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피드 스케이팅 국가대표와 연애하는 썰 05
부제 : 교복
뭐로 쓸까 계속 고민하다가 늦었다ㅠㅠㅠㅠ
오늘은 민형이랑 좀 주책맞아보이지만 이번 만우절때 교복 데이트했던 썰을 풀어볼까해ㅎㅎㅎㅎ
교복데이트의 시작은 진짜 별 거 아니였어ㅋㅋㅋㅋ
그냥 이제 봄이고 옷장 정리나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옷장을 막 헤집어놨는데
버린 줄 알았던 교복이 그대로 있는거야ㅋㅋㅋㅋㅋ
막 혼자 밤에 교복보니까 감수성에 젖어들다가 갑자기 민형이랑 교복 입고 제대로 데이트 한 적이 없는 게 생각이 나더라고
아무래도 민형이랑 서로 알고 지내기 시작한게 고삼 여름방학이였고 사귀게 된 건 11월이였으니까ㅋㅋ큐ㅠㅠ
근데 민형이한테 교복 데이트 하자고 하면 안 해줄 것 같은 그런 촉이 뽝! 오는 거야
날 배려해주는 거 위주로 쓰니까 티가 안났을테지만 민형이가 호불호 하나는 확실하거든ㅋㅋㅋㅋㅋ
그러니까 그 나이에 형들 제치고 우리나라에서 스피드 스케이팅으론 1위를 지키고 있는 거겠지만ㅋㅋㅋㅋㅋㅋㅋㅋ
그리고 민형이가 계속 키가 자라고 있어서 고등학교때 입었던 교복은 안맞을 거 같더라고...
동혁이한테 빌리자니 민형이 키가 더 커가지고 안될것 같고ㅋㅋㅋㅋ
하지만 내가 그렇게 쉽게 포기할 여자는 아니지.
학교 링크장 편의점에서 알바했던 때 이후로 간간히 연락을 주고받던 재현이한테 전화를 걸었어ㅋㅋㅋㅋ
이유는... 딱히 말 안해도 알겠지?ㅋㅋㅋㅋㅋ
- " 여보세요? 웬일로 전화를 다 했냐? "
" 너 지금 훈련중? "
- " 아직. 스피드 스케이팅팀이 지금 링크 쓰는 중이라. 왜? 이민형 나오면 전화하라고 그래? "
" 아닠ㅋㅋㅋㅋ 그냥 너한테 물어볼게 있어서. "
- " ...??? 뭔데? "
" 너 고등학교 교복 안 버렸지? "
- " 어, 집에 가서 찾아보면 있을걸. 근데 완전 뜬금없는 거 알지? "
" 그야 나도 갑자기 생각난 거니까ㅋㅋㅋㅋ 여하튼 나 니 교복 하루만 빌려주면 안 돼? "
고딩때 내 기억상으론 정재현 키가 민형이보다 컸으니까 (물론 지금도 재현이가 좀 더 크지만ㅋㅋㅋㅋ)
재현이 교복은 맞지 않을까 싶었거든..ㅋㅋㅋㅋㅋ
말해놓고 보니까 뭔가 좀 교복에 집착하는 그런 변태같이 들려가지고;
순간 재현이가 날 이상한 애로 취급하면 어쩌지 하는 생각이 들었는데 재현이가 완전 쿨하게 빌려주겠다고 하는거야ㅋㅋㅋㅋ
진짜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알겠대ㅋㅋㅋㅋㅋ 사실 여기서 내가 더 당황함ㅋㅋㅋㅋㅋ
뭐 나야 좋으니까 내일 교복 갔다주겠단 말에 고맙다고 말하고 전화를 끊었지ㅋㅋㅋㅋㅋㅋㅋㅋ
근데 요즘 민형이가 진짜 바빴단 말이야. 재활치료랑 국가대표 선발전 준비때문에ㅠㅠㅠ
그래서 달력을 보면서 고민에 빠졌는데 4월 1일이 눈에 확 들어오는거야
4월 1일은 뭐다? 바로 뻘짓을 해도 핑계가 된다는 만우절이다!
