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엔랍콩] 하숙집 주인과 사랑방 하숙생들 : 02 | 인스티즈](http://file.instiz.net/data/cached_img/upload/a/c/a/acae4a640023878855890a6e5c0e7506.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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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홍빈이 얘기를 해줄까해. 홍빈이는 전에도 말했다시피 N대 1학년 학생이야. 컴공과. 비록 남탕인 컴공과에 재학중이라지만 잘생긴 외모에, 듣기좋은 목소리까지. 자기는 의식하지 못하지만 은근히 다른과 여학생들한텐 인기가 많아. 그렇다보니 간간이 몇달에 한 번씩 이홍빈한테 고백해오는 여학생도 있는데, 이홍빈의 대답은 항상 No야. 왜냐고?
"야, 내 새여친. 예쁘지?"
"…어. 존나 이쁘네."
이홍빈한텐 몇달째 짝사랑 중인 사람이 있거든.
* * *
"그러지말고 차라리 고백을 해."
"했다가 까이면 어떡해요…. 아무리 걔가 호모를 거부를 안한대도 그렇지."
멍청이. 택운이가 혀를 끌끌차. 좋아한다면서 몇달째 삽질 중인 제 동생이 이렇게 불쌍할 수가 없어. 택운이 같은 경우에는 제가 먼저 학연이한테 고백을 했고, 그래서 이어졌는데, 홍빈이 같은 경우에는 정반대야. 그렇게 다가서라고 떠밀어도 꿈쩍도 안 해. 이유는, 그 짝사랑 상대가 남자라서. 그것도 같은 집에 사는. 뒷머리를 벅벅 긁은 홍빈이가 아흐…. 하고 앓는 소리를 내면서 식탁에 머리를 박아. 이제는 자기 짝사랑 상대가 하는 여자친구 자랑도, 가끔씩 눈치도 없이 자기한테 상처를 주는 그 행동도, 점점 지치려고 그래. 제가 왜 쟤를 좋아하게됐나 후회가 되기도 하고. 깊게 한숨을 내쉰 홍빈이가 고개를 절레절레 저어. 이렇게는 못살겠어요 형. 멍청이. 택운이도 더이상은 이런 멍청한 얘기를 들어주기는 싫었는지 홍빈이의 머리를 한 번 탁 때려주고서는 일어나서 부엌을 나가. 혼자 남은 홍빈이가 푹푹 땅이 꺼져라 한숨을 내쉬어. 그때, 누군가 부엌으로 또 들어와서는 홍빈이의 뒷머리를 슥슥 쓰다듬어.
"그래가지고 땅 꺼지냐? 더 푹푹 쉬어야지."
김원식인가봐. 신경 꺼라. 톡 쏘아붙인 홍빈이가 부엌을 빠져나가. 김원식은 쟤가 웬일로 저렇게 심란한가 싶어서 고개를 갸우뚱거리고. 하여튼, 눈치는 더럽게 없지 김원식은. 자기때문에 저렇게 우울한 것도 모르고.
이쯤되면 눈치챘을거지만 이홍빈 짝남은 김원식이야. 이홍빈이 이 하숙집에 들어오고나서 몇 주 뒤에 김원식이 들어왔고, 일찌감치 자기의 성적 취향에 대해 잘 알고있던 홍빈이는 김원식한테 첫눈에 반했어. 이후로 티 한 번 못내고 계속 끙끙거리면서 삽질중이지.
아무튼, 오늘도 거나하게 삽질 중인 이홍빈의 최대 고민은 그거야. 김원식의 바람기, 혹은 인기. 사실 원식이가 뛰어나게 강동원급 외모라거나 그런건 아니지만, 저정도면 괜찮은 비쥬얼에, 다정한 성격에, 옷까지 잘입으니까, 인기가 많아. 그렇다보니까 여자친구가 있는건 당연한거고. 여자친구랑 헤어졌다고 징징대더니 몇 일 뒤에 새여친 생겼다고 자랑하는건 한두번 있었던 일도 아니야. 그게 문제라는거지. 제 마음도 몰라주고 그렇게 눈치없이 자랑만 해대니, 제아무리 연애를 바라지 않는 홍빈이라도 점점 질투도 생기고 힘도 드나봐. 그렇다고해서 김원식을 좋아하는 마음이 어디로 가는 것도 아니고. 이홍빈만 답답해지는거야. 삽질에 질투에…. 본격 이홍빈 고생하는 이야기인거지.
홍빈이방 문이 벌컥 열려. 누군가했더니 김원식이야. 노크도 없이 벌컥 들어와서는, 침대에 누워있는 이홍빈 옆으로 가서 털썩 앉아. 그러고는 말해.
"야, 이홍빈."
"뭐."
"니가 요즘 좀 많이 심란해 보이길래 왜그런가 하고 내가 곰곰이 생각을 해봤거든?"
설마. 설마. 혹시 자기 마음을 들켰을까봐 홍빈이가 눈을 크게 뜨고 원식이를 바라봐. 김원식은 아랑곳않고 진지하게 말해.
'너 요즘 외롭냐?"
