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야'
'괜찮은 거 맞지?'
'ㅇ'
순간 눈을 의심했다.
좋아한다는 티란 티는 온 동네방네 다 내고 다니더니 답장 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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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뭐냐"
한숨을 푹 쉬며 침대에 엎어졌다.
솔직히 좀 놀랐다. 내가 나쁜 사람이 된 것 같아서.
절대 탄소에 대해 얘기하는 게 아니었는데 괜히 말이 나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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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 민윤기 너 솔직히 얘기해 김탄소 좋아하지?'
"미쳤냐?"
'에이 맨날 옆에 싸돌던데 뭘'
'맞아 새꺄 우리 다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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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미쳤다고 걔랑 사귀냐"
민윤기가 슬쩍 날 쳐다보는 게 느껴졌다. 내 눈치를 보는 건가. 괜히 고개를 숙이고 피식 웃음을 흘렸다.
김탄소는 나에겐 다른 여자애들과 똑같은 그냥 스쳐지나가는 동기 중 하나일 뿐.
사실 민윤기랑 사귄다고 해도 전혀 상관이 없다.
모태솔로 민윤기의 연애라면 발로 박수를 치며 맞아줄 수 있다. 그건 나에게 문제가 되지 않는다.
문제는 김탄소가 좋아하는 게 윤기가 아니란 것이다.
.
.
.
김탄소는 날 좋아한다.
다 알고 있었다면 내가 나쁜놈일까. 김탄소가 날 처음 본 그날부터 날 좋아해왔다는 것.
그래서 계속 민윤기 옆에서 민윤기를 들들 볶아가며 나 좋아하는 티를 내고 있다는 것.
그런 민윤기는 김탄소가 안타까워서 여러번 나와 이어주려고 했다는 것.
그리고 민윤기와 김탄소는 서로를 이성으로 생각하지 않는다는 것까지.
다 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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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아니야 쓸데 없는 소리하지마"
동기들의 몰이에 관심없는 듯한 표정으로 대답하던 민윤기에 내가 무심코 말을 던졌다.
"걔가 좋은 여자였으면 민윤기가 벌써 사귀었겠지"
순식간에 분위기가 싸해졌다.
옆에 있는 동기가 애써 웃으며 분위기를 무마해보려고 했지만, 내 눈을 뚫을 듯이 노려보는 민윤기에 나도 덩달아 표정이 심각해졌다.
잠깐. 나 지금 뭐라고 한 거야.
내가 왜, 저런 말을 했을까. 곱씹어봐도 정말 이해되지 않는 행동이었다. 순간 말을 내뱉고는 나도 내가 이해되지 않아 한참을 당황했다.
그때 뒤에서 김탄소의 목소리가 들렸고, 아무렇지 않은 척 하며 민윤기는 김탄소를 데리고 갔다.
민윤기가 김탄소를 붙잡고 나가는 뒷모습을 눈으로 끝까지 쫓았다.
화가 났다.
왜인지는, 모르겠다. 아무래도 김탄소가 내가 한 말을 들었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서였을 것이다.
나쁜 사람이 되고 싶진 않았으니까.
그래서 급히 뛰어나갔지만, 건물 앞에는 민윤기밖에 보이지 않았다.
뭐야. 김탄소 어디다가 숨겼어 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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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나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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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탄소 어디로 갔어?"
"네가 걔를 왜 찾아"
"..."
"버스 타러 갔겠지"
그 말을 듣자마자 뛰었다.
아까 전부터 내가 하는 모든 말과 행동들이 이해가 안 되고 있었다.
대체 왜? 내가 쟤를 왜 따라가지 굳이? 쟤한테 내가 좋은 사람이어야 하는 이유가 있나?
온통 이해 안 되는 것들 투성이었다.
이윽고 뒤에서 같이 뛰는 듯한 발걸음 소리가 들려오더니 민윤기가 내 팔을 붙잡았다.
"가서 뭐라고 하게"
"괜히 애 흔들지 마"
"너랑 상관 없잖아"
상관이 없다니. 김탄소한테 넌 상관 있고 난 상관 없어?
무언가 확 치고 올라왔다. 가슴, 아니 배 깊숙한 곳에서부터 무언가 뜨거운게 확 올라오는 기분이었다.
다른 사람들은 욱-한다고도 표현하던데. 난 욱하는 성질의 사람이 아니다. 고로 이런 적도 없었다. 특히 여자 때문이라면 더더욱.
결국 민윤기에겐 아무 대답도 못하고 다시 손을 뿌리치고 뛰었다. 입을 열면 소리를 지를 것만 같았다.
버스 정류장이 가까워오자 저 멀리 김탄소가 보였다.
내가 어깨를 툭툭 치자 토끼눈이 되는 너. 그런 김탄소를 보고 나서야 확 올라왔던 게 내려가는 느낌이었다.
.
.
.
사과를 했고. 무슨 일이 있었는 지 정리해서 얘기해주려 했지만 기가 막히게 그 순간 민윤기가 또 뺏어갔다. 김탄소를.
