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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뇽토리]선택

W.여신 / http://blog.naver.com/c_g_v2014


살인② :: G-11


오늘이 무슨 요일이지? 나는 형의 물음에 외운듯 기억하고 있는 오늘의 날짜를 대답 해 주었다. 11월 26일. 살인 사건 맡았던 날짜가 8월 초 였으니깐, 약 2개월이 흐르고 조금 더 지난 상황 이였다. 그 동안 알아낸 사실은 진전이라기도 민망한 종류였다. 죽은 김민숙이 몇년 전 동거 했다는 남자의 존재를 알아 냈지만, 크게 의심 가는 부분은 없었다. 악질 연쇄범일지도 모른다는 형의 말처럼, G-16이라는 문구가 여전히 내 머릿속에 남아 있었지만, 연쇄 사건은 커녕 별 다른단서 하나 나오지 않는 시점이였다. 어린 후배들의 일이라고, 내무반에서는 신경 조차 쓰지 않은 것 처럼 보였다. 대기업 회장의 뒷소문을 조사 하느라 바쁜 선배들은 우리 말은 들어 주지도 않았고, 부검을 하려 기관을 가봤지만 어리고 낮은 형사라고 모두들 무시하는 것 처럼 보였다. 성격이 부드럽지는 않은 형과 민혁이는 필요 없다며 때려치기 일수였고, 나 역시 지쳐있었다. 특별한 단서도, 증거도, 범인에 대한 작은 힌트도 없었다. 여자의 가족이나 뚜렷한 최측근들도 없어서 수사를 보채는 사람도 없었고, 이 살인사건을 그렇게 잊혀지는 것 같았다.


“뭐라고? G-11?”

“네. 피해자의 왼쪽 손목 부근에 칼로 새겨진 문구….”


G-16이라는 문구를 다시 곱씹으며 멍하니 달력을 만지고 있던 내 귀에, G-11이라는 말이 명확하게 들려왔다. G-11? 왼쪽 손목? 난 벌떡 일어나 나에게 유익한 대화를 나누고 있던 선배들의 손을 잡고 무작정 그곳이 어디냐고 재촉했다. 


“뭐야?”

“왼쪽 손목에 G-11이라고 하셨죠?”

“응, 그런데?”

“저희가 여름에 맡았던 살인 사건 피해자의 왼쪽 손목에서도 G-16이라는 글자가 발견 됬었거든요!”

“그럼…연쇄란말야?”


점심시간 후라 시끄러웠던 내무반이 갑자기 조용해졌다. 뒤쪽에서 이를 쑤시고 있던 혁민이와, 로션을 바르고 있던 지용이형이 다가와 나와 대화를 나누고 있던 선배의 팔목을 잡았다. 선배, 거기가 어디라구요?

강남에선 알아주는 부자였나보더라고. 자기 빌라 빈 욕실에서 시체로 발견됬데. 역시 별 다른 건 없이, 손목에 G-11이라는 문구만 있었고…. 수법도 지난번이랑 동일해. 나이는 62세로, 평소에 원한을 짓고 살았나봐. 좀 골치 아프겠더라고. 혁민이가 선배에게서 들은 말을 요약해서 설명해 주기 시작했다. 뭐 의심가는 사람은 없었고? 지용이형의 질문에 나도 혁민이를 바라 보았다. 글쎄? 워낙 많아서…. 일단 현장 가서 알아 보자구. 난 혁민이의 말에 고개를 끄덕거리고, 더 이상 쓰지 않을 줄 알았던 수첩을 다시 꺼내 들었다. 우리는 한참을 달려 강남의 큰 도시에 내리게 되었다. 앞에선 빌라에 거주 하고 있거나, 거래 혹은 투자를 하고 있던 사람들이 지키고 있던 경찰들에게 소리를 질러대고 있었다. 


“이거…진짜 골치 아프겠는데?”

“일단 들어가자고.”


우리는 빽빽하게 들어선 사람들 사이로 삐져 나와 내부로 들어가게 되었다. 있는 놈들이 더 추악한 법이지…. 형의 말에 아래에서 빌라 값이 떨어진다고 걱정을 하고 있는 사람들을 바라 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빌라에서 세를 들어 살고 있던 사람들은 이미 집을 뺀 후였다. 조용하고 큰 건물의 모습에 오싹하게 소름이 돋았다. 막이 쳐 져 있는 욕실 안으로 들어가자, 이미 수사에 시작되었는지 시체는 한쪽으로 놓여져 있었다. 왼쪽 손목을 자세히 보자, 여름의 회상이 떠올랐다.


“같은 거지….”

“네. G-11…. 11이라….” 

“지난 번엔 16. 요번엔 11…. 이거 무슨 뜻을 담고 있는거지? 연쇄라면 앞으로 다른 피해자가 나올 수도 있잖아.”

