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ory Of 'N' |
원치 않게 오른다고 해도, 리더라는 자리는 무겁게 내려앉기 마련이다. 이왕 이렇게 된거, 지금까지 해왔던 것처럼 잘 해보자, 즐겨보자, 라는 생각으로 몇 달은 버텼지만, 아무리 손에 총을 쥐어도 적응은 되질 않았다. 총의 서늘한 감촉은 한번 쥐었다 놓으면 몇 시간이고 사라질 줄을 모르는 듯 손에 남아 나를 괴롭혔다. 차라리 따뜻했으면 좋겠어. 하고 무기고를 둘러보던 도중, 작은 단검이 손에 잡혔다. 끝부분에 손가락을 꾸욱, 누르자 피가 뭉글하게 솟아올라 손가락을 타고 흘러내리는 것이, 따뜻했다. 사람을 죽인다는 건 전혀 즐겁지 않았다. 차라리 꿈에라도 나와 평생 날 괴롭혔으면, 나를 미쳐버리게 만들었으면, 하고 바랬지만 처음 사람을 죽이고 나서도 나는 멀쩡했다. 똑같이 아침에 일어나 몸을 씻고 밥을 먹고, 부하들을 모아 하루 일정을 이야기하고, 무기고를 정리하고, 단련을 하고. 사람을 죽이면서도 생기지 않는 죄책감에 스스로가 무서웠다. 그래서 선택한 것이 칼이였다. 내 손을 타고 흐르는 다른 이의 따뜻한 피는 정신을 차릴 수 있도록 만들었다. "내가 지금 사람을 찔러 죽였어." "이유 없이 죽일 사람은 없습니다." "내가 죽고 나면 지옥에서 이 사람들이 나를 죽이기 위해 쫒아다닐거야." "그거야..." "그렇지?" "..." 차라리 마음 편했다. 작은 단검과 사람을 홀리는 몇 마디의 말로, 나는 모두를 이끌어간다. 이름 : 차학연 (N) 주특기 : 칼, 화술 |
Story Of 'LEO' |
살아오면서 단 한번도 누군가의 눈에 먼저 뜨인 적도, 띄려고 한 적도 없었다. 굳이 예외를 들자면 차학연이나 차학연 정도. 남들 모르게 뒤에서 일을 돕는 게 더 편했다. 말도 없고 표정도 없어 사람이 아니라 동상 같다는 말도 다분히 들었지만, 나는 나의 표정을 숨길 수 있다는 게 꽤나 마음에 들었다. 사람의 표정이 여실히 드러나서 좋을 게 없다는 걸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나를 괴롭히던 아이들은 다른 아이들을 괴롭힐 때, 눈물을 보이거나 두려움이 보이는 순간부터 더욱 잔인하게 짓밟기 시작했다. 그리고 나는 단 한번도 그들 앞에서 표정을 비춘 적이 없었다. "야, 미쳤냐? 와...이새끼 눈깔 한번 안 피하고 쳐다보는거 봐." "....." "뭐가 그렇게 아니꼬우실까, 공주님? 어?" "....." "믿는 구석 있나보지, 그 뭐냐, 차학연?" "걔 회장 아니냐?" "걔랑 잤냐? 아주그냥 너 없으면 찾고 난리도 아니더만." "..." 물론 죽여버리고 싶었던 적도 많았다. 그러나 그럴 때마다 그림처럼 무표정하게 그들을 쳐다볼 때면 그들은 언제나 일그러진 표정으로, 스스로 모르는 사이 나보다 아래에 있었다. 차학연을 구하겠다는 생각으로 뛰어들었지만, 죽이고 싶은 사람이 있었고 죽이고 싶었던 적도 수백 번이였지만, 막상 손에 쥐어지는 칼과 총을 잡으면 손이 떨렸다. 내 앞에서, 내 옷과 얼굴에 피를 튀기며 죽어가는 이들을 보면 무서운 게 아닌, 소름이 돋았다. 이렇게 쉽게 죽어나가는구나. 한 명 한 명 죽어나갈 때마다, 알 수 없는 성취감에 내가 아닌 또 다른 내가 나를 잡아먹을 것만 같았다. "...학연아." "응, 운아." "나, 근접전은 아무래도 안 맞는 것 같다." "...음..그래? 알겠어, 말해둘게." "고마워." 다시 숨어들어야겠구나, 하고 깨달은 건, 조직에 들어온 지 얼마 지나지 않아서였다. 다른 이들에게 감정을 숨기며, 한 걸음 물러서서 돕기 시작했다. 이름 : 정택운 (LEO) 주특기 : 저격. 스파이 |
