신은 없다며 내게 확인사살을 해오는 너를 빤히 쳐다보았다. 아무리 쳐다보아도 나오는 답은 없었다. 그대로 고개를 툭 떨구고 망치로 머리를 세게 맞은사람마냥 계속 그러고 있었다. 내가 맞았다. 이문을 여는 순간, 판도라의 상자가 열린게 맞다. 도대체 나는 어디까지 추락해야 끝을 볼수 있는걸까. 지금까지 쭉 떨어지고있는데 도저히 그 끝을 알수가 없었다. 아무리 떨어져도 내게 바닥이 닿이지 않았다. 마치 뫼비우스의 띠처럼 같은곳을 빙빙 도는것처럼, 내게 끝은 없었다.
"너, 나 좋아했잖아. 더럽게, 천박한 씨에서 나온주제에."
전정국이 뱉은말중 내게 상처가 되지 않은 말들을 한글자도 없었다. 촘촘한 가시가 내 가슴을 뚫어온듯했다. 그래, 좋아했단말에 부정은 할 수 없었다. 나는 실제로 그를 많이 좋아했으니까. 아니, 사랑했으니까.
"아, 그렇다고 좋아하는거 그만두진 않아도 괜찮아. 법적으로 우린 남남이거든"
"근데 막 다른남자새끼들이랑 대놓고 붙어먹지는마. 보기역겨워 "
누군가 내 심장을 손으로 쥐어짜듯이 꾹 누르고 있는것 같았다. 이젠 흐를 눈물까지 바닥이나 울지도 못했다. 이 감정들을 표현할 수단이 없었다. 내가 할수있는건 두손에 힘을주어 주먹을 쥐는일밖에 없었다. 그러길 몇초정도 지났을까, 전정국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러고 내게 가까이 다가와 내 어깨를 가볍게 두드리더니 이내 머리카락을 옅게 빗어준다. 전정국에게 더러운손 치우라며 말하려 고개를 들었는데, 정국의 표정에서 슬픔이 느껴진건 기분탓일까. 실제로 그는 무척 슬퍼보였다. 대체 왜, 날 이렇게까지 만든건 자기 자신이면서 이제와서 동정이라도 하는건가. 괜히 정국의 행동이 웃겨 헛웃음이 흘러나왔다.
"슬픈표정은 왜 짓는건데? 내가 이젠 좀 불쌍해? 네가 보기에도 그래보여? "
악을쓰고 정국에게 물었다. 날 이렇게 만든건 본인이면서, 그딴 표정을 지은 정국에게 따지듯 물었다. 저말을 들은 정국은 다시 원래의 표정으로 돌아와 내게 이런말을 했다.
"난, 최선을 다한거야 김여주."
그말을 남기곤 창고문을 열어 훌쩍 떠나버렸다. 도대체 뭐가뭔지 알수가 없었다. 좀전까지만해도 내게 비아냥거리며 말을했던 정국은 종국엔 슬픈표정을 지으며 저혼자 이 창고를 나갔다. 저것도 다 연기인가. 나한테 처음 잘해줬던것처럼. 그래, 연기가 분명했다. 그러지않고서야 내게 저런 표정을 지을리가 없다. 만약 정말 저게 연기라면, 전정국은 세상에 둘도없을 쓰레기다.
머릿속이 정리는커녕 점점 혼란스러워질때쯤 나는 창고를 도망치듯 빠져나왔다. 나는, 집에가서 엄마에게 물어봐야한다. 사실을 들어야한다. 엄마가 일을 나가는 시간은 6시니 4시인 지금 출발해도 엄마얼굴은 볼수 있겠다 싶어 가방끈을 꽉 쥐고선 집으로 향했다.
