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씨발, 뭘 야려"
"아, 미안"
"병신새끼"
The handicapped
첫 만남
머리에 든게 없어서 전교 298명중 291등을 갱신.
꼴통학교에서도 꼴등부위에 속하니 선생님들은 날 병신보듯이 바라봤고
가끔 나에게 시비를 트는 새끼들만 죽빵 몇대만 휘갈겨 줬을뿐, 내가 먼저 사고치고 그딴 짓은 맹세고 한적이 없지만
학교 선생들은 뭐만하면 날 연관시켜 강전이나 퇴학시키려 하기에 여념이 없다, 시발련들.
"우지호"
"...."
"......지호야"
"아, 왜"
오늘도 별 쌩 양아치새끼가 대가리 툭툭치고, 싸대기 몇대 날리길래, 손목 부순것갖고
담임년은 날 못잡아 먹어서 안달이다. 징계위원회 넘긴다면서 오만 지랄을 다하길래 교탁 한번 후려치고 집으로 왔다.
그런 내가 띠꺼웠는지 전화로 엄마한테 오만 지랄발광을 다 떨은 담임년.
"너 왜그래, 원래 안이랬잖아, 학교 다니기 싫어? 뭐 힘든거라도 있니?"
"없어, 그딴거"
"그러지말고..힘든거 있으면 엄마한테 털어놔, 응? 다 들어줄.."
"신경꺼라"
가증스럽다. 가식투성이.
아, 엄마도 아니지. 몸굴리다가 생긴 자식년 하나 갖고와서 엄마 돌아가시자마자 우리집에 얹혀사는 년들이니까.
".......계모주제에"
ㅡ
"나랑 엄마가 띠꺼운건 알겠는데, 말하는 싸가지좀 어떻게 해봐. 씨발아"
"넌 또 왜지랄인데, 아, 계모가 꼰질렀어? 쌍으로 지랄하냐 이제?"
"주둥아리 안다무냐, 형한테 못하는 말이없..."
"우태운!!!!!!!"
울컥, 참아왔던 화가 터져나오는 순간.
내가 제일 경멸하는 새끼가 자칭 형이라고 할때마다 피가 거꾸로 솟아오르는 느낌.
계모의 아들, 우태운.
"누가 형이야, 개소리 하지마"
"그렇게 튕겨봤자, 결국엔 인정해야 될거야, 지호야"
"이름부르지마, 좆같으니까"
"알아서 잘 판단해라, 우지호"
머리를 툭툭치며 내이름 한글자 한글자 강조해서 이름을 부르는 우태운의 행동에
울화가 치밀어 오르지만 방금 아빠가 막 잠드셨다는 말에 치켜들었던 주먹을 맥없이 내린다.
그런날 웃으며 머리를 쓰다듬더니 나가버린다
하여튼, 맘에 안들어. 더러운 새끼.
ㅡ
[학원에 연락해놨고 오늘 바로 첫수업이니까, 도망가면 알아서 해라]
씨발, 우태운의 생기없는 문자에 표정이 한껏 일그러졌지만
일단 계모와 나, 학교와의 사이에선 성적을 올리는게 최선의 방법이었기에
입다물고 우태운이 말한 학원으로 향했다
문을 열자마자 아무도 없는 듯 휑, 조용한 복도. 발걸음밖에 들리지 않는 곳에서 용케
원장실이라고 적힌 방을 찾아가 문을 열었다. 남잔지 여잔지 구분이 안가는 뚱뚱한 외모의 선생에
대충 설명만 듣고 원장이 말하는 교실로 향했다.
"아나, 뭔 교실이 이렇게 많아"
욕을 내뱉으려다 그것마저도 짜증이 나서 몸을 돌리는데,
아, 누구와 부딪혔고 맥없이 자빠지려는걸 부딪힌 새끼가 잡아줬다.
시선을 마주하는데, 나와 키가 비슷한 남자. 한동안 계속 나를 그윽하게 쳐다보는 놈에
소름이 돋아 손목을 잡고있던 손을 뿌리치고 입을 열었다
"........"
"씨발, 뭘 야려"
"아, 미안"
"병신새끼"
손을 뿌리친 후에도 계속 이상한 눈빛으로 쳐다보는 놈에 소름이 돋아
어깨로 밀치고 내 갈길 갔다.
복도만 세바퀴 돌았나, 드디어 찾은 교실.
문을 열자 쥐죽은듯 조용했던 애들이 날 쳐다본다
"뭘 봐"
간간히 이상한 눈빛으로 보는 애들이 있기에 별 의미없이 한 말이지만
애들은 당황하더니 급히 눈을 깐다. 아, 또 양아치라는 꼬릿말 달고 다니겠구나.
책상사이를 지나 비어있던 제일 뒷자리 한칸에 가방을 던지고 의자에 기대 앉았다.
툭, 툭, 책상이 우리학교 책상과 다르기에 별 생각없이 툭툭 치자 앞에있던
엄청 새하얀, 딱봐도 전교 1등에 집착하게 생긴 년이 신경질적으로 따박따박 대든다
"조용히 좀 해, 시끄러워서 집중이 안되잖아!!"
"이어폰껴라, 그러면"
단호한 내 대답에 날 위아래로 쳐 야리더니 씩씩대고 신경질적으로 이어폰을 꼽는다
여긴 뭐 이런애들밖에 없나, 이 학원도 조만간 끊겠구만.
"풀어요"
"뭐야, 이건"
아무것도 없던 책상에 3분의 2정도 차지하는 큰 종이를
내미는 옆에 앉아있던 남자. 뭐하는 짓이냐는듯 놈을 위아래로 훑어보자
아까, 부딪혔던 그 남자애다. 키만 더럽게 컸던.
"나요? 학원 반장이요, 이름은 표지훈"
"그딴거 말고, 이거 뭐냐고"
"보면 몰라요? 시험지잖아"
"이걸 왜 나한테 주냐고 묻잖아, 씨발아"
순식간에 험악해지는 분위기.
표지훈인지 뭔지가 그나마 웃으면서 내말을 맞받아치자, 몇몇애들은 우리를 쳐다보기 바쁘다.
짜증이나서 놈을 아니꼽게 쳐다보다 그런 내게 다가와 귓속말을 한다
"지금처럼 쓰레기로 살고싶지 않으면 내가 하란대로 하시라고요, 선배님"
소름이 돋을 정도의 저음인 목소리에 짜증이 한번,
말하는 싸가지에 짜증이 두번, 화가 치밀어서 후려패려고 주먹을 들었고,
그와 동시에 울리는 내 휴대폰. 우태운이었다
"왜"
[수업은 잘 듣고있냐?]
"몰라서 묻냐, 알면서 비꼬는 거냐?"
[아버지 호출이다, 10분내로 뛰어와]
"뭐?"
[끊는다]
".........어"
아버지, 늘 나를 긴장의 고조상태로 만들어놓는 세글자에,
놈의 멱살을 잡았던 손에 자연스레 힘이 빠지고, 멍하니 있다가, 가방을 들고 미친듯이 뛰쳐나갔다.
그게 표지훈이라는 새끼와의, 첫 만남 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