게다가 신이 날 도우신건지 딱 토요일인거야ㅋㅋㅋㅋㅋ
민형이가 매주 토요일은 오전에 봉합부위 치료 갔다오느라 토요일은 별다른 훈련을 안가거든ㅎㅎ
그리고 이왕 이렇게 된 거 서프라이즈로 해주려고 민형이한텐 말 안했어ㅋㅋㅋㅋㅋ
대망의 만우절 아침에 진짜 고등학교 다니던 때처럼 비비랑 틴트만 발랐어ㅋㅋㅋ
근데 졸업한지 2년밖에 안되었는데 그때의 풋풋하고 어린 느낌은 안나더라...^^ 세월이 야속하다 진짜ㅠㅠㅠ
여튼 어젯밤 열심히 다리미질까지 한 춘추복으로 갈아입고 거울보고있는데
" 누나 내 양말 봤- 엄마 깜짝아! ... 누나 뭐해? "
갑자기 동혁이가 내 방문을 열고 들어온거얔ㅋㅋㅋㅋㅋㅋㅋ
우리 사이에 잠깐의 어색한 침묵타임이..ㅎㅎㅎ
그래서 만우절 즐기러 간다고 둘러대니까 영화관 이벤트때문에 그러냐고 납득하고 다시 나가더라고ㅋㅋㅋㅋㅋ
나중에서야 알았는데 어디였지? CGV였나? 성인인데 청소년인척 하면 속아주는 이벤트를 했대ㅋㅋㅋㅋ
집에서 민형이 치료 끝날 시간에 맞춰서 민형이가 다니는 병원으로 갔어
근데 만에 하나 엇갈리면 안되니까 이쯤부턴 그냥 내가 널 보러간다! 라는 걸 알려주기 위해 전화를 함ㅎㅎ
전화로는 내가 뭘 입고 있는지 알 턱이 없으니까ㅋㅋㅋㅋㅋ
- " 여보세요. "
" 어디야? 아직 치료중이야? "
- " 거의 끝났어요. 방금 봉합부위에 소독해서 이제 거즈만 갈면 끝나요. "
" 그으래? "
- " 누난 어디에요? "
" 나?ㅎㅎㅎ 병원 로비.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당황하면 민형이 눈이 동그랗게 커지거든? 왠지 딱 그러고 있을 것 같아서 막 웃음이 나더라ㅋㅋㅋㅋ
진짜 전화기 너머로 들리는 소리는 의사 선생님이 거즈 붙여주는 소리같이 바스락대는 소리밖에 없었는데
그냥 민형이가 당황한게 느껴지는 거야ㅋㅋㅋㅋㅋㅋ
민형이가 당황하는거 진짜 보기 힘든거라 막 즐겁고 그랬어ㅎㅎ호호호
- " ... 금방 갈게요, 서있지말고 어디 앉아있어요. "
" 알았어, 안그래도 그 대기번호 뽑는데 옆에 앉아있어. "
- " 누나가 전화 먼저 끊어요, "
" 응. "
입으론 그러겠다고 했지만 내가 안 끊고 있었거든?
