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편 넘어가기 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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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국은 선생님에게 말도 하지 않은 채 무작정 학교 밖으로 나섰다. 몸 이곳저곳이 아파왔지만 신경쓰지 않고 큰길까지 나와 택시를 잡아 탔다. 종합병원이요. 정국은 행선지를 말한 채 뒷자석에 푹 기대어 앉았다. 창 밖을 바라보는 정국의 눈에 눈물이 가득 고여있었다. 도착했다는 택시기사의 말에 만원짜리 한 장을 낸 정국이 병원 건물 안으로 들어갔다. 억제제를 타기 위해서 전에도 몇 번 왔던 곳으로 익숙하게 들어섰다. 대기표를 뽑고 잠시 앉아있자 자신의 이름을 부르며 들어오라는 소리가 들렸다. 문을 열고 들어가자 석진이 자신을 향해 환하게 웃어주었다.
"무슨일이야? 오늘 학교 안갔어?"
석진을 보니 울컥하는 마음에 눈물이 펑펑 쏟아졌다. 당황한 석진은 정국의 옆으로 다가와 정국의 등을 쓸어주었다. 왜그래? 고개를 들어 석진을 바라본 정국이 말했다.
"형... 저 임신한 것 같아요."
* * *
정국은 석진의 병원에서 몇가지 검사를 받았다. 검사를 받고 난 후 석진의 표정은 약간 어둡기도, 밝기도 했다. 임신 아니야 정국아. 임신이 아니라는 말에 정국은 약간 얼떨떨 했다. 일종의 불임같은건데... 확실한 이유는 밝혀진 거 없고 가끔 이런 오메가가 있다고 하더라고. 정국은 좋아해야할지 싫어해야할지 감을 잡지 못했다. 일단 오늘은 집에 가서 쉬라는 석진의 말에 병원을 나섰다. 멍하니 길을 걷고있던 정국이 핸드폰 알림음에 멈춰섰다.
'어디야.'
태형이었다. 뭐라고 대답해야할지 모르겠어서 휴대폰 화면을 꺼버렸다. 카톡 알림음이 몇번 더 들려오더니 전화 벨소리가 들렸다. 한숨을 내쉰 정국이 전화를 받았다. 여보세요. 백현과의 관계중에 쉬어버린 목소리가 볼품없게 갈라졌다.
[.......]
".... 형?"
[목소리가 왜 그래.]
무심한듯 다정한 목소리에 눈물이 날 것 같았다. 애써 눈물을 참은 정국이 감기걸렸다며 거짓말을 했다. 감기걸려서 병원 갔다가 집에 가는 길이라고 하자 태형은 잠시동안 아무 말도 없었다.
[괜찮아?]
괜찮냐고 묻는 태형에 결국 눈물이 터지고 말았다. 안괜찮아 형... 나 얼굴도 이름도 모르는 사람한테 강간당했어. 임신 한 줄 알았는데 나 불임이래. 나 어떡하지... 울고있는 정국을 눈치 챈 태형이 지금 당장 집으로 갈테니 가만히 있으라고 말했다.
"오지 마."
[야, 전정국...]
"오지마. 형 오면 더 머리 아플 것 같아."
[야 너 무슨 말을 그렇,]
정국은 태형의 말을 무시한 채 전화를 끊었다. 다른 사람과 관계를 맺은 더러운 몸으로 차마 태형을 볼 수 없었다. 얼굴에서 눈물을 닦아내며 집으로 가는 발걸음을 재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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