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배와 박하사탕의 관계 A
'♬♪'
"아 안형섭 그냥 들어오라고 미친아 아침부터 욕나오게"
"ㄱ,.그래도...여자 혼,혼자...살잖아.."
안형섭과 나는 성격면이나 어느 면을 봐도 친구같지 않지만 우린 태어날때부터 친구, 소위 말하는 불알 친구다. 우리 부모님과 형섭이 부모님께서 소꿉친구 셨기에 우린 자연스럽게 태어날 때 부터 친구가 될 뿐더러, 지금은 우리가족과 형섭이네 가족은 자신들의 꿈이었다며 같은 아파트, 옆집에 살고 계신다. 어렸을 때부터 줄곧 저 찌질이는 강아지마냥 내옆을 지켜왔다. 항상 이래왔다 저 찌질하게 더듬는 말투 하며 목소리만 들어도 10분 전부터 쭈욱 기다리다 초인종을 누를까 말까 고민만 여럿하다 머리를 긁적거리며 눌렀을 것이 짐작되는 저 모습.. 아침부터 열이 부글부글 끓어 올랐다. 학년이 점점 올라가면서 부터 저 소심함하며, 찐따미가 점점 상승하고 있는 탓에 내가 다 골머리가 아파왔다. 저찐따가 진짜.
"아 걍 들어오라고."
"...ㅇ..응"
머리를 탈탈 털며 내 체형에 딱 맞아 떨어지는 교복을 대충 빠르게 입고선, 안절부절 못할 안형섭의 모습이 떠올라 현관문을 열어줬다. 그냥 들어오라니까 사람짜증나게 꼭 저래. 치밀어 오를 것 같은 짜증을 속으로 삼켜냈다. 현관앞에서 쭈뼛쭈뼛 기다리는 안형섭의 모습을 보니 더 가관이었다. 어디서 또 저런 안경을 껴와서는 한층 더 찐따미가 업그레이드 되오셨다. 단정하게 누가봐도 나 모범생이에요 하는 교복을 보니 내 숨까지 턱 막히는 기분에 몸서리 쳤다. 야 내가 안경쓰지말라고했지? 하고 다그치는 내말투에 시무룩해져서는 미..미안해...하고 대답하며 신발코만 쳐다보는 안형섭이다. 내가 말 더듬지 말라니까. 다시 머리를 탈탈 털곤 가벼운 메신저 백을 들고선 시무룩한 안형섭을 무시하곤 신발을 고쳐맸다.
"버리고 간다"
"ㅇ,어 잠깐만!!"
02.
"아 배고파 죽겠네 야 안형섭 밥먹었어?"
"ㅇ..아니.."
아침부터 늦잠을 잔지라 밥을 챙겨 먹기엔 평소 먹는게 느린 나에게는 지각확정이었다. 안그래도 안형섭이 기다리고 있는데 나도 눈치가 있지. 또 내가 밥먹는다고 기다려달라고 하면 문앞에서 하염없이 나올때 까지 기다릴 아이였다. 한번은 내가 8시에 일어난 적이 있었는데, 그때도 초인종 한번 안누르고 우리집앞에서 쭈그려 앉아 하염없이 내가 나오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로인해 나때문에 19년 내내 지각 한번 안해본 안형섭이 지각을 해 반성문에, 청소까지 했던 날이었다 . 바보같이 왜기다렸냐는 내 승질돋는 말에도 씨익 웃어보이던 니가 아직도 기억에 생생하다. 그렇기에 아무리 사고만 치고 성격더러운 나여도 지각을 할 수는 없었다.
"어? 빡지훈 너 왜 여기 있어?"
"너 아침부터 보려고 왔지"
"지랄 아침부터 담배 펴놓고선 냄새 오져 진짜"
엘레베이터에 내리자마자 보이는 박지훈의 모습에 순간 놀라웠다. 이시간에 절대 절대 일어날 일 없는 박지훈이다. 분명 아침댓바람 부터 담배 필려고 왔겠지. 우리 아파트 뒷골목이 박지훈과 그의 친구들의 아지트마냥 뻑뻑 펴대는 꼴에 내 교복에도 담배냄새에 찌들어 있었다. 으 엿같아 아침부터. 짜증섞인 눈으로 보는 내모습에 입이 귀에 걸릴듯이 씨익 웃으며 아직 덜 마른 내머리칼을 자신의 큰손으로 인형다루듯 쓰다듬었다.
늦어도 머리 말리고 와야지 온도차이 심한데.하고 다정하게 말을 걸어 오는 박지훈이다.
박지훈과 나는 중학교때부터 알고 지낸 친구였다. 학교다니면서 항상 같은반을 해왔던 안형섭과 한번 떨어 진 적이 있었는데 친구가 없던 나에게 안형섭 다음으로 생긴 첫 친구였다. 박지훈은 소위 얼굴값을 한다 라는 말과 어울리게 안형섭과는 정반대의 아이였다. 저 노랑색과 갈색을 오고가는 머리칼만 봐도 나온다. 학교에서 생판 양아치 짓이란 양아치 짓은 다하고 다녔다. 학교에 붙어있는게 손꼽을 정도였으니..여튼 낯을 많이 가리는 형섭이와는 정말 다른 아이었다.