근데 내가 끊은 줄 알았는지 바로 의사 선생님한테 다 끝났냐고 자기 가도 되냐고 묻더라고ㅋㅋㅋㅋ
이제 진짜 민형이가 올 것 같아서 이번엔 진짜로 전화를 끊고 재현이가 빌려준 교복을 담은 쇼핑백을 끌어안은채로 얌전히 민형이가 나오기를 기다렸어
대기표 뽑는 곳 바로 앞이 엘레베이터가 보이는 곳이라
민형이가 주로 소독하고 치료받는 3층에서 엘레베이터가 멈추는 걸 확인하고 나도 자리에서 일어났지ㅎㅎ
병원 엘레베이터라 그런지는 몰라도 엄청 빨리 내려오더라ㅋㅋㅋㅋㅋ
" 이민형! "
민형이가 엘레베이터에서 내리자마자 고개를 두리번 거리길래 민형이 이름을 부르니까
날 발견하곤 그 길쭉한 다리 휘적이면서 오더라ㅎㅎㅎ
전에 말했는지 기억이 안나는데 민형이 시력이 좋은 편이 아니라서 내쪽으로 오다가
갑자기 걸음을 멈추는 거 있지?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짠! 만우절! "
" .... . "
.... 민망할정도로 민형이가 반응이 없었어ㅋㅋㅋㅋㅋㅋㅋ
그냥 가만히 날 쳐다만 보더라ㅋㅋㅋㅋ 아 역시 이건 무리수였나.. 싶기도 했는데
칼을 뽑았으면 무라도 베라는 말처럼 그냥 뻔뻔해지기로 결심함^^ㅎㅎㅎ
민형이 손에 재현이 교복이 담긴 쇼핑백을 쥐어줬어
" 이건 누구 교복이에요? "
" 재현이. 너랑 교복 데이트하려고 빌렸어. "
" .... 너무 갑작스런운데. "
" 너랑 교복 데이트 제대로 못해 본 게 한이여서 한 좀 풀고 싶어서-. "
우리 서있는 곳 바로 옆이 또 화장실이 있어서 민형이가 거부의사 보이기 전에 재빨리 화장실쪽으로 밀었어ㅋㅋㅋㅋㅋ
망설이는 품이 딱 싫다고 할 것 같아가지고..ㅎㅎㅎ
한 5분정도 기다리니까 교복으로 갈아입은 민형이가 나오는데 너무 좋은거야ㅋㅋㅋㅋㅋㅋ
진짜 옛날 생각도 나고 무엇보다 그때나 지금이나 이민형은 한결같이 잘생기고ㅎ
교복 입은 거 오랜만에 보니까 그때만 느낄 수 있던 설렘도 되살아나는 것 같았어ㅋㅋㅋ
쇼핑백 들고 다니면 거슬리니까 내가 민형이한테 쇼핑백 받아서 메고 온 가방에 넣으니까
자연스럽게 민형이가 나한테서 가방 가져가서 자기가 메더라ㅋㅋㅋㅋ
" 이제 뭐해요? "
" 학교 근처 가서 놀고 싶어. "
" 그럼 가요. "
먼저 걷기 시작한 민형이 옆으로 가서 같이 걷다가 손 잡으니까 민형이가 마주 잡아주는거야ㅎㅎㅎ
완전 오랜만에 하는 데이트라 그런지 이런 사소하고 당연한 것도 새삼스럽게 느껴지더라ㅋㅋㅋㅋㅋ
병원에서 학교까지 버스로 두정거장이라 걸어갈까 버스탈까 고민했는데
그때 살짝 서늘한 날씨여서 내가 지나가는 말로 춥다고 하니까 그냥 버스 타고 가기로 했어
우리학교가 있는 곳이 번화가랑 반대편이여서 그런지 토요일 점심인데 버스가 텅텅 비어있었음ㅋㅋㅋㅋ
덕분에 맨 뒷자리에 나란히 앉아서 가게 되서 우리는 좋았지ㅋㅋㅋㅋㅋㅋ
" 졸업하고 학교 가본 적 있어? "
" 아뇨, 딱히 갈 일이 없어서. 누나는 가봤어요? "
" 난 동혁이가 깜빡하고 두고 간 물건 갖다주러 가끔씩? 작년 스승의 날때 친구들이랑 가보고. "
" 이동혁 아직도 그래요? "
" 어? "
순간적으로 민형이가 눈썹 한쪽을 치켜떠서 내가 뭐 잘못말했나 싶었는데 민형이가 금방 아무것도 아니래서ㅋㅋㅋㅋㅋ
여하튼 두정거장이라 그런지 금방 내릴때 되더라고
정거장에서부터 바로 등굣길로 연결이 되는데 나한텐 민형이랑 항상 같이 하교하던 길이잖아
그때엔 서로 나란히 걸어도 떨어져서 걸었는데 지금은 같이 손잡고 걸으니까 감회라고 해야하나?
