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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fleur 전체글ll조회 417


  

  

  

02. 뭘 봐, 병신아 

w. Lafleur 

  

  

  

  

  

  

  

  

  

  

그렇게 한참을 퍼자다가 일어나서 또 기지배마냥 재잘거리고 있는 변백현 새끼를 억지로 붙들고 어슬렁 어슬렁 옥상으로 발걸음을 향했다. 삼류양아치들의 최적의 아지트. 뒷머리를 벅벅 긁으며 고삐리의 상징인 삼선 쓰리빠를 질질 끌며 계단을 하나하나 밟아 올라갔다. 어느새 수업시간이 시작된건지 주위가 존나 조용하다. 하긴 우리같은 양아치들이나 이시간에 이딴곳을 가는거지. 씨발 오세훈, 인생 존나 막산다.  

  

옥상에 올라 비교적 볕이 잘드는 곳을 택해 창고에서 매트리스를 끌고와 팡팡 거리는 소리를 내며 거칠게 매트리스의 먼지를 털어냈다. 뿌옇게 피어오르는 먼지냄새에 한껏 인상을 찌푸리며 기침을 해댔다. 아 눈따가워. 그렇게 먼지를 거둬내고 기지개를 쭉 켜며 매트리스 위에 두다리를 쭉 뻗고 안착했다. 아 날씨 졸라 좋다. 껄렁한 폼새로 담배를 잇사이에 물어낀 백현이 녀석이 팔자좋은 목소리로 내뱉었다. 후우, 하고 뿜어내는 담배연기가 뭉게뭉게 파란하늘위로 피어올랐다.  

  

  

  

" ...해 " 

  

  

  

따사로운 봄햇살의 여유를 즐기고 있던 중이였다. '뭐라고?'  백현이 자식이나 나나 만사가 귀찮다는 듯이 매트리스 위에 누워서 뻐끔거리며 담배를 피워대기에 열중하고 있었는데 어디선가 희미하게 사람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제법 가는 목소리가 바람을 타고 날아와 귓구녕을 간지럽혔다. 백현이 새끼 목소리가 이렇게 간드러질 일은 없는데.. 혹시나 싶어 피던 담배를 매트리스위에 탁탁 털어내고 백현이새끼를 향해 고개를 돌려 물었지만 녀석은 여전히 담배를 피기에 여념이 없었다. 그럼 누구지? 

  

  

  

" 아 씨발 왜 자꾸 튕기는건데!! " 

  

  

  

이건 또 누구? 아까와는 분명히 다른 거친 목소리. 거친 남자의 이상향이 물씬 묻어나는 목소리였다. 혹시.. 

  

  

  

" 이거 강무목소리 아니야? " 

  

  

  

씨발. 이번엔 나보다 먼저 목소리를 알아들은 변백현이 피던 담배를 대충 튕겨내고 몸을 일으켜 나에게 물어온다. 어차피 광무새끼도 공부에 손놓은 고만고만한 삼류양아치새끼니까 이시간에 옥상에 있을 일이 그닥 이상한 일도 아니지만 내가 궁금증을 가지는건 대화의 상대, 즉 처음 바람결을 타고 들려왔던 간질거리는 미성의 목소리의 주인공 이였다. 한광무 개새끼야 너 지금 누구랑 같이있냐. 

  

  

  

" 병신이랑 같이 있나 보네 " 

" 뭐? " 

" 원래 옥상에 둘이 자주와. 냅둬 " 

  

  

  

원래 둘이 옥상에 자주온단다. 둘이 같이 오는게 아니라 광무새끼가 병신을 끌고 오는 거겠지. 와 씨발, 갑자기 왜이렇게 열이 받는지 모르겠다. 둘이서 옥상에서 뭘했을까? 늘상 있는 일이니까 냅두라고? 둘이서 옥상에서 늘상 뭐를 그렇게 해? 여러가지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머리와 가슴을 온통 뒤숭숭하게 만들었다. 그럼 궁금해할 필요도 없이 처음 들었던 낯간지런 목소리의 주인공은 병신이겠네.  

