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늑대의 호기심이 빛을 훔쳤다
04
w.요거
깨어나보니 주먹을 꽉 쥐고있는 내 손이 보였다. 잠깐 한두시간만 자려했는데 일어나보니 화창한 아침이였다. 급히 휴대폰을 보니 새벽6시. 다행히 늦지않은시간에 일어나서 망정이지 하마터면 학교를 늦을뻔했다.
무슨꿈을 꾼것 같았는데. 기억이 잘 나지않았다. 꿈에서 내게 무어라고 말을 한것같았는데. 한참동안 꿈에서 내가 뭘봤고 뭘들었는지 생각했지만 마땅한 답이 나오지 않았다. 이내 나는 일어나 교복을 차례차례 입고 마지막으로 가방을 어깨에 걸쳤다. 학교를 가기전 엄마방에 가보았지만 어느새 일을 갔는지 없었다. 원랜 밤에나가서 지금은 자고있을시간인데, 의아해하며 그냥저냥 현관문을 열었다.
학교에 도착하기 전까지 많은 생각을 했다. 아침에 일어나 비몽사몽해 어제의 일이 잘 기억이 나지 않았지만 점점 시간이 흘러가면서 어제 무슨일을 당했는지 선명하게 내 뇌리에 박히기 시작했다. 아무리 생각을 해보아도 마땅한 해결책이 보이지 않았다. 그냥 나는 잊고 살기로 했다. 처음부터 전정국은 내게 의도적으로 접근하고 배신을 했고, 난 그냥 그녀석에게 처참하게 당했다. 이렇게 관계를 정리하고 보니 아무것도 아니였다.
잠깐의 사랑이었고 평생의 미움이었다. 전정국, 너는.
하지만 의문이 드는건, 애초에 내게 왜 잘해줬는가 이다. 자기네 아빠와 우리엄마사이에서 태어난 내가 아니꼽게 보일수있는건 이해한다. 결국엔 자기엄마를 두고 벌인 일종의 볼륜이었으니까. 그러니 난 당연히 그애에게 미운털이 박혔던것, 그래, 거기까진 이해할수있다. 이젠 익숙한 괴롭힘도 견딜 수 있다. 하지만 왜 처음에 내 마음을 흔들었던걸까, 시작부터 내게 못되게 괴롭혔다면 이야기가 자연스럽다. 하지만 전정국은 나에게 과하게 잘해주었고 넘치는 다정함을 내게 쏟아부었다.
그렇게 이런저런 생각으로 머리속이 헝클어져 꼬이기 시작할때쯤 뒤에서 누가 나를 톡톡 쳤다.
뒤돌아보니 태형이었다.
"서프라아이즈~!"
두손을 양뺨에 올려 꽃받침을 한채로 나를 쳐다보는 태형을 보자 나도모르게 웃음이났다. 하늘위로 쏟아지는 햇빛이 마침 태형을 비춰주어 더 환하게 빛이났다. 와이셔츠위에 있어야할 넥타이는 온데간데없고 니트조끼도 어디다 팔아먹었는지 입고있질 않았다. 거기다 명찰도 달고오지 않았고, 머리까지 흑발이아니었다. 마이라도 갖춰서 입고온걸 감지덕지 해야하나. 옷도 표정도 모든게 다 개구지고 마냥 해맑았다. 꽃받침을 여전히 한채 뚫어져라 날 계속 쳐다보니 조금 부담스러워 시선을 돌렸다.
"아뭐야~ 김여주 부끄러워하는거야? 내앞에서 울기까지했으면서~"
"아 조용히해 미쳤어? 다른애들 다 듣잖아!"
지금은 7시50분. 실제로 등굣길에 나를 비롯한 학생들이 가장 많을 타이밍이었다. 우리학교에 다닌다면 내가 따돌림을 당하고 있다는걸 모르는 애들은 얼마 되지 않을터, 김태형과 내 주위에 있는 애들이 우리둘을 힐끔힐끔 쳐다보았다. 나는 그 시선들을 느끼곤 고개를 푹숙여 태형과 조금 떨어져 걷기시작했다. 몇몇애들은 나를 같잖다는듯이 티나게 쳐다보기 시작했다. 여기저기서 수근대는 목소리들이 모두 나를향한것만 같았다. 그 목소리들중의 일부는 내귀로 들은것같기도 하다.