막 새롭기도하고 신기하기도 하고 그랬어ㅋㅋㅋ
우리 둘다 점심을 아직 안 먹은 상태여서
내가 고딩때 친구들이랑 허구헌 날 야자쨰고 나와서 갔던 분식집으로 민형이를 끌고 갔지ㅎㅎㅎ
분식집 들어가서 자리에 앉자마자 메뉴판도 안보고 능숙하게 주문하니까 민형이가 신기하다는 듯이 쳐다보는거야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그렇게 쳐다보면 내가 좀 민망하잖아...^^.....
" ㅇ, 왜 그렇게 쳐다봐? "
" 분식 좋아하는 거 이번에 처음 알아서요. "
" 그야 너가 매운걸 못먹으니까...? "
내 말에 민형이가 아침에 동혁이처럼 단번에 납득한 표정 짓더라고ㅋㅋㅋㅋㅋㅋ
민형이가 어렸을때 해외에서 자라서 매운 걸 잘 못먹어서 나도 민형이 만날땐 매운건 안먹었거든 ㅎㅎㅎ
내가 승완이랑 만나서 닭발과 오돌뼈를 얼굴색 하나 안바꾸고 먹는 걸 보면 민형이가 엄청 놀라겠지.....
민형이가 물컵에 쿨피스 따르는 거 보고있다가 잠시 분식점 내부를 둘러보는데
우리 바로 대각선에 있는 테이블에 우리 후배인 모양인지 우리랑 같은 교복입은 남자애랑 여자애 둘이서 깨를 쏟고 있는거야
귀여워서 힐끔보다가 대화가 들리더라고?
" 야 누나ㅋㅋㅋㅋㅋ 그만 좀 먹어 그러다 너 배터진다? "
" 됐거든? 지가 더 먹어놓고 뭐라는 거야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 ㅋㅋㅋㅋㅋㅋㅋㅋㅋ그게 니 매력이긴 해 많이 먹는거 . "
" 맞고 싶냐? 그리고 너 왜 자꾸 말놓는데ㅋㅋㅋㅋㅋ "
커플인지 썸인지는 몰라도 우리처럼 연상연하같더라ㅋㅋㅋ
대화를 듣다가 예전에 한 번 물어보려고 했다가 계속 까먹고 안물어보던게 생각이 났어
민형이랑 처음 알고 지냈을 때도, 사귀고 난 뒤에도 장난으로라도 민형이한테 반말을 들어본 적이 없을정도로
민형이가 항상 나한테 존댓말을 썼거든ㅋㅋㅋㅋㅋ
내 주변 연상연하 커플만 봐도 남자가 연하면 말 놓는 경우를 많이 봤었가지고
이번이 타이밍인거 같아서 물어봤지
" 나 예전부터 궁금한게 있었는데, "
" ... ? "
" 나한테 말 놓고 싶은 적 한번도 없어? "
때마침 주문했던 음식이 나와서 민형이가 대답할 타이밍을 놓쳤는지 대답이 없는거야ㅋㅋㅋㅋ
그러다가 민형이가 내 앞으로 떡볶이 접시를 옮기더니 내가 아까 힐끔댔던 테이블을 한 번 뒤돌아보더라ㅋㅋ
내가 갑자기 그거 물어본 이유가 그 테이블에 앉아서 계속 투닥대는 애들인 걸 안 것 같았어
" 누가 누나한테 함부로 말하는 거 보기 싫어서요. "
" ... 어? "
" 누나보다 어린 남자친구가 말 편하게 하면 제 3자도 그래도 된다고 생각할 거 아니에요. "
" .... . "
" 그래서 계속 존댓말 쓴 거에요. 고등학교때 링크장엔 누나보다 어린 애들이 더 많았으니까요. "
" .... . "
" 그리고 존댓말하는게 불편한 것도 아니고, 또 반말해야만 더 가까워지고 그런 건 아니잖아요. "