  

  

  

" 근데 광무새끼가 병신 따먹으려나 보다. 큭큭 " 

" ..씨발 " 

" 미친년, 그냥 한번 대주고 말지 왜 튕기고 지랄이냐. 광무새끼 꼴받았겠네 " 

  

  

  

'미친개 변신-'이라며 실성한 소리를 내뱉던 변백현새끼는 관심없다는 듯 벌러덩 돌아누워버렸다. 나도 저렇게 관심 없어야 되는데, 왜이렇게 대화소리에 자꾸 신경이가는지 모르겠다. 흘러오는 바람결에 두런두런 말소리가 떠내려 갈라 바람의 한조각까지 붙잡고 귀를 기울이는 모습에 가오가 다 죽어버렸다. 뭐야, 사나이 체면이 말이 아니네 젠장. 그나저나 지금 쟤네는 무슨 얘기를 하고 있는걸까. 아까 언뜻 들었을때 저 병신이 해, 라고 말한거 같기도 하고.. 뭘 하라는건데? 키스? 아니면.. 

  

  

  

" 씨발년아, 한번 대주는게 그렇게 어렵냐? 자꾸 사람 꼴받게 할래? " 

  

  

  

..섹스? 광무새끼 말대로 나는 지금 깝을 치고 있는건지도 모른다. 앞뒤 잘라먹은 두서없는 말에 멋대로 추측하며 끼워넣는 것도, 두사람의 대화소리를 숨죽이며 엿듣는 것도 병신과는 눈꼽만큼도 관계없는 내가 하면 전부다 깝이다. 근데 깝이든 뭐든 이상하게 졸라 열이 받는다. 왜, 라는 생각보다 이미 꼭지가 풀려버린 이성이 레이스의 출발점에서 한발더 야비하게 앞서나가 출발해 버렸다. 벌떡 매트리스에서 몸을 일으켜 두런두런 말소리가 향하는 곳으로 발걸음을 재촉했다. 

  

  

  

" 읍..으읍! " 

  

  

  

씨발, 타이밍 한번 좆같다. 나름 정의의 기사처럼 얄량한 폼새를 잡고 나타났는데 이건 뭐 삼류신파에 나오는 비운의 여주인공도 아니고 딱 맞아 떨어진 좆같은 타이밍에 광무새끼와 병신의 키스장면을 보고 말았다. 말이 키스지, 광무새끼가 하기싫다고 바둥거리는 병신의 팔목을 붙잡아 자신의 품안에 가둬놓고 입술을 씹어먹을 듯이 무식하게 빨아들이고 있었다. 얼마나 싫어하는 기색이 역력했는지 병신의 큰 눈에 잔뜩 눈물이 맺힌듯 보였다.  

  

  

  

" ..씨발!! " 

  

  

  

퍽- 나는 존나 무식하다. 하는짓도, 생각하는것도 다 양아치같아서 뭐라고 생각할 틈도없이 무식하게 주먹이 먼저나가버렸다. 내가 하는게 다 그렇지 뭐. 병신에게 기생충처럼 붙어있는 광무새끼를 향해 정확하게 주먹이 꽂혔다. 보기와는 다르게 ( 이새끼 등치가 존나 산만하다 ) 의외로 한방에 나가떨어진 녀석은 정확하게 급소를 가격당한건지 차가운 시멘트 바닥위로 뚝뚝 떨어지는 선혈을 부여잡고 비틀거렸다. 피를 보자 홰까닥 돌아갔던 눈깔과 이성의 회로가 다시 제자리로 돌아왔다.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였다. 두개, 아니 등 뒤의 백현이 녀석까지 포함하여 세개의 시선이 일제히 나를 향했다. ..내가 지금 뭘한거지? 

  

  

  

" 야!! 오세훈 이 씨발새끼야!! " 

  

  

  

내가 지금 광무새끼를 친거야? 왜..? 

  

  

  

" 오세훈!! 너 미쳤어?!! " 

  

  

  

..광무새끼와 병신이랑 키스를 해서? 

