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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민배틀호모 전체글ll조회 815



  


  

그 날 밤,루한은 하루종일 민석의 침대 주변을 어슬렁거렸다.가만히 앉아 자는 민석을 지켜보고 있자니 느낌이 꼴릿하고,그렇다고 숙소로 돌아가자니 아직도 저 눈꺼풀이 파르르 떨리는게 잠에 들지 않은 것 같아 걸음이 떼어지질 않고.이제 진짜 자려나?머리맡으로 저벅저벅 걸어가 오물거리는 입술 옆으로 톡 튀어나온 다람쥐같은 볼을 쿡 찌르자 살짝 미간을 찌푸렸다.사납게 생긴 것 같기도 하고,어떻게 보면 귀엽게 생긴 것 같기도 하고.코치한테 대하는 것 보면 살가워 보이긴 하던데,나한테만 유독 지랄이야.괜히 심술궂은 마음에 아까 찔렀던 볼을 두어번 더 쿡쿡 찔렀다.간다,잘자.허공에 읊조리고 발걸음을 뗐는데,그와 동시에 기숙사 문이 열렸다.루한을 위아래로 훑는 그 눈이 풀려있었다.휘청휘청 그 앞까지 걸어오는데,술 냄새가 훅 끼쳤다.  


  

니가 뭔데 여깄어.  


  

그러게,내가 뭔데.대답을 할 수가 없었다.  


  

그 날을 회상하던 루한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쇄골이나 허리춤에 있던 불그스름한 자국 덕에,혹여나 레이프라도 당한 건 아닐까 걱정했었는데 그건 아닌 것 같았다.그러니까,한참을 305호 현관에 등을 대고 앉아있었는데.10분도 지나지 않아 달뜬 숨소리가 흘러나오는걸 두 귀로 똑똑히 들었단 말이지.씨발,훈련은 못 하겠고 몸은 굴리시겠다?짜증이 나서 그대로 숙소로 향했다.아프다고 그래서 내심 신경쓰이던 마음이 한번에 훅 가라앉았다.  


  


  

“병신,멍 때리고 뭐하냐.”  

“아,씨발.숟가락으로 머리 치지 말라고,뇌세포 다 뒤져.”  

“뒤질 뇌세포도 없는 것 같구만 뭘.”  


  


  

아까 식당 저편에서 아줌마,많이 주세요.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더니 기어코 국을 받아야 되는 칸에 고기반찬을 가득 채워왔다.싱긋 웃던 백현이 잘 양념된 소고기를 하나 집어 루한의 입 속에 어거지로 집어넣었다.뭔 생각을 그렇게 해,병신.요새 존나 멍때리는거 아냐?이어서 두개,세개.자꾸만 입 속을 침범하는 반찬에 인상을 찌푸리던 루한이 컥,하고 사레가 들렸다.어묵 볶음을 퍼 주는 아주머니,소고기 반찬을 퍼 주는 아주머니,밥을 퍼 주는 아주머니.한 분 한 분 다 눈을 맞추고 애교스럽게 웃음 짓는 민석을 보고서,루한은 일순간 멍해졌다.  


  


  

“감사합니다,맛있게 잘 먹을게요!”  


  


  

하얀 이를 다 드러내고 눈이 없어져라 웃는데.그게,  


  


  

“존나 예뻐,미친.”  


  


  

앞에서 턱을 괴고 나,나 예뻐 루한?장난이 가득한 웃음을 짓는 백현이 눈에 들어올 리가 없었다.  


  

어쩐지 어젯밤 기숙사가 요란하더니만,제 예상이 딱 들어맞았다.선수촌 생활을 하면서는 바깥 외출은 절대 금지인 것은 당연한 규칙인건데,그 새를 못 참고 또 바깥 외출을 했단다,그것도 상습범인 박찬열이.찬열을 선두로 축구장 30바퀴를 뛰라는 명령이 주어졌다.씨발,저걸 진짜 죽이던가 해야지.10바퀴 까지야 늘 뛰던 터라 힘든 걸 견딜만 했는데 15바퀴 부터는 숨이 턱 막혀왔다.같이 뛰던 백현이 악에 받친 소리를 내질렀다.씨발!이게 한두 번이야?갑자기 속력을 내어 와다다 뛰어가더니 멀대같은 머리통을 꽤 아프게 내리 쳤다.  


  


  

“야,이 씹새끼야.”  

“아 씨발!왜 또,힘들어 뒤지겠다 진짜.  

“그 새를 못참고 년들이랑 뒹굴고 왔냐,이 미친새끼.축구 왜 하냐.”  


  


  

백현이 찬열에게 잔소리를 퍼붓는 걸 끅끅 웃으면서 지켜보던 루한이 바로 제 옆에서 들려오는 할딱이는 숨소리에 고갤 돌렸다.힘들어 죽겠는지 밭은 숨을 몰아쉬며 터덜터덜 달리는게 영 불안해 보였다.야,너 괜찮냐?얼굴 존나 붕 떴어.탁 막히는 숨을 어렵게 몰아쉬며 한 글자 한 글자를 뗐다.그냥,그저께,고마웠다고.띄엄띄엄 말하던 녀석이 어느새 멀어졌다.내가 미쳐.제 앞을 가로질러 뛰어가는 열댓명의 무리를 무시한 채로 루한이 멈춰섰다.느릿느릿 뛰어오던 민석이 루한의 옆에 다가 올 즈음에야 팔을 들어 그 어깨를 붙잡았다.  


