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탄소년단/김태형] 계약 결혼 | 인스티즈](http://file2.instiz.net/data/cached_img/upload/2016/11/19/21/26b493ba7ba43048791f80c31b9c5855.gif)
계약 결혼
W. 꾸뷔두밥
"시간이 늦었네요."
늦은 새벽이 되서야 문을 열고 들어서는 탄소를 심그렁한 표정으로 물을 느긋하게 들이키며 말을 건내는 태형의 행동에 탄소는 스쳐지나가듯 바라만 볼 뿐, 질문에 답하지는 않았다. 그쪽과 상관없는 일이잖아. 그 말이 목구멍 끝까지 찼지만 끝내 내뱉지 않았다. 난 그쪽과 이런 일로 마주하고 싶지 않아. 하지만 태형은 그냥 넘기지 않겠다는 듯 긴 다리로 성큼 다가와 제 손을 잡아 끌었다. 이게 무슨...! 말이 끝내기 전에 훅- 하고 다가 와서는 제 목덜미에 코를 박는 그의 행동에 인상을 찌푸렸다. 지금 뭐하는 짓이야.
"당신한테서 냄새 나."
"..."
"남자 향수."
그리고는 그 향기가 마음에 들지 않다는 듯 아프게 제 목덜미를 무는 남자의 예상 밖의 행동에 앓는 소리를 내며 남자를 거칠게 밀어냈다. 최근들어 선을 넘어서려는 남자의 행동에 이해가 되지 않았다. 우린 서로의 이익을 위해 만난 것이지 사랑해서 만난 사이는 아니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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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체에서는 업계 1,2 위를 다투는 두 대기업 자녀의 결혼으로 떠들썩했다. 기사를 접한 사람들은 여자들 사이에서 이른바 벤츠남이라는 수식어가 따라다니던 태형의 결혼 소식에 충격과 함께 안타까운 탄식들이 여기저기 속출하였으나, 태형 못지 않은 외모와 재력, 지식을 가지고 있던 탄소의 모습에 다들 끼리끼리 만난다, 잘 어울리는 한 쌍의 커플이라며 극찬하기 바빴다. 물론 그 반응에 코웃음을 치던 탄소였지만 말이다.
방송에서 착하고 예쁘다고 소문난 연예인이 실제로는 감독에게도 막말을 서슴치 않으며 싸가지 없다는 둥, 푸근한 이미지로 사랑받는 개그맨이 실제로는 무섭다고 소문난 사람이라는 둥 방송에서 비치는 이미지와 다른 이야기들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몇 있지 않은가.우리도 어쩌면 그들과 같은 입장일지도 모르겠다. 겉은 화목하고 남부러울 것 없는 가정. 하지만 그 속을 남보다도 못한 사이. 우리 관계를 정의하자면 딱 그랬다.
업계에서는 상위권에 속한 기업이지만 속은 이미 부패되고 위태로워진 경영 속에서 아버지는 어쩔 수 없이 김태형의 아버지와 손을 잡게 되었다. 그리고 그 조건으로 나를 걸었던 것이다. 김태형 아버지는 손해 볼 것이 딱히 없었기에 평소 여자 관계로 문제가 많았던 태형을 이참에 결혼시켜 조용히 지내도록 만들 생각으로 던진 조건이었고, 도움이 절실했던 아버지에게는 솔깃한 제안이 아닐 수 없었다. 그리고 그 솔깃한 제안에 자신이 세운 회사 외에 관심도 없던 아버지는 나에게 사랑하는 사람을 걸고 협박하기 시작했다.
"민윤기라고 했던가."
"..."
"보아하니 지금 일하는 곳도 언제 짤릴지 모른다고 하던데."
"...아버지!"
"어리석은 선택은 하지 않길 바란다, 탄소야."
결국 난 사랑하는 사람을 두고 상판 모르는 남자와 결혼을 하게 되었다. 결혼식장에는 절대 오지 말라고 그렇게 당부를 하였는데. 결혼식 당일, 식장 안 좁은 구석에 서 있던 윤기의 모습을 아직도 잊을 수가 없었다. 그날 나는 다짐했다. 아버지 일이 해결되는 대로 남자와 이혼하고 집에서 나와 아무도 모르는 곳으로 윤기와 함께 떠날 것이라고. 그때까지 조금만 기다려 줘, 윤기야. 그 말에 윤기는 아무 말 없이 제 손만 꼭 쥐었다. 조금만이면 돼, 조금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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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에 있었던 다툼이 아닌 다툼이 있던 날 후로는 우리는 변함없이 남남처럼 행동했다. 다만, 달라진 게 있다면 하루에 한 번 꼴로 바뀌는 여자 향수 냄새와 제 집인 마냥 들어오는 여자들의 모습이랄까. 최근들어 잠잠하다고 했더니 그 버릇 어디 못 가네. 한 마디 던지고 싶었지만 나와 관련된 일이 아니니 딱히 신경쓸 이유는 없었다. 오히려 더 막나가 줬으면 좋겠다. 당신의 아버지가 잘못된 결정을 하셨다는 것을 알았으면 좋겠어.