  

  

  

  

  

  

  

  

  

  

* 

  

  

  

  

  

  

  

  

  

  

나를 죽이겠다고 길길이 날뛰는 광무새끼를 변백현 녀석이 수습해 주겠다며 나를 황급히 옥상밑으로 내보냈다. 나조차도 머리가 멍함에 현기증이 나고 구토가 올라올 것만 같았다. 비틀거리는 발걸음에 차가운 손바닥을 이마에 지긋이 갖다댔다. 휴우, 계단을 내려가다말고 중간쯔음에 멈춰서서 무릎을 굽혀 걸터앉았다. 그리고 상체를 숙여 어질거리는 머리를 좌우로 휘휘 가로저었다. 요상한 자세로 골백번 생각을 해봐도 알 수가 없는 노릇이였다.  

  

  

  

" ..우니? " 

  

  

  

팔을 가슴께로 모아 무릎위에 걸터놓고 여전히 상체를 숙인채로 심호흡을 하며 여러가지 생각에 잠겨있었는데 나의 이성을 잃게했던 보이스의 장본인이 차분한 목소리로 내 귓가를 간지럽혔다. 저런 말도 안되는 질문으로 말이다. 어이가없어 피식하고 김빠지는 작은 실소를 터뜨렸다. 나의 무미건조한 반응에 시선둘 곳을 찾지못하고 이리저리 눈망울을 데구르르 굴리던 녀석은 희고 긴 손가락을 가만히 뻗어왔다. 

  

  

  

" 안녕.. 루한이야 " 

" ..... " 

" 삼반에 전학온 오세훈 맞지..? " 

  

  

  

한껏 숙인 시야에 잡힌 녀석의 얼굴만큼이나 희고 고운 손마디를 덥썩 잡고싶다고 충동을 느낀 나는 그제서야 고개를 들어 병신을 바라보았다. 안녕과 함께 내뱉은 친절한 자기소개에도 불구하고 아무말없이 빤히 바라만 보자 하얀 얼굴위로 떨어지는 시선이 무척이나 따가웠는지 주춤거리며 손을 거둬들곤 나조차 잊고있던 나의 반과 보잘것 없는 내이름을 붉은 입술을 달짝이며 내뱉어 주었다. 광무새끼한테 한껏 씹혔는지 작고 붉은 입술이 오동통하게 부어올라 아침과는 다른 진한 붉음을 과시한다. 

  

  

  

" ...... " 

  

  

  

가까이서 본건 이번이 두번째. 이번엔 내가 병신처럼 또다시 그녀석의 얼굴을 한없이 응시하다 엉덩이를 툭툭털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병신은 확실히 뭔가가 있었다. 사람을 빨아들이는 묘한 마력. 계속 앉아있다간 하염없이 병신의 얼굴을 바라볼것만 같았다. 미련없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곧있음 내려올 광무새끼의 후환이 두려워서도 아니였다. 그냥 그 눈속으로, 입술속으로, 콧구멍속으로 오롯이 빨려들어갈 것만 같았기 때문이다.  

  

  

  

" ..고마워 " 

" 어? " 

" 고맙다고.. " 

  

  

  

다시 힘없이 한칸한칸 계단을 밟아 내려가는데 뒤에서 여전히 풀이죽은 병신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고맙다, 뭐 대충 이런 말이였는데 잘 안들려서 또라이같이 '어?'라고 재차 되물었더니 뭐가 고마운건지 고맙다고 그런다. 그런데 난 고맙다는 말을 들을만한 일을 한적이 없어 병신의 말을 씹고 아무도 없는 텅빈 복도를 껄렁한 걸음으로 걸어갔다. 광무새끼를 때린게 병신에겐 고마울 일이겠지만 내가 광무새끼를 때린건 병신이 좋아서가 아니라 그냥 열이 받았기 때문이다. 왜 열이받았는지는 복도를 걸어가며 좀더 생각해봐야 할 노릇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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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세루가뭄...세루좀많이써주세요~다음편도주세요~
11년 전
대표 사진
독자2
광무 이 개객끼ㅠㅜ!!!!!! 세후나 첫눈에 반한거야♡ 루한이 지켜줘ㅠㅜ 담편도 기다릴게요ㅠㅜ!!!!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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