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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XO/루민] 중국식 정원의 고양이 3 | 인스티즈






며칠동안 강한 바람이 불더니 조금 진정되는 날씨에 간만에 정원을 나왔다.

마치 민석이 살아오던 곳과는 전혀 다른 나라인 것 같은 정원은 그다지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민석에게 허용된 장소에서 그나마도 자유로운 곳이었다.


연못보다는 호수같은 물 위에 거센바람으로 떨어진 꽃들이 둥둥 떠다니고 있었다.

정자로 향하는 다리 위에 걸터앉아 무료하게 물의 흐름을 지켜보는 것 말고는 딱히 할 일도 하고싶은 일도 없는 민석은 물의 흐름에 따라 출렁이는 각양각색의 꽃봉우리들 사이에서 익숙한 꽃을 찾아내었다.





천수국.

새콤한 향기를 내뿜을 것 같은 주홍 빛의 천수국이었다.






김민석이라는 이름을 버렸을 때.

가장 먼저 했던 일은 고양이가 되기 위한 준비였다.



정확히 말해서 루한에 걸맞는 애완 고양이가 되기 위한 준비.




여권과 주민등록증을 태워버린 뒤 루한은 미리 정해져있었다는 듯 일을 진행했다.

집안 대대로 내려온다는 탐미주의자의 피를 그대로 이어 받았다면서 루한은 자신의 고양이는 완벽해야 한다고 말했다. 

어디론가 전화를 건 루한은 헤어디자이너와 전문 에스테 관리사를 주문했고 당연하다는 듯 한시간도 되지 않아 그 모든게 준비되었다.





온몸을 정화라도 하듯 씻어내려진채 대한민국의 남자로서 18년을 살면서 한번도 해보지 않았던, 할 생각도 없었던 네일케어와 페티케어를 받아보았다.

게다가 거부할 틈도 없이 그대로 눕혀져서는 왁싱까지 당했다.



생면부지의 여자들 앞에서 벗겨진채로 온몸의 털이란 털이 다 뽑혀져 나가는 충격에 빳빳이 굳어있었는데도 직업정신이 투철한 건지, 자신같은 나이의 아들이 있는 건지 정작 일을 하는 40대의 여성 셋은 한마디의 말도 없이 왁싱은 물론이거니와 마사지까지 스무스하게 끝내고는 가운만 하나 던져놓고 방을 나가버렸다.



잡은 닭의 목을 비틀고 털을 뽑아낸 것 마냥 온몸이 매끈매끈해진 채로 방치되나 했더니 겨우 가운만 걸친 민석에게 루한과 함께 들이닥친 이가 헤어디자이너였다.

왜 민석이 가운만 하나 걸치고 방에 있는 것인지, 민석이 누구인지 따위는 신경도 쓰지 않은채 같이 온 조수가 이것저것 펼치고 기계를 연결하는 사이 헤어디자이너는 루한에게 원하는 스타일을 물어보았다.







김민석이란 이름을 버린 것이 처음으로 느껴진 건 그때였다.

같은 방에 있고 얼굴을 마주하고 있었지만 누구하나 민석에게 말을 걸거나 의견을 묻지않았다.

그들에게 인간 김민석은 존재하지 않는 것이었다.




당연하다시피 그들은 루한의 지시를 따랐고 루한의 의견을 구했다.




"어떤 식으로 해드릴까요?"


정원의 한 편에 심어져있던 꽃들을 창가에 서서 바라보던 루한은 두피보호제를 바르던 헤어디자이너에게 주문했다.





[EXO/루민] 중국식 정원의 고양이 3 | 인스티즈



"저 천수국과 같은 색으로..."




헤어디자이너는 루한의 손끝을 쫓아 정원을 보았고 별말없이 금세 염색약을 섞기 시작했다.




그렇게 해서 완성된 머리는 진한 오렌지빛을 띄고 있었고 루한은 상당히 흡족한 듯 사람들을 돌려보냈다.






