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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XO/찬백] 새해기념 단편 팬픽 :; Happy New Year (백큥 간호썰) 上 | 인스티즈](http://file.instiz.net/data/cached_img/upload/a/f/2/af24b5060e0905fa14b64b1e3a0de053.jpg)
HAPPY NEW YEAR
w. 행성
「 아 왜 자꾸 전화질이야 」
아오 변백현 새끼. 문자 알림음이 울리자 마자 잽싸게 핸드폰을 확인하던 찬열은 핸드폰을 책상에 탁, 소리가 날만큼 아무렇지 않게 집어 던졌다. 전화질이라니. 내 걱정이 그렇게 귀찮은가. 찬열은 매고 있던 넥타이를 거칠게 풀었다. 그의 목에 아슬아슬하게 걸쳐져 있는 넥타이가 안쓰럽게만 보인다. 오늘이 무슨 날이던가. 평범한 날도 아닌 2012년의 마지막 날이다. 오늘 방학인 고등학생 찬열에겐 5년 친구 백현과 5년 동안 같이 마지막 날을 보내는 날이기도 했다. 물론 슬금슬금 백현과 친구라는 한구석에 자리잡혀 있던 마음이 싹 가시긴 했지만 뭐 어쨌든. 근데 백현이 오지 않았다. 맨날 못 오면 잽싸게 문자를 하던 녀석이 아니던가. 걱정 되서 학교 오자 마자 가방도 내려놓지 않고 문자를 했는데. 그랬는데.
「 니 장난함? 」
「 아 뭐. 맨날 툭하면 장난하냐 그러더라. 장난 하니다 새끼야 」
… 아니 근데 이 새끼가 걱정을 해줘도 지랄 . 찬열은 금방이라도 폭팔할듯 주먹을 꽉 쥐었지만 이내 수업시간인 것을 깨닫고 깊은 한숨을 푹 내쉬었다. 애교 많고 사근사근 할 것 같은 얼굴과 다르게 백현은 정반대의 성격이라 그래서 5년 전에도 컬쳐 쇼크를 먹었던 찬열이었다. 방학식날 무슨 수업이야. 칠판을 탁탁 가르치며 열심히 수업을 하는 선생님과 학구열을 불태우는 반 아이들을 아니꼽게 쓱 흝어보던 찬열은 책상 밑으로 손을 댄후 시선을 돌려 핸드폰의 홀드키를 풀었다.
「 니 어딘데 」
「 집 」
「 집에서 뭐하길래 방학식날 학교도 안나옴? 혹시 무단결석? 」
「 지랄한다 내가 니냐 나 오늘 아파서 안가. 담임한테 말했는데 」
뭐 아파? 아파? 천하의 변백현이? 찬열은 혹시나 자신이 잘못 본게 아닐까 놀라움에 눈을 비비적 대었다. 잘못본거 아니구나. 눈을 크게 뜨고 보았지만 아까 보았던 말들이 그대로 적혀있는 것을 보며 찬열은 두 눈을 이리저리 굴렸다. 아프다니. 5년동안 친구를 하면서 단 한번도 아픈적이 없었는데.
「 뭐? 어디가 아픈데 」
「 그냥 몸살 감기 걸렸나봐 」
「 뭐 했길래 아파 」
「 박찬열 존나 진지하네 그냥 어제 밤에 민석이랑 놀다가 그랬나봐 왜 꼴에 친구라고 걱정됨? 」
그래 새끼야. 걱정된다. 찬열은 입술을 꽉 깨물었다. 오늘 아침에 배고픔을 참다 참다 못해 매점을 다녀왔는데 그때 담임 선생님이 백현의 이야기를 늘여놨던 모양이었다. 그것도 나만 병신같이 모르고 아픈애 심기 건들기만 한거네. 어떡하지. 찬열의 머릿속엔 물에 젖은 강아지 마냥 축 처져 낑낑 거리고 있을 백현의 얼굴만 둥둥 떠나니는 중이었다. 감기 걸린다고 집에만 쳐박혀 있으라 했더니 옆 남고 민석이란 남자애랑 후드티 달랑 하나 입고 밤 늦게까지 돌아다녔겠지.찬열은 번쩍 고개를 들어 한쪽 벽에 붙어있는 시계를 빠르게 바라보았다. 2시 40분. 10분 뒤면 오늘의 마지막 수업이 끝난다.