'또 남자 꼬셨네'
'미친년'
태형은 그걸 아는지 모르는지 내가 조금 자기곁에서 떨어졌다고 칭얼대기 시작했다. 나는 눈에띄게 저리가라며 손짓을 하기 시작했지만 태형이는 아랑곳하지않고 내옆에 찰싹 붙어 떨어질 생각을 아예 하지 않았다. 문득 태형이도 나와 같이 있다간 똑같은꼴이 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스쳐지나갔다. 나때문에 태형이 정말 나와같은 괴롭힘을 당한다면, 차라리 내가 당하는게 나을만큼 마음이 아플것이다. 나는 얼마남지 않은 학교 건물을 얼른 혼자 뛰어갔다. 날 따라 쫓아오려는 태형때문에 신발만 벗고 실내화로 갈아신지도 못한채 교실로 올라와버렸다.
늑대의 호기심이 빛을 훔쳤다
w.요거
"아, 지루해.여주야 나중에 밥먹기전에 깨워주라"
정말 신은 안계신다. 하필 태형은 우리반에 들어왔고, 내옆에 앉았다. 지금은 2교시 시작전, 태형은 1교시때 한시도 빠짐없이 입을 가만히 두지 못하고 쫑알쫑알댔다. 그리고 자신이 한 말을 들었는지 안들었는지 되묻기까지 한다. 내가 만약 흘려들은걸 눈치채면, 입술을 쭉 내밀고 나를 밉지않게 째려본다. 언제까지 저러나 하고 가만히 놔뒀더니 아직도 입술을 넣지않고 쭉 빼고있길래 입술을 손으로 탁탁 때렸다. 별로 아프게 때리지도 않았는데 아프다며 난리를 치는것에 어이가 가출해 허- 하고 헛웃음을 지었다. 우리학교가 전학을 받아줄 정도면 공부는 잘했다는 소린데 태형이 하는 짓을보면 공부를 잘하기는 커녕 오히려 동네방네 놀러다니며 사고를 않았음을 감사히 여겨야할 정도였다.
아무튼, 밥먹기전 깨워달란소리에 얼른 저 시끄러운 입을 닫으려 알겠다고 얼른 자라고 했다. 그러자 순식간에 잠이들어 미동도 없어졌다. 다행히 코는 골지 않았다.
그렇게 2교시,3교시,4교시가 지나가고 점심시간을 알리는 종이 쳤다. 사실 태형이만 잠든게 아니라 우리반의 3분의 1은 잔것같다. 다들 점심시간종을 들었는지 서서히 좀비처럼 깨어나는 모습이 보였다. 태형은 종이친걸 아는지 모르는지 세상모르고 그대로 골골 골아떨어져있었다. 그냥 깨우지 말까 하다가 나중에 안깨웠다며 난리피울께 뻔히 보여 대충 어깨를 흔들었다. 이정도론 안깨나, 태형은 아직도 꿈에서 헤어나오지 못한채 눈이 감겨있었다. 좀 더 세게 어깨를 흔들어 깨웠지만 그래도 일어나지 않았다. 이내 나는 아주 세게 어깨를 밀치듯이 흔드니 드디어 일어났다.
잠이 아직 덜깼는지 몸은 일어나있었지만 눈은 거의 반쯤 풀려있었다.
"아- 배고파. 밥먹으러가자."
"내가 왜 너랑 먹어. 안먹어. 딴애랑 가"
"너 나 전학생인거 까먹었어? 나 친구없단말이야 같이먹어줘. 응?"
사실 속으로는 같이 먹고싶었다. 아닌척했지만 난 태형이와 같이 있는시간이 즐거웠다. 하지만, 급식소에 가 태형과 단둘이 밥을 먹는걸 지켜볼 애들을 상상하니 기운이 빠졌다. 나만 욕하는건 아무렇지 않지만 태형까지 합쳐 나와함께 욕할까봐 그게 겁이났다. 태형은 앞으로 친구도 잘 사귈꺼고, 외모도 사실 엄청 잘생겨서 여자친구도 만들것이다. 나는 그런 태형과는 어울리지 않는, 그러니까, 이방인이었다.
"난 혼자먹는게 더 편해서그래."
난 이말을 남기곤 뒷문을 열어 혼자 급식실로 향했다. 물론 태형은 절반을 넘게 잤지만 4교시까지 태형이와 한공간에 같이 있는게 너무 즐거웠다. 하마터면 그 즐거움에 취해 태형이를 망쳐버릴뻔했다. 나는 이기적이지 않은 사람으로 남고싶다. 정국과 다르게 처음엔 모든걸 다줄듯 다가와놓고선 나중엔 홀로 남겨두고 떠나버리는, 그런 이기적인 사람으로 태형이에게 남겨지고 싶지 않을 뿐이었다.
지각쟁이라서 똥송합니다.. 오늘도 똥글 읽어주셔서 황송할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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