“그러니깐, 하루 빨리 이 뜻을 해석해야지…. 일단 혁민이 너는 국과수에 연락하고, 승현이랑 나랑은 최측근들 조사하러 가자.”


형의 지시에 혁민이는 고개를 끄덕이고는 당장 국과수에 전화를 했다. 다행이도 혁민이의 먼 친척이 국과수쪽에 아는 사람이 있어서, 부검은 의뢰해 볼 수 있을 것 같았다. 요즘 사건이 많다고 또 부검을 안 해주면 어쩌나 싶었는데, 듣던 중 다행인 소리였다. 난 열심히 통화를 하고 있는 혁민이의 어깨를 두들겨 준 후, 형을 따라 빌라에서 빠져 나왔다. 여전한 기세로 사람들은 소리를 질러대며 시위같은 것을 하고 있었고, 한 쪽에선 빌라에서 거주를 하고 있던 사람이 욕을 하고 있었다.  형과 나는 그들의 이기적인 모습에 혀를 내두르며 최측근들을 알아보려 문의를 하고 있었고, 그 와중에 우리를 알아 본 한 남자가 자신이 죽은 박형섭의 비서라고 먼저 말을 걸어 왔다.


“수사에 잠깐 협조를 해 주실 수 있을까요?”

“네. 그러겠습니다.”

“박형섭씨가 평소에 원한을 사는 행동을 많이 했다고 들었는데, 맞습니까?”

“네. 회장님이 욕심이 강하셨던 분이라, 빌라에서 거주하는 사람들에게 좀 매몰차셨죠. 그 부분은 저도 인정하구요.”

“현 거주자들 중에서 가장 의심 가는 사람이 있다면요?”

“글쎄요. 작년에 회장님이 욕을 하시면서 쫒아냈던 사람이 있긴 한데…. 어렴풋이 드는 기억으로는 복수를 하겠다며 이를 갈고 나갔던 것 같아요.”

“혹시 그 사람 정보 좀 얻을 수 있을까요?”

“계약서 찾아보면 있을 것 같네요. 제가 지금은 곤란하고, 다음주 중으로 연락 드리겠습니다.”


적극적인 비서의 행동에 우리는 감사를 전하고 형의 번호를 알려 주었다. 비서는 차 안으로 들어가고, 형과 나는 마땅히 있을 곳 없어 근처 카페에 들어 가 커피 두잔을 시켰다. 피곤한지 한숨을 내쉬는 형을 바라보다, 난 뒤늦게 수첩을 꺼내 앞머리에 크게 G-11이라고 적었다.


“또 적냐? 왜 이렇게 열성이셔?”

“흥미롭잖아요.”

“아직 젊어서 그래…. 난 죽을 것 같은데 너랑 혁민이는 어째 팔팔하다?”

“무슨…누가 보면 형 다 늙은 줄 알겠어요.”


난 형의 말에 웃다가, 아까 전 차 안에서 혁민이의 말을 정리 해 적기 시작했다.   


[G-11

사건② :: 2010년 11월 26일. 강남의 한 빌라에서 60대 남성 박형섭이 욕실 바닥에서 시체로 발견 됨. 살인 수법은 ①과 동일 하고 역시 왼쪽 손목에 커터칼로 그은 G - 11이라는 문구 발견.

박형섭 (62) : 강남에서 알아 줄 정도로 유명한 부자로, 평소에 원한을 많이 샀다고 그의 비서가 진술함. 사건 ①의 피해자 김미숙과의 관계는 더 조사해야 할 것 같음.


“형. 가족 관계는 아직 모르죠?”

“아내랑 아들 둘이 있긴 있는데, 모두 미국에서 생활중이라고 한 것 같더라. 뭐 말이 좋아서 별거지, 그냥 이혼이랑 마찬가지래.”

“그렇구나…. 그럼 지난번 피해자 김미숙과의 관계는요?”

“그건 잘 모르겠다. 커피 다 마시고 더 알아봐야지.”

“알겠어요. 이것만 쓰고.”


가족 관계는 아내와 아들 둘이 있지만, 별거중. 아직 연락이 돼지 않음.] 


난 마침표를 찍고 펜과 수첩을 주머니에 넣었다. 열심히 메모를 하고 있던 나를 빤히 바라보던 형이 이내 시선을 거두고는 계산대로 나갔다. 먼저 나가있어. 지갑을 꺼내는 형의 말을 따라 먼저 카페에서 나갔다.

G-11…. 대체 무슨 뜻일까? 머리를 굴려도 별 다른 해답을 않을 것 같았지만 난 열심히 생각하고 또 생각했다.


“승현아. 가자.”

“네. 일단 김미숙과 무슨 관계인지 알아 봐야겠죠?”

“응. 근데 너 어떻게 안거야? 아직 연락 안 됬다는거.”

“뭐가요?”

