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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fleur 전체글ll조회 495


  

  

  

  

  

01. 뭘 봐, 병신아  

w. Lafleur 

  

  

  

  

  

  

  

  

  

" 뭘 봐, 병신아 " 

  

  

아 씨발 아침부터 재수없어. 퉷,하고 광무새끼가 흙먼지가 가득한 운동장 바닥에 침을뱉는다. 뭔 일인가 싶어 잔뜩 구겨진 녀석의 인상을 보니 광무새끼 시선의 끝엔 대남고 병신의 등교하는 모습이 보였다. 3년째 먹어온 눈칫밥으로 광무새끼의 잔뜩 구겨진 인상을 눈치챘는지 고개를 푹 숙인채 흙먼지라도 일으킬새라 조심히 터덜터덜 걸어온다. 대남고 병신의 등교길은 항상 힘이 없다. 광무새끼뿐만 아니라 아침부터 다른놈들 시선에 밟히는 날이면 하루가 죈종일 피곤하기 때문이다. 오늘도 아침부터 광무새끼한테 찍혔으니까 오늘하루는 대남고 병신한테 무척 피곤한 하루가 될 것이다. 

  

  

  

" 야, 병신 " 

" 으응..? " 

  

  

  

광무새끼는 바닥에 침을 뱉는 것만으로는 성이 차지 않는지 불량스러운 꼬라지로 어깨에 걸쳐맨 가방을 다시한번 불량스럽게 고쳐메고 왔던 걸음을 되돌려 아침 댓바람부터 밤새 술쳐먹다 들어와서 학교 안가냐는 아줌마의 등쌀에 떠밀려 질질 끌고나온 삼선 쓰레빠를 껄렁거리는 팔자걸음으로 옮겨 병신에게 다가갔다. 광무새끼가 다가오는걸 본 병신은 어깨를 흠칫 떨며 고개를 더욱 푸욱 숙인다. 병신은 누구 앞에서나 죄인이다. 잘못한게 없지만 ( 어쩌면 잘못한 쪽은 우리다 ) 항상 누군가가 다가오면 저렇게 고개를 푸욱 숙인다. 상대가 광무새끼라 그런가? 근데 그건 그렇다 치고 병신은 대답하는것도 존나 찐따같다. '으응..'이 뭐야 병신같이. 쟨 진짜 병신이다. 

  

  

  

" 뭘 야려 " 

" 야.. 야린적 없는데.. " 

  

  

  

거친 모션으로 병신의 턱을 부여잡고 고개를 치켜들게 해 억지로 광무새끼의 시선에 맞춘다. 우리는 그 모습이 코미디라도 되는 마냥 낄낄거리며 감상하기 바쁘다. 병신은 항상 우리에게 놀림거리이다. 저렇게 찐따같이 빌빌대는 것도 우리에겐 그냥 놀림거리의 안주가 될 뿐이다. 불쌍한 마음, 측은한 마음이 우리같은 양아치들에게 있을리가 만무하다. 우리는 그냥 어른들을 흉내내는 시시껄렁한 19살 양아치일 뿐이다. 유치하고 좆같은 방법으로 병신에게 장난을 걸 뿐인, 그저 그런 시시한 양아치이다.  

  

  

  

" 아침부터 한판 뜰까? " 

" 야 살살해- 병신 튕길라 " 

" ..... " 

  

  

  

한판뜰까? 저질스럽고 비속한 말. 그에따라 야유하는 저질스럽고 비속한 호응. 광무새끼의 말에 금방이라도 울듯 그렁그렁하게 눈물을 매달고 '싫어'라며 입술을 달짝이는 병신의 모습이 너무나 웃겨서 배를잡고 클클 거리다 가만히 뒤에서 보기만은 아까워 나도 병신 곁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광무새끼는 내가 지 옆으로 온걸 아는지 모르는지 병신을 갖고놀기에 바쁘다. '이걸 어떻게 요리해먹을까' 광무새끼가 말하고 있었다.  