Story Of 'KEN' |
자주 가던 카페에 오랜만에 들렀다. 오랜만이라고 해 봤자, 주말 동안 오지 않은 것 뿐이였지만. 이번에 담당 교수님의 시험문제에 오류가 있어 항의를 했더니, 잘못 건드린건지 올 F를 주더라. 말도 안 되는 점수라는 걸 알고 있었다. 그래서 그냥 잠깐 들어가서 내 성적을 A+로바꿨는데 -눈치채길 바라면서 바꾼 점수였다- 병신같은 교수님은 아무것도 모르는 채 내가 장학금을 받는 꼴을 지켜만 보고 있더라. 생각해보니 어이가 없어 아메리카노를 주문하고 테이블에 앉아 멍하니 창밖만 바라보고 있는데, ‘자리 있어요?’ 하고 물으며 내 앞에 앉는 누군가의 목소리에 이놈의 인기란, 하고 올려다보니, “...학연이형?!!!” 웬 멜라닌 색소 덩어리가 서 있었다. 학연이형!!!뭐야 이거 진짜야?!형 맞지???온갖 호들갑을 떨며 어깨며 얼굴을 잡고 꼬집고 흔들고 아파하는 형의 모습을 확인하고 나서야 실감했다. 고등학교 때 회장이라는 사람이 갑자기 사라져서 되게 말 많았는데, 그동안 어디 있었던 거냐고 따져 묻자 ‘시끄러워, 넌 여전히 시끄럽냐!난 나이 먹고 좀 괜찮아졌는데!‘ 하고 되려 혼났다. 학연이형은 학생회에서 유일하게 나와 친했던 형이였다. 내 비밀스러운 취미를 아는 유일한 사람이기도 했고. “진짜 오랜만이다, 넌 요즘도 사고치고 다니냐?” “에이, 사고는 무슨. 나 한 번도 걸린 적 없는거 알잖아, 형.” “너 내 미니홈피 털었던 거 나 아직도 기억해 새끼야.” “헤헤..그건 그냥 심심해서.” “얼마 전에 뉴스며 신문 보니까 CSI쪽 정보망 뚫렸다면서 난리났더만, 빼간 정보는 없는 대신 미국 갱단 애들 정보 싸그리 넣어주고 갔다면서?” “오오, 대단한 놈이네 그거.” “너잖아 임마. K.” “역시 형은 알아보는구나.....그냥, 심심해서. 거기 우리나라 사람도 몇 명 있길래 걔네는 제외시켜줬어. 잘했지?” “심심해서 홈피 터는거랑 미국 국방정부 터는거랑 똑같냐?...자알했다, 임마. 요즘 뭐 하고 사냐?니 능력 썩히긴 아까운데. 회사는 다니고?” “다 잘렸지. 너무 똑똑해서 받아줄 수 있는 그릇이 없더라, 휴.” 날 쳐다보는 학연이형의 표정이 안쓰러움으로 가득 차 있었다. 그렇게 쳐다보디마여. ㅇㄴㅇ “재환아.” “네네.” “나랑 같이 일할래?” “손에 피 묻히는 일만 아니라면야.” “어...피를 묻히게 하는 일은?” 이미 다 알고 있었다. 형이 나에 대해 하는 만큼, 나도 형에 대한 걸 알고 있었으니. 세상에 비밀은 많지만, 나에게 비밀이란 아무것도 없었다. “상관없죠.” 보이지 않는 곳에서, 그들의 지도이자 등대가 되어주기로 했다. 이름 : 이재환 (KEN) 주특기 : 해킹, 전략전술 |
글을 본격적으로 시작하기 이전, 멤버들이 어떻게 해서 조직에 들어오게 되었는지에 대한 이야기들을 짧게 간추려 세 명씩 묶어서 글을 먼저 올리게 되었습니다 :) 멤버들 모두 각자의 아픈 이야기가 있으니, 앞으로의 이야기에 조금씩은 영향이 가겠죠? 나름 한시간 반동안 진땀 빼면서 썼는데 어떨지 모르겠네요 ;_; 흙흙 RAVI, HONGBIN, HYUK 의 이야기는 내일 올라올 예정이니 신알신하시고 조금만 기다려주세요! 댓글은 이들의 킬링타임에 큰 힘이 됩니다 :D작가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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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신민아 김우빈 웨딩사진 미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