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신라면 살까..."
"...?"
"아니다, 삼양라면."
"박지훈?"
심각하게 라면을 고르고 있는 지훈이가 보인다. 지훈이가 저런 성격이였나...? 잠깐 의아했지만 이러면 어떠하리 저러면 어떠하리... 박지훈이니까 다가가서 말을 걸었다.
지훈아? 라고 하자 깜짝 놀라서 들고있던 삼양라면을 떨구어버리는 지훈이다. 아 놀라라고 한 건 아닌데...
"...성이름?"
"오~ 내 이름도 알아!"
"...말을 말자, 근데 네가 왜 여기 있..."
"너 쫓아온 건 아니고, 아이스크림도 사고 심부름도 하려고!"
"아, 그래. 잘가."
지훈이가 덤덤한 목소리로 잘 가라고 하는데 어떻게 지훈이를 앞에 두고 가죠? 지훈이 옆에 있던 카트에 내가 골랐던 음식들을 넣고 가자~ 라며 카트를 밀고 먼저 가버리자
지훈이가 당황했는지 야, 야. 아니 잠깐만! 하더니 금방 쫓아와서 카트에 라면을 넣고 내가 밀던 카트를 자신이 민다. 아, 내가 밀어도 되는데...
"내 카트니까 내가 미는 거야, 오해 하지 마."
"하이고, 오해 안 할 거야! 할 거야!!"
살짝 기분이 좋아지려고 했는데 바로 선을 그어버리는 박지훈이 대단하다. 참나, 내가 그렇게 싫나... 박지훈은 언제나 빈틈을 안 보여주는 거 같다.
옆에서 계속 툴툴대자 시끄러웠는지 입에 사탕을 물린다. 아, 나 사과 맛 싫은데. 지훈이를 노려보자 뭘 보냐는 눈빛으로 한 번 보더니 카트를 다시 민다.
헐, 시식코너다! 시식코너를 보자마자 달려갔다. 완벽하게 클리어하고 주위를 둘러보자 지훈이가 사라졌다. 아, 미친...
당황해서 주위만 두리번 거리고 있었는데, 뒤에서 누군가가 어깨를 잡아당겼다.
"내가 너 그럴 줄 알았다."
"...?"
"빨리 와."
태연하게 카트를 밀고 있는 박지훈을 보자 안심이 되면서 웃음이 나왔다. 지훈이의 뒤를 졸졸 쫓아서 마트를 돌아다니다가 또 시식코너가 있길래 지훈이의 옷자락을 잡고
같이 시식하자는 눈빛을 보내자 말 없이 쳐다보더니 카트를 다시 뒤로 끌어서 먹는 걸 기다려준다.
"아이고~ 둘이 커플이야? 보기 좋네."
"하핫, 감사해요. 저희가 좀 어울리긴 하죠~"
"...?"
시식용 만두를 굽던 아주머니가 지훈이와 나를 보더니 잘 어울리는 커플이라고 칭찬해주셨다. 이 때가 기회라고 생각해서 능청스럽게 대답하며 팔짱을 끼자 박지훈이 당황했는지
티 안 나게 팔짱을 살살 빼면서 눈에는 당황스러움이 가득 찬다. 안녕히계세요~ 다음에 또 올게요! 라며 자연스럽게 카트를 밀었다.
"...와."
"아니 뭐~ 그럼 내가 거기서 무안하게 아니라고 할 수는 없잖...아..."
나름대로 자기주장을 하려다가 계속 째려보는 박지훈 때문에 말 끝을 얼버무렸다. 아, 진짜 잘생긴 애가 뚫어져라 쳐다보니까 또 괜히 설레고 그러네 막.
박지훈은 아까 상황이 믿기지 않는지 자신을 보다가 또 나를 보고 이번에는 자신의 팔을 본다. 어이가 없긴 정말 없나보다... 미안해져서 사과를 해야하나? 싶을 때쯤 박지훈이 입을 열었다.
"...사람 놀라게 막, 팔짱 끼고 그러지 마."
박지훈에게 돌아온 말은 의외였다. 솔직히 욕 좀 듣겠다, 싶었는데. 생각한 것과 꽤나 다른 말이 박지훈의 입으로 흘러 나왔다.