  

  

  

" 야 " 

" 왜 " 

" 너만 갖고놀지 말고 나도 좀 줘봐 " 

" 아침부터 깝치지 마라 " 

  

  

  

웃긴다 이새끼는. 지가 가지고 놀면 장난이고, 내가 가지고 놀면 깝이냐? 광무새끼는 병신을 항상 병신취급에 쓰레기 취급까지 하다가도, 지 애첩처럼 끼고감싸기 바쁘다. 니네 둘이 잠이라도 잤냐? 괜한 오기가 들어 턱을 부여잡고 어떻게 요리해먹을까 고민하는 기색이 역력한 광무새끼의 손을 탁 쳐냈다. 씨발새끼야 나도 좀 가지고 놀아보자고 

  

  

  

" 뒤질래 개새끼야? " 

" 씨발, 너 얘랑 잤냐? " 

" 잤다 어쩔래 " 

  

  

  

감정실린 손길로 툭 쳐내는 내 손길에 크게 당황한 광무새끼는 격하게 화를 내며 다시 병신을 감싸안았다. 그런 모습에 나도 모르게 개같은 성질이 튀어나와 욱하는 마음에 아까부터 가슴속에서 피어올랐던 의구심을 씨발이라는 단어와 함께 꺼내어 물었다. 그러자 기다렸다는 듯이 들려오는 녀석의 대답. No가 아닌 Yes. 당당하게 돌아오는 광무새끼의 대답에 기가찬 눈빛으로 병신을 바라봤다. 우리 가운데 끼어 난처한 낯빛을 띄고있는 병신. 너 진짜 얘랑 잤냐? 

  

  

  

  

  

  

  

  

  

  

* 

  

  

  

  

  

  

  

  

  

  

" 너 왜그랬냐? " 

" 뭐 " 

" 아침에 말이야, 강무 심기 건드린거. " 

  

  

  

'아아 그거?' 우리 패거리 중 한명인 백현이 새끼의 조심스런 물음에 관심 없다는 듯이 귓구멍을 후비작거리며 거만하게 다리를 꼬고 앉아 책상위에 턱하니 올려놓았다. 그새끼가 뭐라도 되는 듯이 재수없는게 구는게 싫었을 뿐이다. 딱히 병신에게 관심이 있었던것도 아니고, 가지고 놀 생각이 있었던 것도 아니였다. 사실 나는 전학온지 6개월밖에 되지 않았기 때문에 병신에 대해 아는게 털끝만큼도 없었을 뿐만 아니라 그렇게 가까이서 본것도 오늘이 처음이였다. 애들이 하도 대남고 병신,병신 거리길래 조금 궁금했을 뿐이지 그 이상 그 이하의 마음도 없었다.  

  

  

  

" 루한 말이야 " 

" 누구? " 

" 대남고 병신- " 

  

  

  

' 걔 이름이 루한 이였어? ' 또 다시 무관심하게 오른쪽 새끼손가락으로 귓구멍을 후비작 거렸다. 난 정말 병신에 대해 아는것이 단 한가지도 없었다. 아니 지금 막 한가지를 알았다. 루한. 또 뭐 그외에 내가 걔에대해 아는게 있을까? 글쎄. 이 학교를 졸업할때까지 내가 아는거라곤 병신의 이름밖에 없을 것 같다. 

  

  

  

" 걔 강무 애첩이잖아 " 

" 지랄하고 자빠졌네 " 

  

  

  

애첩은 무슨. 자신이 내뱉고도 우습다는듯 낄낄대는 백현이를 싱겁다는 듯 쓰윽 훑어주고 아무런 생각없이 핸드폰을 만지작거렸다. 아무런 생각없이 핸드폰을 만지작 거리고 있으려니 바로 옆에서 종알거리는 백현의 목소리가 여과되지 않고 들려온다. 귀찮아 죽겠네. 

  

  

  

" 강무 별명이 왜 광무 인줄 알아? " 

" 미친 개라서? " 

" 빙고. 그새끼 평소엔 온순해보여도 걔 병신한테만 손대면 완전 미친개 되잖아. 그래서 애들이 광무라고 하는거고 " 

  

  

  