" .... "
" 그냥 제 생각은 그래요. "
사실 민형이가 계속 존댓말할때마다 내가 아직은 불편한 건 아닌지 쓸데없는 고민도 했었단 말이야ㅋㅋㅋㅋ
약간의 거리감이 생기는 것 같았다고 해야하나ㅋㅋㅋㅋㅋㅋㅋㅋ
근데 민형이 말 들으니까 내가 참 괜한 걸로 고민했구나 싶었어
이럴때보면 민형이가 나보다 더 성숙한 것 같고 그러더라ㅋㅋㅋㅋㅋ 그런 생각으로 존댓말 쓰고 있는 줄 전혀 몰랐거든
여하튼 주로 내가 과제때문에 징징대는 걸 민형이가 들어주는 대화를 하다보니까
금방 시켰던 음식들을 다 먹었더라고ㅎㅎㅎㅎ
계속 앉아있기엔 뭔가 시간 아까워서 바로 계산하고 나와서 학교 앞 거리를 같이 걷는데
요즘 인형뽑기가 확실히 유행은 유행인지 건물에 하나꼴로 있는 거야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요즘 인형 뽑는 게 유행이라는데 진짜인가 봐. "
" 그러게요. 돈 아깝게. "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나도 모르게 눈으로 인형들 스캔하고 있는데 민형이 말에 빵터졌잖아ㅋㅋㅋ
민형이 표정을 힐끔보니까 진짜 인형뽑기엔 관심이 1도 없어보이는 표정이였어ㅋㅋㅋㅋㅋ
가끔 동혁이가 F3 애들이랑 (쓰다보니 깨달은건데 민형이를 뺴면 F3더라ㅋㅋㅋㅋ) 연습끝나고 가끔 인형 뽑아오는 거보면
돈 아깝단 생각을 했어서 별 생각없이 지나치려다가
인형뽑기 기계속에 있는 푸린이랑 눈이 마주쳤어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마치 날 좀 꺼내달라는 듯한 그런 구원을 요청하는 눈빛이였다... ?
포켓몬스터에서 노래부르면 다 잠들게하는 포켓몬있잖아
그게 민형이랑 좀 닮아서 내가 포켓몬고하면서 푸린을 좋아했거든ㅎㅎ
잘 걷다가 갑자기 걸음 멈추고 내가 푸린을 쳐다보고 있으니까 민형이도 그 인형뽑기 기계를 돌아보더라고
" ... 갖고 싶어요? "
" ...ㅎㅎㅎㅎㅎ 저거 너 닮아서 내가 좋아하는 포켓몬이야. "
어색하게 웃음을 헣허 흘리니까 민형이가 잠시 팔짱을 끼고 그 기계를 가만히 쳐다보는거야ㅎㅎㅎ
별 기대 안하고 있는데 동전 바꿔오겠다고 잠시만 기다리라고 하더니 건물 안으로 가더라ㅋㅋㅋㅋㅋㅋㅋ
그래서 잠시 핸드폰 확인하면서 민형이 기다리고 있는데 어디서 저기... 하고 날 부르는 소리가 들리는거야
고개를 옆으로 돌리니까 대학교에서 하도 과제에 치여서 나 포함 세월을 한방에 맞은 사람들만 봐서 그런가ㅋㅋㅋㅋㅋㅋㅋㅋ
완전 어린티 팍팍 나는 남자애가 서서 날 내려다보고 있었어
얼굴보면 누가봐도 어린데 키가 커서 순간 흠칫했다ㅋㅋㅋㅋㅋ
" ... 네? "
" 혹시- 남자친구 있어요? 없으면 번호 좀... "
므ㅏ?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내가 자기를 만나면 철컹철컹인건 알고 묻는 걸까...?