늑대의 호기심이 빛을 훔쳤다
w.요거
집에 도착하자 사람의 인기척이 없었다. 귀를 기울이고 자세히 들어보자 약간의 뒤척임은 있는것같았다. 원래 이시간대에 들어오면 엄마는 드라마를 봤었다. 어찌나 드라마 음량을 크게해놓던지, 문밖에서도 다 들릴지경으로 크게 틀어놓고선 내가 소리를 줄이자 잘 안들린다며 소리를 키우던 엄마가 오늘은 이상하게 조용했다. 조용히 엄마가 있는 방문을 열자 발밑에 하얀 가루들이 밟혔다. 내 발끝을 시작으로 방 구석구석에 온통 흰가루들이 즐비했다.
어렴풋이 알고는 있었지만 이렇게 직접적으로 본건 처음이였다. 엄마가 마약에 손을 댔다.
엄마는 눈이 탁 풀린채로 침대에 가만히 앉아 허공을 응시하고있었고, 내가 들어온것도 잘 모르는지 내쪽은 쳐다보지도 않았다. 도무지 저렇게 미동도없이 앉아만있는 엄마를 쳐다보고 있을순 없어 그냥 나와버렸다. 아빠도 곁에없고 엄마는 이제 하다못해 마약까지 손을댔다. 내가생각해도 정말 내 상황이 비참하다못해 웃기기까지 했다. 닫힌엄마방문을 쳐다보길 몇초, 이내 난 내방에 들어와 이불에 털썩 하고 누웠다. 눕자마자 머릿속에 떠오르는건 아까 정국의 슬픈표정이였다. 생각하고싶지 않았지만 나도모르게 자꾸만 떠오른다.
불쌍한 우리엄마. 얼굴도 이름도 알지못하는 아빠를 원망하기 시작했다. 어쩌면 엄마가 저렇게 나락으로 떨이진건 아빠때문일지도 모른다. 아니, 아빠때문일것이다. 정국의 아빠라면, H기업의 총수다. 서둘러 휴대폰을 켜 검색창에 H기업을 친후 홈페이지에 들어갔다. 홈페이지에 들어가자마자 보인건 환하게 사람좋은 웃음을 띄고있는 사람이었다. 손은 엄지를 치켜든채로 무엇이 그리 좋은지 의기양양하게 웃고있었다. 나는 짐작했다. 아- 저사람이구나.
'최고의 기업, 최고의 서비스로 보답하겠습니다'
'전정우'
그렇게 최고 최고를 외치더니 가족관계는 최악이였다. 본부인을 두고 다른여자와 볼륜이나 애까지 가진주제에. 과연 그가 최고를 논할 사람이 되는가- . 뚫어져라 쳐다보니 뭔가 전정국을 닮은것 같기도 하다. 나는 다행히 우리엄마를 지독히 닮았다. 이사람은 우리엄마를 위해 최선을 다한걸까? 이렇게 밖에 우리엄말 내팽겨칠수밖에 없었던 걸까. 아빠란 사람이 이렇게 매정해도 되는걸까. 엄마가 저지경에 이를때까지 뭘하고있었을까.
화를 주체할 수 없을만큼 머리가 달아올랐고 나는 휴대폰을 대충 침대밑으로 던졌다. 그리고 모든걸 잠시나마 잊기위해 잠을 청했다.
"난 최선을 다한거야. 김여주 난 널 사랑해 많이 감당할수가 없어."
"언젠가 널 찾아갈꺼야 그때까지만 기다려줄수있어?"
![[방탄소년단/전정국] 늑대의 호기심이 빛을 훔쳤다 03 | 인스티즈](http://blogfiles5.naver.net/20160217_266/phsoll0723_14556459834089dIVA_GIF/https3A2F2F45.media.tumblr.com2F78205cc02c1331c7b59890d99baf64c42Ftumblr_ny.gif)
"기다려줘 김여주"
나는 무언가에 홀린듯 고개를 끄덕거렸다.
기괴한 꿈이였다.
1일 1연재가 목표였는데.. 어제 하루를 뛰어넘어버렸네요.. 4편엔 분량 많이 뽑아서 올게요 사랑해요 독자님들(하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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