왜인지는 모르겠지만 처음으로 민윤기에게 험한 표정을 지어보일 뻔했다.
결국 도망가듯이 버스를 타고 집으로 향했다.
시발. 모르는 것 투성이다.
내가 왜 이러는지.
왜 그런 말을 대놓고 지껄였는지.
왜 화가 났는지.
그리고 지금 왜 이렇게 답답한지.
난 김탄소가 날 좋아한다고 해서 걜 좋아할 마음이 없다. 그렇다고 싫어할 마음도 없다.
나와 상관없는 일이었으니까. 여자애가 날 좋아하고. 혼자 설레어하고. 그런 일은 허다했다.
어차피 나 좋다는 여자애는 깔리고 깔렸다. 예전이나 지금이나.
그런데 왜 이렇게 답답하고 화가 나는지. 다시 한숨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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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에이!알티와이~ 피~에이알티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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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좋은 말로 할 때 닥쳐라"
"가자 제쥬! 캘리풜니야! 뤄마까쥐~~"
악!
결국 소파에 있던 민윤기가 옆에 쿠션을 집어들고 내 머리를 가격하는 바람에 내 노래는 끊겼지만
기쁨을 감출 수 없었다. 개강파티라니! 파티!라니!
"정국이는 오늘도 멋있을거야..그치?"
"진짜 이젠 놀랍지도 않다. 그놈의..."
"야 흉기 빨리 봐봐 이게 나아 아님 이게 나아?"
"아까 입었던 츄리닝이 제일 예쁘다 너 뚱뚱해서 뭘 입어도 이상해"
"그리고 흉기는 뭐냐?"
"너 맨날 나 치잖아. 그러니까 흉기"
"그리고 나 안 뚱뚱해 시발"
썩어가는 표정의 민윤기를 뒤로 하고 샤랄라한 봄 느낌의 원피스로 차려입고 나왔다.
"너 얼어 죽어 인마"
머리를 툭 치며 지나가는 민윤기의 잔소리도 빼놓을 수 없었지만 가뿐히 무시하고는
자취방을 나와 설레는 마음으로 개강파티 장소인 학교 앞 고깃집으로 향했다.
샤방하고 귀여운 새내기들이 붐비는 개강파티겠지만 나에게 새내기는 중요하지 않다.
고깃집에 입성하자마자 고기의 냄새에 정신을 홀릴(?)뻔 했지만 가까스로 정신을 부여잡은 나는 정국이가 앉은 자리부터 찾기 시작했다.
정국~저엉국~~꾸기~ 어디에 있을까나~
흐흐흐. 빠른 스캔으로 전정국이 앉은 자리를 캐치한 나는 민윤기의 팔을 잡아끌어 그 테이블 옆에 꾸역꾸역 앉았다.
기필코 'ㅇ'을 만회하고 말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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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이 비틀거려 속이 울렁거린다.
한숨을 땅이 꺼져라 푹 내쉬었다. 너무 우울한 하루였다. 너무 속상해.
정국이는 항상 젠틀하고 매너 넘치는 남자였다. 중요한 건,
그게 나한테만 해당하는 게 아니라는 거.
'솔직히 정국오빠가 제일 잘생긴 듯ㅋㅋ'
'아 진짜 멋있어 완전 훈남 스타일'
'맞아 나 드라마에서나 보던 걸 현실로 느낀 기분이야'
우연히 화장실에 앉아있다가 새내기들이 우르르 들어와서 하는 얘기를 들었다.
새삼 깨달았다.
참, 전정국 내 눈에만 잘생긴 애 아니었구나.
그리고 다시 자리로 돌아가 열심히 정국이에게 말을 붙여보려 했지만
오늘따라 이상한 민윤기와 전정국의 분위기와
나에겐 이상하리만큼 한 번도 돌아오지 않는 정국이의 시선
그리고 다른 여자 동기들의 치댐으로 인해 난 정국이에게 말도 한 번 못 걸어보고 술만 내리 들이켰다.
내 머리를 밀며 당장 나가서 술 깨고 오라는 민윤기의 어명에
예예 하며 터덜터덜 나왔다.
숙취 해소제를 대충 사서 마셨지만 빈 속에 술을 들이부어서 그런가 잘 깨지도 않는다.
길가에 털썩 주저앉았다. 에휴 다시 들어가진 못하겠다. 어차피 정국인 나 보지도 않아.
집으로 가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열심히 엉덩이를 털고 일어나는데
![[방탄소년단/전정국] (짝사랑주의) 갑 전정국X을 너탄 03 | 인스티즈](http://file2.instiz.net/data/cached_img/upload/2017/02/20/0/075720209800575245b3d72b8e541ab4.gif)
"탄소야 거기서 뭐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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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ㅠㅠ 이렇게 조금 적을 거면서 왜 이렇게 늦게 왔나 싶죠..?
무릎꿇고 벌 서겠습니다...ㅠㅠ
암호닉 여러분 오늘도 사랑하구요!
언제든지 어떤 의견이든 댓글에 마구마구 적어주시면 다 답장해드립니다!!
항상 감사합니다 (하뚜뿅뿅)
암호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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