늘 늦은 새벽에 오면 혼자 쇼파에 앉아 천천히 물을 마시고 있거나 쇼파에 팔을 걸친 채 베란다 창문 사이로 비치는 달을 쳐다보고 있어야 할 태형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의아한 마음이 순간 들었지만 이내 관심이 없다는 듯 방으로 향했던 나는 제 침대 끝에 앉아있는 태형의 모습에 미간을 찌푸렸다. 당신, 거기서 뭐해. 제 말에도 아무 말이 없던 태형은 침대에 앉아있던 몸을 일으키곤 천천히 제 쪽으로 다가왔다. 그 모습에 제 목을 깨물었던 그때 모습이 떠올라 시려오는 목덜미에 손을 댔다. 그런 내 행동에 태형의 바람 빠지는 웃음 소리와 함께 제 등 뒤에 있던 문고리를 잠궜다. 그리고 그 사이로 이어진 길고 긴 침묵. 태형은 무슨 생각을 하는 건지 제 얼굴만 뚫어져라 쳐다볼 뿐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이런 상황이 불편한 건 나 뿐인 것 같아 결국 못참고 저질렀다. 당신, 도대체 원하는 게 뭐야? 그 말에 미동도 없던 태형은 눈썹을 꿈틀거리더니 손가락을 올려 제 얼굴을 천천히 쓸어 내리더니 작게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원하는 거라..."
"..."
"원하는 게 당신이라면,"
"...뭐?"
"나한테 줄 수 있어?"
예상 밖의 대답에 순간 허, 하고 웃을 수밖에 없었다. 그는 늘 그랬다. 항상 제가 생각한 범주 외의 행동을 했다. 그런 그를 알면서도 질문을 던졌던 내가 한심했다. 더이상 태형에게 들을 이야기도 없을 것 같다. 여기서 몇 마디 더 해 봤자 태형과 말장난만 하는 것일 뿐. 늦었으니 자신의 방으로 돌아 가라며 문고리를 돌리려고 했지만 평소와는 다르게 돌리려고 문고리를 잡던 제 손을 잡고는 고개를 숙이는 태형의 행동에 가까워진 거리에 놀라 고개를 돌렸다. 고개 다시 돌려. 목소리가 낮다는 것은 익히 알고 있었지만 제 귓가에 울리는 저음에 순간 움찔했지만 그 말에 괜히 자존심만 세우고는 끝까지 고개를 돌리지 않았다. 그런 제 행동이 마음에 안 든다는 듯 턱을 잡고 고개를 정면으로 억지로 돌리는 그의 행동에 미간을 찌푸렸다. 당신 왜 이래? 평소와 다른 그의 행동이 당최 이해할 수가 없었다. 아니, 이해하고 싶지도 않았다.
"도대체 왜 이래, 우린 그저 비즈니스 사이일 뿐이잖아."
뭐가 문제냐는 내 말에 태형은 비즈니스라는 단어를 몇 번 중얼거리더니 혼자 뭐가 좋은지 웃더니 순간 얼굴을 굳히는 모습에 나는 침을 꿀꺽 삼켰다. 그의 행동이 어디로 튈지 모른다는 불안감 때문이었을까 맞잡던 손은 땀으로 잔뜩 젖어 있었다.
"비즈니스에서 발전할 수도 있는 거 아닌가."
"나에게 남자가 있다는 건 그쪽도 잘 알 텐데."
"그런 건 상관없어."
"..."
"어차피 내가 가지게 될 테니까."
미친놈, 순간적으로 입 밖으로 튀어 나온 욕설에도 태형은 실없이 웃을 뿐이었다. 미친 건 전부터 알고 있었지만 이렇게까지 미쳤을 줄이야. 웃는 낯짝을 보며 늘 재수없다는 생각을 하곤 했지만 지금 이 순간만큼 강렬하게 느꼈던 적은 처음이었다. 꿈 깨, 당신이 들어올 자리 없어. 그런 제 말에도 그는 잡고 있던 손을 빼 손가락 사이로 깍지를 끼우며 여유롭게 웃을 뿐이었다. 재수없는 새끼. 벌써부터 지끈거리며 아파오는 머리에 한숨만 푹 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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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이런 거 넘 좋아여. 누가 저 소재로 써 주셨으면 하는 바람... 뭔가 버리기 아까워서 들고 오기는 했는데 마음에 드실지 모르겠네요 (소심)(왕소심)
답글도 달러 가야 하는데 휴우... 요즘 먹는 것도 넘 귀찮습니다 ㅠ_ㅠ 다들 주말 잘 보내시고 오늘도 못난 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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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택 3까지 나온 마당에 이나은은 진짜 불쌍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