순간 웃음이 터질뻔 했는데 진지해보이는 얼굴에 겨우겨우 웃음을 참았어ㅋㅋㅋㅋ
내가 살다살다 번호를, 그것도 고딩에게 따일 줄은 몰랐지
남자친구 있다고 대답하려는데 딱 맞춰서 민형이가 건물에서 나오는거야
내 옆에 서있는 남자애를 한번 보고 날 쳐다보더니
마치 누구냐고 묻는 듯한 눈빛을 보내길래 어깨를 한 번 으쓱여보였어
왜냐면 진짜ㅋㅋㅋㅋㅋㅋㅋㅋㅋ 누군지 모르는 고딩이였으니까ㅋㅋㅋㅋㅋㅋㅋ
" 네, 마침 저기 제 남자친구가 오고 있네요. "
손가락으로 내쪽으로 걸어오고 잇는 민형이를 가르키니까 아- 하는 탄식을 하더라ㅋㅋㅋㅋ
결국 웃음 참기 포기함...^^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 무슨 얘기 했어요? "
" 남자친구 있냐길래 너가 내 남자친구라고 했어ㅋㅋㅋㅋㅋㅋ "
딱히 번호 물어본 거까진 안말해도 괜찮을거라고 생각이 들어서 그 이야긴 뺐어ㅎㅎ
어차피 주지도 않았고 줄려고 하지도 않았으니까ㅋㅋㅋㅋㅋㅋㅋ
내 말에 다시 내 옆에 서있는 고딩을 한 번 쳐다보더라고ㅋㅋㅋㅋㅋㅋㅋㅋ
딱히 별 말은 안하고 기계에다가 동전 넣더라ㅎㅎㅎㅎ
근데 민형이가 유흥이라고 해야하나 그런 거에 소비를 정~말 안하는 편이야
이게 무슨 말이냐면...ㅎㅎ 인형뽑기 하는 게 이번이 처음이였단 말...^^
처음 한 두번은 기계의 상술이겠거니 하는게 계속 안되니까
난 괜찮다고 하려고 했는데 옆에서 왜 아직도 우리랑 있는지 모르겠는 고딩이
계속
" 아 형 왜 이렇게 못해요? "
" ... . "
" 좀만 더 왼쪽으로! 왼쪽! 형 왼쪽이 어딘지 몰라요??? "
" ... . "
" 와 나 살면서 인형 뽑기 이렇게 못하는 사람 처음보네! 누나도 그렇죠? "
저러면서 민형이 성질을 긁기 시작한거야
안그래도 되게 어려서부터 운동을 해서 승부욕 강한 애인데ㅋㅋㅋㅋㅋㅋ
슬쩍 민형이 눈치를 보니까 훈련할 때처럼 무표정으로 바뀌어있었어
그 표정을 보고 알았지
이민형 오늘안으로 무조건 저 푸린 뽑을 거라는 걸...ㅎ.....
" 누나. "
" ... 어어?? "
" 제 오른쪽 마이 주머니에서 오천원 꺼내서 동전으로 바꿔줄 수 있어요? "
" 어...어, 바꿔 올게."
이게 뭐라고 앞머리까지 쓸어넘겨가면서 하는거야...ㅋㅋㅋㅋ
민형이가 입고 있는 마이 주머니에서 오천원 들고 난 건물 안으로 들어갔어
인형뽑기가 뭐라고 안에 있는 인형뽑기 기계앞에도 사람들이 막 북적이더라ㅋㅋㅋㅋㅋㅋ
오천원을 동전으로 바꿔서 밖으로 나오니까
민형이가 결국 푸린을 뽑았는지 푸린을 옆구리에 끼고 있었어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괜히 바로 바꾸러 갔네...ㅎㅎ
뽑아내는 것도 못보고ㅠㅠㅠㅠ
" 여기요. "
동전 짤랑이면서 다가가니까 민형이가 바로 내게 푸린을 안겨줬어ㅋㅋㅋㅋ
이민형 인생 첫 인형뽑기 인형이니까 침대에 모셔두겠다고 하니까
내내 무표정이던 민형이가 씩 웃더라ㅋㅋㅋㅋㅋ
그 타이밍에 민형이 코치님한테 전화가 와서 전화 좀 받고 오겠다고 민형이가 자리를 비웠는데
나 그때까지 이 고딩이 안가고 있을 거라곤 생각도 못했다ㅋㅋㅋㅋ?