뭐? 이홍빈이 인상을 찌푸려. 맥이 탁 풀려. 그럼 그렇지. 그렇게 눈치가 빠를 김원식이 아니지. 이홍빈 표정이 점점 김원식이 한심하다는 표정으로 변해.
"새끼야 외로우면 외롭다고 말을 하지. 왜 혼자 끙끙거리고 있냐."
"……."
"여자 소개시켜줄까? 우리 국문학과에 예쁜 애들 많은데."
은정이도 있고, 재은이도 있고, 아 맞아 소영누나도 있고. 김원식이 줄줄이 여자 이름을 나열하는데, 이홍빈이 결국엔 폭발해서 소리를 질러. 넌 내가 여자나 보고 헬렐레 팔렐레 할 새끼로 보이냐! 나가 좀! 예상치 못한 반응에 김원식이 놀란 표정으로 말해. 아 왜 소리를 지르고 그러냐.
"됐으니까 나가. 여자 문제로 이러는거 아니야."
"진짜? 그럼 뭐때문에 그러는데?"
"말해줘도 몰라. 그니까 나가."
"새끼 싱겁기는. 나중에 고민상담 할 거 있으면 술들고 찾아와라. 진지하게 상담해줄게."
힘내고 임마. 엎드려있는 이홍빈의 등짝을 툭툭 두들긴 김원식이 방을 나가. 마지막까지 안그런듯 하면서 걱정해주는 모습에 짜증이 난 이홍빈이 베개에 얼굴을 파묻어. 마지막까지 제 걱정을 해주는 김원식을 보고 설레는 제 자신이 너무 멍청해보여. 정작 김원식은 그저 친구에 대한 걱정일 뿐일텐데.
* * *
"이홍빈말이야."
"응?"
"되게 멍청해."
택운이가 작게 중얼거리는걸 듣고 학연이가 웃음을 터뜨려. 솔직하게 말하자면 차학연도 어느정도는 공감하는 바야. 뒤에서 김원식 더럽게 눈치 없다고 그렇게 까대면서, 알고보면 자기가 제일 눈치없어. 제 감정 숨기기에만 급급해서 남의 감정을 못보고있으니. 조금만 여유를 가지면 쉽게 일이 풀릴 것을. 답답해. 택운이가 짧게 말을 덧붙였고, 학연이도 동감하는듯, 고개를 주억거려. 그리고는 대답하지. 김원식도 만만치않게 답답해.
* * *
사실 김원식말이야, 그다지 여자에 대해서는 신경을 안쓰는 편이야. 그냥 고백하면 받아주고, 차면 차이고. 그게 다야. 여자를 싫어하는건 아니지만, 그렇다고 관심이 있는 것도 아니지. 그럼 왜 여자를 사귀냐고? 글쎄. 아무래도, 이홍빈때문이 아닐까 싶은데.
이홍빈은 모르겠지만 김원식은 대학 첫 입학때부터 이홍빈을 알고있었어. 입학 첫 날부터 대학로라든가, 대학이라는거 자체가 너무 신기해서 이곳저곳 돌아다니다가 서점에 들렀는데, 거기서 웬 남자 한 명을 봤는데 그게 이홍빈이었더래. 그 이후로 알게모르게 김원식은 이홍빈을 주시하고 다녔고, 곧 몰래 주시할 필요도 없이 둘은 다시 하숙집에서 만나게됐지. 그리고나서 지금 사이까지 발전하게 된거야.
처음 감정은 분명히 호기심이었다고, 김원식은 자부해. 하지만 그 감정이 점점 자라고, 또 자라서 결국에는 짝사랑이라는 감정이 되버린거야. 근데 김원식은 그걸 몰라. 눈치가 없는게 맞나봐 진짜. 그냥 자기가 이홍빈을 보면 이상한 감정을 느끼는게 너무 낯설고, 또 이상할 따름이야. 그렇기때문에 어쩌면 더욱 연애에 집착하는 걸지도 몰라. 이홍빈한테서 느끼는 감정과 연애를 할 때 느끼는 감정이 너무 똑같아서.
이홍빈한테 거하게 까인 김원식이 제 방으로 들어와서는, 그대로 책상 의자에 털썩 앉아. 내가 뭘 잘못했나. 겉으로는 아닌 척 했지만 처음 보는 홍빈이 모습에 많이 당황했나봐. 아직도 화났나, 있지도 않은 홍빈이 눈치를 봐. 자기때문이라는건 생각도 못하고서.
* * *
그냥 맛보기로 끝낼까 하다가, 결국에는 연재를 결정했습니다.ㅎㅎㅎㅎㅎㅎㅎㅎ
앞으로 많이 사랑해주실....거죠...? 사랑합니다.♥
커플링은 택엔랍콩으로 갈거고 대체로 달달한 얘기 위주로 7~15편 정도 될 것 같아요.
아무쪼록 잘 부탁드릴게요!
P.S.분량에 대해서는.... 꿇으라면 꿇겠습니다 T_T 근데 도저히 더 늘릴 용기가 ㅇ벗어요......ㅠㅠㅠㅠ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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