「 그래 걱정된다 됬냐? 」
「 헐.. 소름 」
「 끝나고 니네 집 간다 」
「 ? 야 오지마 감기 옮는다 니 」
「 됬고 문이나 열어놔 」
오지 말라니… 문자를 보내자 마자 답장이 오는 핸드폰에 픽 웃던 찬열이 백현의 답장을 확인하다 말고 마이 주머니에 핸드폰을 쑤셔 넣었다. 아픈데도 꼬박꼬박 답장 할거면서 꼭 이렇게 튕긴다니까 변백현. 찬열이 오지 말라고 막는 백현의 말을 무시하는 이유가 있었다. 첫째 아프면서 집에 부모님은 회사 가셨지, 할줄 아는 요리는 없어서 아무것도 안먹고 누워만 있을 백현이 걱정되서였고. 두번째 보고 싶어서. 세번째 보고 싶어서. 네번째도 보고 싶어서. 사실 츤데레 마구 내뿜으며 오지 말라 하면서도 오면 꼬리 살랑살랑 흔들면서 가만히 있을 백현이 보고 싶은게 분명했다. 변백현 기다려라 오빠 간다. 찬열은 창 밖을 내다보며 흐뭇하게 웃었다.
* * *
" 야 너 오늘 어디 가냐? "
" 왜. "
" 2012년 마지막 날인데 pc 방이나 가자고. "
" 미친놈… 마지막까지 그러고 싶냐? 나 오늘 바빠. 안돼. "
" 어디 가는데? "
말 참 더럽게 많네. 찬열은 학교 끝나자 마자 총알 장전한듯 백현의 집까지 날아가려던 자신의 계획이 놀라 달라며 찡찡대는 한낮 보잘것 없는 종인으로 인해 물거품 됬다는 생각에 표정을 굳혔다. 집에 가서 공부나 해라 인마. 거머리 마냥 자신의 어깨를 잡고 가방을 질질 끌어대는 종인을 보며 찬열은 대답했다.
" 변백현 집 가야돼. "
" 왜? 아… 변백현 아프다 해서? "
" 그래 잘아네. 그니까 좀 꺼져라. 넌 나밖에 친구가 없냐? "
" 그럼 변백현이야 말로 너밖에 친구가 없대냐? 왜 니가 걔 맨날 챙기는데 "
" 걔가 안와도 된다 했는데 또 혼자 삽질하고 있을까봐 도와주러 가는거야. "
" 애인 납셨네. 너네 분위기 요즘에 이상하다? "
지랄하네. 내심 아닌척 큼큼. 헛기침을 하며 애써 무마하지만 이미 세상 모든걸 가진 것 마냥 입꼬리가 슬금슬금 올라가는 중이다. 새끼 보는눈은 있네. 사실 백현도 찬열 못지 않게 남자다운 성격이었지만 덩치 차이로 인해 커플이 아니냐는 온갓 루머설이 도는 것을 두 사람도 아는 사실이었다. 물론 여자 취급 당하는 백현은 얼굴 새빨개져서 부정하고는 했지만 찬열만은 웃으며 넘기곤 했다. 이새끼 진짜 좋아하네. 그런 찬열을 보며 종인은 눈을 가늘게 떴다.
" 너무 좋아하는거 티내지 마. 나 아무리 개방적이라 해도 좀 그렇다 "
" 뭐래. 그런거 아니니까 얼른 가 "
" 나도 같이 가면 안되냐? "
" 미쳤냐? "
" 왜. 나도 백현이랑 친군데. 심심하단 말이야 "
" 아 무튼 안돼. 다음에 놀때 같이 놀아 "
백현이는 무슨,소름 돋는다. 찬열은 같이 가자는 종인의 애절한 손길을 매정하게 탁, 쳐내곤 빠르게 뛰기 시작했다. 야 박찬열! 시끌벅적한 아이들 목소리 속에서 종인의 목소리가 선명하게 들려왔지만 찬열은 귀를 막았다. 내가 미쳤냐. 변백현이랑 둘이 있을 기회를 병신같이 날리게.
* * *
원래 한번에 쓰려고 했으나 돌아가지 않는 머리 때문에
上/下 로 나눠서 씁니당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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