그냥 이름이라도 물어볼까 해서 물어보니까 박지성이래
이름 듣자마자 내 머릿속에 떠오른 축구선수 박지성이랑 매치가 안되서 웃고 있었는데
그런 반응이 익숙하다는 듯 어깨 한 번 으쓱이다가
" 근데 누나 남자친구가 누나 엄청 좋아하는 거 같아요. "
저렇게 말하는 거야ㅋㅋㅋㅋ
갑자기 저게 뭔 말이지 하고 쳐다보니까 전화 받고 있는 민형이를 고딩이 힐끔 쳐다보더라고
" 아까 그냥 궁금해가지고 언제 누나한테- 그, 뭐라해야하지? 아, 반했냐고 물었거든요? "
" ... 헐. 나도 아직 못 물어본건데. "
진짜 나도 안물어본 걸 오늘 민형이랑 초면인 애가 물어봤다는 거야ㅋㅋㅋ
장난삼아 내가 왜 좋냐고는 물어봤어도 (대답은 안해줌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언제부터 날 좋아했냐고는 나도 안물어봤었거든ㅎㅎ
그 오글거리면 원래 몸 좀 꼬는 거 알지?
이 고딩이 자기가 먼저 말 시작해놓고 막 몸을 베베 꼬는거야ㅋㅋㅋㅋㅋㅋㅋ
사람 막 궁금해지게ㅋㅋㅋ
" ... 왜? 뭐라고 했는데? "
" 처음엔 대답 없다가 그냥이래요. "
" ... "'
" 그래서 아 겁나 재미없게 그게 뭐냐고 그랬거든요? "
" ... 응. "
" 그냥 매번 반한대요. 누나를 맨처음 좋아했을때 교복입고 있었는데 오랜만에 그 모습 보니까 또 반했다고. "
갑자기 병원 로비에서 교복입은 날 가까이서 진짜 민망할 정도로 반응이 없었던 민형이가 생각이 났어.
그리고 오늘 하루종일 이상할정도로 여러 번 날 빤히 쳐다보던 모습도 같이 생각나더라
고딩이 자긴 이제 학원가야한다면서 가버리고
막 전화를 끊고 나한테 걸어오는 민형이를 보니까 그냥 뭔가 벅차더라
비록 본인한테 들은 말은 아니여도 가끔씩 이렇게 제 3자한테서만 들을 수 있는 민형이의 솔직한 마음이 좋았거든ㅎㅎ
이제 가자고 하는 민형이의 손을 낮에 그랬던 것처럼 잡으니까
당연하다는 듯이 다시 맞잡아주는 손도 좋았고
함께 걷고 있는 이 순간도 좋았어
" 민형아. "
" ? "
" 나도 너한테 매번 반하는 것 같아. "
" ... 아. "
" 진심이야. "
나는 감정을 바로 표현하는 사람이라
내가 지금 느끼고 있는 감정을 민형이도 느꼈으면 좋겠더라고
내 말을 가만히 들어주던 민형이가 고개를 두어번 끄덕이길래
대답대신 고개를 끄덕였구나- 하고 생각하던 차에 민형이가 그러더라
" 만우절 농담으로 한 말은 아니였어요. "
" ... ? "
" 진심으로 했던 말이였어요, 저도. "
어색해하면서도 그 말에서 느껴지는 다정함.
그래서 생각했어.
이민형은 내게 참 과분한 사람이라고.
나한테 참 과분한데 되려 내가 자신에게 과분하다고 해주는 그런 사람.
그리고 어쩌면 그게 내가 민형이를 좋아하는 가장 큰 이유일거야.
날 매번 반하게 하는게 민형이의 그런 모습이였으니까.