형섭이는 처음부터 박지훈을 좋아하진 않아 보이는 눈치였다. 조금이라도 나와 지훈이가 붙어있으려는 모습을 보면 직접 말을 하진 못하고 세상 다 잃은 듯이 우울해 하는 표정을 남기곤 내가 잘못했다는 듯이 쳐다봤다. 안형섭은 속상한 일이 있어도 속으로 삼키고 잘 말하지 않는 편이었기에 그런눈으로 보고만 있으면 세상에서 내가 젤 못됬고 내가 젤 잘못한 것 같은 기분이 들어 그 모습을 보는 나도 마음이 편치가 않았다.
"나 배고픈데..서브웨이가자 훈아 어때"
"그러자 나도 일찍 나와서 배고파 뒤질거 같다"
"안형섭 너는 어쩔래 먹을래?"
내 물음에 한층 더 우울해 보이는 표정을 하며 입을 꾹 닫아버린 안형섭의 모습을 보니 답답해져 왔다. 뭔가 자신에게 속상한 일이 있으면 말이라도 하지 저런 표정으로 묵묵히 있으면 내 기분만 상해지고...자신의 기분이 풀릴때 까지 말하지 않는다. 저러다 또 혼자 집앞에서 쭈그려서 울지 저 멍청이가.
"후..안형섭 너 혼자 학교가 나 훈이랑 먹고 갈테니까"
"..싫어."
이번에 또 지각하면 쌤이 가만두지 않을 거라고 했다던지, 아니면 차다리 박지훈이 마음에 안든다고 너랑 같이 붙어다니는 꼴 보기 싫다고 말을 하던지 둘중에 하나라도 해주길 바랬지만 또 저 두마디다. 싫어. 그럼 나보고 어쩌라는건가 도대체.. 저 애매모호하고 복잡한 말투에 또 내 성질을 쿡 쿡 건들이고 있는 형섭이었다.
"아 그럼 어쩌자고 너도 지각하던가"
"학..교가서 매점가자 내가 사..사줄께"
"야 나 신고먹어서 또 청소당번하라고? 그냥 가라고 학교"
형섭은 내가 배고플때마다, 아침을 빼먹고 올때마다 항상 내가 좋아하는 빵과 음료를 포스트잇과 함께 책상위에 올려다두었다 .덕분에 살은 배로 찌지만,
그치만 이건 살만이 문제가 아니었다.시블. 안형섭은 찐따미 빼고선 꽤 얼굴이 훤하게 생긴건 사실이다. 그 얼굴과 함께 반장에 공부도 잘하는데 선생님과 아이들이 안좋아 할리가 없었다. 안형섭 빠순이로 추종되는 년들의 질투심이 내가 빵셔틀을 시킨다는 되도 않는 걸로 학교폭력 신고를 해댄 탓에 담임쌤한테 작살나게 깨져버렸다.
오늘도 그냥 이렇게 가면 아침은 백퍼 못먹고 안형섭은 내 눈치만 계속 보고 있을 것이 눈에 훤히 보여 끔찍했다
니가 그러니까 셔틀이라고 생각 하잖아 안형섭 빠순이들한테 옴팡지게 욕먹고.
"그래도..ㄴ..내가.."
"야 내가 작작 더듬으면서 말하고 했지 "
결국엔 폭발해 버렸다. 끓어오르는 화를 참지 못했고 그 모습을 보곤 안절부절 못하다 미안해..하고 또 사과를 하는 안형섭이다. 뭘 맨날 미안하고 맨날 안절부절이야.
그런모습이 오히려 내 화를 돋구었다. 미안하면 걍 꺼져 짜증나 니. 답답해. 하고 짜증을 내고 밀쳐버리니 알겠어 하고 대답을 하고선 나와 박지훈을 지나쳐 갔다.
03.
박지훈과 나는 아침을 간단하게 때우기 위해 학교근처인 서브웨이로 가 빵을 사먹었고, 1교시 종치기 10분전에 부랴부랴 뛰어갔다. 아침부터 출장가신 담임선생님 덕분에 크게 혼나지 않고 조용하게 반에 들어올 수 있었다. 교실안에 들어가 뒷 사물함에 내가방을 무신경하게 던지곤 그대로 내 자리로 가서 업드렸다. 으 배불러...업드린 채 책상서랍을 손으로 뒤적뒤적 거리자 무언가가 내손에 잡혔다
.
/뛰어 왔을테니까 이거먹어..아까는 내가 정말미안해 채린아, 더울텐데 꼭 마셔 -형섭-/
.
내가 좋아하는 음료에 꽤나 정갈한 글씨로 포스트잇에 쓴 문구가 마음에 들었다.
오늘도 또 내가 못됬고 내가 나빴다. 좀처럼 편해지질 않는 마음과 함께 몽글몽글한 기분들이 내 마음속에 차지하고 있었다.
*
으앍 이런 내용들이 보고 싶었는데 없더라구요 그래서 써봤습니다
♥
핫
+ 수정
암호닉 받아요 ! 그리고 오타가 넘 심하네여..고쳐쒀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