“난 아내랑 아들이랑 별거라는 말만 했지, 연락이 됐는지 안 됐는지는 말 안했었잖아.”

“그냥 대체로 그러지 않아요? 연락 됐으면 형이 먼저 말 해줬을꺼구. 아녜요?”

“아니, 맞아. 그냥 너가 평소와 다르게 너무 적극적이라서 신기해서.”

“싱겁기는….”


난 형의 배를 툭 찬 후 먼저 차 안으로 들어갔다. 형은 오늘따라 밝은 나를 갸웃하며 보더니 그냥 웃어 보이고는 차 안으로 따라 들어갔다. 잠깐 눈을 붙이라며 나를 자신의 어깨에 기대게 해 주는 형을 바라보다 난 눈을 감았다. 흔들리는 차의 공기가 느껴질 만큼 예민한 나였지만, 오늘은 어쩐지 피곤해 잠에 빠져 버렸다. 

눈을 뜬 후에는 이미 서에 도착해 있었고, 정신이 들었을 땐 형이 내 어깨를 붙잡고 입술을 맞추고 있었다. 그리고 정신을 완전히 차렸을 땐 이미 우리는 키스를 나누고 있었다. 한참을 입을 맞대고 있던 우리는 뒤에서 크락션을 울려대는 차에 정신이 들어 입술을 급하게 닦고는 내무반으로 빠르게 들어갔다.


“못 봤겠죠?”

“봤으면 뭐 어때.”

“아웃팅 당하기 싫어요.”

“내가 먹여 살리지 뭐.”

“어우, 그런 섬뜩한 농담 하지 말구 빨리 찾아봐요.”


눈을 흘기며 시선을 피하자 형은 고개를 숙이며 웃더니 내 손을 꽉 잡았다. 힘들어도, 힘 내라구. 말은 하지 않았지만 어쩐지 형의 손길이 그렇게 말을 하고 있는 것 같아, 난 고개를 끄덕이고 마주잡은 손에 힘들 더욱 실었다.


“뭐야. 최측근 알아 본다면서 여기서 연애질?”

“박혁민, 너 언제 온거야?”

“선배랑 승현이가 차 안에서 뽀뽀했을 때 부터?”

“아 이새끼 진짜…. 다 봤냐?”

“그래도 그 크락션이 다른 사람이 아니라, 나인걸 다행이라고 생각 하세요.”

“아오, 이새끼가!”


혁민이의 머리를 슬쩍 쥐어 박던 형이, 조심스럽게 내 손을 놓았다. 난 나를 노려 보며 웃는 혁민이의 얼굴을 바라 보다 그냥 따라 웃고 말았다. 설마 진짜 연애만 한 건 아니겠지? 난 벌써 국과수에 부검 맡기고 왔는데? 자랑스럽게 브이를 하며 웃어 보이는 혁민이의 장난스런 얼굴에 놀란 나와 형은 혁민이의 어깨를 잡고 흔들며 여러번 물었다. 정말이야? 너 힘으로 했다구? 형의 물음에 혁민이는 활짝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다음주 중에 결과 나온대. 손목에 그 글자는 어떤 도구로 했는지 부터, 시체의 지문은 없는지 까지 모조리.”

“응? 도구는 커터칼이라며.”

“에? 무슨 소리에요? 아직 하나도 안 나왔는데요? 커터칼이래요?”

“승현이 수사 수첩에서 봤는데? 아닌가? 승현아 너가 그렇게 쓰지 않았어?”

“아…. 그랬나? 그냥 보기에 커터칼 같아서. 고등학교때 얘들끼리 장난 쳤던 흠집이랑 비슷해서요.”

“오- 뭐야, 이승현. 완전 코난인데 코난?”

“몰랐냐? 명탐정 이코난?”


내 말에 혁민이도 형도 와하하 웃으며 셋이 동시에 하이파이브를 했다. 그렇게 수사는 조금씩 풀려가고 있었다.


-

나와는 어울리지 않은 수사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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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신작알림 떴다!!!!!!!!!!!!!!!!!! 헐 조으다조으다 ㅠㅠㅠㅠ 기대되여 ㅠㅠㅠㅠ♥♥♥ 까만하트ㅡ♥ ㅎㅎㅎㅎㅎㅎㅎㅎㅎ♥♥
12년 전
독자2
달달물도 써줘요 현기증나요 허억!! 현기증!!! 여윰신님!! 윰신!!!! 핡핡!! 현기증!!!
12년 전
독자3
은근은근 터지는 스킨십이 왤케 좋져..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음편 기다릴게유ㅜㅜㅜㅠㅜㅜㅠ
12년 전
독자4
승혀니쑤상해 쑤상해
12년 전
독자5
아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여신님짱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뇽토리덕후에요우~아 이런 수사물도 너무 좋음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12년 전
독자6
뭐지 승현이 의심스러움! 다음편도 기대할께요!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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