아침까지만해도 김민석은 아버지의 빚을 걱정하며 집밖에 진을 치고 있는 조폭인지 삼합회인지 하는 놈들이 가하는 위협에 바들바들 떨고 있었다.

아버지는 며칠전 급히 외국에 강연이 있다고 짐을 챙기고 떠나신 이후로 연락이 없었고 그뒤로 집밖을 어슬렁거리는 험상궂은 대부업체의 사람들을 피해 학교에도 가지 못하고 집안에 숨죽인채 갇혀있었다.


난생처음 상상도 하지 않았던 것을 겪는 공포는 정신을 피폐하게 만들었다.

하지만 자신보다 더 겁을 먹고 자리에 누운 어머니와 바들바들 떠는 여동생 앞에서 겁먹은 모습을 보여줄 수는 없었다. 

아버지를 찾아 사방으로 전화를 했지만 빚쟁이들이 이미 친척집과 아버지의 직장으로 간것인지 모르는 일이라는 매몰찬 소리만 들었다.


대대로 교육자집안의 부모님은 항상 자식들에게 바른것만을 강요하셨다.

그러던 아버지가 왜..?


답도 없는 물음을 혼자서 곱씹을 여새도 없이 점심때쯤 되자 당장나오지 않으면 불을 질러버리겠다던 놈들이 정말 집에 휘발유를 퍼붓는 통에 만류하는 동생과 어머니를 두고 집을 나서 끌려온 곳이 저택이었다.






아침, 점심..

반나절이 지나 어느덧 캄캄해지는 하늘 아래서 김민석은 김민석이 아니게 되었다.





아침의 민석과 지금의 민석.




석양이 내리기 전 막 꺼져가려는 듯한 햇빛 색의 머리와 눈썹은 어쩐지 피부빛을 더욱 파리하게 했고 입술은 더욱 붉게 만들었다.


그리고 부드러운 감촉의 고급옷감이 오히려 어색하게 느껴지는 정돈된 피부는 김민석이라는 육신 자체가 자신의 것이 아닌것 같았다.   





거울속의 꾸며진 '슈밍'은 이제 자신이 더이상 민석으로 살수 없다는 것을 나타내는 증거였다.



어느새 투명한 매니큐어까지 발라져 반짝 빛을 발하는 손톱을 보는 사이 목에 서늘한 감촉이 들이밀어졌다.







거울속의 민석의 뒤에서 다가온 금발의 루한이 달콤한 미소를 지으며 빨간색 가죽끈을 목에 채웠다.





"슈밍, 난 엄격한 주인이지만 칭찬을 아끼지 않아. 슈밍이 말 잘듣고 귀여운 고양이가 된다면 나도 따뜻한 주인이 되줄거야. 예를 들면 김민석의 집에서 계속 그의 어머니와 여동생이 살수 있도록 해준다거나 소정의 양육비를 전달해줄 수도 있겠지."





고급에스테의 효과인지 하얀뺨은 조금 차갑긴 했지만 루한의 손에 착 감겨들었다.

양옆으로 빠르게 움직이는 갈색의 눈동자를 보며 루한의 손은 목을 타고 내려가 민석의 어깨를 잡고 꾹 아래로 눌렀다.


"슈밍이 작은 머리속으로 엉뚱한 생각들을 한다면 김민석의 어머니와 여동생은 색다른 이유로 중국땅을 밟아볼테지만 말이야"





힘이라고는 느껴지지 않는 손짓이었지만

민석은 거대한 압력에 위에서부터 눌려지는 듯 천천히 루한의 손에 떠밀려 무릎을 접고 바닥에 꿇어 앉았다.





"잘했어. 역시 보기처럼 영리한 아이였구나."


"..."


"이렇게 영리한 고양이라면 굳이 집안에서는 목줄을 할 필요는 없을 것 같네. 슈밍은 앞으로 내가 잘 보살펴 줄게, 넌 그저 내 사랑만 받으며 애완동물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하기만 하면 돼."


