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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인이랑 헤어지셨어요?""

아….네."

"저도 뭐 딱히 남 일에 상관하는 성격은 아니지만, 들어오실때부터 우렁차게 우시더 라고요."

얼굴이 뜨거워졌다. 대놓고 저렇게 말하는게 뭐야. 나는 억지웃음을 지어보이며 '죄송합니다.' 하고 사과했다. 유독 오늘따라 과하게 밝은 햇살이 그의 갈색머릿결을 비추고, 그는 햇살을 가득히 품은 얼굴로 웃으며 '괜찮아요. 그런 말 바란건 아니니까.' 하더니 커피를 마셨다. 뭐하는 사람일까? 저 남자는.

"남자죠?"

"네?"

"애인 말이에요."

커피를 마시는 손에 끼워진 골드빛의 반지가 반짝였다. 커피잔을 내려놓던 그는 아무렇지않게 다시 눈을 감았다.

"다시 만날거에요. 곧,"

"뭐라구요? 초면에 실례지만 뭐하는분이세요?"

"한가하게 뒷조사하고 다니는 사람아니니까 그렇게 의심하는 말투는 거두시죠. 그냥 우연히 본것뿐이니까."

"…많이 겪어보신것처럼 이야기하시네요."

"뭘요?"

"그렇잖아요. 한국사람들…. 본인들과 다른건 틀렸다고 생각하는거,"

"전 신경안써요. 지들이 누굴 만나건, 헤어지던. 다 자기들 일 아니겠습니까."

내가 그를 쳐다보니, 그는 입을 내밀고는 어깨를 치켜들며 태연한 표정을 지었다. 나는 머리를 푹 숙이고는 아무말도 하지못했다. 손에 끼워진 화이트골드 반지에서 흥수가 보이는것 같았다. 마지막까지 내 손을 잡고 아무말이 없던 그는 무슨 마음이였을까?

"그렇게 축 쳐져서 있으면 누가 좋아한다고…. 거, 이름이나 좀 물어봅시다."

"고남순인데요,"

남자는 풉, 하고 웃었다. 난 지금 하나도 안웃긴데….

"전 최다니엘이에요."

그 뒤로 최다니엘이라는 남자와 몇마디가 오간뒤에 나는 지쳐 잠이 들었다.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정신을 차렸을때에는 비행기가 착륙하고있었다. 부랴부랴 정리를 하고 공항에 나왔을땐 아는사람이 아무도 없었다. 나는 한숨을 푹 쉬며 택시를 잡아 새 집으로 향했다. 길을 못찾아 헤매이다 겨우 찾아 들어갔다. 새집은 깨끗하고 아무것도 없었다. 전에 살던 사람이 정말 깨끗하게 썼나보구나…. 아무 인기척도 없는 차가운 방에 혼자 짐을 풀었다. 큰 가구도 딱히없고, 짐도 많지 않으니까 혼자서 다 할 수 있겠지. 그래도 혼자 하기는 싫다…. 기운없이 짐을 풀어헤쳤다. 무슨 옷이 이렇게 많아? 쭈그려 앉아 옷가지들을 정리하고있는데, 작은 액자가 손에 걸렸다. 어깨동무를 하고 웃고있는 흥수와 나는 사진속에서 가득한 행복이 보였다. 가득한 행복? 날 쫓아내는 가득한 행복, 내가 자꾸 쫓아가는 그 행복.

'이게 정말로 행복한거야?'

행복해보이는 사진 속 그에게 물었다. …달라질게 뭐있겠어. 내가 이런다고 모든게 되 돌아가는것도아닌데, 자책을 하며 뒤돌아서서 남은 짐들을 모두 치우고 정리하고 나서야 정신을 차려 시간을 보았을때는 이미 벌써 5시간이나 지나있었다. 새벽 두시구나 벌써, 한국은 오후 12시겠네. 멍하게 작은 쇼파의자에 앉아 눈을 감았다. 커피마시고 싶다…. 한참 축 늘어져 눈을 감고있는데 누군가 벨을 울렸다. 이런 시간에 누구지? 나는 한숨을 쉬며 현관문을 열었다.

"누구세요?"

나는 현관바닥 어지럽혀진 신발들을 보고 아차하며 고개를 숙이고 있어 손님의 얼굴을 보지못한 찰나,

"나 봐봐,"

귓고막을 때리는 목소리에 반사적으로 반응해 고개를 들었을땐 흥수가 서있었다.

"너…. 왜 지금 여기에 서있어?"

"너랑 도저히 못헤어져."

"일은 다 어쩌고…. 우리 부모님 아시면 안되는데…."

"비행기를 보는데 널 떨칠수가 없었어. 딱 죽기 전까지만큼 괴롭더라,"

"바보야, 그런다고 이렇게 오냐…."

'보고싶었잖아.' 나는 중얼거리며 그를 안았다. 그러자 그는 머리칼을 헤집으며 내게 작게 소근거렸다.

"내가 더."

그는 따뜻한 눈빛으로 날 바라보며 입을 맞추었다. 또 시작이다. 가득한 행복…. 다정한 입술이 부드럽고 따뜻해. 차가운 방에는 타액소리만 오고갔지만, 우리는 대화를 하고있었다. 뜨거운 마음으로, 사랑한다고.

~.~.~.~.~.~.~.~.~.~.~.~.~.~~.~~~~.~~~~.~.

그저 ㅈㅅ드림니다....ㅠㅠ
설정된 작가 이미지가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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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비랑이에요 오오 둘이 다시 만났네요ㅋㅋㅋ계속 행복했으면 하지만 작가님이 그대로 둘리가 없겠죠?ㅎㅎ다음편이 궁금해지네요 잘보고가겠습니다!!^^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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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
ㅜㅜㅜㅜㅜ예상치못한 빠른전개 죄송해옄ㅋㅋㅋ모바일로 적느라 그래옇....비랑님 감사해요ㅠㅠㅠ ♥♡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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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2
잘보고가요~~신알신하고갑니당ㅎㅎㅎㅎ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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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
감사합니다ㅠㅠㅠ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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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3
환상그녀에요
설마마지막아니죠? 진짜 완저뉴ㅠㅠㅠㅠㅠㅠ마지막이면진짜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또써줘요또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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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
환상그녀님!!!!!안녕하세요ㅠㅠㅠㅜ 망글을 이렇게조아하신다ㄴㅣ...ㅜㅜㅠㅜ감사해여ㅜㅜ
12년 전
비회원도 댓글 달 수 있어요 (You can write a com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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