  


  

병신아,힘들면 좀 걸어.  


  


  

발을 맞추어 걸었다,천천히.느리게 걷던 둘의 30바퀴가 끝나갈 즈음 바락대는 코치에게 혼나는 것은 모조리 루한의 몫이었다.  


  


  

“뭘 잘했다고 걸어,이 새끼들아.”  

“죄송합니다,얘가 숨 쉬는게 좀 이상해서.”  

“30바퀴 뛰고 숨 쉬는거 정상인 새끼가 어딨든?”  

“진짜에요 코치님.숨을 막 할딱이는게 곧 쓰러질 것 같아서 그랬는데.”  

“징하다,참.업고 뛰지 그랬냐.”  


  


  

업고 뛸 걸 그랬나.능청스럽게 대답하자 코치가 머리통을 탁 내리쳤다.이 미친새끼,정신을 못 차려.더 이상 잔소리는 생략한다.다들 주목!오늘은 다리 후들거려도 다 죽어라 뛰어야 해,경기 일주일 남은거 다들 알고있지.오늘부터 휴식같은 건 없어,너희들이 게으름 떠는 동안 한 골 씩 먹히는 줄로 알고 부지런히 뛰어.다들 위치로!코치가 팔을 휘휘 젓자 모두들 일사분란하게 흩어졌다.휘리릭.힘찬 휘슬소리와 함께 공이 굴렀다.  


  


  

“야,씨발!여기!!그거 끌고 가다간 너 뒤져 병신아!”  


  


  

전반이 20분 쯤 지났을까.공을 끌고 재빠르게 몸을 움직이는 민석을 향해 팔을 흔들던 루한이 입을 꾹 다물었다.작은 몸으로 이리저리 뛰어다니던 민석이 힘차게 공을 걷어차자 일직선으로 골이 들어갔다.힘이 빠진 채로 멍하니 서있는데 저 멀리서 민석이 루한을 보고 혀를 낼름 내밀었다.메롱.주먹을 쥔 루한이 허탈하게 웃었다.씨발,누가 여우 아니랄까봐.  


  

두 시간에 걸친 경기가 휘슬소리 하나로 끝마쳐졌다.그와 동시에 축구장을 나서는 루한의 다리가 절뚝거렸다.그러니까,아까 제 앞에서 혀를 날름거리는게 퍽이나 얄미워서 꼭 민석이 보는 앞에서 골을 넣겠다는 집념 하나로 이 악물고 공을 따라 뛰던 탓에 꼴 좋게 미끄러져 버린거다.하필 잔디밭과 시멘트바닥 그 경계선에서 미끄러진 탓에 우둘투둘한 시멘트 바닥에 긁힌 정강이엔 흉한 상처가 남았다.살짝 꺾인 왼쪽 발목은 그것대로 저려왔고,후반전부터 꾸준히 내리는 빗방울이 스며드는 검붉은 상처는 몸이 찌릿거릴 만큼이나 따가웠다.백현의 부축을 받고 스탠드를 한 칸 한 칸 오르던 루한이 제 앞을 휙 지나가는 민석의 뒷모습에 아랫입술을 꾹 깨물었다.아픈게 문제가 아니고,쪽팔려 뒤지겠다.  


  


  

“그러게 이 미친새끼야,왜 눈에 불을 켜고 쫓아들어.딱 봐도 아웃이던데.”  

“몰라 씨발아,말 걸지 마.”  

“생리하냐?존나 예민하게 굴긴.”  


  


  

루한이 팔을 들어 백현의 머리통을 한 대 내리쳤다.씨발,생리가 뭐냐.미친놈.아픈 다리 때문에 씻을 여력조차도 없었다.숙소까지 바래다주겠다는 백현을 샤워실로 떠밀어 보내고 절뚝대는 다리로 혼자 숙소로 올라간 루한이 젖은 몸을 닦아내고 옷을 갈아입었다.찝찝해 죽겠는데,일단 아픈게 우선이니까.침대 위로 벌러덩 누운 루한이 두 손바닥으로 얼굴을 감쌌다.쪽팔려,쪽팔려.씨발.술버릇을 들킨 그 날 처럼 이불을 뻥 찼다.곧바로 저려오는 발목에 아흐,존나 아파.인상을 찌푸렸다.이미 벌어진 일인데 이제 와 후회해봤자 무슨 소용이겠는가,넘어진 건 넘어진거고,골이야 다음에 넣으면 되니까.급기야 자신이 넘어진 것에 대해 합리화를 하기까지 이르렀다.한창 누워서 휴대폰을 만지작거리는데 끼이익,하고 철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렸다.  


  


  

“새끼야,이제 들어오냐.여튼 존나 오래씻어.”  

“어…….”  

“땀 냄새 나지,도저히 씻는건 못 하겠어서…….”  