방금 염색을 끝냈지만 고급영양제와 코팅제를 듬뿍 쓴 탓인지 그다지 상하지 않은 머리카락 사이로 손가락을 넣은 루한은 흡사 고양이의 털을 쓰다듬듯 민석의 머리를 빗질하듯 쓰다듬었다.




"내 고양이. 슈밍. 아직은 아무것도 모르는 구나. 괜찮아 아직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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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량조절을 못하겠네요.
도저히 힘이 딸려서 못쓸것 같았는데 그래도 댓글을 보며 힘을 냈어요.
수위가 있어서 원래 회원전용으로 쓰려고 했는데 비회원분들도 의외로 보시는 구나 싶어서 그대로 이 글은 모두 공개로..

전에 독방에서 어떤 징이 요런분위기 원한다고 해서 써준다하고 글한번 날리고 짜증나서 내팽겨쳤다가 쓴 것데.. 그징은 보고 있으려나.. 아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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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이런분위기 너무 좋아여ㅠㅠㅠㅠㅠㅠ 세상에... 루민행쇼! 작가님 금손♥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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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하........진짜 취향저격이에요진짜ㅠㅠㅠㅠㅠㅠㅠ아진짜이런거너무 좋아요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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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민석이가 불쌍해 보여ㅠㅠㅠㅠㅠㅠ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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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2
루한!!ㅜㅜㅜㅜㅜ진짜 나쁜사람이네요!!! ㅜㅠㅠ슈밍이 얼마나 무서웠을까요ㅜㅜㅜㅜㅜㅜㅜ빨리 다음편을 보러가야겠어요ㅜㅜ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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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3
오오오오오오오 신알신 햇는데 왜 안뜰까요...???다시할게요...ㅎㅎ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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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4
섹시해ㅜㅜㅡㅜㅜㅜ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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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5
ㅠㅠㅜ 우리 민석이.,아 아니 슈밍이ㅠㅠㅠ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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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5
아 완전사랑해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 ♥♥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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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5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찐짜 이런거 너무좋아요!!!!!!!!분위기에 발린다!!!!!!!!!!!으아아아아아ㅏ아아ㅏ앙전방에 5초간 함성 발싸!!!!!!!!!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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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6
아 잠깐만 너무 발려서 현기증이 나는 것 같아요ㅠㅠ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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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7
헐.... 진짜 좋네요... 막 못되게 구는 것도 아니면서 이렇게 분위기 발릴수가 ㅠㅠㅠ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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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8
하 수국화ㅠㅠㅠ민석이가 영리해서 다행이군녀..이런 분위기 좋아요 좋아..♥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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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9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분위기짱이야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취향저격탕탕..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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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0
하...진짜 너무 좋다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너무 잘쓰시는거 같아요ㅜㅜㅜ어쨌든 이번편도잘읽고 가요...♥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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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1
너무좋다ㅜㅜㅜㅜ완전 취향적격이에요~ㅠㅠ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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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2
ㅠㅠㅠㅠㅠㅠㅠ완전죠아ㅠㅠㅠㅠㅠ취적취적 ㅠㅠㅠㅠㅠㅠㅠㅠ금손이시네여!ㅠㅠㅠㅠㅠ와진짜다음편이기대가된다능데헷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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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3
비회원인데 글이 너무 좋아서 처음으로 댓글 쓰네요 ㅠㅜ 글에서 느껴지는 분위기가 너무 매혹적이예요 진짜 어디서도 볼 수 없는 없달까 ㅠㅜㅠㅠ 작가님 bbbb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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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4
분위기 짱짱bb 이번 편도 짱잼bb 잘 읽고 갑니다~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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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5
아직은이라니ㅠㅠㅠ 뭔가있는건가요ㅠㅠㅠ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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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6
민석이가 불쌍하다ㅠㅠㅠㅠㅜㅠㅠㅜㅠㅡ근데좋다ㅠㅠㅜㅜㅠ워지ㅠㅜㅡ이모순으뉴ㅠㅠㅠ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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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7
와타시 너무 좋다능퓨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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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8
ㅠㅠㅠ너무제취향입니다 ㅠㅠ재밌어요ㅠㅠㅠ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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