당황스러워서 박지훈을 계속 쳐다보자 민망한지 큼큼대며 계산대로 마트를 끌고 갔다. 계산을 마치고 각자의 짐을 들고 마트를 나오면서 핸드폰을 확인했다.
아 헐, 엄마와 이대휘에게 문자와 부재중 전화가 여러 개 와있다.
「 새 메세지 - 3개 」
「 부재중 전화 - 엄마 」
「 부재중 전화 - 이대휘 (2) 」
다들 왜 이렇게 많이 연락했담, 일단 문자부터 확인해야겠다.
이대휘
[ 야 나 니네 집 가는 중 ]
[ ㅡㅡ 답장 해 ] 30분 전
[ 나 지금 니네 집 ㅋ ] 5분 전
아..... 망했다. 엄마에게 전화를 걸자 집에 대휘가 와있으니 반찬거리 좀 더 사오고, 집에 빨리 오라고만 한다. 와, 돌겠네. 미친놈 오란다고 진짜 와...
이건 조만간이 아니잖니 대휘야... 역시 이대휘는 골치 아프다. 옆에서 전화가 끝나기를 기다리던 지훈이를 물끄러미 쳐다봤다.
"지훈아... 나 다시 장 보러 가야할 거 같아, 먼저 가."
"아..."
"..."
보내기 싫다. 어떻게 하면 지훈이 얼굴을 좀 더 볼 수 있을까, 시험을 볼 때보다 머리를 더 빨리 굴렸고, 나온 대답은 이거다. 박지훈의 번호를 물어보자!!!!!
"지훈아."
"어?"
"그... 너 번호 좀."
어색하게 쭈뼛쭈뼛 서있다가 박지훈을 부르자 고개를 돌린다. 아, 너무 수줍게 물어봤나, 근데 막상 물어보려니까 부끄러웠다. 맨날 잘 들이댔는데 오늘 따라 왜 이렇게
부끄럽고 어색한지 모르겠다. 지훈이는 고민을 하다가 손을 내밀었다. 뭐지? 아.
"아니, 야."
"...?"
"핸드폰 달라니까, 손, 손을 잡으면...ㅋㅋㅋㅋ"
저랑 같이 뚝배기 깨실 분 구합니다.... 본능적으로 지훈이의 손을 보고 손을 뻗어서 손을 잡고 지훈이를 올려다봤는데 표정이 미묘했다. 아, 진짜 왜 그랬지...
박지훈은 한참 웃다가 진정하더니 다시 핸드폰을 달라고 손을 뻗는다. 아, 쪽팔려... 그래도 처음으로 저렇게 지훈이가 환하게 웃는 걸 봐서 좋다.
"지훈아, 잘가~"
"...어, 너도."
"헐, 지금 나한테 너도라고 해준거야?"
"말을 말자."
지훈이를 보내고 빠르게 카트에 저녁거리를 담아서 계산까지 하고 나왔다. 무거운 짐을 끙끙대면서 들고가다가 길거리에서 뛰어다니는 아이와 부딪쳐서 짐들이
다 떨어졌다. 아, 어떡하지... 일단 나와 부딪친 아이부터 안 다쳤어? 괜찮아? 라고 묻자 기다렸다는듯이 운다. 어째 벌써부터 골치아픈 느낌이다.
아이가 우는 걸 겨우 달래고 짐을 주우려고 할 때, 웬 남자가 와서 같이 짐 줍는 걸 도와준다.
"감사합니다..."
"...아뇨, 뭘."
어째 어디서 본 거 같은 얼굴인데, 누구더라? 아니면 내가 착각을 하는 건가... 분명 어디서 본 거 같은데 기억이 나질 않는다. 누구지...
철벽남 박지훈
"야~ 성이름~ 왜 이렇게 늦게 오냐."
"아니... 와..."
"나 보고 싶었어?"