온순하긴 개뿔. 그 미친새끼는 가만히 있어도 미친개가 따로없다. 하는 짓 마다 가관이다 진짜. 내가 전학오기 전에도 왠만한 쌩 양아치 짓은 다 해봤지만 이런새끼는 처음이였다. 처음에 애들이 광무라고 불렀을때 딱 어울렸는데. 니 이름이 광무가 아니라 강무인게 아쉬울 따름이다. 혼자만의 속절없는 생각에 큭큭거리자 백현이 녀석이 실성했냐는 눈빛으로 날 쳐다본다. 개새끼 민망하게. 민망함에 얼굴을 슬쩍 매만지고 다시 핸드폰을 만지작거렸다. 아 쓰읍, 근데 이새끼는 귀찮게 자꾸 옆에서 종알거려, 무슨 기지배들도 아니고. 근데 귀찮긴 한데 계속 옆에앉아 병신 얘기를 듣고 있는 내가 더 이상하다. 아 씨발 움직이기 귀찮아서 그런가? 

  

  

  

" 뭐 소문엔 둘이 잤다는 얘기도 있고 " 

" ..구라는 아니였나보네 " 

" 뭐? " 

" 니 팔뚝 졸라 굵다고 " 

" 미친 " 

" 야, 근데 걔가 왜 병신이야? " 

  

  

  

'그거?' 관심없는 듯 핸드폰만 만지작 거리던 내가 백현이의 지겹도록 오래되던 재잘거림이 끝을 맺자 기다렸다는 듯이 무심한척 내뱉는 질문에 백현이 녀석이 피식거리며 나를 쳐다봤다. 

  

  

  

" 왜, 너도 걔한테 관심있냐? " 

" 뒤질래? " 

" 큭큭, 야 씨발 우리야 강무때문에 티 안내는거지 병신 한번 따먹을려고 침흘리는 새끼들이 얼마나 많은데 " 

  

  

  

..하긴 아까 가까이서 봤는데 왜 광무새끼가 그렇게 감싸고 도는지 이해가 갔다. 여기가 남고만 아니였어도 그새끼를 엎어놓고 까보기 전까진 여자인줄만 알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밀가루를 잔뜩 퍼부었는지 까만 머리카락 사이로 가려진 얼굴은 졸라 하얬고, 두꺼운 뿔테 안경에 가려져서 잘 못보긴 했는데 속눈썹도 길고 쌍커풀도 진하고 눈도 열라 컸다. 아 씨발 그리고 입술은 왜이렇게 빨개? 무슨 쥐잡아 먹은줄 알았다. 무튼 결론은 사내새끼 치고는 졸라 이뻤다 이얘기지.  

  

  

  

" 근데 강무 그 자식이 하도 감싸고 도니까.. " 

" 이유를 알겠네 " 

" 그치? 내가 저번에 강무없을때 뒤에서 한번 껴안아봤는데 와 씨발 허리가 완전.. 가영이알지? 걔보다 더얇아. 대박이야 " 

  

  

  

침이나 닦아라 드러운 새끼야. 그렇게 침튀기며 열변을 토할정도로 대단한 녀석인가? 아 근데 그새끼가 왜 병신이지? 이새끼는 그거 물어봤더니 헛소리나 하고 자빠졌네. 재차 물어보기가 껄끄러워 옆에서 입맛을 다시듯 쩝쩝거리는 녀석을 곱게 한번 야려주고 책상에 엎어졌다. 이상하다 기분이. 아침때만 해도 그냥 그랬는데 지금은 뭔가 걸리적 거린다. 술쳐먹고 외박하는 날도 아빠한테 걸릴까봐 이렇게 가슴이 두근거리지 않았는데, 지금은 왜이렇게 가슴이 두근거리는지 모르겠다. 근데 왜 자꾸 병신생각이 나는거지? 루한.. 병신의 이름을 혀를 말아 입안으로 곱씹으며 나른한 봄볕이 비치는 창가에서 책상에 고개를 묻고 잠을 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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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아..세훈아ㅠㅜ!!!!! 루한이 이뻐서 광무인지 씹던껌인인지 괴롭힘=집착 이런데..뿔태끼고있어도 미모가 가려지지않나보구나ㅠㅜ 마음이 아픈데..이런 캐릭 취향저격이예요♡ 으잉♡
11년 전
대표 사진
독자2
세후나ㅠㅠㅠㅠ루루가 너무 이뻐서 광무건 뭐건상관이없구나ㅠㅠㅠ뿔태끼고있어도 이쯘루루라니 상상되요ㅠㅠ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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