“이거,그저께 놔두고 갔어.  


  


  

루한이 제 앞까지 다가온 민석을 보고선 눈을 꾹 감았다 떴다.아,변백현인 줄 알았는데,땀 냄새 어쩔거야.구급상자를 들고 멀뚱멀뚱 서있는 민석의 눈치를 보던 루한이 제 침대 밑 서랍을 손가락으로 가르켰다.여기,놔두고 가.퉁명스럽게 말을 내뱉음과 동시에 제 침대맡으로 다가오는 민석에 다시 휴대폰 화면으로 시선을 옮겼다.그 순간 철렁,하고 침대가 흔들렸다.몸을 감싸고 있던 이불이 순식간에 바닥으로 추락했다.  


  


  

“야,너,너…뭐하냐.”  

“뭐하긴,병신.”  


  


  

아…….침대에 걸터앉은 민석이 새빨간 소독약 뚜껑을 열었다.아프게도 긁혔네.투덜대며 약을 발라주는데,그 와중에 아플까봐 호호 불어주기까지 했다.저 여우같은 년을 내가 어쩌면 좋아.민망한 분위기에 부러 엄살을 부리던 루한이 급작스레 제 왼쪽 발목을 주물러오는 손길에 척추를 꼿꼿이 세웠다.여기 존나 부었어.제대로 꺾였나보다.엄지손가락으로 빙글빙글,제 아킬레스건을 꾹꾹 눌러 주무르길래,루한이 끝내 상체를 일으켰다.아파?통통한 입술이 오물거렸다.  


  


  

“야.”  

“왜.”  

“너,”  

“왜,얼른 말 해.”  

“가,니 숙소로.”  


  


  

부지런히 움직이던 민석의 손길이 멈췄다.입술을 꾹 다물더니 침대에서 일어섰다.그래,쉬는거 방해했으면 미안.재빠르게 숙소를 빠져나가는 뒷모습에 루한이 눈을 질끈 감았다.아,씨발.너무 재수없게 말했나.근데 존나 몸이 반응하는 걸 어떡하라고.타인의 손길에 정직하게도 반응하는 제 몸을 탓했다.  


  


  


  


  


  


  


  


  

*  

김루한ㅋㅋㅋㅋㅋㅋㅋㅋㅋ왜 의욕넘치게 뛰고그랬니ㅋㅋㅋㅋㅋㅋㅋ쪽팔리게 넘어졌댄다.  

여튼,루한이 참 변태같죠 발목만진다고 흥분하기는;  

이제 루한이는 민석이한테 반쯤 넘어갔답니다  

그러게 왜 첫날에 치고박고 싸웠쪙 이 게이들아 결국 좋아할거면서ㅠㅠㅠㅠ  

민석이는 아직 친구가 되는 과정이에요!!!루루랑 첫날에 안좋게 만낫지만 이ㅣ제 슬슬 친구로 대하는!  


  

말이 조금 기네요.. 여튼 ! 내일이나 모레 또 뵙시당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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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오메 바로 읽고 댓글 씀!!!!!!!!! 와 진짜 내가 독방에 올리셧을때부터 팍 꽂혀갖곸ㅋㅋㅋㅋㅋㅋㅋㅋㅋ 와진짜 필트배틀 내스타일이예요 ㅠㅠㅠㅠㅠㅠ 완전 재밌음!!!! 그 뭐시기냐 군더더기도 없이 슉슉 진행되는 스! 토! 리! 그나저나 민석이의 '그'는 누구신가~ ㅋㅋㅋㅋㅋㅋ 빨리 4편 나와라!!!!!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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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2
변태ㅐ같고좋네옇ㅎㅎㅎㅎㅎㅎ흫힣햐ㅣ하ㅡ햐ㅐㅎ히ㅡ흫ㅎㅎ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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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3
허류ㅎㅎㅎㅎㅎㅎㅎ좋네여 정직한반응을 가진 루한이ㅎㅎㅎ4편기다릴게요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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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4
정주행하고 왔어요ㅎㅎ루한아 왜 참고 그래 그냥 확....ㅎㅎㅎ배틀호모사랑합니다♥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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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5
아 좋닿ㅎㅎㅎㅎㅎㅎㅎㅎㅎ재밌어요 손길에 민감한^^ 하하 바람직하네요 ㅅ신아라신하고 가요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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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6
와아아아 재미져요ㅎㅎㅎ
어서어서 담편 내놓으세요 어서요~~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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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8
ㅋㅋㅋㅋ민석이한테 잘하는 모습을 보이려 했으나 결과는...참혹하네요ㅋㅋ그날 민석이의 방문을 열고나오는데 루한 앞에 서있던 사람은 누군지 궁금하네요ㅋㅋㅋ신알신하고가요~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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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9
와진짴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이건당장신알신해야해!!!다음편 기다릴게옇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와좋다흫ㅎ흫ㅎ흫ㅎ흐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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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0
우어ㅏㅏㅏㅏㅠㅠㅠ재밌어요 ㅎㅎㅎ근데 그 남자는 누구에여?ㅠㅠ
11년 전
비회원도 댓글 달 수 있어요 (You can write a com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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