안녕하세요, 스덕이에요!
보니까 제가 거의... 한달.. 하고도 2일만에 돌아왔네요...^^...
기다리신 독자분들이 계시다면 죄송합니다ㅠㅠㅠ
과제에 슬슬 시험기간에
정신이 하나도 없었어요ㅠㅠㅠㅠ
이게 사람 사는 건가... 하다가 고등래퍼를 민형이 컷을 몰아봤는데
민형이를 향해 뻐렁치는 덕심에
도저히 글 안쓰고는 못버티겠다 싶어서 과제고 뭐고 후딱 써서 올려요ㅎㅎ
연재텀 늘어지는 게 죽기보다 싫은데
한동안 연재텀이 살짝 쳐질것같아요..ㅠㅠㅠ
그래도 이번처럼 한달 넘겨서 오진 않을 것 같아요
인생의 진리 하나를 깨달았거든요..ㅎㅎ
덕질 > 학점이라는 거..^^
그 짧은 영상보고 글만 썼는데 삶의 질이 향상된 기분이네요ㅋㅋㅋ
덧,
제가 글잡 금손님들이 많이 참여하신 릴레이 소설에 참여하게 되었어요.
아무래도 썰버전은 흐름등의 문제로 문체로 쓰게 될 것같아요ㅎㅎ
독자님들의 많은 관심 부탁드릴게요!
워낙 금손님들이 많으셔서 한 편도 빠짐없이 재밌을 거라는 거에 의심이 없습니다ㅎㅎ
암호닉 확인 |
암호닉 신청 감사합니다♥ 암호닉 확인은 암호닉을 신청해주셨던 회차에서 찾으시면 됩니당 혹시 누락된 암호닉이 있으시다면 댓글에 살짝쿵..! 남겨주세요..→← **암호닉 신청은 최신화에서만 신청해주세요** [01] 보호 님 무민 님 1122 님 끄리끄리 님 햇살맨 이마크 님 하리보 님0226 님 망고 님 뿜뿜이 님 민형리 님 애정 님 보름달 님 자몽마크 님 트레이드마크 님 꾸야 님 507 님 [02] 곤듀 님 동영 님 몽마르뜨 님 아이스 님 앙팡 님 바나나 님 나뱅 님 1103 니 갈맹이 님 Chitta 님 뀰 님 윙윙 님 시리 님 꾸루 님 캐나다 스웨거 님 고라프 님 0717 님 핫초코 님 밍맹몽 님 신뇽 님 마꾸 님 전담마크 님 맹 님 마끄리 님 또잉 님 륭 님 썸머 님 재프리 님 핑키 님 빵실이 님 버블 님 백야 님 맠깅이 님 도룽 님 통통쀼 님 달아 님 마끄리이 님 우리마크 님 두나 님 나무 님 미나리 님 망고망고 님 빼빼빼 님 투민형 님 토마톳 님 민트초코 님 딸기 님 골로깔리 님 동혁아파채야 님 민과 님 유닝 님 세로 님 요미 님 동뎡 님 [03] 천사영 님 새벽 님 맠냉이 님 집수니 님 다콩 님 자몽몽몽 님 짝사랑 님 도릉도릉 님 재싯 님 봉구 님 맠맠 님 메리 님 지성맛빼빼로 님 다솜 님 복쯍아보기 님 맠라이프 님 커피향 님 뿌앱 님 웬디 님 아이스워머 님 진츄츄 님 오월 님 예그리나 님 제이 님 복숭아모찌 님 세쓰 님 라밈 님 유타유타 님 밍맹 님 베네 님 크림치즈빵 님 올빼미 님 따흐흑 민형아 님 누나 님 해사 님 워터멜론 님 테니야 님 햇찬아사랑해 님 [04] 뿌앱 님 최고야짜릿해자몽 님 위닝 님 블라썸 님 마크야민형아 님 으갸갸갹 님 1234 님 스트로니 님 맑으리 님 늘봄 님 맠러버 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