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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븐틴/김민규] Goodbye Summer | 인스티즈

[세븐틴/김민규] Goodbye Summer 


BGM. f(x)-Goodbye Summer





2월 초, 어제 막 내린 눈이 녹지 않아 소복이 쌓인 강당으로 향하며 운동장을 쓱 둘러보았다. 벌써 고등학교 졸업이라니, 믿기지 않았다. 키 작았던 내가 중학교를 졸업하고 고등학교에 입학해 낯설어 하던 게 벌써 3년이나 지나 학교 정문 앞에 현수막으로 걸어 놓은 성수고 제 17졸업식의 주인공이라는 것이 믿기지 않았다. 그리고 정문 앞에 진을 치고 있는 저 꽃들 중에서 하나정도는 받게 될 것이라는 것도 믿기지 않는 사실이었다. 강당 옆문을 타고 들어가자 아직 빈곳들이 많은 자리들이었지만 반별로 앉히는 선생님들의 인도에 따라서 자리를 잡고 앉았다.


강당에도 크게 걸려있는 현수막을 보니 묘한 기분이 들었다. 교문에 있던 졸업식 현수막은 시원섭섭한 기분을 가져다주었다면 강당에 걸려 있는 현수막은 이상하게도 묘한 기분을 가져다주었다. 고등학교 1학년부터 꾸준히 어울려 놀던 친구들과도 헤어진다는 감정에 눈물이 왈칵 나올 것만 같았다. 아 이래서 다른 졸업식보다는 고등학교 졸업식이 슬프다고 한 건가? 방과 후 보충학습, 야간 자율학습, 방학 중 보충학습을 나오며 학교에 대부분의 많은 시간을 쏟았고 그 시간동안 쌓인 추억들을 보내기 싫어 고등학교 졸업식에서 눈물을 제일 많이 쏟는다고 한 건가 싶었다.


, 열심히 공들인 화장 번지기 싫은데. 눈에 그렁그렁 맺힌 눈물이 싫어 고개를 치켜들고 눈 위에서 손 부채질을 반복했다. 졸업식 시작한다는 말도 없었는데 벌써부터 울면 분명 교실에서 내 옆자리에서 뒷자리에서 놀림감이 될 것을 알았기에 치맛자락을 잡고 손부채질을 하며 눈물을 말리고 있을 때 즈음 내 옆자리에 누군가 앉더니 손수건을 슥 하고 내미는 인기척에 고개를 돌렸다.


좋은 날에 왜 울고 그래.”


김민규였다. 알 수 없는 표정을 지으며 손수건을 건네는 너는 오늘따라 더 멋져보였다. 항상 보던 얼굴이, 분명 어제도 영화관에서 같이 영화를 보던 너인데 오늘따라 더 낯선 감정을 가지게 하는 나오려던 눈물도 쏙, 들어가게 만들어버린 너의 오묘한 얼굴에 시선을 뗄 수 없었다. 오늘이 마지막이겠거니 하며 너의 얼굴을 찬찬히 살펴보았다. 고등학교 1학년, 계단에서 구를 뻔 했던 나를 잡아주었던 조금은 미성숙했던 17살 소년의 모습과는 달리 오늘의 너는 정말 20살 성인이라고 느낄 수 있을 정도로 너와 나의 시간은 많이 지나 있었다.




***




졸업식이 끝나고 수능이 끝난 이후 한 번도 해보지 못했던 산책을 하자는 너의 제안에 엄마를 먼저 차로 보내고 학교 뒤뜰로 향했다. 매일 여름이면 이 곳에서 아이스크림을 하나씩 물고서 푸른 나무들이 에너지를 주는 느낌이라며 항상 고3 점심시간마다 너와 오는 곳이었다. 이제 이 곳도 너와의 추억의 장소가 되어 내 기억 속에 아련한 공간이 된다는 사실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난 여기서 아직도 너와 추억을 남기고 싶었고, 새기고 싶었다.


서로 아무런 말도 하지 않은 채 계속 교정을 거닐었다. 너와 내가 맞잡은 이 손이, 항상 이 교정을 거닐 때마다 꼭 잡고 있던 손의 온기를 이제는 느낄 수 없다는 것도 슬픈 사실이었다. 고등학교 3학년 때는 빨리 입시가 끝나고 졸업이나 했으면 좋겠다는 말을 서슴없이 너와 나누곤 했는데, 이제 보니 나에겐 졸업이란 너와의 추억을 정리해야 되는 이제는 이 모든 것을 추억으로만 간직해야 되는 가슴 아픈 단어임을 깨달았다. 나에게 졸업이란 의미를 깨닫자 눈물이 차올랐다. 정말, 이 졸업으로 그리고 지금 이 순간이 지나면 너와 나는 그냥 성수고등학교 17회 졸업식 동창이 될 것만 같았다.


“너봉아.”


나의 손을 놓더니 크게 숨을 들이 마시고 내뱉던 네가 갑자기 무엇을 결심했다는 듯 나의 이름을 불렀다. 제발 그렇게 달달하게 나의 이름을 부르지 말아줘 민규야. 정말, 너의 네가 나를 부르는 게 마지막일 것만 같아서 너와 내가 친구로 밖에 정의 될 수 없을 것 같아서 슬퍼.


나의 이름을 정말 달달하게 부르고는, 제 마이 안 주머니에서 무엇을 꺼내든다. , 제발. 너와의 추억의 물건을 내가 갖고 있는 다면 항상 그것을 볼 때마다 너의 생각에 잠겨 울지도 몰라. 주먹을 꽉 쥐었다. 너는 주먹을 쥐고 있는 내 손을 가져가 폈다. 그리고는 내 손에 단추 한 개를 놓았다. 너는 단추를 주겠다고 핀 손을 다시 오므려주곤 나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했다.


이거 내 마이에서 딱 두 번째 단추만 뗀거야. 집으로 가서 인터넷에 교복 단추 중에서 두 번째 단추의 의미 찾아보고, 알아내면 나에게 카톡 하는 거다. 알겠지? 약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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