"아가리 닫고 쫌;"
자기 집인냥 자연스럽게 소파에 앉아서 고개만 꺾고 인사하는 대휘가 보인다. 하, 어이없네. 말문이 막혀서 감탄사만 연발하자 대휘가 일어나서 내 짐을 다 가져가고
보고 싶었냐며 또 토 쏠리는 소리를 한다. 저 미친놈 입 뚫렸다고 막말하지... 내가 장 봐온 것들을 꼼꼼히 확인하더니 냉장고에 넣는 대휘 곁에 가자 폭풍 잔소리다.
"야, 내가 파 이런 거 사지 말랬지!"
"아 뭐! 다 거기서 거기더구만!"
"너 빨리 사려고 막 샀지? 어?"
이대휘와 그렇게 투닥대고 있었을 쯤 엄마가 내 등짝을 때리면서 종결났다. 아, 진짜... 이대휘를 노려보자 메롱이라며 내 방으로 신나게 뛰어간다.
이대휘를 따라 방으로 들어가자 내 침대에 대자로 누워있다. 저 새끼를 진짜... 오늘 여러 번 참는 거 같다. 하하.
"야, 나와라."
"싫은데."
"...하, 그래서 너 오늘까지만 있고 내일 아침에 갈거야?"
"에이, 그럴리가. 내일은 너랑 놀러가고~ 월요일에는 같이 등교도 하고 네 친구들도 봐야지!"
진짜 작정을 하고 놀러온 거 같은 이대휘다. 이 놈을 어떻게 말려 내가...
에필로그 1 - 마트 |
졸졸 강아지처럼 나를 계속 쫓아온다. 내가 뭐가 그렇게 좋다고. 아까부터 빨빨 잘 돌아다니는 성이름을 계속 보고 있었을까, 갑자기 무언가를 보고 그 쪽으로 정신 놓고 달려가는 성이름이 보인다. 저러다가 넘어지는 건 아닌가 몰라... 아니지, 쟤는 날 두고 어딜 가는 거야? 카트를 밀고 따라가자 시식코너에서 맛있게 먹고 있다. 다 먹었는지 고개를 두리번거린다. 내가 없어서 당황한건가, 얼굴에 당황스러움이라고 적혀 있는 거 같다. 아주 그냥 애기지, 애기. 저러다가 나중에 정말로 길 잃어버리면 어떡해. 성이름이는 자기가 되게 빈 틈 없다고 생각하는 거 같은데, 내가 보기에는 그냥 칠칠이다. |
인터뷰 - 이름편 |
- 핸드폰을 달라고 손을 건냈는데 왜 손 잡았어요? - 캬... 그게 좀 곤란하네요 ^^ 제가 절대 일부러 한 건 아니라고 말씀 드리겠습니다. - 지훈이 어디가 좋아요? - 아, 질문이 재미 없어요. 나 대답 안 할래. - 대휘랑은 정말로 '친구'인가요? - 그런 질문 듣는 거부터 말이 안되는데요... 저는 진짜 친구에요! 완전 불X친구!! 뭐 근데 제가 워낙 예뻐서 ^^ 대휘는 어떻게 생각할 지 모르겠네요 (뻔뻔) - 이상형 말해주세요! - 제가 왜 지훈이 좋아하겠습니까, 잘생기면 좋아요. |
인터뷰 - 지훈편 |
- OO 씨 어때요? - ...말 안 할래요. - 이상형 말해주세요! - 전 귀여운 사람 좋아요. - 지훈 씨, 공부 잘 해요? - 좀 하죠. - 그러면 체육도 잘 해요? - 체육도 좀 합니다. - 지난 번에 OO 씨랑 통화한 사람 누군지 안 궁금해요? - ...누군데요? 아, 궁금한 건 아니고. |
암호닉 (아이고 다시 수정합니다) |
0226 / 청춘 /지훈메리미 조각 / 현 / 유자청 경화수월 / 우쥐녕 / 뚜기 1004 / 유닝 / 딥챙 비츄 / 윙크 / 지훈아 도리도리 / 샤크 / ■계란말이■ 지부 / 99 / 지훈아 큥! 업로드 할 때 뭐가 허전하다싶더니 암호닉이 없었네요 ㅠㅜㅜㅠ 확인하시고 없으면... 다시 신청해쥬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