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백현] 아가 반인반수, 도련님

(오늘은 제부모님과 함께 일식집에 저녁식사를 하러가는, 밥을 먹을때 바닥에 앉는 것이 영 익숙하지 않은지 칭얼거리며 네 무릎에 앉으려 했지만 단호하게 가만히 앉아 있으라고 하는 너에 잔뜩 울상을 지으면서도 네가 잘라주는 튀김들을 잘 받아먹으며 부모님에게 쫑알쫑알 말을 거는) 혀니, 이제 백까지 셀 수 이써요, 대다나지.

현이는 아가 반인반수에요 사람나이론 4~5살 정도의 나이라서 아직 궁금한 것 도 많고 처음 본 것 들도 많아요. 어린나이에 부모님 손길을 잘 타지못해 너를 잘 따르고 좋아해요. 가끔 잠을 자다 엄마를 찾는 경우도 드문드문 있어서 잠도 너와 함께 자고 밥도 아직 혼자 못먹고 씻는거 까지 잘 못해 네 손길을 필요로 하는 현이에요. 혼현을 아직 숨기지 못해 귀와 꼬리만 내놓고 다니고 넓은 집안을 돌아다니는 걸 좋아해요. 겉으로는 무뚝뚝하지만 속으로는 현이를 엄청 생각하고 좋아하는 분이 오셨음 좋겠어요.

[상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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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가 도련님 현]

우으. (부모님의 칭찬에 기분이 좋아진 것도 잠시 엉덩이도 점점 아프고 제가 모르는 말만 해대는 너와 부모님들의 말에 지루한지 눈을 느릿하게 깜빡이며 서툴게 숟가락으로 죽을 몇 번 떠먹다 쿵 소리를 내며 뒤로 넘어져 버려 밀려오는 아픔에 두 눈에 눈물이 그렁그렁 맺히는) ...끄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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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가 도련님 현]

으응. 혀니 안 우러... (눈물이 볼을 타고 흘러내리려 했지만 제 어깨를 으쓱하게 만드는 네 말에 울음을 꾹 눌러참고 손등으로 눈가에 맺힌 눈물을 벅벅 닦아내며 다시 똑바로 앉아 주스를 쪽 빨아먹는, 하지만 졸리는건 어쩔 수 없는지 네게 딱 달라붙어 잠투정을 부리기 시작하는) 혀니 코야, 낸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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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웅. (네 허락이 떨어지자 망설이지도 않고 네 품에 안겨 눈을 느릿하게 깜빡이는데 너를 엄청 잘 따르는 거 같다고 호탕하게 웃는 아버지에 놀라 어깨를 잘게 떨곤 품 안에 더 파고 들어가 얼른 쓰다듬어 달라며 꼬리로 네 손등을 톡톡 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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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저를 안아들고 밖을 나오기 전에 이미 얕은 잠에 빠졌다가 차에 탄 듯 따뜻해진 공기와 제 등을 살살 쓸어주는 네 손길에 비몽사몽한 채로 널 잠시 올려다보다 다시 콧바람을 작게 내쉬곤 네 가슴팍에 얼굴을 기대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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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안한 네 품에 정신없이 자고 있다 제 귀를 간지럽히는 네 목소리에 칭얼거리며 고개를 도리도리 저어대니 얼른 일어나라며 다독이는 손길에 미동도 하지 않은 채 옅은 숨을 내쉬며 다시 잠에 빠져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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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언가 쿵 떨어지는 소리에 눈을 번쩍 뜨며 잠에서 깨어나 빠르게 고개를 돌려 옆을 바라보는데 네가 없자 울먹일 새도 없이 울음을 펑 터뜨리며 침대에서 내려온 뒤 끙끙대며 힘겹게 방문을 열어 두려움에 몸을 바들바들 떨어대며곤 복도를 이리저리 뛰어다니는) 엄, 엄마아. 끄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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끄윽, 끕. (아직 불안한지 몸을 바르작 대며 네 옷자락을 손에 꾹 쥐곤 눈물 범벅인 얼굴을 네 가슴팍에 부비적거리는 한참을 끅끅대며 네 달램에도 불구하고 좀처럼 진정이 되질 않아 저도 지치는지 네 품 안에서 축 늘어지는) ...끄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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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를 침대에 눕히는 너에 떨어지지 않으려 네 옷자락을 잡은 손에 힘을 더 주자 바로 제 옆에 누워 네 품으로 끌어당기더니 자장가를 불러주는 널 한번 바라보다 가만히 듣고 있으니 점차 안정이 되는 듯 끅끅거림은 점점 옅어지고 작은 숨소리만 내다 잠에 들듯말듯 몽롱한 정신에 손을 입에 넣고 앙앙 깨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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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가 도련님 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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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입에 물려진 쪽쪽이를 바쁘게 빨아대다 느릿하게 깜박이던 눈을 완전히 꾹 감고 깊은 잠에 빠진 듯 입을 살짝 벌리자 톡 하고 빠져나간 쪽쪽이를 신경 쓰지도 않는 듯 칭얼대는 소리 하나 하지 않고 곤히 잠에 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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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가 도련님 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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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 내일 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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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가 도련님 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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헉. 금방 답댓 달게요.

[아가 도련님 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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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스름한 새벽녘에 잠에서 깨어나 눈을 부비적 거리며 옆에서 잠이 든 너를 깨우는) 물, 무울... (아무리 깨워도 일어나지 않는 너에 입술을 비죽 내밀며 울상을 짓곤 혼자서 침대 밑으로 내려오는)

[박찬열]

(흐뭇하게 웃으시며 대단하다고 말해주는 사장님과 사모님을 따라 웃는데 저를 향해 고맙다고 말해주는 사모님의 목소리에 머리를 긁적이는) 아닙니다, 도련님이 잘 따라와주신 덕분이죠.

[아가 도련님 현]

꺄. (앞에 놓여있는 주스를 쪽쪽 빨아먹으며 배시시 웃어보이다 알 수 없는 말만 해대는 너와 부모님에 지루한지 하품을 한번 하곤 눈을 느릿하게 깜빡이는)

[독자2]

(하품을 하는 널 안는 사모님을 바라보다 사장님과 저에게 현이를 데리고 갈지말지 고민이라는 말에 느리게 눈 깜빡이는 널 가만히 바라보는) 도련님의 의견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널 바라보는 사장님을 바라보다 어색하게 미소짓는)

[아가 도련님 현]

(엄마 품에 안겨 한참 끙끙대며 편안한 자세를 찾다 아빠께서 제 의견을 물어보는 듯 저를 바라보자 칭얼거리며 고개를 도리도리 젓곤 지치는지 눈을 꾹 감았다 다시 뜨고를 몇번 반복하더니 그대로 잠이 들어버리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